관련 강의
너나위의 내집마련 기초반 - 따라하면 한달만에 내집마련 성공!
자음과모음, 너나위
10월 19일 토요일. 그동안 따듯하던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지기 시작했던 날의 오후 3시. 범계역 4번 출구에서 밝은햇볕 조장님과 more님을 만났습니다. 내마기 51기 9조의 마지막 조모임이자 첫 임장의 날이었습니다. 날씨 판단을 잘못해 근처 뉴코어에서 맨투맨셔츠를 사 입고 나오느라 3분이 늦었습니다. 기다리는 조원들에게 미안해 부랴부랴 달려갔습니다. 환하게 맞이해 주는 조장님과 more님. 쌀쌀하던 날씨가 무색할 정도로 따뜻한 미소. 역시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같이 가면 멀리갑니다. 파주집에서 2시간 거리. 멀다면 먼 거리지만 함께 할 수 있다는 마음만으로 한걸음에 달려갑니다. 함께 가면 체감상 빨리 갈 수도 있나 봅니다.
월부 생활 1년차. 날라리처럼 건성건성으로 다녔는데, 이번 조모임처럼 신중을 기했던 적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너스가 되고 강의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어지게 되자 그동안 듣지 못했던 강의를 용감하게 듣게 됐습니다. 그게 가장 기초 강의인 내집마련기초반. 클래식중의 클래식.
좋은 강의라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저는 이번 강의의 조모임에 열심일 생각이 단 1도 없었습니다. 지난 8월에 투자코칭을 받고 나서 그동안 너무나 게으르게 살아왔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는 유난히 부지런을 떨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강의는 열심히 듣되 조모임은 조 일정 대로 가지 않고 철저하게 제 일정대로 움직일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사는 지역이 아닌 평소 관심 지역이었던 광명 안양 지역으로 신청을 하고 혼자 평촌을 뽀갤(?) 생각을 했습니다. 더군다나 내마기에 본격 임장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나서는 그 생각이 더 강해졌습니다. 야무진, 그러나 조모임 입장에서는 상당히 빌런스런 생각을 한 것입니다.
그런 마음 가짐으로 시작한 3주전 조모임. 밝은햇볕 조장님과 복덩어리님, more님과 사당에서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서로 인사를 하고 닉의 의미가 무엇인지, 어디 사는지, 월부 생활은 얼마나 됐는지… 그리고 왜 이 강의를 듣게 됐는지를 얘기하다가 갑자기 급격한 생각의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나도 진솔한 조원들의 사연을 들으며 어쩌면 너나위님이, 권유디님이 수강생들을 보며 느꼈을지도 모를 그런 감정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내가 혹시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너나위님이나 권유디님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닌 내가 겨우 조원들보다 1년 먼저 시작했다는 이유만으로 감히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을 가져도 되는 것인가? 이건 오버가 아닌가? 지나친 자기 비약이 아닌가? 내가 무얼 알고 있다고? 아니, 혹시 그냥 잘난체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닐까? 그냥 우쭐대는 기분이고 싶은 것은 아닌가? 내가 뭐라고……
이런 저런 상념에 휩싸인채 저는 어느덧 나도 모르게 이런 저런 얘기를 말하고 있었습니다. 날라리였지만 그래도 1년이란 시간이 지나서 자연스레 몸으로 체득하게 된 것들에 관한 이야기들을 말이죠. 자본주의의 본질, 노후준비의 필요성, 필요한 월부 강의들, 임장, 임보, 여러 강사님들과 튜터님들, 그리고 내가 만나온 숱한 조장님과 조원분들로 부터 배웠던 얘기들을!
그렇게 첫 조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전철안에서 참으로 기묘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참으로 부끄럽지만 참으로 뿌듯했던 그 기분!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괜시리 잘난체 한 것은 아닌가 하는 메타인지가 계속해서 머리속에 맴돌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했다는 마음이 저를 독려했습니다.
두번째 조모임. 제가 알고 있는 얕은 지식을 기왕에 조원들에게 알려주기로 마음 먹었다면 제대로 한번 해 보자는 생각을 가지게 됐습니다. 제가 월부에 처음 입성해서 느꼈던, 너바나님의 열기반 수업에서 진행했던 난생처음 임장의 희열을 조원들에게도 느끼게 해주자고 마음 먹었습니다. 그래서 주제 넘게도 평촌 분임을 제안했습니다.
지역 공부를 하고, 분임 루트를 각자 그려보며 조원들은 성장해 나갔습니다. 그러면서 저 역시 성장해 나갔습니다. 누군가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알려준다는 것이 자신에게 얼마나 큰 공부가 될 수 있는지를 새삼 알게 됐습니다. 혹시 조원님들은 제가 알고 있는 얕은 지식을 알게 되서 제게 고마워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정작 고마운 것은 저입니다. 조원들에게 알려주고픈 얕은 지식들을 재점검하며 엄청난 공부를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10월 19일 토요일 오후 3시. 범계역에서 시작한 미니 분임은 오후 6시에 평남을 한 바퀴 돌고 평촌역에서 마무리 됐습니다. 임장 후 마지막 조모임에서 내집마련을 할까? 투자를 할까? 어? 거주 보유 분리는 뭐지? 아, 그럼 열중반을 들어봐야 겠구나! 조금씩 월급쟁이부자로 들어서는 스스로의 길들을 찾아가는 조원들을 보며 다시금 마음이 뿌듯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여전히 마음 한 켠에는 내가 잘 못 알려준 것은 없는가? 내게 이런 자격이 있는가? 마음에서 우러나온 기부인가? 아님 그냥 잘난체인가? 하는 수많은 메타인지가 저를 괴롭혔습니다. 그리고 자칫 제 어설픈 설명이 조원들의 투자 생활에 마이너스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노파심도 가지게 됐습니다. 쉽게 알게 되면 쉽게 포기하게 되는데…… 수 많은 ‘선생’님들이 얘기하듯이 투자는 견디는 것인데…… 그걸 내가 섯부른 생각으로 방해한 것은 아닌가?
하지만 마지막 조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저는 첫 조모임을 마치고 돌아가던 길에서 느꼈던 것과 똑 같은 기분을 느꼈습니다. 그래 역시 이게 맞는거야. 앞서 말한 그 숱한 메타인지 속에서도 이런 따뜻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런 기분을 왜 느끼게 되었는지는 너나위님의 마지막 강의를 들으며 확실하게 알게 됐습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더 나아가
‘하늘은 끝까지 스스로를 돕는 자를 끝까지 돕는다’
3주간의 조모임을 돌아보며 생각해 봅니다. 주제 넘게 내가 스스로 도운 사람은 누구인가? 조원들인가? 아님니다. 조원분들에게 얕은 지식의 나눔을 행하면서 더 크게 배움을 얻은 것은 저였습니다. 결국 저는 스스로 조원들을 도운 것인데, 결과적으로는 스스로 저 자신을 도운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 따뜻한 마음이 들었던 것은 아닐까요? 이제 겨우 처음 스스로를 도와 봤습니다. 앞으로 남은 것은 이것을 ‘끝까지’ 하는 것일 겁니다. 3주 동안 저 스스로를 도울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내마기 51기 9조 조장님과 조원분들게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제 오지랖을 견뎌내 주시어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 덕분에 저는 이 늦은 나이에도 또 성장 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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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마 : 누군가를 도와주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이 느껴져서 읽는동안 놀랍고 또 감동했어요..🥹 진솔한 경험담 나눠주시고 또 선한 영향력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단호한파블로님 앞으로 더 승승장구하실 모습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