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30.
전세를 주고 있던 수도권 소형아파트를 매도했습니다.
올해 12월초까지 잔금을 치르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되는지라
고민하고 고민하다가 조언을 얻어 매도를 한 후 그 차익으로 경험을 쌓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남편과 즉시 합의를 하고 가격 마지노선은 2.3억으로 잡았습니다. (요 가격은 실제 가격은 아닙니다.)
17평형, 역세권, 대단지
매도희망가: 2.35억
동: 단지내 최고 비선호동 (언덕배기 맨 꼭대기)
층: 로얄층 25층 중 21층
향: 남서향
수리상태: 부분수리 (화장실 제외 수리)
거주자: 전세 1.5억 만기 2년 남음
# 우리집은 몇등? 진짜 몇등?
단지 내에 나온 매물들 중에서 저희집은 가격으로 2등이었습니다.
최저가는 저희 집과 같은 동 8층이었습니다.
8층 최저가집도 몇달째 집이 안나갈 정도로 매수심리가 좋지 않은 시장 상황이었지만...
8층은 수리가 되지 않은 기본집이었기 때문에 층으로 보나 상태로 보나 그집보다는 낫다는 판단에
500만원을 더 올려서 내놨습니다.
버뜨... 물건을 내놓은지 2주가 지나도록 집보러온다는 소식이 없자 뭐가 문제인지 찬찬히 따져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크게 간과한게 있었습니다.
저희 집은 입주가 불가능하므로 투자자만 살 수 있는 집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입주가능한 물건은 실거주자+투자자가 모두 접근할 수 있으므로 경쟁우위에 있는데
전세가 껴있어서 투자자 외에는 접근하기 힘든 제 물건이 입주물건과 동등하다고 착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남편과 다시 합의해서 2.3억 단지내 최저가로 내놓기로 하고 부동산을 돌기 시작했습니다.
# 불리한 카드는 굳이 미리 까지 말 것
조언을 얻어 부동산에는 제가 비과세를 받기 위해 잔금기한이 있다는 것을 미리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전세가 근 2년 남아있었으므로 어차피 투자자가 사야하는 상황이고,
전세금을 제외한 8천만원 정도 현금을 들고 있는 사람이어야 매수가능했기 때문에
가격을 몇백을 깎아주면서 잔금을 빨리 해달라고 나중에 협의해봐도 될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미리 부동산에 비과세문제 얘기를 하면....가격 협의가 몇백이 아니라 천 단위가 될수도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 집을 사줄 '임자'를 만나기 위해 우리 동네, 옆동네, 윗동네, 아랫 동네까지 부동산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매물을 내놨습니다. 가격은 2.35억에 내놓지만 2.3까지 가능하다는 애매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바로 2.3억에 내놓으면 왠지... 2.25억부터 시작할 것 같은 느낌이어서...2.35억을 찍어놓고 시작했습니다. ㅎㅎ
부동산에서 "요즘 투자자가 잘 안다녀서요..하지만 열심히 해볼게요."라는 말을 참 많이 들었습니다.
그 많던 투자자들 다 어디갔냐며 ㅠㅠ
작년 가을 조정지역으로 묶인 지역이라 투자자들이 들어오기 어려워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래도 임자는 나타난다는 말씀에 위안을 얻었네요. ㅎㅎ
# 우리집이 경쟁우위에 있는 단지에도 내놓기
매물을 내놓을때, 같은 17평형이 있는, 가격대가 비슷한 A단지 부동산에도 물건을 내놨습니다.
연식이 10년 이상 오래된 단지였고, 비역세권인 단지였지만 재건축 호재 영향인지 매매가가 저희집과 비슷한 상태였습니다. 전세가는 저희집이 약 5천만원 정도 비쌌기 때문에 투자자라면 둘 중에서 저희집을 택할거라고 생각하고
A단지 부동산에도 물건을 또 열심히 내놨습니다.
깨달은 점: 전세낀 물건을 매도하는 입장이 되어보니 가격을 좀 더 내려서라도 빨리 팔고 싶은 마음이 강해졌음. 세입자가 집 보여주다가 혹시 힘들다고 집 안보여주겠다고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들어서 그냥 싸게 빨리 팔고 싶은 마음이 강해짐. 매수시 전세가 껴있는 물건은 매도자가 양도세 문제나 다른 투자를 위해 돈이 필요해서 등등 주인거주 물건보다 조금 더 사연이 있는 경우가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전세낀 물건 매수시에는 네고요청을 조금 더 과감하게 해볼것! (벋... 매도자 우위시장에서는...어렵...ㅠㅠ)
# 임차인분께 감사를
저희 임차인분은 직장인 여성분이셨습니다. 성격이 엄청 시언시원하셔서 전세계약할 때 저희 사정도 많이 봐주시고 참 감사한게 많았습니다. 중간 중간 커피쿠폰을 드리면서 그래도 괜찮은 임대인의 이미지를 만들려고 했었습니다.
집을 내놓기 전에는 명절날에 맞춰 복숭아를 한 박스 보내드렸고, 집을 여러 부동산에 내놓겠다고 말씀드리기 전에는 커피 쿠폰 10장을 보내드렸습니다.
매물임장을 하다보면 전세입자분이 사시는 집은 확실히 보기가 어려웠습니다. 특히 젊은 분들이 사시는 소형평형은 평일엔 늦게 퇴근하고, 주말엔 놀러 나가시는 세입자분들이 많아서 더더욱이 집을 보기가 어려웠습니다.
내 집 보여주는 것도 힘든 일인데, 임차인분께서 집을 보여주시는건 엄청난 호의라고 생각하고 감사한 마음을 가득담아 임차인분께 선물을 보내드렸습니다.
감사하게도 임차인분께서 집을 너무 보러오지 않아 걱정이 되었다고, 부담갖지 말고 여러군데 내놓으라고 하시고 좋은 매수인 곧 만날거라고 덕담까지 해주셨습니다. 임차인분의 말씀에 눙물이 나올 뻔 ㅠㅠ 정말 감사했습니다.
# 임자 만나면 일사천리
그렇게 물건을 더 많이 뿌리고 그냥 많이 아니고 엄청 많이 뿌리고!!
1주일이 지나자 집을 보러오겠다는 첫 매수자분이 나타납니다!!! 오예!!!
집을 보기도 전에 사고 싶어하시는 마음을 완전히 내보이셨는데요.
임차인분이 보고가신 분이 정말 마음에 들어하셨다고 따로 카톡을 보내주실 정도였습니다.
200만원 네고요청이 들어왔지만 100만원으로 협의를 보고 가계약금을 받고 계약서를 쓰고
보름 후 잔금을 받아 매도가 일사천리로 끝났습니다.
처음 집을 보신분이 바로 매수하시는 진기록을 ㅎㅎㅎ 참.. 팔리려니 이렇게 팔리는구나 싶었습니다.
매수하신 분은 50대 어머님이셨고, 장성한 아드님께 주시기 위해서 매수하셨습니다.
옆동네 A단지에 사시는 분이셨는데, A단지 내의 17평형을 매수하려고 보시다가 단지내 부동산 통해서 저희 집을 보게되었고 A단지 17평형을 보다가 저희 집을 보시고는 너무 깨끗해서 바로 매수하시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ㅎㅎ
A단지는...재건축이 논의될 정도니 많이 낡았지요. ㅠ
# 우리집의 차별점
계약날 매수자분과 부동산사장님께서 어찌나 싱크대 칭찬을 하시던지요. ㅎㅎ
좁은 일자형 싱크대는 요리하기 힘들어서 추가로 돈을 더 들여서 ㄱ자로 수리해놨었습니다.
가스 배관을 새로 시공하면서 변경을 했는데, 고치고 나서 제가 더 살고 싶을 정도로 제 마음에도 쏙 들었습니다.
17평형 아파트에 ㄱ자 싱크대는 잘 없잖아요. ㅎㅎ
인테리어할 때, 돈이 아주 많이 들지 않는다면! 한가지 정도는 다른 집과 다른 특장점을 만들면
매도할때나, 전세를 놓을 때나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매도해보니 매수할 때 묻고 따질게 더 많아집니다.
매수심리가 아주 좋을 때는 비선호동, 저층, 탑층도 잘 팔리고,
심지어 로얄동, 로얄층과 큰 차이 없이 팔릴 때도 있었습니다.
2018년 8월, 9월이 그랬습니다. ㅎㅎ
그런데 매수심리가 차가울 때는 비선호동, 저층은 정말...힘듭니다. ㅠ
제가 단지 내 제일 비선호동 21층을 최저가에 내놓았을때도 부동산 사장님들이 그닥 좋아하시지는 않았는데요.
로얄동 로얄층에도 괜찮은 가격 매물이 마구 쌓여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도 참 다행이었던 건 저희 집이 비선호동이긴 했지만 21층이라 로얄층이었다는 겁니다.
저희 집이 3주만에 매도된 것과 달리 저희집과 같은 동 8층은 저층이 아니었음에도
이미 몇달 전부터 매물이 나와있었지만 제가 매도를 한 후에도 한참 뒤에서야 계약이 되었습니다.
입주가능한 물건이었는데도 말이죠...
깨달은 점: 비선호동, 층, 향을 만약 매수하게 된다면 매수심리가 차가울 때 매도할 가능성을 생각해서 정말 아주아주 싼 가격으로 매수하거나, 그럴 수 없다면 최소한 동, 층, 향 중 하나라도 괜찮은 걸로 사야겠음...물론 저층, 탑층은 무조건 제외! 너무 한정된 수요라 진짜 팔 때 피눈물 흘릴지도...매수심리가 좋을 때와 나쁠 때의 동, 층, 향에 따른 가격차가 어떻게 다른지도 확인해보고, 나중에 매수심리가 나쁠 때 매도를 하게 된다면 최악의 경우 가격차이가 얼마나 날지를 예상한 후, 동, 층, 향과 가격을 비교해가며 매수하면 좋을 것 같음.
# 감사합니다!
좋은 임차인분, 매수자분을 만나서 감사합니다.
잃지 않는 투자 경험을 쌓게해줄 고마운 직원을 매수하도록 열시밓 댕기고 또 댕기겠습니다!! ^^
원본글 https://cafe.naver.com/wecando7/1184774
챌린지에 참여하는 멤버에게 응원 댓글을 남겨주세요. 혼자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어요.🚶♀️🚶♂️
댓글 0
허씨허씨 : 야옹님 꾸준한 필사 응원합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