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게 살면서 부동산 방문을 해본적이 몇 번 없습니다.
직장생활 때 7000만원 짜리 전세 원룸을 위한 방문, 그리고 신혼 때 2억8천만원의 아파트 전세를 구하기 위한 방문, 이렇게 2번이네요.
오히려 아무것도 모를 때보다 배우고 나니 부동산에 연락하는 것이 더 떨렸습니다.
먼저 네이버 부동산에서 후보단지의 중개소를 하나씩 클릭해봅니다. 아직 전화하는 것도 너무 떨리는 단계. 여러 중개소 중 제일 인자해보이시는 여자 사장님이 계신 곳으로 전화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전화 연결 후 준비된 멘트를 하나하나 진행해봅니다.
부사님: 여보세요
쥬준파파: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네이버 보고 연락드렸어요
부사님: 아~네! (톤 올라감)
쥬준파파: 네 뭐 좀 여쭤보려고요 ㅇㅇ단지 27평이랑 32평 요즘 매매 시세가 어떻게 되나요?
부사님: 지금 27평 제일 저렴한건 ㅇㅇ원에 있고요 32평은 ㅇㅇ원정도에요
쥬준파파: 네~ 제가 아이가 하나 있고 실거주하려고 하는데.. 혹시 단지내 어린이집은 잘 돼있나요?
부사님: 네 여기 단지안에 영어유치원도 있고요 옆단지엔 그냥 유치원도 있고요
쥬준파파: 아~ 단지내에 영어유치원도 있군요 혹시 역까지는 어떻게 가나요? 보통 버스를 타나요?
부사님: ㅇㅇ역까지 보통 여자 걸음으로 15분정도 걸리고요 단지 정문앞에 마을버스도 있어요
쥬준파파: 그렇군요~ 혹시 단지내에선 어느 동이 제일 좋아요?
부사님: 27평이요? 동은 다 좋긴 한데.. 지금 27평 남향으로 나와있는건 ㅇㅇ원이고요 제일 저렴한 ㅇㅇ원은 동향이에요~ 32평들은 다 남향이라 좋고요
쥬준파파: 그렇군요^^ 그럼 혹시 제가 예약을 하고 한번 매물을 볼 수 있을까요?
부사님: 네~ 시간 알려주시면 예약 잡아볼게요
쥬준파파: 네 그럼 화요일 저녁도 가능할까요?
부사님: 너무 늦게만 아니면 돼요~
쥬준파파: 퇴근하고 가면 7시 예약이 좋을거 같아요
부사님: 네 그럼 27평 2개, 32평 1개 그때 예약 잡아보고 문자드릴게요~
쥬준파파: 네 감사합니다~!!
떨리는 첫 통화였지만 나쁘지 않게 진행한 것 같습니다 ㅎㅎ
이제는 예약 전날!
매물 예약이 잘되어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강의안 예시를 보고 문자를 넣어봅니다
부사님이 볼 매물을 문자로 정리해주셔서 답장을 해주십니다
그리곤 주변 다른 단지까지 보고싶은 생각이 있는지 물어보시길래 추가로 예약을 잡았습니다
드디어 예약 당일!
배운대로 30분 일찍 도착해서 큰 지도를 볼 수 있는 쇼파에 앉습니다
부사님 : 일찍 오셨네요?
쥬준파파 : 네 늦을까봐 조금 일찍 나왔어요
부사님이 삼단봉 꺼내시더니 오늘 본 단지들을 설명해주십니다
이 근처에서 제일 선호되는 단지도 여쭤보고 (가격이 말해주는 역세권 대장단지 알려주시더라고요ㅎㅎ) 주변 초등학교, 중학교, 마트, 도서관, 리모델링 단지 등등 얘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예약 시간 10분전 매물을 보기 위해 출발합니다
오늘 볼 매물은 4개!
연락드린 부사님 단독물건은 없고 매도인측 부사님이 같이 나오셨습니다. 오른손으로 벽따라가는 느낌으로 천천히 둘러봅니다
부사님과 집주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사진도 좀 찍어봅니다
신발장 싱크대 화장실 도배 마루 타일을 속으로 되뇌이며 둘러봤습니다 쿠폰도 열심히 찾아보고요
첫 번째 집을 보고 이정도면 제법 잘하는데..? 생각했는데.. 2,3,4번째 집을 다 보고나니 점점 혼미해지면서 기억이 잘 안나더라고요ㅎㅎ
다시 부동산으로 돌아와서 부사님과 함께 매물을 정리해보고 오늘 수고해주신 부사님께 감사인사를 전하고 나왔습니다
많이 떨리는 첫 매물 임장이었지만 좋은 부사님을 만나서 순탄하게 진행했던 것 같습니다
아마 계약을 진행하지는 않을 것 같아서.. 내일이나 모레 부사님께 거절의사를 표현하는 것 까지가 과제의 마무리일 것 같습니다
강의를 듣고 매물 임장을 하니 한 단계 성장하는 느낌입니다
좋은 집을 구해 내집마련을 하는 그날까지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
잘한 점 : 배운대로 최대한 노력하여 부사님과 대화한 점
아쉬운 점 : 여러 부동산에 전화를 해보지 않고 예약을 진행한 점
희망적인 점 : 지금 살고 있는 집 만기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더 좋은 매물을 기다려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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