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첫 홀로 부동산 방문기
주말에 과제에 시간을 할애하지 못해서 목표했던 지역 대신 차선책으로 동네에서 역에 가장 가까운 단지 부동산을 가보기로 결심함
(부동산에 연락해보고 약속잡고 집보러 가고 하는 모든 과정이 처음이라, 이런 과정을 경험해본다!에 의의를 두기로 함)
네이버부동산에서 역 바로 앞 선경2단지 24평을 검색해보니 제일 먼저 뜬 매물은 탑층. (7군데나 내놓은 매물이어서 별로인 집인가 의심도 함) 탑층인게 맘에 안 들어서 다른 매물을 좀 더 보다가 계속 검색만 하다가는 오늘 안에 집 볼 약속을 못 잡을 것 같아 그냥 이 집을 봐야겠다 생각함. 그러나 전화할 용기가 전혀 안 나서 (이 또한 핑계일텐데ㅠㅠ) 저 매물 맨 위에 나오는 부동산에 결국 문자를 보냈고 7시에 부동산으로 가기로 함
퇴근 후 부동산으로 가는 길에 역에서 아파트 상가까지 가는 시간을 재보니 딱 5분.
짧은 길이지만 남녀노소 사람이 정말 많았고, 특히 중고등학생들이 많았음. 비슷한 동네지만 주로 미취학 아동이 많은 우리집 단지와 비교하게 됨. (우리집 단지의 최대 단점이 초등학교가 애매하다는 점인데, 역 주변을 찐학군지의 관점으로 보니 우리집이 저평가될수밖에 없다는걸 다시한번 깨달음)
익숙한 동네길인데 퇴근 직후에 가본적은 없다는걸 생각하니 새삼 다르게 보임.
20분정도 일찍 부동산 앞에 도착하니 코너자리 부동산이다. 오 실력있는 사장님인가? 오예! 얻어걸린건가!싶음.
문을 열고 들어가니 실장님이 반겨줌. 너나위님이 얘기한대로 지도가 보이는 위치에 앉으며 이 지역은 역주변말고는 잘 모른다 했더니 실장님이 지역 브리핑부터 해주신다함. 신도시 안에 38개 단지 4만5천세대가 살고있으며 대형병원, 백화점, 학원가, 공원 등이 모두 갖춰져있어 살기 편하다, 역 바로 앞에는 소형평수가 많고 한블럭씩 멀어지면서 평수가 커진다, 범계초귀인초가 인기많다, 범계초범계중평촌고를 갈수있는 2단지가 최고다, 2단지는 리모델링 행정처분이 끝나서 지금 24평짜리가 다 끝나면 31평이 될거다, 등등 말씀해주심.
저 말씀의 진위는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부동산 사장님들은 이런 대화를 하는군~의 느낌을 알수있었음.
58분이 되어 매물을 보러 이동함. 바로 집으로 안 들어가고 밖에서 동 전체를 보라고 하심
역이랑 가까운데 의외로 조용했음. 동 간격이 꽤 있어서 아파트 베란다 창문, 복도에서 양쪽 모두 꽉 막힌 느낌은 없었음. 낮에 보면 또 다른 느낌일지는 모르겠음.
엘베타기 전에 오래된 구축이라 낡은건 감안해야한다고 하심. 그대로 사는 집, 수리해서 사는 집 혼재.
집 상태는 아주나쁜건 아닌거같음. 배운대로 잘 살펴봐야지! 생각했지만 막상 보려니 생각도 잘 안 나고, 얼마나 꼼꼼히 봐도 되는건지 감이 안 잡힘. 화장실 수도랑 변기랑 한꺼번에 해봤어야하는데 못함. 창문에 뽁뽁이가 붙어있어서 혹시 좀 추운가 여쭤봤는데 어느집이나 그렇다~~는 대답. 부엌은 장도 열어봄. 세탁실이 꽤나 좁은데 건조기까지 들어가기는 했음. 화장실 바로 앞에 붙박이장이 있는데 문이 거의 썩어서 그릏지 공간활용 자체는 좋아보임. 베란다가 꽤 넓었음.
데코타일을 강조하심. 장판보다 따뜻하고 좋다며ㅎㅎ초배지가 누렇게 비쳐보임
집을 나와서 복도에서 역쪽을 바라보며 평촌역보다는 범계역 주변이 훨씬 좋다는 말을 여러번 하심.
사무실로 돌아와서는 이정도면 매우 좋은 가격이라고 여러번 강조하심. 리모델링하면 1층은 필로티가 되기때문에 탑층은 새로 짓는거라는 설명. 나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셨는데 허접하게 대답해서 뭔가 숨기는 티가 났을거같음.
지금이 30%이상 빠진 가격이다, 괜찮은 가격이라고 강조하심.
집 보러 간게 처음이라 뭐부터 봐야할지 잘 모르겠다고하니, '구조'를 봐야한다!라면서 단지별 평면도를 비교해서 보여주심.
2단지, 3단지를 비교하면서 3단지는 베란다가 좁지만 2단지는 베란다가 넓고 세탁실이 따로 갖춰져있어서 살기 편하다 하심.
투자할때는 싼걸 사면되니까 별 상관없지만 실제로 살 생각하면 이런것도 봐야한다고 알려주심.
부모님이 보태주실건데 일단 먼저 가서 보고오라해서 왔다고 하니, 지금 본건 7억대인데 자금이 좀 필요하니 다른 대안이 있다며 두가지 알려주심.
하나는 같은 단지 다른 집인데 잔금일이 12월말이라 급매로 6억8천에 나온 집. 현재 임차인이 살고있는데 이사비 줘서 내보내고 도배해서 살면 500정도 더 들것.
또 다른 하나는 길건너 은하수에 5.5억(평형 까먹음)이고 다른집에는 없는 물건이니 생각해보라하심.
마무리를 어떻게 하고 나와야할지 모르겠어서 어영부영 있다가 비타오백 먹고 나옴.
느낀점 : 강의를 아무리 여러번 듣고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고 있어도 실제로 행동하는건 내몫이며, 예상했던 상황이 닥쳤을때 진짜로 배운대로 행동할 수 있는지 역시 나에게 달렸음을 다시한번 깨달....
잘한점 :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점, 역부터 단지까지 시간 재본 점 요정도,,,,?
아쉬운점 : 너무 급하게 약속잡음, 정체를 숨기는데 너무 신경쓰는 바람에(?!) 더 많이 물어보지 못함. 너무 뇌가 텅 빈 채로 예스예스만 하고 나옴. 경험 자체에 너무 큰 비중을 둠. 앞으로 갈길이 멀다.....
희망적인점 : 일단 약속잡고 가본것! 경험치를 쌓는게 이런거구나!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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