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속하게 부동산에 가기 위해 차를 이용하여 단지 입구로 향하는 언덕을 올라가다보니, 단임 때도 느꼈던 급경사 부분에서 자동차 엔진이 ‘끄아아앙’ 소리를 내며 죽을랑말랑 하면서 마저 언덕을 올라갔다. 거주민들 여러분, 당신들의 자동차 엔진은 안녕하십니까…(물론 천연뜨란채 주민들의 자동차 상태보다는 훨씬 양호할 듯ㅋㅋㅋ)
- 집주인이 물건을 내어 놓고, 3월 초 개강에 맞춰 연세대 다니는 학생이 세입자로 들어오기로 되어 있어 집 자체는 공실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반쪽짜리 매물임장이 되었다.
- 그럼에도 집 상태는 열심히 봐야 하고, 봐야만 했다. 그런데 솔직히 대학생이 길어야 2년 살고 나갈 집이니 망정이지, 세입자를 새로 구해야 하는 상태였다면 무조건 올수리를 해야 하는 상태였다. 거실에 붙어 있는 화려한 명화 무늬 벽지(붙일거면 아예 전체를 다 붙이지, 큰 벽의 일부에만 어정쩡하게 붙어있다보니 더 이상함)부터, 옛 것 그대로 보존된 화장실 상태에…빛바랜 은색 샷시까지. 유일하게 수리된 건 싱크대 정도였다.
- 다행히 누수 흔적은 없었다.
- 짐이 전부 빠진 공실이다보니 실 평수가 잘 빠졌는지 체감은 잘 되지 않았으나, 대학생 혼자 살기엔 과분하게 넓어보이긴 했다. 베란다 확장 없이도 거실은 충분히 넓었다.
- 그럼에도 이번 임장에서 배운 점은, 생각보다 햇빛이 들어오는 방향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북서향 집이었는데, 오후 4시 정도였는데도 이미 집이 어둑어둑해져 있었다. 그 뒤에 같은 단지의 큰 평수는 남동향이었는데, 쨍하게 들어오는 햇빛을 보니 비교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수리 상태도, 세입자의 만기도, 집주인의 협상 조건도 전부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인 건 늘 강의에도 나와서 알고 있다. 다만 ‘햇빛 방향까지 예민하게 봐야 할까?’라고 생각했던 나의 선입견은 이번에 ‘아…햇빛 방향 따지는 분도 충분히 있을 법 하겠다’로 바뀌었다.
- 평일 오후에 급하게 잡은 매물임장인 것을 감안해야겠지만, 실제 입주민이 지내고 있는 매물을 보면서 집도 사람도 공부하고 싶었다. 이걸 해내려면 매물임장 계획도 미리 준비해서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번달 말은 솔직히 이사준비 때문에 어렵긴 했지. 그러나 다음달부터는 이런 변명할 거리도 없다.)
- 부동산 사장님이 시간이 지나도 연락하지 않으시는 걸 보면 이번에도 어김없이 ‘공부하러 온 녀석’으로 보였나 보다.
‘나 정말로 이거 사려고 왔다’라는 마음가짐을 무장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렇게 무장해야만 말과 행동에서 ‘와 이녀석 진짜로 사려고 왔네’라는 아우라를 뿜어내게 될 것 같다. 그러려면 일단 전임과 매임 횟수를 계속 늘려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월말에 한두번 매임 가는 것만으로는 실력이 좀체 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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