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부동산 중개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집토스 대표 이재윤입니다.
혹시 이런 경험 없으신가요? 백화점에 가서는 수백만 원짜리 명품 가방을 들어보며 "이거 다른 색상은 없어요?", "저한테는 좀 안 어울리네요" 당당하게 말하던 나인데, 유독 동네 부동산 문 앞에서는 망설이게 됩니다.
큰맘 먹고 들어가 "저기... 좋은 집 좀 볼 수 있을까요?" 조심스럽게 물어보면, 중개사님은 저를 위아래로 훑어보는 것 같고, 괜히 주눅이 듭니다. 수천만 원짜리 차는 몇 달을 고민하며 시승까지 해보면서, 왜 우리는 수억, 수십억 원짜리 내 집을 구할 때는 이렇게 '을'이 되어버리는 걸까요?
분명 사회에서는 각자의 분야에서 인정받는 프로인데, 부동산에서만큼은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가 되어 중개사님의 눈치만 살피게 되는 이 아이러니.
오늘은 지난 10년간 집토스가 중개한 5만 건이 넘는 계약을 지켜보며 제가 깨달은 '당신이 매번 부동산 앞에서 작아지는 진짜 이유'와 그곳에서 탈출하는 첫 번째 단추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어떤 분들은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요즘 당근 같은 직거래 플랫폼도 많은데, 굳이 중개사를 통해야 할까?" 흥미로운 사실은, 현실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중 직거래 비중은 2022년 16.2%에서 2023년 7.0%, 2024년 4.3%를 거쳐, 2025년 1분기에는 2.9%까지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플랫폼은 발달하는데, 왜 사람들은 점점 더 중개사를 찾을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거래 금액이 커질수록, 개인이 감당해야 할 리스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계약 조건 조율 과정에서 중개사의 역할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더욱 커지기 때문입니다.
결국 문제는 '중개사를 쓰느냐 마느냐'가 아닙니다. 어차피 우리는 중개사를 통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핵심은 '어떻게 중개사를 내 편으로 만들어, 이 거래의 주도권을 쥘 것인가' 입니다.
많은 분들이 부동산 거래에 실패하는 진짜 이유는 '정보 부족'이나 '자금 부족'이 아닙니다. 바로 '전략의 부재'와 '심리적 위축'입니다.
우리는 공인중개사를 '나의 집을 찾아주는 사람'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지만,
무의식적으로는 '내가 집을 살 자격이 있는지 심사하는 면접관'처럼 느끼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저... 이 정도 예산으로 괜찮은 집을 살 수 있을까요?"라며 허락을 구하는 자세를 취하게 되죠.
하지만 이 관계 설정부터가 잘못되었습니다.
중개사는 면접관이 아닙니다. 그들의 목표는 단 하나, '계약을 성사시켜 중개보수를 받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목표는 '내가 원하는 좋은 집을 합리적인 가격에 사는 것'이죠.
이 둘의 목표가 교집합을 이룰 때, 비로소 성공적인 계약이 이루어집니다.
즉, 중개사는 당신을 평가하는 사람이 아니라, 당신과 '계약 성사'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진, 당신 편이 되어줄 수 있는 유일한 '법적 조력자'입니다.
이 관계를 제대로 정립하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태도와 협상력은 180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관계를 어떻게 내게 유리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그 첫 번째 단추는 바로 '나만의 기준'을 명확히 세우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일단 발품 팔다 보면 좋은 집이 나타나겠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는 마치 의사에게 가서 "어디가 아픈지는 모르겠는데, 알아서 진찰하고 좋은 약을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기준 없이 100개의 집을 보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만 아니라,
결국 지쳐서 엉뚱한 결정을 내리게 만드는 최악의 방법입니다.
중개사에게 끌려다니지 않고, 그가 당신을 위해 일하게 만들고 싶다면,
그를 만나기 전에 먼저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합니다.
이 기준이 명확하게 설 때, 비로소 당신은 중개사 앞에서 '구경 온 손님'이 아닌, '목표가 뚜렷한 프로 고객'이 될 수 있습니다.
'나만의 기준'을 세우는 것은 부동산이라는 망망대해에서 길을 잃지 않게 해주는 '나침반'이자, 중개사에게 나의 전문성과 진정성을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부동산 앞에서 더 이상 작아지고 싶지 않으신가요?
그렇다면 '일단 가보자'는 생각을 버리고, '나만의 보물지도'를 그리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다음 편에서는 이렇게 세운 기준을 가지고,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던 '중개사들이 진짜 손님과 구경 온 손님을 첫 만남 1분 만에 구별해내는 그들만의 비밀 신호'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 여러분은 부동산에 처음 갔을 때 어떤 기분이 드셨나요? 가장 어렵고 막막했던 점은 무엇이었는지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제가 직접 하나하나 읽고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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