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분석

부동산 방문하기 과제 [내집마련 기초반 42기 128조 고래발바닥]

  • 24.01.30


이 과제를 마치는데 생각보다 긴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사실, 방문하면 제일 좋았겠지만 여러가지 시험이 잡혀있던터라 방문은 조금 어려웠어요. 다만, 과제를 수행하기 전날 마지막으로 했던 조 모임에서 조장님의 등쌀에 떠밀려 반강제적으로 전화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 그런데 이거 왜 이렇게 떨릴까요? 제가 사는 곳은 특별자치도인지라 시가 두 개인데, 너나위님이 강의에서 말씀하신것처럼 제 번호가 중개사분들 사이에서 돌고 혹여 차단이라도 당할까봐 차마 제가 머무는 곳에서는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부랴부랴 다른 쪽 아파트를 알아보고, 부동산도 몇 개 찾아본뒤 바아로 전화를 때렸습니다!...만, 첫날은 서로 타이밍이 맞지 않았던건지 시간도 애매하고 핑퐁이 되질 않아 다음날로 넘어갔어요. 사실 지금 생각해봐도 제가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아요. 질문을 던지긴 했지만, 너무 긴장했던 탓인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하면서도 몇 번이나 침을 삼켰는지...


밑줄을 쫙 그어놓은 질문 노트와, 며칠간 구상해놓은 시나리오를 책상에 구비해뒀는데 막상 전화드리니 말도 버벅거리고 목소리가 달달 떨리더라고요. 아ㅠㅠ 나 정말 이런 사람 아닌데... 차라리 모르는 사람에게 성큼성큼 다가가 길을 묻는게 덜 낯설고, 덜 떨릴 것 같았어요. 아마 중개사분은 얘가 뭐하는 건가 싶으셨을 것 같아요.


그래도 제가 구상해놓은 질문중에 몇 개는 어떻게든 여쭤보았습니다. 처음 전화한 곳은 뭐랄까 말도 엄청 많으셨고 저한테 꼬치꼬치 캐물으셔서 너무 당황스럽더라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부동산에 직접 방문하라고 강요 아닌 강요를 하셨어요.


'직접 와서 봐라.'


아니, 분명 강의에서 본대로 하면 될 것 같았는데...?! 저는 강의에서 봤던 알찬 스몰톡을 원했는데...?! 제가 당장은 방문을 못드린다고 하니, 그래도 집 볼거면 전화하고 꼭 오라고 하셔서 네네, 꼭 그럴게요~ 하고 허둥지둥 마무리. 근데 이렇게 정리하다보니 이곳이 제일 친절했던 느낌! 뭔가 많이 급해보이셨어요. 자꾸 와라~ 집 살 거면 한 번 보자 강요(?)하시던게.


두 번째는 바쁘셨는지, 한참이나 뒤에 연락이 왔었는데 시간이 늦어서 이야기는 길게하지 못했습니다. 중개사님이 일정이 있다고 하셨었어요.


세 번째는 여자분이셨는데, 말투가 굉장히 세시더라고요. 근데 그게 좀 아슬아슬했던 것 같아요. 퉁명스럽지는 않지만, 미묘하게 친절하지도 않은...? 이게 너나위님께서 말씀하신 끊어야할 전화인가...?! '뭐 전화로만 이야기한다고 아나 집을 봐야지 알지.' 이런 뉘앙스라 당황스러운 마음에 죄송하다고 끊었는데, 기가 쭉쭉 빨리는 느낌이었어요. 전화로도 이렇게 버벅거리는데 실제로 뵀다면 아마 저는 꼼짝없이 잡아먹혔겠죠(?)... 생각해보니 로얄동이나 요즘 거래해도 괜찮냐는 질문은 시도도 못해봤습니다...ㅠ_


네, 이렇게 전화를 통한 부동산 방문기는 끝이났습니다...!


분명 강의를 봤을 때는 어...? 나도 저 정도는 해볼만 할지도...? 싶었는데, 생각보다 더 어렵더라고요. 눈 뜨고 코베인다고, 실제로 뵀다면 어어어? 하는 사이에 햇빛도 들지 않는 아파트에서 이삿짐을 나르고 있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성과가 생각보다 저조했어요. 하지만, 이런 저조한 성과임에도 조장님께서 으쌰으쌰해주신 덕분에 멘탈 회복도 빨랐던것 같습니다. 너무 부끄러워서 차마 말씀을 못드리겠더라고요. 그냥 소심히 저 이렇게 전화했어요... 하고 언질만 드렸는데도, 더 잘할 수 있을거란 응원까지 받아서 정말 기뻤어요.


그래서인지 근자감이라고 하나요...? 아직은 벽면을 짚으며 또 타인의 빨래와 살림을 헤쳐가며 여기는 어떻네~ 저기는 어떠네~ 하고 가늠할 수준까지는 안되지만 추후에는 더 잘할수 있을 거란 믿음이 생겼어요.


그리고 문득 든 생각인데, 제가 만약 부동산의 부자도 모르는 사람이었다면 이런 질문을 해볼수조차 있었을까? 싶더라고요. 가격 문의야 당연한거지만, 구체적으로 따져야할 것도 몰랐을테고, 혹여 중개사분이 으름장을 놓으며 안된다고 하면 아마 저나 엄마도 '엄마 안된대 그냥 하자. 어차피 우리 여기서 살거잖아.' 이런식으로 대충 넘어갈수도 있었겠다 싶은거예요.


그런 아찔함 속에서 제가 적었던 시나리오 노트를 딱 접는데... 아, 이래서 강의가 정말 중요한거구나. 그냥 서툴러도 한 번 해보는게 중요한거구나. 내가 모르는척 과제를 안하고 넘어갔다면 어땠을까? 이런걸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에는 좀 더 제대로 물어볼 수 있는 똑똑이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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