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투자경험

1호기 복기 [도움닫기]

  • 17시간 전

2025년 4월, 대구 달서구 – 생애 첫 1호기 등기 완료 후기

 

‘아파트 투자 후기’라기보다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첫 부동산 투자를 복기하며, 같은 실수는 반복하지 말자!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남겨봅니다.

 

2023년 10월부터 월부 강의를 들어왔지만, 열심히보다는 설렁설렁이란 표현이 적당할 것 같습니다. 설렁설렁 공부하다보니 2024년 하반기에 접어들었고, 그때부터 조급함이 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1년을 공부했는데도 뭘 어떻게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답답함에 결국 수중에 있는 자금으로 투자할 수 있는 곳으로 ‘대구’를 콕 찝어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 대구는 내려가면 재밌어, 맛있어 이런 기분으로 선정했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한때 지투기로 수성구 임장을 해봤지만, 역시나 열심히 하지 않아(어쩜 이게 최대치로 엻심히 한 건데 제대로 못 한 것일지도…모른다는 생각을 요즘 들어 자주 해요 ^^), 제대로 앞마당(반에반마당정도?)을 만들지도 못했지만, 프메퍼님의 지역 분석 강의를 들으며 “앞으로 3년간 공급이 부족할 대구”라는 말에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여기 된다… 이거다… 근데 이런 설렘과 확신으로 이렇게 가도 되는거 맞나 모르겠습니다. 
  

나름의 전수 아닌 전수 조사를 하고, 그 와중에 눈은 높아서 중구가 아니면 난 투자 하지 않을테야…하고 선을 그어버리고 중구만 매임을 하다가 나의 시나리오 처럼 움직이지 않는 현실을 마주하며(아무런 전략도 없이, 1천씩 깎으면 바로 깎이는 시나리오 따위 - 지금 돌이켜 보면, 매물을 여럿 보고나서, 꽤 괜찮은 매물을 두 개정도 쥐고 부사님과 협상을 시도해보았어도 좋았을 것을.) 꽤나 낙담했던 것 같습니다. 콕 찝어서 보고싶었던 집은 진짜 살 거 아니면 못보여준다(이건 왜 안봤을까요?, 진짜 가격만 괜찮았으면 살건데… 아마도 제 종자돈을 조금 초과하는 선이라 자신있게 보여주세요! 라고 못했던거 같아요.)라는 말 한마디에 꼬랑지를 내리고 비였는지 눈이었는지(기억이 가물가물한)를 맞으며 다른 단지와 부동산으로 이동하다 계단에서 엎어지고 피나고 지방까지 와서 이게 뭐하는 짓인가 서럽고 그랬네요. 이때까지만해도 전임의 중요성을 몰라 매물 상황에 대해서 제대로 묻지도 않고, 매임 약속만 잡아 댔던거 같습니다.

 

결국 집에서 땄던 시세나 조건들이 미묘하게(하지만 꽤 큰 금액^^;) 저의 종자돈을 초과하길래, 서울로 올라오는 열차안에서 네이버 부동산에서 지도상 매물들을 살펴보며 살살 내려오다 아무리 사람들이 좋아하는 가성비 학군지라 해도 달서구는 투자 안해야지… 라는 이상한 자존심을 내려놓고 그래도 괜찮아 보였던 단지들을 살펴보는데, 꽤나 가격이 좋은 매물이 나와있어, 바로 전화를 걸어 바로 다음날 매임을 예약했습니다.

 

분명 프메퍼님이 강의에서 초보자는 전세가 껴있는 매물을 보라고, 공실에 전세놓는 것 꽤나 어렵다…하셨는데, 그때는 공실 매입/세입자 구하는 게 3-4개월이나 시간이 있는데 대체 뭐가 어렵다는 것인지 하나도 감이 안왔어요…

 

매임을 했는데, 꽤 깨끗(꽤… 깨끗 ^^…꽤… 깨끗)해 보였고, 부사님 왈 벽면 몇군데만 도배하고 마루 부분 교체(이 마루는 부분 교체가 안되더라고요^^)만 하면 전세 금방 뺀다고~하셔서, 밑져야 본전이지 하고 불러본 같은 단지의 직전 매매가를 집주인이 수락하여, 제대로 따져보지도 않고 호들갑을 떨며 당일에 가계약금을 보내버렸습니다.

 

친절한데 못됐던 우리 부사님, 처음 가계약금을 넣을 땐  일언 방구도 없었던 중도금을 잔금일을 조정하는 사이에 슬쩍 추가해 놓고선, 중도금은 원래 모든 계약에서 주는거라 우겨주시고… 나는 모든 것이 처음이니 예?? 그래요? 하면서 당해드리고(지금 생각하면 당한거 같습니다만…) 잔금일자도 겨우겨우 4월 중순으로 늘려, 한시름 놓은 줄 알았습니다. 강의에서 배운대로 부사님께 나름 2주안에 못빼시면 죄송하지만 여러곳에 뿌릴게요~라고 했지만, 부사님이 ‘설지나면 좀 보러올거예요, 일단 제가 다른데다가도 뿌려드릴게요 + 광고 올라오는데 좀 걸려서 그래요’를 믿고 3주는 버렸던거 같습니다.  


우리 친절하지만 게으르고 나태하신 부사님… 다음번엔 이런 분 꼭 거를거예요…

 

1월이 흘러가고 2월 1-2주 되어가니 이러다가 잔금을 못치르면 내 중도금을 날리는 것인가? 대출을 받아야 하는 것인가? 너무 불안해 지며, 전세를 못 맞출 경우를 왜 리스크라고 하는지 뼈저리게 알겠더라고요. ^^

 

대출을 알아보니 부모님 집에 거주하고 있는 제게 1금융권에서는 일시적 2주택(이말이 부모님 집을 팔라는 말로 들려서 너무 무섭게 들렸습니다.)이 아니거나 세대분리를 하지 않으면 대출해 줄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었고(대구은행도 세대분리가 필요했던 것 같고요) 신용대출을 알아보니 꽤나 내야하는 이자가 쎄서 어쨌든 간에 빠르게 세입자를 구해서 대출 기간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마침 당시 열중반을 듣고 있던 터라 강의에서도 전세빼는 법을 중점적으로 다뤘었고, 파도타기 조장님도 부동산에 뿌려놓은 광고들 하나하나 봐주시며, 좀 열심히 하시는 부사님들 위주로 다시 컨택해 보라고 코칭도 주시고, 왜 서울에 있냐고 대구 현장에 내려가라고 부드럽게 멱살잡이도 해주셔서 가만히 멍때리거나 패닉하지 않고 해야할 것을 그나마 해야할 시기에 할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일잘러 부사님으로 보이는 분들께 연락을 다시 드려보니, 한 분께서 집이 너무 낡았다, 공용화장실, 도배 전체, 싱크대 등을 수리하라고 말씀 주셨고, 장판을 깔아버린 터라 싱크대 교체만은 불가해, 싱크대는 빼고 공용 화장실(덧방)과 도배 전체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 이때 시공업체들이 말씀주시길 손 안대려고 쪼금 쪼금 고치다 결국 다 고치고, 돈은 두배로 드는거라며^^

 

여기저기 수수료 따블도 외쳐보고, 전세금은 다운시키고(희망회로를 너무 돌렸어서… 낮아진 전세금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충당했습니다.), 수리도 할 예정이라고 광고도 내놨는데, 주중에는 감감 무소식이다가, 열중 모임으로 반포동 분임을 하고 있는데, 너무 낡은 집이다 뭐 뭐 수리해라 말씀주셨던 부사님이 전화를 주셔서 지금 집보러간다고 할거 같다고… 잔금일이 한달도 채 안남았을 때 기적적으로 이런 연락을 받아, 통화하면서 새어나오는 웃음과 세입자 놓칠까봐 나오는 엎드린 자세… 세입자가 누군지 묻지도 않는 정신상태… 바로 옆에 조장님이 계셔서 말씀 안해주셨으면 아직까지도 세입자가 가족인지, 싱글인지, 누군지 전혀 모르고 세를 내어줬을지 몰라요.

 

조에서 같이 임장중이었던 터라, 허둥지둥하는 제게 벤자민님이 정리해두신 특약 문구도 건네주시고 ㅠㅜ 정말 혼자 있었으면 얼렁 뚱땅 넘어갔을 것들 같이 챙겨 주셨기에 ‘럭키닫기’… 전세 뺄 적에 현장에 함께 계셨던 열중 43기 36조 모두에게 힘이되어주셔서 감사하단 말씀을 전합니다.

 

이러고 해피엔딩이면 좋았을 걸, 매물을 볼때는 그냥 닦으면 되겠지 생각했던 뿌연 베란다 샷시 유리(알고보니 2중유리 중간에 습기가 찬…)가… 고층이라 사다리차를 불러야하는 이슈로 100만원 정도 교체비가 추가로 들었고, 거실에 아트월이 못생겨서 철거 문의를 드렸더니 화장실 수리 업체에서 견적 내려고 대리석 벽에 매직으로 치수를 적어둔 것이 아무리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 이슈로 아직 고통받고 있지만, 1호기를 통해 경험한 것들은 두렵기만했던 부동산이란 장벽을 조금이나마 허문 값진 경험이었고 저의 서울투자를 도울 작은 씨앗을 심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2호기도 무섭고 3호기도 무섭지만… 오래오래 거북이처럼… 투자자로 장수하려구요… ^^

 

두서없이 긴… 약 5개월(가계약부터 잔금까지)의 여정이 담긴 이 글을 읽으신 분이 있다면…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댓글


😍가족모두😍user-level-chip
25. 06. 17. 17:12

마음에 힘든 시기를 잘 이겨내셨습니다. 화이팅 입니다..

벤자민user-level-chip
25. 06. 17. 17:18

아이고,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하셨을지요? 그래도 가장 기쁜 순간에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 앞으로 좋은날만 가득하실거에요!

오스칼vuser-level-chip
25. 06. 17. 22:24

아이구...1호기 투자로 경험부자 되신 닫기님♡ 고생하셨어요!! 2호기는 네고도 더!!! 부사님과 밀당 스킬도 더!!! 레벨업되지 않을까유~~ 1호기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