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가격』
결론. 돈을 이해하는 순간, 세상이 선명해진다
p. 248~
대중 경제학의 한 분야에는 꽤 수익성이 높은 장르가 있다. 바로 ‘금융 종말론’을 반복적으로 예언하는 책들이다.
고장난 시계도 하루에 두 번은 맞듯, 그들의 말이 맞는 순간이 언젠가는 오고야 말 것이다.
돈의 역사는 여러 ‘시대’를 거쳐왔다.
어떤 위기가 기폭제가 되어 금융 세계는 한 체제에서 다른 체제로 전환되었다.
예를 들어 80년 전 우리는 ‘금본위제’에서 ‘달러 연동제’로 이동했고, 50년 전에는 거기에서 다시 ‘법정화폐’(정부가 가치를 보증한다는 이유로 가치를 갖는) 체제로 옮겨갔다.
이런 변화의 한가운데에 살고 있으면 지금의 체제가 당연하고 자연스럽고 ‘정상적’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모든 통화 시스템은 인간이 만든 인위적인 구조물일 뿐이다.
역사는 모든 시스템이 결국 마지막에는 무너져 내린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시스템은 언제쯤 무너질까? 나는 ‘경제 종말론자’들과 동일선상에 서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법정화폐 시스템이 도입된 지 5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이 시대의 시작점보다는 끝점에 훨씬 더 가까워진 것처럼 보인다.
p. 249~
다가올 경제 패러다임 전환의 시그널
오늘날 글로벌시장은 신뢰에 기반을 둔다. 정부와 다른 모든 이들이 막대한 부채를 지고 있어도, 그래도 괜찮을 것이라는 전반적인 믿음이 있다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2007년 세계 주요 은행들이 서로 신뢰를 잃었던 것처럼 신뢰가 허물어질 때는 매우 빠르게 무너져내릴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일이 발생하면 금융 시스템 내에 너무 많은 레버리지가 있는 탓에 예기치 못한 부분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세계 경제를 떠받치는 것은 더 이상 금본위제나 달러 연동제와 같은 실물 기반이 아니다. 신뢰가 유일한 기반이며, 그 신뢰가 흔들리면, 극단적이고 있을 법하지 않은 일들이 누구도 예상치 못한 속도로 발생할 수 있다.
p. 253~
우리는 거의 다 온 걸까?
그렇다면 신뢰가 마침내 무너져 걷잡을 수 없는 연쇄 반응을 일으키는 순간은 언제쯤 찾아올까? 한때는 2008년 금융위기가 그 시점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이 고갈된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기는 지나갔고, 세상은 다시 굴러갔다.
그 후 세계는 2020년의 또 다른 위기를 맞았다. 그때는 상황이 훨씬 더 취약했고, ‘이젠 정말 끝인가’ 싶은 기류도 있었다. 그리고 2022년에는 또 한 차례의 극심한 혼란(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있었다.다음 위기가 그 임계점이 될까? 아니면 그다음 위기일까? 또 그다음일까?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언젠가는 결국 지금의 빚더미 경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것이며, 그 순간 지금의 화폐 시대는 막을 내리고, 새로운 시대가 시작될 것이다.
새로운 화폐의 시대는 어떤 모습일까? 전환은 비교적 고통 없이 이루어질까, 아니면 심각한 사회적 혼란을 수반할까? 이 과정에서 누가 승자가 되고, 누가 패자가 될까?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확실한 것은 결국 그 일이 발생할 것이라는 점이다. 지금껏 항상 그래왔다고 역사가 말해준다.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나는 이 문제로 잠을 설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 금융 시스템의 완전한 붕괴’가 큰일처럼 보이고 실제로 큰 문제이긴 하지만, 당신은 그 일을 통제할 수 없으며 언제 그런 일이 일어날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날이 정확히 언제인지 안다고 해도, 과연 뭘 할 수 있겠는가?
글쎄 아마도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갑자기 가치가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분명 채권자가 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새로운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모든 부채가 갑자기 소멸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같은 이유로 채무자의 입장이라면 좋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리고 무슨 일이 있든 간에 사람들이 항상 필요로 하는 것과 관련된 자산, 즉 식량, 에너지, 주택 등의 형태로 자산을 쌓아두고 싶을 것이다. 돌이켜보면 내가 이 책에서 제안한 5가지 원칙은 바로 그러한 시나리오에 최적화된 전략이었다.
그러니 이 책이 ‘붕괴론’으로 마무리된다고 느끼지 않기를 바란다.
나는 당신이 이 책을 덮으며 스스로 훨씬 더 강해졌다고 느끼길 바란다. 지금 당신은 경제적 사건들을 해석하고, 변화에 따라 방향을 바꾸고, 어떤 미래가 오더라도 충분히 스스로의 돈을 지킬 준비가 된 사람이다.
어제 부산 임장을 마치고 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티비에 나오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관련 협상’에 대한 뉴스를 보았다. 예전이라면 ‘미국이 또 전쟁하네’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돌렸겠지만 지금은 다르다. 저 전쟁이 끝나지 않으면 유가가 더 폭등할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이 또한 차를 갖고 있지 않았다면 별로 관심 없었을 일이다. 나의 경험이 내가 세상을 보는 창의 크기를 키운다. 『돈의 가격』은 거기에 선명도를 더해주는, 고화질로 업그레이드를 해주는 만남이다.
‘달러’에 대한 신뢰는 사실은 ‘미국’에 대한 신뢰라고 볼 수 있다. 2001년 9월 11일 오사마 빈 라덴의 알 카에다가 일으킨 자살 충돌 테러는 세계무역센터라는 미국의 경제적 상징을 타격했다.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했고, 2021년 아프카니스탄에서 최종 철수할 때까지 수조 달러를 지출했다. 이는 국가 부채 폭증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부채가 무시무시하게 높아지긴 했지만 미국은 얻은 것이 있었다. 미국의 압도적인 무력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고, 이는 역설적이게도 '안전자산'으로서의 달러의 가치, 달러에 대한 신뢰를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미국-이란의 전쟁은 9.11과는 성격이 많이 다르다. 지난 전쟁이 ‘미국은 절대로 용서하지 않는다’를 의미했다면, 이번 전쟁은 ‘니들이 달러에 대한 신뢰를 깨뜨리게 가만두지 않겠다.’라는 속내는 감추고 ‘이린이 핵을 보유하는 것은 세계 평화에 위협이 된다. 독재정권은 악이다.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널 용서하지 않겠다!’라는 대의명분으로 일으킨 거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안타깝게도 ‘달러에 대한 신뢰’를 지키기 위해 많은 미군들이 전쟁의 한가운데에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세계평화를 위해’라는 명분으로 싸우고 있다.
환율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의 가치 또한 흔들리고 있다. 그런 와중에 또다른 지원금을 주겠다고 한다. 26조원에 가까운 추경 예산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미 원화 가치가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돈을 찍어내겠다는 것은 절대 좋은 선택이 아니다. 결과적으로 26조라는 새로운 돈이 시장에 풀린다는 것이고 이는 당연히 물가상승을 초래할 것이다. 코로나 때부터 몇 차례 지원금을 받다보니 사람들은 이 지원금에 대해 익숙해짐을 넘어 ‘당연함’을 느끼고, ‘왜 더 주지 않냐’, ‘왜 나는 이것밖에 안 주냐’, ‘왜 쟤는 받고 나는 못 받냐’라는 불평불만을 행정복지센터 공무원들에게 쏟아낸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라는 영화 속 대사가 떠오르는 순간이다. 그리고 정말로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할 것은 이 지원금의 진짜 얼굴이다. ‘호의’라는 가면을 쓰고 있지만 사실은 ‘탐욕’이라는 실체를 감추고 있다. 그 ‘탐욕’의 주인공은 누구도 알고 있듯이 ‘일반 국민들’이 아니다.
안타깝게도 부익부 빈익빈은 더 심화될 것이고, 저자가 이야기 한 것처럼 우리는 어느 한 시대의 종착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을 걱정하며 밤잠을 설칠 필요는 전혀 없는 것 같다. 애초에 요즘은 걱정만 하며 밤잠을 설칠 만큼 한가하지가 않다. 하루하루가 바쁘고 피곤하다. 어제도 부산 동래구를 3만보 걸으며 단지임장을 했다. 내 자산을 갖기 위해 걷고 또 걸었다. 그러니 밤잠을 설칠 수가 없다. 그저 열심히 자산을 쌓는 선택을 할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과 이란의 전쟁에 대해 아무 생각없이 지켜만 보고 있을 일은 아니다. 내가 갖고 있는 달러 자산(많진 않지만)에 대해서 어떻게 투자할지 판단하고, 유가에 대비하기 위해 운전할 일을 최소화하고, 일상의 소비에 대한 관리는 해야한다. 상황에 맞는 대처가 필요하다. 내 삶을 이루는 주변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걸어야 한다. 적어도 횡단보도에서는 좌우를 살피며 앞을 보고 걸어야 하지 않겠는가.

[오늘의 핵심 - 세 줄 요약]
오늘날의 금융 시스템은 실물이 아닌 '신뢰' 기반의 법정화폐 체제이며, 이는 언젠가 반드시 무너질 인위적인 구조물이다. 양적완화와 저금리로 부풀려진 빚더미 경제는 인플레이션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개인의 구매력을 소리 없이 약탈하고 있다. 시스템 붕괴에 대비해 현금을 최소화하고 주택, 에너지, 식량 같은 실물 자산을 확보하여 돈의 주인으로 살아남아야 한다.
[Value 한 줄 인사이트]
국가의 호의(지원금)에 익숙해지는 순간 당신의 경제적 시력은 퇴화하고, 스스로 길을 찾는 순간 고화질의 미래가 열린다.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포인트]
[달러 자산 점검] 보유한 달러 자산의 비중을 확인하고, 환율 변동 시나리오별 대응 매뉴얼(추가 매수 혹은 자산 전환) 작성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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