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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얼마나 어렸을 때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여간 어렸을 때 나는 톨스토이의 어떤 소설을 읽고 소름끼치게 무서운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다. 어린 나이에 왜 그런 느낌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으나 그 때의 느낌이 너무 강렬해서 아직까지도 생생히 기억에 남는다. 그 소설의 줄거리를 나무위키에서 옮겨보자면 다음과 같다.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레프 톨스토이)
필요한 만큼만 원하는 검소함을 자랑으로 여기던 러시아인 농부 파홈은 아내를 찾아온 처형에게 '농부의 삶은 땅만 충분하다면 악마도 두렵지 않다'고 호언장담한다. 그런데 악마 한 마리가 난로 뒤에 숨어 이들의 대화를 엿듣고 있었고, 속으로 선언한다.
'자, 그럼 승부를 해 보자. 내 너에게 땅을 듬뿍 줄 테니, 그걸로 널 사로잡아 주지.'
이후 파홈은 근면하게 일하는 동시에 여기저기서 돈을 끌어모아 원하는 만큼의 땅을 손에 넣는 데 성공하지만 악마의 계략과 이간질 그리고 소유한 땅이 넓어지면서 이웃들과 지속적인 트러블이 일어나 골머리를 앓는다. 그러는 와중에도 소유한 땅을 불려가던 파홈이지만, 날이 갈수록 자신의 처지와 소유한 땅의 크기에 대해 불만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굉장히 넓은 땅을 거저나 다름없는 금액에 판다는 바시키르인 유목민의 소문을 듣고 파홈은 그들을 찾아간다.
유목민들의 거래 조건은 지극히 간단한데, 해가 뜨고 나서부터 해가 지기까지 걸어서 이동한 뒤 시작 지점으로 되돌아오면 단돈 1000루블에 걸었던 구간의 내부 면적만큼 땅을 받을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시작 지점에 조금이라도 늦게 도착하면 선지불한 1000루블은 돌려받지 못하고 계약은 파기된다는 조건이다.
조건을 승낙한 파홈은 바시키르인 마을에서 하룻밤을 자고 내일 아침에 출발하기로 하는데, 그날 밤에 자신이 무리를 한 나머지 쓰러져 죽게 되고 악마가 그런 자신을 보며 비웃는 꿈을 꾼다.
이튿날 아침, 파홈은 악몽을 꾼 것을 찜찜해하면서도 땅을 차지하기 위해 출발한다. 하지만 걸으면 걸을수록 점점 더 기름진 토지들을 보게 되고, 이것들을 모두 차지하기 위해 욕심을 부리다가 결국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하지 못할 위기에 처한다. 마지막 순간에 파홈은 거추장스러운 신발과 옷도 전부 벗어던지고 젖먹던 힘까지 내어 달려 시작 지점에 도착하는 데 성공하지만, 지나치게 몸을 혹사시킨 나머지 그대로 넘어져 피를 토하며 즉사한다. 그리고 이를 본 악마는 통쾌하게 웃는다.
죽기 직전의 파홈에게 엄청난 땅을 얻었다고 축하를 해 주던 바시키르인 촌장을 옆에 둔 채, 파홈의 하인은 죽은 주인을 묻을 땅을 파기 시작한다. 그리고 소설은 다음의 해설과 함께 끝이 난다.
‘농부가 차지할 수 있었던 땅은 그가 묻힌 3아르신(2미터) 크기만큼이었다.’
이 작품의 내용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생전에는 땅을 조금이라도 더 가지려 아등바등했던 주인공이 결국 그 때문에 목숨을 잃고, 죽은 후에는 자기가 묻힐 땅만큼 밖에 차지하지 못했다’라는 것이다.
그나저나 이번 주 강의를 듣고 왜 이 소설이 떠올랐을까? ㅋㅋ… 부자가 되겠다는 일념 하에 폭염 속에서도, 비를 맞으면서도, 눈밭을 헤치고라도 무릎 연골이 닳고 발가락이 부르트도록 걸어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을 생각하니 그 옛날 무서운 느낌을 받았던 소설 속의 장면이 나도 모르게 연상되었나 보다.
너무 무리하거나 아등바등 욕심부리지 말자. 나는 천성이 그런 사람이 아니라 괜찮은데, 다른 사람들도 너무 무리하지 않았으면 하는 오지랖 같은 마음이 든다. 그냥 시간을 조금 투자해서 새로운 사람들이랑 새로운 분야에 대해 재미있게 배우고, 작은 금융소득이라도 한 번 만들어보겠다는 목표 정도를 가지고 천천히 꾸준히 나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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