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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독서#284] 익숙한 것과의 결별 - 구본형

25.10.27

익숙한 것과의 결별

구본형

 

우리가 지금 처해 있는 이 시간은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던 변화와 격변의 시대이다. 직장의 성격 역시 급변하고 있다. 우리가 실업, 즉 직장의 상실이라는 위험에 직면하게 되었을 때,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이것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사회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내고 새로운 물결은 새로운 직업을 창출해 내겠지만 오직 준비되어 있는 사람만을 위한 자리가 된다.

단순한 노동력밖에 가지고 있지 못한 사람은 결국 사회의 하층 구조 속에 영원히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게 된다. 미래는 전문가들이 경제적 부를 독점하는 지식 사회이기 때문이다. 미래가 이렇게 될 수밖에 없다는 필연적 변화의 추세를 이해한다는 것은 사회 경제적인 경쟁력을 만들어 내는 기초적인 작업이며, 그 바탕은 강력한 자기 혁명이다.

그들은 또한 강한 배신감을 느낀다. 청춘을 바친 곳에서 하루아침에 밀려난 것이다. 퇴직금에 약간 추가된 돈은 마치 그 배신의 대가로 지불된 것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그것으로 커피숍이나 아이스크림 가게 하나 차리기도 어렵다. 더 암담한 것은 자신이 지금 무엇인가를 새로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었고, 아무런 준비조차 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그들이 너무 쉽게 여러 종류의 사기꾼들에게 걸려들어 그나마 얼마 되지 않는 돈을 날려 버리는 이유도 바로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운사이징은 직원에게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다. 기업에게도 어려운 일이지만 특히 직원에게는 지금 당장 가족의 생계가 달린 문제이며, 미래를 참담하게 만든다. 그들은 경제적으로 막막하며, 심리적으로 무력감에 시달린다. 가족에게도 민망함을 느낀다. 한국 같은 경우는 자식들에 대한 걱정과 아버지로서의 자괴감 때문에 더욱 괴로워한다. 사회적으로도 고립된다. 그들은 이제 아무 곳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음을 실감한다. 아침에 눈을 떠도 9시까지 출근해야 할 곳이 없다. 그저 관성적인 출근이었고, 때때로 쉬고 싶었던 직장이 바로 깨어 있는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삶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인생은 구체적인 것이다. 어느 누구도 대신 살아 줄 수 없으며, 되풀이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지금 이 순간에 당신에게 주어진 것이 바로 당신의 인생이다. 지금 이 순간은 바로 도전이며 당신이 풀어야 할 과제이다.

 

그러므로 당신은 인생이 무엇인지 묻지 마라. 그 대신 인생으로 하여금 당신에게 인생이 무엇인지 묻도록 해야 한다. 임종의 자리에 누워 당신은 인생에게 당신의 삶이 어떠했는지 이야기해야 한다.

 “홍길동, 1965년생, 장사를 하여 돈을 많이 벌었다. 쓰고 싶은 대로 그 돈을 모두 쓰고 잠들다” 이것이 당신의 묘비명이었을 때 참으로 만족스럽다면, 당신은 앞으로 모든 것을 바쳐 장사를 해 돈을 벌도록 하라. 만일 “여기 한 친절한 사람이 있어, 주위의 모든 사람이 그의 친절에 감동했다. 그가 여기 생을 마치고 누워 있다”라는 묘비명에 만족하는 사람이라면, 봉사 생활이 무엇보다 우선하는 삶을 살 각오를 해야 한다. 만일 당신이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여기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싶어 하다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사람이 누워 있다”라는 묘비명을 감수해야 한다.

당신에게는 시간이 없다. 만일 이미 마흔이 넘었다면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 스스로를 위해 술을 마실 시간은 있지만 술을 마시고 비정한 상사를 욕할 시간은 없다. 세상을 탓하고 주위를 돌아보며 욕을 할 시간도 없다. 정부의 무능을 비난하고 경영자의 탐욕을 탓할 시간도 없다.

무능한 정부는 정권을 잃고, 탐욕이 경영의 목적이었던 경영자는 도산할 것이다. 그리고 전문화되지 못한 개인은 직업을 잃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 시대의 메시지이다.

만일 당신에게 약간을 버틸 경제적 준비가 되어 있다면 마음에 드는 일을 찾아 시작하라. 다른 사람들의 기준이 아니라 자신의 욕망이 흐르는 대로 따르라. 절대로 다른 사람의 말만 듣고 허망한 물욕을 내지 말라. 퇴직금 날리고, 자신에 대한 존경을 잃고, 패가망신한다. 사기꾼은 언제나 당신이 조만간 움켜쥘 행운에 대해서 말한다. 그러나 당신이 스스로 믿지 못하는 일은 시작하지 말라.

 

어느 경우이든 겹치지 않는 그림을 포개는 작업으로 시작해야 한다. 하루 두 시간 이상을 매일 쉬지 않고 자신의 욕망에 투자하라. 욕망과 재능에 이제 시간을 더하라. 시간은 곧 삶이고 삶을 욕망과 재능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것만큼 확실한 투자는 없다. 다른 사람의 욕망과 재능에 돈과 시간을 걸지 말아라. 운이 좋으면 돈을 딸 수도 있지만 모든 것을 잃을 확률이 더 높다. 더욱 비참한 것은 스스로의 욕망을 희생하고, 하늘이 준 재능을 버림으로써 삶을 낭비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인생을 팔았기 때문이다.

순간순간, 하루하루를 기록할 수 있으면 좋다. 일기여도 좋고 밑줄 친 책의 한 구절이어도 좋다. 단상이어도 좋고 편지여도 좋다. 순간을 기록하면 하나의 개인적 역사가 된다. 기록을 통해 우리는 항상 깨어 있게 된다. 기록은 순간을 복원하여 우리에게 되돌려 준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삶이다.

아이들은 당신의 인생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미래에 속한 세계이다. 그들에게 당신의 삶과 미래에 대한 꿈을 적어 보내라. 그러나 쑥스러워할 필요는 없다. 당신의 편지는 그 아이들에게 배달되는 대신 당신의 마음속에 남는다. 세상이 아직 이 정도의 타락으로 그친 것은 자기 아이들을 생각할 때, 언제나 마음이 아프고 또한 즐겁기 때문이다. 싱싱한 기쁨과 고통이 함께 있다는 것은 자신의 이익을 넘어서는 위대한 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향한 부모의 마음은 한결같다. 그것은 아마 이성부의 시와 같을 것이다.

자, 이제 당신의 아이들에게 ‘내가 선택한 마음에 드는 길’에 대하여 편지를 써라. 아직 아이가 없다면 앞으로 생겨날 아이에게 써라. 당신이 누구였는지, 무엇을 바라며 왜 살았는지를 써라. ‘묘비명’이 하나의 객관화된 삶의 요약이라면, 아이들에게 쓰는 이 편지는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진실이다.

이제 당신은 묘비명과 지능 목록과 당신을 행복하게 하는 목록과 아이들에게 쓴 계속 고쳐 써야 할 편지를 가지게 되었다. 이제 매일 스물두 시간씩 주어지는 일상을 살아라. 아버지로서 아내로서 혹은 딸이나 아들로서 그리고 직장인으로서 누군가의 친구로서 그렇게 살아라. 그리고 매일 두 시간은 오직 자기만을 위하여,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하여 사용하라. 이 두 시간은 어느 무엇을 위해서도 양보하지 마라. 그것을 파는 날 그대는 노예가 된다.

지나간 순간들이 자신이 쓴 묘비명에 적합한 것인지 비교해 보아라.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내가 하고 싶고 잘하는 일인지 물어라. 그리고 아직도 그 일을 하고 있지 못하다면 하루에 두 시간씩의 시간이 잘 쓰이고 있는지 되돌아보라. 행복한 일들의 목록에 들어 있는 계획들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가? 그 작은 여유와 사려 깊은 순간들이 당신의 삶을 부추겨 주었는가? 가끔 아이들에게 쓴 편지를 꺼내 읽어 보라. 때때로 내가 아이들의 삶에 너무 많이 개입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상대적으로 그들에게 보여 주고 싶었던 ‘자기 자신’이 되는 일에 게으른 것이 아닌지 자문해 보라.

책의 느낌표

'지나간 순간들이 자신이 쓴 묘비명에 적합한 것인지 비교해 보아라.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내가 하고 싶고 잘하는 일인지 물어라. 그리고 아직도 그 일을 하고 있지 못하다면 하루에 두 시간씩의 시간이 잘 쓰이고 있는지 되돌아보라.'

故 구본형 작가님의 베스트셀러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다. 아마도 수년전에 책 읽는 것이 즐겁다고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이 책은 '자기 혁명'에 대해 이야기하며 직장인에서 1인 기업으로 탈바꿈 하라고 이야기 한다.

깊이가 상당한 책으로 몇 번이고 읽으면 좋은 책이다.

#북리뷰 #익숙한것과의결별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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