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군] 월부 11개월차의 투자후기

내가 부동산 투자를 한다고?

알파룸 딸린 "새 아파트!"

무지성으로 신청한 청약에 덜컥 당첨되어 버렸다.

계약일 모델하우스 방문해서 충분히 설명을 들었으나 차마 계약서에 싸인을 하지 못했다...

20년 동안 보유한 청약 통장을 날리고

왜 계약을 하지 못했는지 생각해보니...

나는 부동산에 대해서 아무것도...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

그보다 알고 싶지 않았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직장 생활을 누구보다 열심히 했고, 그만큼 회사에서도 인정받고 있었다.

그렇게 회사에서 시키는데로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부동산은 알려주는 사람도 없었고 하라고 하는 사람도 없었으니...

모든 일이 내게 닥쳐야 공부한다고

그렇게 부동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며 월부에 입성하게 된다.

"내집마련 중급반"

꼴에 계약은 몇 번 해봤다고, 기초반 스킵하고 중급반으로 신청했다.

내 생에 처음으로 유료 인터넷 강의를... 게다가 부동산 관련 강의를...

첫 오프 조모임을 가면서는

"여보, 나 2시간 안에 안 돌아오면 신고해줘..."

라고 말하며 조모임에 참석하기도 했다.

맞벌이 가정으로 주말에도 출근하는 와이프 대신 아이들을 케어해야 했기에

내가 온전히 쏟을 수 있는 시간은

아이들이 잠든, 늦은 저녁과 새벽시간 뿐이였다.

매주말 아침 첫차를 타고 임장을 다녔지만,

임장지에서 만난 좋은구축 단지들의 가격은

내 투자금과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투자에 대해 메타인지가 상당히 늦었던 것이다.

내가 가진 종잣돈으로는 지방을 보는 게 맞았고,

지방과 수도권을 번갈아가며 강의를 반복해 수강하며

동료분들과 함께 갈 땐 함께 간다는 생각으로,

혼자 걸을땐 빨리 간다는 생각으로 앞마당을 늘려갔다.

물론 실전반을 매번 도전했지만!

광탈이였다...

투자단지 뽑기

실준반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그전에는 아파트 문주 사진만 찍어오면 되는 줄 알았다...)

제대로된 임장을 시작하고 9개월, 앞마당 12개를 만들고 나니

'나도 할 수 있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말까지 ㅇㅇ광역시의 모든 구의 둘러보고 투자할 단지들을 추렸다.

잃지 않는 투자를 하기 위해 소거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1) 투자금 기준 3가지 분류

 - 가능, 검토(+3,000만원까지), 불가능

2) '가능'과 '검토' 단지 내에서 비선호 요소가 있는 단지 제외

3) 입지, 생활권 선호도, 연식, 하락률, 평형대, 세대수, 거래량 각 기준별 3분위 분류

 - 각 항목별 1순위, 2순위, 3순위

4) '1순위' 항목이 많은 단지로 TOP 10 선정

 - 입지 좋고, 생활권 선호도 높고, 연식 좋고, 하락률 높고, 평형대 84, 세대수 1,000이상, 거래량 많음

5) TOP 10 단지 중 지역 임장보고서의 TOP 3 단지와 교집합 선정

 - 임장지 TOP 3 단지와 비교 평가

6) 최종 TOP 3 재선정 후 매물 털기

 - 교집합 단지 중 비교 평가를 통한 TOP 3 (사실 TOP 5를 들고 갔음)

1등 매물이 눈앞에서 날라가다

 

내 눈에 좋아 보이는 물건은 다른 사람들 눈에도 좋아보이는 것인가?

휴가 중 평일 주간에 볼수 있는 매물들은 한계가 있었고,

힘들게 예약한 매물은 예약 취소되기 일수였다.

투자자들이 많이 다녀가서 그런지 부사님들이 또한 호의적이지 않으셨다.

그러던 중 워크인으로 단지 앞 ㅇㅇ부동산에 들어가서 여쭙고 다행이 매물을 보여주시기로 했다.

'지금은 투자할만한 물건들이 많이 없어요..'

'106동(예시) 아직 안 나간게 있는데, 오후에 부산에서 손님이 오셔서 계약하기로 했어요.'

'그래도 오셨으니까 물건이나 한 번 보실래요?'

'조금 있다 우리손님 오시면 같이 가시죠.'

부산에서 오신 젋은 투자자분과 나는 106동과 108동(TOP층) 매물을 봤다.

그리고 104동(예시)... 

104동(예시) 매물은 여러 부동산에 전임했을때 세입자가 거주하고 있으나 매물을 볼 수 없어서

1/3일 이사나가기로 하여 분명 그 이후에나 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여기 부동산 사장님이 세입자분 집 구해주기로 했다며

통화하시더니 점심 시간에 세입자분이 잠깐 와주셔서 매물을 보여주셨다.

알고보니 ㅇㅇ부동산은 해당 단지매물을 가장 많이 거래하는 부동산이였다.

(12월에만 10개 이상 직접 거래하셨다고...)

매물의 상태는 매우 깨끗했고, 앞동이라 단지 내에서 위치도 좋은 편이였다.

당연히 108동 매물보다 선호도가 높을거라 예상했고,

심지어 106동 매물보다 500만원 저렴했다.

'이거다!'

매물 보기 힘들어 남아있는 물건이였던 것이다.

기회인가?

부산에서 오신 젋은 투자자분은 예정대로 106동 매물을 계약하기로 했고,

매도인과 -100만원 최종 협상을 시작했다.

나는 두근두근하며 부동산에서 앉아 내 상담 차례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헌데...

106동 매도자분의 계좌가 나오지 않는 것이다.

매도인 : 사장님 1-2시간만 있다가 드릴께요

부사님 : ...? 그러면 100만원 안깍고 그대로 드릴테니까 계좌주세요.

매도인 : 연락 드릴께요... 뚜뚜뚜...

뭐지... 쎄한데...

기분이 상하신 부사님은 106동 물건 팔아주기 싫으시다며

104동 물건으로 방향을 틀으셨고,

부산 투자자분은 원래 매수하려던 금액보다보다

400만원 싸게(104동 매도자분이 올려달라고 함)에 가계약 했다.

그리곤 106동 매도자분의 계좌가 날라왔다고 한다...

나는 이 상황을 눈앞에서 지켜볼 수 밖에 없었고,

내 마음속의 1등은 날아가 버렸다.

104동 가계약이 완료되고

부사님은 미안하다며...

앞서 몇 번 방문한 손님이라서 먼저 해줄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거리도 멀텐데 현장에 온다고 답이 나온지는 않는다고...

차라리 본인과 전화로 대화하면서 상황보고 물건 만들어보자고 하셨다.

또 가는거니?

그후로 약 2주동안 전임과 매임을 반복하며 (사실 좀 지쳤음...)

이대로 흐지부지되지 되는게 아까워 큰 맘먹고 매코를 신청했다.

최근 다시 오픈된 매물코칭도 광클로 쉽지 않아 3-4번 만에 겨우 신청했다.

오전 10시 회사 회의실에서 자향님과의 코칭... 두근두근

'케이군님! A 단지 괜찮아요!'

'가격은 조금 더 깍였으면 좋겠는데, 지금 시장에서 이 가격이면 나쁘지 않아요.'

나의 확신에 튜터님 코칭까지 더하니 더 기다릴 이유가 없어졌고

이잡듯이 매물을 다시 털었다.

'107동(예시) 여기 괜찮은데 월요일 저녁에만 볼 수 있어요.'

'집이 엄청 깨끗하고 가격도 조정되어 있어요.'

107동 역시 물건보기 어렵고 가격이 가장 저렴한 소위 이번에 나갈 물건이였다.

문제는 내가 컨택한 ㅇㅇ부동산의 매물이 아닌 중계 매물이였다.

물건지부동산 또한 매임했던 부동산이라 부사님과 안면은 있지만

ㅇㅇ부사님처럼 적극적이시지는 않아

현 단지에 투자한다면 ㅇㅇ부동산에서 계약하기로 마음 먹었던 참이다.

월요일 저녁, 무려 4팀(나와 물건지부동산 손님 3팀)

매임을 하니 물건 상태는 나쁘지 않았다.

물건지부동산에서 본인 손님들이 안하신다고 하면 순번을 드리겠다고...

기다렸고 순번이 왔으나...

또 다른 물건지부동산에서 오후 5시에 이미 가계약 하셨다며...

다 잡은 매물을 또 다시 놓친것 같아 허탈했고...

ㅇㅇ부사님은 엄청 미안해하셨다. 

이거 분명 본 건데...

 

이렇게 또 허탕치고 올라가냐 하는 상황에서...

부사님이 이리저리 전화를 돌리셨고, 

직접 단지 매물을 입금가로 털어주셨다.

이때가 저녁 8시 넘었을 무렵...

109동(예시), 105동(예시)

오늘 볼 수 있는 매물이 105동 볼 수 있었다.

105동은 낮은 전세가에 세낀 물건으로 전임 때 스킵한 매물이였다.

이전 전임때 가격이 ㅇㅇ원 이하로 내려오지 않았는데,

현재는 목표한 △△원에까지 내려와 있었다.

물건을 찬찬히 보니 법인 매물이였고, 따라서 계약갱신청구권도 사용할 수 없는

말 그대로 시세대로 전세를 맞출 수 있는 단지였다.

세입자는 아이둘의 젋은부부로 몇 년 더 거주하고 싶다는 의향이 있으셨다.

'법인 매물은 상태가 안 좋을거야.'라는 선입견과 달리 집 상태가 깨끗했다.

앞 베란다 작은 크랙, 세탁실 곰팡이가 있었으나 건조기와 세탁기를 잘못 사용하여 발생한 것으로

크랙은 부사님이 직접 고쳐주시기로 하고 곰팡이는 락스 뿌려 지워주기로 했다.

물론 부사님께서 건조기와 세탁기 사용하는 방법도 정신교육 해주셨고...

전세 계약기간은 '25년 7월로 여유가 있었으며,

현 세입자와 법인 또한 시세대로 맞춰 재계약 의사가 있었고

해당일까지 중도금 없이 잔금만 지급하면 되는 상황이였다.

'조건이 너무 좋다!'

당일 매수 의사를 드렸고, 최종 가격 협상을 시도했고,

매도인분께서 아내분과 상의해보고 내일 연락주시기로 했다.

저녁 9시를 넘긴 시간...

부사님께서 역까지 데려다 주신다며 태워 주셨다.

이런 저런 얘기도 나눌 수 있었고,

너무 조급해하면 될 것도 안된다고 마음 비우라는 조언도 해주셨다.

올라가는 길에 기차에서 먹으라고 샌드위치와 우유도 챙겨주셔서 넘 감사한 마음이였다.

다음날 아침 매도인은 일정 현금이 필요하신 상황을 파악했고

계약금을 20% 드리는 조건으로 -100만원 깍아달라고 부탁드렸다.

(중도금은 못 드리니 대출 받아서 드리는 거라고...)

하지만 매도인분께서 그냥 10%에 하자는 의견으로 추가 협상을 실패했다.

법인 사택관리 담당자와도 통화하여 계약 연장 여부도 확인하였고,

현재는 재계약 의사가 있으며 시세에 맞춰 매도자분과 계약하기로 하고

계약만료일 3-4개월 전에 다시 통화하기로 협의하였다.

그렇게 리스크를 최대한 헷지한 상태로 1호기 가계약을 했다.

계약을 마치고

본 계약일,

부동산에서 마주한 매도자분은 공동 명의로 아버지뻘 되시는 어르신분 내외가 위험있게 앉아 계셨다.

90도 인사를 하고 정중히 악수하며 테이블에 앉아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다행히 매도자 분께서 특약사항과 전세계약서 작성해주시는 부분에 동의해주셔서

계약을 원활하게 마칠 수 있었다.

나중에 말씀하시길 다른 부동산에서 1천만원씩 깍으려해서 매물 걷으려는 참이였다고...

물건지 부동산에서 본 계약을 마치고

물건을 한번 더 보자며 가져온 락스 한통을 들고

'1호기' 세탁실에 곰팡이를 직접 모두 지워드렸다.

내집이다 생각하고 꼼꼼하게 말이다.

 

문제가 있는 앞 베란다 크랙도 당일 저녁 부사님께서

인테리어 업체 의뢰하여 깔끔히 수리해 주셨다.

수리비용 27만원 들었다고 한다.

부동산 중계수수료는 잔금일 드리는 것으로 얘기했으나, 

부사님께서 수리비용을 지불해야 하기에 먼저 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중계수수료에 수리비용을 포함해 입금해 드렸더니

부사님께서 왜 이렇게 많이 보냈다고...

부사님 달력 3월 31일

'법인 담당자 연락하기' 적어놓으면서

전세 맞출 때 꼭 무료로 해주겠다고 하셨다.

밥 먹고 올라가라는 말씀에 정중히 거절하며 인사드리고 본 계약을 마쳤다.

에필로그

이번 계약을 하기까지 아쉬운 부분이 많다.

매물에 좀 더 집중했어야 하고,

적어도 매물 털기를 했으면 변하는 가격은 알고 있었어야지

한 번 보고 다시 보지 않았던 점

적당히 전임하고 말았던 점

스스로 매물 만들지 못하고 부사님께 의지한 점 들이 아쉽다. 

또한 본 계약까지 가면서 가장 많이 느낀 것은

정말 순식간이다.

최소한 가계약 특약까지는 정리되어 있어야

흔들리지 않고 대응할 수 있겠다.

그리고

또 하고 싶다. 

1호기를 계약하고 나니

'나도 할 수 있는 거였어.'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겠다.' 생각이 들었다.

후련하기도 하고 아쉬움도 많은 1호기지만 앞으로 투자자로 성장하기까지

잘 지켜내고 점점 더 키워 나가야 겠다.

감사한 분들

내마중5기62조 - 첫 조모임에서 어리버리한 생초보 데리고 임장까지 가주신 동료분들

열기74기43조 - 다같이 초보시절부터 아침을 함께하는 아윌비오케이 동료분들 그리고 록희록희 선배님

실준54기83조 - 첫 임장지 수지♥ 같이 걸어주신 동료분들

열중37기88조 - 어설픈 조장만나 고생하신 열중 동료분들 그리고 일분일초 선배님

서기13조69조 - 광진구 임장하며 지하주차장까지 정복한 동료분들

신투기1기9조 - 장마철 마이구리 신나게 뽀갠 동료분들

지투21기7조 - 8월의 대구에서 피, 땀, 눈물 함께하고 에너지 충전해주는 동료분들

신투기3기23조 - 하남에서 만난 찐 투자자 동료 선배님들

지투기23기24조 - 먼 남쪽나라 자근자근 뽀갠 동료분들

응원해주시는 동료분들이 있어 힘낼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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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씨허씨user-level-chip
25. 01. 05. 23:02

1호기 할 때 후련함과 아쉬움이 공존한다는 표현이 정말 공감이 많이 갑니다. 청약통장을 날리셨던 아픔은 있지만, 그런 경험이 있었기에 월부를 알게 되었고 멋진 동료와 또 투자 경험을 쌓을 수 있었던 걸로 생각됩니다. 케이군님 '나는 내 삶의 주인이다'라는 닉네임 아래 문구도 멋지시네요. 다음 투자는 아쉬움이 덜 하고 후련함은 더 하시길 진심으로 응원할게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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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플래닛user-level-chip
25. 01. 05. 23:03

1호기 하시는 과정에서 정말 많이 성장하셨을 것 같아요. 내 삶의 주인으로 우뚝 서신 케이군님!! 1호기 다시 한번 축하드리고 앞으로도 쭈욱 월부안에서 함께 꿈을 이뤄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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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이user-level-chip
25. 01. 05. 23:06

케이군님 ♡ 소중한 투자 경험담 공유 감사합니다! 너무 고생 많으셨고 축하드립니다!! ㅎㅎ 긴 시간 1호기 투자를 위해 보내시고, 꼼꼼히 후기까지 남기시다니 대단하세요 !! 앞으로도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