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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독서#286] 사춘기 부모수업 - 장희윤

25.10.30

사춘기 부모수업

장희윤

 

무더운 여름인가 싶으면 가을이 성큼 다가오듯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사춘기에 접어듭니다. 자신의 변화를 스스로 인식하는 영리한 아이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이 더 많답니다. 그래서 변화된 아이의 모습을 부모가 거부하거나 소스라치게 놀라면 도리어 자신이 적반하장으로 성을 내기도 하지요.

이럴 때는 오히려 부모님의 담담한 태도가 도움이 됩니다. 아이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거지요. 사춘기 때 격변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자세를 취하면 아이는 변화 속에서도 중심을 잡기 마련입니다.

누구라도 사춘기만 잘 넘기면 멋진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다. 그러니 아이들의 변화를 거부하고 두려워하기보다는 어떤 변화를 거쳐서 어떻게 성장할까에 집중하고 관심을 기울여주는 것이 좋겠다.

비록 아직은 이해하지 못할 행동을 반복한다 하더라도 섣불리 비난하지 말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면 어떨까. 부모가 그리고 교사가 사춘기 아이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낼 때 비로소 아이들은 자신에 대한 성찰을 시작할 수 있다.

이미 성장한 어른들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춘기의 아이들은 순식간에 긍정에서 부정으로, 부정에서 긍정으로 변화할 수도 있다. 그러니 착한 내 아이가 없어졌다는 것에 상심하지 말고 아이들을 긍정적인 변화로 이끌어야 한다.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면 부모들은 보통 3단계의 감정 변화를 겪는다. 처음에 겪는 감정은 ‘놀람과 당황’이다. 아이가 이렇게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놀라고 당황한다. 그다음에 느끼는 감정은 ‘실망’이다. 놀란 가슴을 조금 진정하고 보니 애지중지 키운 녀석의 행동이 괘씸하기 짝이 없다. 다 크지도 않은 놈이 다 큰 것처럼 제멋대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니 그동안 고생한 보람이 사그라드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느끼는 감정은 ‘분노’다. 저 녀석이 도대체 커서 뭐가 될까. 해달라는 건 다 해주며 키웠는데 왜 저러는지, 자식이 아니라 웬수를 낳았구나 싶어 주체할 수 없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 이때 화를 참지 못하고 “너만 사춘기냐, 나도 갱년기다!”를 외치며 아이와의 전쟁을 선포하는 부모들도 더러 있다.

하지만 이러한 태도는 아이와 적대관계를 확립할 뿐이다. 부모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더 나은 결과를 위해 이 모든 감정은 고이 넣어두고 그냥 그 아이의 변화를 묵묵히 지켜보았으면 좋겠다. 인간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통과의례처럼 해야 할 일은 반드시 하고 지나가야 한다. 청소년기에 사춘기 반항을 하지 않고 성장한 아이는 성인이 되어 심한 사춘기를 겪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통과해야 할 의식으로 사춘기를 생각한다면 아이들의 사춘기에 대해 조금은 더 너그럽고 초연해질 것이다. 또한 사춘기에 접어든 자녀를 독립된 인격으로 인정하고 그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배려한다면 의외로 아이들의 반항기는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네, 알고 있지만 지켜보고 있습니다.”

나는 평소 아이들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편이라 그들의 교우 관계에 대해 대체로 잘 알고 있지만 섣불리 개입하려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아이들에게는 그들만의 리그가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나도 아이들의 교우 문제를 직접 해결하려고 전전긍긍했다. 이러한 내 모습을 볼 때마다 나의 멘토 김성천 선생님은 이렇게 조언하셨다.

아이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어른의 ‘개입’보다는 ‘관찰’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아이들은 어른의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 오면 스스로 찾아와 도움을 요청한다. 그때에 적절한 도움을 준다면 얼마든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아이들이 직접 해결할 수 있도록 기회와 시간을 주면, 문제 해결력은 더 높아지고 결과 또한 긍정적일 것이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아프다고 해서 부모가 같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이가 아픈 만큼 부모가 고통 받고 있다면, 아이는 의지하고 돌아올 곳이 없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회복 탄력성’이 높다. 그래서 아팠다가도 금방 잊고 밝아진다. 그러나 정작 어른들은 그렇지 못하다. 사춘기 아이들의 상처를 온전히 부모가 짊어지게 되면 부모는 무기력감을 느끼게 되고 삶의 고통이 커지게 된다. 이는 가족 전체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니 아이들의 아픔에 너무 몰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아프냐? 나도 아프다.’와 같은 관점보다는 ‘아프니까 사춘기지.’라며 거리를 두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또 아이들의 문제가 잘 지나갈 것이라고 믿었을 때 실제로 잘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사춘기 자녀와 부모와의 밀당 법칙 첫 번째, ‘자녀에게 모든 것을 맞추지 않는다.’ 자녀에게 모든 것을 맞추게 되면 아이들은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신을 ‘갑’이라고 여기게 된다. 학원 귀가 시간에 맞춰 자녀를 이동시켜주기 위해 새벽까지 차를 대기하는 것, 자녀의 공부를 위해 TV를 없애는 것이 그 예이다. 자녀를 위해 부모가 삶의 모든 것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는 순간, 밀당은 실패로 돌아간다.

자녀를 배려하는 것과 자녀에게 모든 것을 맞추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자녀가 원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신경을 써주는 것은 ‘배려’요, 원하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맞춰주는 것은 ‘헌신’이다.

사춘기 자녀와 부모와의 밀당 법칙 두 번째, ‘거래는 확실하게 한다.’ 귀가 시간 준수, 성적 상승 정도에 따라 용돈을 준다거나 스마트폰을 바꿔준다는 약속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자녀가 약속을 지키지 못했는데도 너무 과분한 보상을 해주는 부모들이 있다. 세일즈맨이 영업을 제대로 하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물건을 술술 사는 고객, 즉 ‘호구’가 되는 것이다. 이럴 경우 부모가 만만한 존재처럼 느껴질 수 있다.

따라서 아이들이 약속을 잘 지키지 못할 때는 부모도 보상을 해주지 않는 것이 좋다. 네가 정말 원하는 일이라면 나와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것, 그 정도의 의지가 없으면 보상은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고자세가 필요하다.

사춘기 자녀와 부모와의 밀당 법칙 세 번째는 리듬감 있게 밀고 당기는 것이다. 많은 어머니들이 하는 실수는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강강강(强强强)’으로 강요한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음악을 들어보면 이것이 얼마나 큰 실수인지를 깨달을 수 있다.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음악은 처음에는 작고 조용한 선율로 흐르다가 최고 절정에서는 세고 강하게, 마지막에는 다시 여운을 주며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음악적 리듬을 아이들에게도 적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사춘기 자녀들과 소통하고 싶다면 아이의 마음을 읽는 제3의 눈을 키우자. 아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고, 때로는 답이 이미 정해져 있을지라도 아이가 원하는 말을 해주자. 아이가 엄마에게 원하는 것이 칭찬이라면 칭찬을, 격려라면 격려를 해주자. 아이가 듣고 싶은 답을 부모가 해준다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세상에서 내 마음을 알아주는 유일한 사람으로 부모님을 떠올릴 것이다.

아이들은 누구나 말을 안 듣는다. 미운 네 살, 일곱 살이라서 말을 안 듣고, 초4 1차 사춘기라 말을 안 듣고, 중2병이라 말을 안 듣는다. 일단 아이들을 대하는 대전제는 ‘아이들은 말을 잘 안 듣는다’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즉 기대치를 낮춰 실망을 줄이라는 말이다. 아이답지 않게 말을 잘 듣는 아이가 있다면 이는 정말 감사할 일이다. 그러니 말을 안 듣는 아이 때문에 감정을 끌어올리지 않도록 정신 무장을 단단히 해야 한다.

만약 면대면 대화가 여의치 못하다면 카톡, 전화, 손편지 등 다양한 매체와 경로를 통해서 대화를 자주 나누는 것이 좋다. 나도 사춘기 시절에 엄마하고 사이가 좋지 않을 때 손편지를 주고받거나 문자를 통해 마음을 전달하곤 했다. 일상 속에서 자녀와 대화를 자주 나누는 습관을 지니면, 아이들과의 소통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나도 저 선배처럼 되고 싶다!’라는 희망이 선배를 따라 하고 싶은 욕망으로 이어진다. 교사나 부모 역시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그들이 멋있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을 보여주며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아이들이 저절로 따를 수 있는 경이로운 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 역시 삶을 도전적으로 살아야 한다. 새로운 일, 취미, 학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아이들은 부모가 도전해서 얻는 그 결과보다는 부모가 삶을 도전한다는 그 자체에 반하게 될 것이다.

게임에 중독되었다는 것은 또 다른 말로 게임 외에는 할 것이 없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래서 게임 중독 아이들이 게임 외에 요리, 독서, 운동, 공예, 음악, 미술 등 건전한 방식으로 여가를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면, 아이는 게임이 아닌 현실 세계에 몰두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책의 느낌표

'네, 알고 있지만 지켜보고 있습니다.'

바쁜 아내 덕분에 양육 시간이 길어져 자연스레 아이들과 부딪히는 빈도가 많아지고, 사춘기를 공부해보자는 생각으로 읽게 된 책이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나...

다행이다!

우리 아이 정상이구나... 얘만 그런 게 아니구나...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시간이 지나면 이 시기도 지나가는 구나...

안도의 한숨을 쉬며 읽다가 또 반성을 하면서 읽다가 지하철역도 지나치며 읽은 책이다.

왜 그런 상황들이 발생했는지 나의 행동과 아이의 말투를 되집으며, 아이들의 심리를 아주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

모르고 막막하면 공부하자. 책속에 답이 있다.

#북리뷰 #사춘기부모수업 #장희윤


댓글


비타민햇빛
25.10.30 21:15

건강한 아빠, 건강한 자녀. 그리고 건강한 배우자!! 행복한 가정이네요 ㅎㅎㅎㅎㅎ

마린블루
25.10.31 17:55

멋지십니다~적을 파악하라 ㅋㅋㅋㅋㅋ 내릴 역까지 지나치며 몰입하신 책이라니~엄청 공감되고 또 반성도 하게 되는 책인가봅니당😆👍 늘 대체 왜 저러는건지 궁금할때가 많은데 저도 육아책 좀 또 펼쳐봐야겠습니당~후기 감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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