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 월급 받던 날이 아직도 기억나요.
통장에 찍힌 숫자를 보고 한참 멍하니 있었어요.
평생 그렇게 큰 돈을 내 통장에서 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날 저는 혼자 고깃집에 들어가서 삼겹살 2인분을 시켰어요.
어릴 때부터 돈이 없어서 못 먹고, 못 가고, 참았던 게 너무 많았으니까요.
그날만큼은 그냥 마음껏 쓰고 싶었어요.
근데 솔직히 저만 그랬던 게 아니에요.
입사 동기들 다 비슷했어요.
첫 달엔 부모님 용돈, 갖고 싶던 거, 친구들이랑 회식.
"이제 드디어 번다"는 해방감에 다들 쏟아냈어요.
그때 누군가 물었어요.
"야, 근데 넌 저축 얼마 해?"
다들 웃으면서 넘겼어요.
저도 그랬어요.
"이제 시작인데 뭘 벌써." "아직 젊잖아. 나중에 해도 되지."
그렇게 넘어갔어요.
저도, 동기들도.
같은 날 입사했고, 같은 월급으로 시작했지만,
그 10년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어요.
동기들 결혼식에 갔어요. 하객으로.
돌잔치에 갔어요. 축의금 내고.
집들이에 갔어요. 와인 들고.
모두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속도로 살았어요.
결혼하고, 애 낳고, 집 장만하는 게 그냥 자연스러운 순서인 줄 알았어요.
근데 어느 순간부터 달라졌어요.
한 동기는 "우리 이번에 마포 들어갔어" 라고 했어요.
집들이 갔더니 새 아파트였어요. 아이 방도 따로 있었어요.
또 다른 동기는 애 교육 얘기를 하면서 "우리 학군지로 갔거든" 이라고 했어요.
당연한 듯이.
처음엔 그냥 들었어요.
근데 집에 오면서 자꾸 생각이 났어요.
‘얘네는 어떻게 한 거지?’
저는요?
10년 동안 전세를 6번 옮겼어요.
아이가 생기자 방이 하나 더 필요했고, 집주인이 올려달라고 하면 더 싼 동네로 밀려났어요.
통장에는 종잣돈 7천만 원.
월급은 올랐는데, 자산은 그대로였어요.
그때 처음으로 무서웠어요.
'우리 이렇게 살면 안 될 것 같아.'
아내가 이삿짐 박스 앞에서 혼잣말처럼 그렇게 말했을 때요.
마포 집들이 이후로 한참 지나서,
그 동기를 따로 만날 기회가 생겼어요.
밥 먹다가 가볍게 물었어요.
"야, 근데 어떻게 한 거야? 마포가 쉬운 게 아니잖아."
동기가 웃으면서 말했어요.
"나 엔비디아 좀 들고 있었거든."
순간 '아, 운이 좋았구나' 싶었어요.
그 시기에 엔비디아 들고 있으면 누구나 웃었으니까요.
지금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가지고 계신 분들처럼요.
근데 얘기를 계속 들었어요.
"처음부터 많이 산 게 아니야. 입사하고부터 매달 먼저 빼놓고 조금씩 모았어. 5년 넘게."
"먼저 빼놓는다고?"
"응. 월급 들어오면 쓰기 전에 먼저 떼놨어. 그 돈으로 꾸준히 모았고, 그게 어느 순간 꽤 불어 있더라고."
그 말이 머릿속에서 맴돌았어요.
운이 아니었어요.
아니, 운이 없었던 건 아닌데, 그 운을 잡을 수 있는 준비가 먼저 있었어요.
꾸준히 모아온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주가가 올랐을 때 그 수익이 '종잣돈'이 됐고,
그게 마포 아파트로 연결된 거였어요.
같은 시기를 살았는데, 다른 결과가 나온 건,
운의 차이가 아니라 준비의 차이였어요.
저도 그 동기들처럼 열심히 살았어요.
야근도 했고, 성과도 냈어요.
근데 10년 후가 달랐어요.
나중에 투자 공부를 하면서 알게 된 건데요.
결정적으로 다른 건 '월급을 쓰는 순서' 였어요.
대부분의 직장인은 이렇게 써요.
월급 들어옴 → 쓰고 남으면 저축
근데 자산이 쌓이는 사람들은 순서가 달라요.
월급 들어옴 → 먼저 빼놓고 → 남은 걸로 생활
단순해 보이죠. 근데 이게 진짜 달라요.
첫 번째 방식으로는, 10년이 지나도 남는 게 없어요.
쓰고 남으면 저축하는 사람 중에 실제로 매달 저축하는 사람은 거의 없거든요.
이유가 있어요.
인간은 눈앞에 있는 돈을 쓰도록 설계되어 있어요.
의지의 문제가 아니에요.
그냥 그렇게 되어 있어요.
제가 투자 공부를 시작하면서 처음 바꾼 것도 이거였어요.
월급이 들어오는 날, 자동이체 3개를 먼저 걸었어요.
종잣돈 통장. 투자 공부 비용. 비상금.
남은 돈으로만 한 달을 살았어요.
처음엔 빠듯했어요. 근데 신기하게 됐어요.
인간은 환경에 맞게 적응하거든요.
예전엔 200만 원도 다 썼는데, 150만 원으로도 살 수 있더라고요.
지금 저한테 주는 돈이 아니라, 5년 후 집을 살 나, 10년 후 투자할 나한테 미리 주는 거예요.
그 돈은 건드리지 않아요.
그게 종잣돈이 되고, 종잣돈이 투자로 연결돼요.
저는 종잣돈 7천으로 시작했어요.
5년 뒤 그게 20억이 됐어요.
그 출발점은 거창한 투자 전략이 아니었어요.
월급날, 먼저 빼놓은 그 돈이었어요.
예전의 저는 기준이 없었어요. 갖고 싶으면 샀고, 먹고 싶으면 먹었어요.
근데 기준이 생기면 달라져요.
이 지출이 5년 후의 나를 위한 건지, 지금 기분 좋으려는 건지.
이걸 딱 하나만 물어봐요.
대부분의 충동 지출은 여기서 걸려요.
억지로 안 써도 돼요. 기준만 생기면 스스로 조절이 돼요.
저축이 목적인 사람은 돈을 쌓아요.
투자가 목적인 사람은 돈을 움직여요.
저축이 목적이면, 돈을 얼마 모아야지, 통장에 쌓아야지 에서 사고가 끝나요.
결국 아끼고, 모으는 것에서 행동이 그치기 마련이죠.
하지만 저는 ‘투자’를 목적으로 생각해서
‘이 돈을 어떻게 굴리지?’, ‘이 돈을 어떻게 더 불리지?’ 고심하고 행동했어요.
저는 돈을 불릴 여러 방법 중 하나로 부동산을 택했고,
실제로 ‘투자’의 목적으로 매일같이 임장을 다녔어요.
태풍이 오는 날도 갔어요. 우산이 뒤집혀도 임장을 갔고,
정말 꾸준히 부동산 공부를 했어요.
그게 7천을 20억으로 만든 방법이에요.
그 동기가 엔비디아, 삼전닉스로 돈을 번 건 운이기도 했어요.
근데 그 운을 잡을 수 있었던 건, 5년 동안 먼저 빼놓은 돈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준비가 없었다면, 같은 시장에서 같은 기회가 와도 잡을 수 없었어요.
입사 동기와 자산이 5배 차이 나는 건, 능력 차이가 아니에요.
재능 차이도 아니에요.
월급을 쓰는 '순서'와 '기준' 이 달랐을 뿐이에요.
그리고 그 차이는, 첫 월급날부터 시작돼요.
얼마든 상관없어요. 5만 원도 돼요.
중요한 건 금액이 아니라, 순서예요. 먼저 빼놓는 것.
카드 명세서 하나면 돼요.
'어디에 쓰는지'를 아는 게 먼저예요.
지금 매달 30만 원씩 빼면, 5년이면 1,800만 원이에요.
거기서 투자가 시작돼요.
10년 전, 저는 아무것도 몰랐어요.
월급은 쓰는 거라고 생각했고, 나중에 벌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10년이 지나도 아무것도 안 바뀌었을 때, 알았어요.
나중은 오지 않는다는 걸.
지금 이 글을 읽는 분 중에, 동기들은 집 샀는데 나는 아직 전세인 것 같아서 불안한 분들 있을 거예요.
그 불안함, 맞아요. 신호예요.
월급 받는 날, 딱 하나만 바꿔보세요.
쓰고 남기는 게 아니라, 빼놓고 시작하는 것.
그 작은 차이가, 10년 후를 만들어요.
저는 7천으로 시작해서 5년 뒤 20억이 됐어요.
처음부터 잘 한 게 아니에요. 그냥, 순서를 바꿨어요.

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불과 2년 전에 별 차이 없었던 남편 지인이랑 엄청 벌어졌어요. 돈 쓰기에 바쁘더라고요. 코로나 전에는 작은 차이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벌어졌는데, 이후엔 유동성 때문인지 정말 순식간이더라고요. 아껴서 모으는지, 있는 돈으로 공부하고 투자했는지 이 두가지가 아주 큰 차이를 만드네요..
큼 금액은 아닌것 같은데 꾸준함이 승부를 가른게 아닌가 싶네요 저도 막연히 지츨이 많아서 안될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순서를 바꿔 봐야겠네요 마음을 움직이는 글 잛봤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