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만의 행복 10계명>
- 꺄르르 웃으며 행복해하는 딸의 모습을 볼 때
- 딸이 달려와 안아주며 사랑 표현을 할 때
- 아름다운 하늘 풍경을 바라볼 때(노을지는 풍경, 별로 가득찬 하늘)
-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음악 들으면서 자전거 탈 때
- 내가 계획했던 대로 하루 일과가 흘러갈 때(to do list를 다 끝냈을 때)
- 가족, 친구들과 수다 떨며 시간을 보낼 때
- 직장에서 내 능력을 인정 받았을 때
- 나무가 우거진 예쁜 길을 걸을 때(공원 산책할 때)
- 운동 후 씻고 나와서 널브러져 있을 때
- 어제보다 오늘의 내 모습이 더 마음에 들 때(점점 더 좋은 사람으로 나아가고 있단 생각이 들 때)

<남편의 행복 10계명>
- 통장(입출금, 증권 등) 혹은 자산 모아보기 했을 때 우리 가족의 안전을 보장 할만한 적당한 여유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걸 재확인 했을 때
- 나를 포함하여 가까운 가족들이 각각 건강에 큰 이상 없고 여러 가지로 잘 살아 가고 있는 모습을 볼 때
- 주기적으로 친한 사람들과 할 수 있는 모임 구성
- 화이트 와인과 재즈음악(재즈바)
- 주기적으로 낯선 곳으로의 여행(장거리) 혹은 장기휴가 갈 수 있는 여건
- 하루의 시간을 내 마음대로 설계할 수 있는 자유로운 상황
- 의, 식, 주 관련 고민이 없을 때(화려하지 않아도 기본적인 수준은 충족)
- 몰입할 수 있는 개인 취미나 소일거리 보유
나이먹어서도 계속 흥미롭게 배울 만한 주제 & 그럴 수 있는 여건(건강, 체력, 금전적 여유 등) - 가족(아내, 자녀)과 좋은 사이를 유지하며 지낼 수 있는 금전적 여유와 시간 확보
자녀가 올바른 성인으로 잘 자라서 독립하는 모습. 어느 정도 그걸 지원해 줄 수 있는 여건 확보.
<내가 그동안 써왔던 소비 내역과 나를 행복하게 하는 중요한 10가지를 비교해보며 느낀 점>
지출을 기반으로 한 행위 중 내게 행복을 주는 것들도 분명 있다. 맛있는 커피를 마실 때, 여행을 다닐 때에도 물론 행복하다. 그런데 날 가장 행복하게 하는 10가지를 써보니 둘 다 10가지 안엔 들지 않았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여행 그 자체보다는 여행을 앞두고 계획을 세울 때의 설렘이 날 더 행복하게 만들어줬고, 여행 중에도 여행 그 자체가 주는 행복보다는 여행 중에 예쁜 풍경을 보았을 때, 남편과 예쁜 길을 걸었을 때 행복했던 것이었다. 일에 치이며 바쁘게 지내던 일상에서 벗어나 오롯이 우리 가족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여행이 주는 행복이었다. 그런데 이 행복은 반드시 여행을 가야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평소 가고 싶었던 카페에 책을 읽으러 간 적이 있었다.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작업을 하거나 책 읽는 걸 좋아한다 생각했었는데, 그 날은 ‘내가 카페에서 책 읽는 걸 진짜 좋아하나?’란 생각이 들었다. 카페 인테리어나 내부 분위기는 너무나 취향저격이었지만 조금은 불편한 의자에 주위 소음으로 독서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음료와 디저트 값으로 15,000원에 가까운 비용을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나 싶었고 어쩌면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잘 모른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만의 행복 10계명을 쓰는데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어디에서 행복을 느끼는지 깊이 고민해본 적이 없어서 그저 내가 나를 위해 무언가를 사고, 돈을 쓰는 행위 자체가 행복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타인에게 내가 이만큼 잘 먹고 잘 살고 있다고(?) 과시하고 싶은 마음에 그랬던 것 같다. 내 안의 행복의 순간보다는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내 삶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더 많이 신경썼던 건 아닐까 싶다. 사실 그들은 내 삶에 전-혀 관심이 없는데도 말이다.
내게 행복을 주는 10가지는 대부분 일상 속에서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소소한 것들이었다. 바쁜 일상에 치여 이 소소한 행복을 인지하지 못한 채 그냥 흘려보냈고, 무언가 거창한 것, 1년에 한 두번 있을 법한 그럴듯한 일들이 날 행복하게 해준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순간에 행복을 느끼는지 좀더 고민해보며 매년 10계명을 업데이트 해나가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