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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기다리면 싸지겠지” 집값보다 먼저 봐야 할 5가지

3시간 전 (수정됨)

“지금은 너무 올랐어요. 조금 조정 오면 그때 사게요”

내 집 마련을 고민하는 분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정말 자주 듣는 말입니다.

 

2년전 이렇게 말씀하셨던 분을 얼마 전 다시 만났습니다. 그분은 여전히 집을 사지 않으셨는데 달라진 것이 있었습니다. 사려던 집의 가격만 오른 게 아니라 지금 살고 있는 집의 전세 보증금이 올랐고 그 돈을 마련하려고 받아야 할 대출도 함께 늘어 있었습니다. 집을 사지 않았는데 기다리는 동안 필요한 돈은 오히려 더 늘어났습니다.

 

집값이 많이 올랐을 때 기다리고 싶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마음입니다. 같은 집이라면 조금이라도 싸게 사고 싶고, 가격이 많이 올랐다면 조정을 기다렸다 사는 것이 더 합리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시장에서는 조금 다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2026년 7월 서울에서 생애 처음으로
집합건물을 매수한 건수는 7,500건을 넘어섰습니다. 2021년 11월 이후 4년 8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입니다. 특히 30대가 4,300건으로 전체의 57%를 차지했습니다.

 

단순히 조금 늘어난 정도라고 보기에는 2020년부터 2025년까지 7월 서울 생애최초 매수는 평균 5,158건이었는데, 올해 7월은 7,552건으로 과거 6년의 같은 달 평균보다 약 46% 많았습니다.

 

물론 이 숫자를 보고 “사람들이 많이 사고 있으니 지금 무조건 집을 사야 한다” 라고 생각하는 것은 조금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재산세 과세기준일 이후로 잔금을 잡았거나 대출 관리 강화를 앞두고 잔금 일정을 당긴 영향도 일부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여기서 생각해봐야할 것은 기다리는 동안 집값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전세 매물이 줄고 월세화가 빨라지면서 주거비 부담 역시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실거주 의무 강화와 전세 매물 감소, 빠른 월세화에 따른 주거비 부담 상승 역시 최근 생애최초 매수가 늘어난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집을 사지 않고 기다리는 동안에도 전세보증금은 상승하고 필요한 대출은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 집 마련에 필요한 돈 자체가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지게 됩니다. 그렇다면 집값이 많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기다리는 것이 정말 더 나은 선택인지도 직접 따져봐야 합니다. 

 

“집값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내 집 마련을 계속 미뤄도 괜찮을까요?”

 

이런 생각이 들때 마다 집값을 보기 전에 먼저 확인할 다섯 가지를 말씀드립니다. 첫번째는 대부분 아예 생각해보지 않는 항목입니다.

 

 

1. 기다리는 것도 공짜가 아니다

내 집 마련을 고민할 때 대부분은 집을 사는 비용부터 계산합니다. 대출이 얼마인지, 이자가 얼마인지, 취득할 때 얼마가 필요한지를 꼼꼼하게 따집니다. 당연히 해야 하는 계산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집을 사지 않는 비용은 계산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종잣돈 2억 원을 가진 분이 ①전세 5억 원(전세대출 3억)에 2년 더 머무는 경우와 ②6억 원짜리 집을 사서(주담대 4억) 2년 보유하는 경우입니다.

항목

2년 더 기다릴 때

2년 보유할 때

대출 이자 (연 4% 가정)

약 2,400만 원

약 3,200만 원

취득 비용

약 660만 원

자기자본 2억 기회비용 (연 3%)

약 1,200만 원

약 1,200만 원

보유·관리·수선

약 400만 원

2년 합계

약 3,600만 원

약 5,460만 원

여기서 봐야하는 건 두가지 입니다.

 

첫째, 기다리는 쪽 칸이 비어 있지 않다는 것. 즉, 집을 사지 않아도 2년에 3,600만원이 나가게 됩니다. 둘째, 두 칸의 차이가 약 1,860만 원 월로 나누면 약 78만 원이라는 것. 생각보다 큰 금액일 수도, 예상보다 작은 금액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단순 예시입니다. 실제 금액은 각자의 금리, 보증금, 주택 가격, 주택 수, 지역에 따라 달라집니다. 원리금 중 원금은 비용이 아니라 자산으로 남는다는 점, 그리고 이 표에 집값 등락이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다는 점도 함께 보셔야 합니다.

 

물론 이 말이 “집을 무조건 사는 게 유리하다”를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집을 사는 데 비용이 드는 것처럼, 집을 사지 않고 기다리는 데에도 비용이 듭니다.

 

최근 임대차 시장을 보면 이 계산의 필요는 더 커졌습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 집계에 따르면 2026년 8월 4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광고 매물은 2만803건으로 2024년 같은 시점(2만6,599건)보다 21.8% 줄었고, 전월세 광고 매물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35.4%에서 45.8%로 높아졌습니다. 집을 사지 않을 경우 늘어나는 비용이 점차 커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2. 얼마나 올랐나? vs 비싼가?

“작년에 8억이던 집이 9억이 됐어요. 1억이나 올랐는데 사도 될까요?” 이런 질문을 정말 많이 받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두 가지 질문이 섞여 있습니다. “이 집이 얼마나 올랐는가?” 그리고 “이 집이 지금 비싼가?”

 

가격이 1억 올랐다는 것은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비싼지를 판단하려면 가격과 가치를 비교해야 합니다.

 

5억에서 한 번도 오르지 않은 집이라도 찾는 사람이 계속 줄어드는 곳이라면 싸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이미 오른 집이라도 오랜 기간 살고 싶어 할 이유가 분명하다면 “올랐으니 비싸다”고 결론 내리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얼마나 올랐나?”보다 “이 집은 10년 뒤에도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할 이유가 있을까?”라는 질문이 더 의미가 있습니다. 

 

직장으로 이동하기 편한지, 교통은 괜찮은지, 생활이 편리한지, 아이를 키우기 좋은지, 비슷한 가격의 다른 집과 비교해 굳이 이 집을 고를 이유가 있는지.

 

물론 10년뒤 모든 집이 다 오른다고 장담할 순 없습니다. 서울이라고 모두 오르지 않고, 좋은 입지라고 중간에 떨어지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가격을 맞히려 하기보다 장기간 수요가 유지될 이유가 있는 집인가를 먼저 고려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부분입니다.

 

 

3. 사고 싶은 이유 = 가치

“제가 사고 싶은 집은 너무 비싸졌어요” 혹은 “지금 예산으로 살 수 있는 곳은 별로 사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선택지는 둘 중 하나처럼 느껴집니다. 사고 싶은 집을 무리해서 사거나, 마음에 들지 않지만 살 수 있는 집을 사거나.

 

개인적으로 이 둘의 경계를 조금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어떤 집을 사고 싶은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출퇴근이 편해서, 동네가 마음에 들어서, 아이 키우기가 좋아서, 단지가 쾌적해서, 주변에 필요한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서.

 

그런데 이런 이유를 하나씩 뜯어보면 꼭 나만 좋아하는 조건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이유로 그 집을 좋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니까 ‘사고 싶은 마음’을 무조건 감정적인 선택이라고 지워버릴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이렇게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나는 왜 이 집을 사고 싶은가?” 그리고 그 이유가 나만의 취향인지, 많은 사람이 공통적으로 원하는 가치인지 구분해보는 겁니다.

 

그런데 이걸 어떻게 구분해야할까요? 조건을 하나씩 빼보는 것입니다. 내가 이 집을 사고 싶은 이유를 다섯 개쯤 적습니다.

 

역까지 도보 7분, 초등학교 바로 옆, 대단지, 남향, 상권 가까움 같은 식으로. 그리고 그중 하나만 빠진 단지를 찾습니다.다른 조건은 비슷한데 역까지 15분인 단지, 다른 건 비슷한데 세대수가 적은 단지를 찾는 겁니다. 그 다음 두 단지의 실거래가를 최근 1~2년 치로 나란히 놓고 봅니다.

 

가격 차이가 꾸준히 벌어져 있다면 그 조건은 중요하고 나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 남들도 돈을 더 내고 사는 조건이라는 의미를 갖습니다. 반대로 가격 차이가 거의 없거나 시기에 따라 뒤집힌다면 그리 중요한 좋건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내 집 마련을 잘하는 것이 꼭 사고 싶은 집을 포기하고 사야 하는 집을 억지로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원하는 집을 얻기 위해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지는 것도 아닙니다. 내가 사고 싶은 이유를 최대한 많이 가진 집을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가격 안에서 찾는 것. 이게 현실적인 내 집 마련에 더 가깝습니다.

 

 

 

4. 좋은 집? 버틸 수 없다면 No!

“그럼 좋은 곳이면 조금 무리해서라도 사야 하나요?” 10년 뒤에 좋은 자산이라 해도 10년을 버틸 수 없다면 조심해야합니다. 그래서 보수적으로 현재 매달 안정적으로 저축하는 금액의 약 2/3 안에서 월 원리금을 감당할 수 있는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월 150만 원을 저축한다면 월 원리금 100만 원 안팎에서, 월 300만 원이라면 200만 원 안팎에서 감당 가능한 집부터 살펴보는 방식입니다. 남은 1/3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아이에게 갑자기 돈이 들어갈 수도 있고, 수술비가 필요할 수도 있고, 소득이 일시적으로 줄 수도 있습니다.

 

집을 샀다는 이유로 저축이 멈추고 매달 상환 걱정부터 해야 한다면, 그 집이 주는 거주 안정성도 크게 느끼기 어렵습니다. 좋은 집을 찾는 것만큼 중요한 건, 그 집을 오래 가지고 있을 수 있는 상황이 유지되는 것입니다. 

 

 

5. 경험하지 못하면 모르는 비용

아이를 키우다보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 자체가 꽤 큰 일이 됩니다. 어린이집에 적응하는 데 몇 달이 걸리고 친구를 만들고 익숙해지는 과정에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이사를 가는게 이삿짐 센터에 얼마를 내느냐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죠. 즉, 거주 안정성이 보장되지 못해 계속해서 이사를 가는 상황이 여러가지로 다른 비용이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임차인에게도 법적 보호 장치가 있습니다.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임차인은 계약갱신요구권을 1회 행사할 수 있고 갱신되는 임대차 기간은 2년으로 봅니다. 다만 임대인 또는 그 직계존속·직계비속의 실제 거주 등 법정 사유가 있으면 거절될 수 있습니다.  임차인으로 사는 동안에는 그 집에서 언제까지 살지에 대한 결정권을 온전히 혼자 갖기는 어렵습니다.

 

반대로 내 집을 갖는다는 것은 단순히 집을 사는 일이 아닌 ‘내가 원한다면 여기에서 계속 살 수 있다’는 선택권도 함께 갖게 됩니다. 예시로 계산했던 월 78만 원의 차이는 결국 이 선택권과 앞으로의 주거 안정성이 생깁니다. 

 

 

이번주에 딱 두 가지만 기억하세요

첫째, 앞으로 2년 동안 지금 집에서 살 때 들어가는 주거비를 적어보세요.

전세대출 이자, 월세, 보증금으로 묶인 돈의 기회비용, 계약이 끝났을 때 추가로 필요한 자금까지. 정확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기다리면서 발생하는 비용을 직접 계산해 보는 것입니다.

 

둘째, 사고 싶은 후보 단지 2~3곳을 정해 직접 가보세요.

역에서 집까지 걸어보고, 회사까지 출근한다고 생각해보고, 장을 보고 아이와 생활한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3번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조건 하나가 빠진 단지도 같이 보시면 더 좋습니다.

 

 

집값이 지금 비싼지, 앞으로 오를지 떨어질지는 아무도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지금 사는 선택도 얼마든지 틀릴 수 있습니다. 가격이 내릴 수도 있고, 이자 부담이 예상보다 커질 수도 있습니다.

 

대신 내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을 확인하고 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다리는 동안 내가 얼마를 써야 하는지

10년 뒤에도 이 집을 찾을 사람이 있을 이유가 있는지

그리고 그 시간을 버틸 수 있는 돈의 구조가 되어 있는지

 

오른 가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10년을 생각했을 때 내가 오래 살고 싶고 다른 사람도 계속 살고 싶어 할 집인가 그리고 그 집을 내 삶이 흔들리지 않는 가격에 살 수 있는가

 

지금 내 집 마련을 고민하고 있다면 과거보다 올라버린 가격보다 이 두 가지를 먼저 들여다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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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턴
전문 분야내집마련 · 부동산투자 · 재테크달성 인증10억경력7년차 실전 투자자 (누적 40건 이상 매수·전세·매도 계약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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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깡슈닝
26.08.19 07:45

따져보니 기회비용도 돈이네요! 계산해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여우라이프
26.08.19 09:09

오!! 감사합니다. 보류도 비용발생. 기회비용 고려하기 . 감사합니다 ♡

꿀하우스
26.08.19 09:31

정말 좋은 칼럼을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 마치 한 페이지 강의 같이 느껴지네요~ 몇 번을 읽어도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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