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방정식』
21. 돈에 관한 나의 유일한 목표
독립적인 삶은,
돈으로 살 수 없는 최고의 투자 수익률을 보장한다.
p. 353
찰리 멍거는 젊은 사람들에게 돈을 가르치면 그들이 보이는 반응은 딱 두 가지라고 말했다. 즉시 이해하거나 전혀 이해하지 못하거나, 둘 중 하나라는 것이다.
p. 354
돈에 관한 내 유일한 목표는 매일 밤 가족이 무사함을 감사하며 평온한 마음으로 침대에 눕고, 내일도 내가 원하는 일을 원하는 사람과 원하는 만큼 하며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잠이 드는 것이다.
주식 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올리는 일에는 아무런 흥미가 없다. 이웃의 관심을 끌려고 애쓰지도 않는다. 그런 일은 외면적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행위에 불과하다. 외면적 기준에 집착하다 보면 나 스스로 얼마나 행복한지가 아니라, 다른 사람보다 물질적으로 얼마나 풍족한지에 따라 승리를 정의하게 된다. 그건 내게 전혀 의미가 없는 게임이다. 독립적인 삶은, 돈으로 살 수 없는 최고의 투자 수익률을 보장한다. 그런 무의미한 게임과는 비교할 수도 없다.
p. 356
삶의 방식은 너무나 다양하고, 인간은 지극히 불완전하다. 모든 일을 올바르게 하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도 여러 해에 걸쳐 수없이 생각을 바꿔가며 살았다. 우리가 생각을 바꾸는 과정에서 얻어야 할 교훈은, 자신이 가진 믿음의 어떤 부분이라도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돈이라는 게 얼마나 성가신 물건인지를 아는 사람은 복잡함 속에서 안정을 구하기보다 단순함의 가치를 더 소중하게 여길 것이다.
우리 가족이 돈을 생각할 때마다 지침이 되어주는 단순한 원칙을 소개한다.
- 수입보다 적게 지출한다.
- 조용한 복리 성장을 추구한다.
- 돈을 섬기는 대신 돈의 섬김을 받는다.
- 나만큼 나를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 독립은 부다.
- 건강도 부다.
- 좋은 조상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 가족을 사랑한다.
p. 357
벤저민 프랭클린은 정직함이 최고의 도덕이라기보다 최고의 ‘정책’이라고 말했다. 정직함은 당신의 삶에 도움을 주고, 높은 위치를 선물하고, 더 많은 돈을 벌게 해준다.
친절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남들을 친절하게 대해야 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도덕적인 이유고, 다른 하나는 이기적인 이유다.
도덕적인 차원에서 남에게 친절을 베풀어야 하는 이유는 친절한 말과 행동을 통해 타인에게 공감을 표현할 수 있고, 그것이 도덕적으로 올바른 일이기 때문이다. 이기적인 측면에서 타인을 친절히 대해야 하는 이유는 세상을 살다 보면 남들의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 숱하게 찾아오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풀고 호감을 얻어야만 그들의 협조도 얻을 수 있다.
p. 358
돈에 대한 나의 마지막 조언은 하나다. 운이 좋을수록 친절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돈이 많으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남들에게 더 효과적으로 알릴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남들의 진정한 모습을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다.
당신이 운이 좋아 풍요로운 시대에 태어나고, 부유한 지역에 살고, 세상을 배우고, 자신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게 됐다면(그건 당신 이전에 이 세상에 왔었던 1,000억 명의 사람들이 축적한 노력과 지혜 덕분이다), 그럴수록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
돈을 이용해서 당신이 쌓아 올린 훌륭한 삶을 더욱 빛나게 할 수는 있다. 그러나 돈 자체만으로 훌륭한 삶을 쌓아 올리지는 못한다.
드디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저자와 싸웠다. 당신은 여유가 있으니까, 많이 벌었으니까, 가진게 많으니까 그렇게 속편한 소리 하는 거 아니냐고. 나는 집도, 아내도, 가족도, 투자경험도, 두 자릿수의 수익을 올려본 적도 없어서 당신의 말이 가진 자의 거만함으로 느껴진다고. 하지만 내 분노는 저자에게 전해지지 않는다. 나 혼자 분노하고 나 혼자 삭힐 뿐이다.
그냥 열심히 노력해서 원하는 곳에 취직을 하고, 그곳에서 성실히 일하다보면 집도 사고, 결혼도 하고 그럴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월급의 절반 이상을 저축해도 모인 돈은 그리 많지 않았고, 부모님께 기대할 부분이 없었기에, 그렇게 모인 돈을 투자하기에는 두려움이 너무 컸다. 이 투자를 실패하면 내 삶이 망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두려움에 떨며 아무것도 못하는 동안 어떤 이들은 부모님의 원조를 받아 집을 장만하고,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렸다. 비빌 언덕이 있는 것이 부러웠다. 그들 스스로 아무 자산도 모으지 않고 그랬을 거라고 지레짐작하고 부러워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분명 부모님이 주신 것 이외에 본인들의 노력으로 일군 것도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마이너스나 0에서 시작한 건 아닐테니 그정도는 부러워해도 되지 않나 싶다.
내가 그들을 부러워한 부분은 실패했을 때 0이나 마이너스가 되지 않을 수 있었다는 점. 사회생활을 시작함과 동시에 집을 마련해주는 부모님이 계셨다는 점이다. 안타깝게도 나의 부모님은 그렇지 못하셨다. 하지만 원망하지 않는다. 만약에 그렇게 부유했다면 형제끼리 그 유산을 가지고 싸웠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난 늘 수입보다 적게 지출했다. 갚아야 할 대출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직하게 대출을 연체하지 않고 꼬박꼬박 갚았다. 대출을 모두 갚은 후에는 꾸준히 저축을 했다. 그 꾸준함이 없었다면 지금의 작고 소중한 종잣돈도 없었을 거다. 사치를 하지 않고, 정직하게 적금을 계속 부었지만 사실 그건 미련한 행동이었다. 『돈의 대폭발』을 읽었을 때 비로소 그때의 내 경제적인 판단과 행동이 얼마나 경제적이지 못했는지 알았다. 그렇게 미련하게 행동했기 때문에 자산을 형성하지 못했고, 금전적으로 부유하지 못하다는 판단은 내 마음까지도 가난하게 만들었다. 이 책의 저자가 “돈 자체만으로 훌륭한 삶을 쌓아올리지는 못한다”라고 하는 모습을 보고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 대답했다. "그만큼의 돈을 부모 도움 없이 스스로 쌓아올렸다면 그 자체로 훌륭한 삶이다"라고.
이 책의 모든 내용을 부정하거나 저자가 하는 말이 ‘틀렸다’라는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저자에게 알려주고 싶은 거다. 당신의 이야기는 ‘경제적인 축적과 만족’을 이룬 사람에게 통용되는 것이라고. 이 책의 추천사를 쓴 크리스 데이비스도 아마 모건 하우젤과 비슷하게 경제적인 축적과 만족을 이루었기에 이 책을 오스카상에 걸맞는 완벽한 ‘완성작’이라고 말한 것 같다. 오스카상은 영화인 그리고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가치있는 상이다. 삶이 힘겹고 고된 사람들에게는 의미가 없다.
책에 대해 여러 가지 부정적인 표현들을 써놓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하고 있다. 언젠가 나 스스로 만족할 만한 ‘경제적인 축적’, 부유함을 이룬 뒤에 이 책을 다시 읽으면 어떤 느낌일까. 그때는 저자의 말에 동의하게 될까. 그때도 지금처럼 분노하고 있을까. 아무쪼록 전자이기를. ‘부’라는 것을 완성해보고 싶다. 나를 위해서. 그리고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확인해보고 싶다. 지금의 나는 돈이면 다 해결된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이 생각이 맞는지 시험해볼 기회를 마주하고 싶다. 그 기회를 맞이한다면 사실 이 생각이 맞는지 안 맞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을 것 같다. 그때는 분명 ‘여유’를 가지고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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