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도서후기

[체스트넛]인생은 순간이다 독서 후기

  • 24.05.07

인생은 순간이다 – 김성근


내 일을 사랑하는가..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일을 이렇게 사랑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내 일이 좋고 즐겁다고 생각하지만 오래 하지는 못 할 것이라고 늘 생각했다. 나이가 들어서 눈이 안 좋아져서 등등의 이유로..

어쩌면 저자만큼 내 일에 대한 애정이 없었던 건 아닐까.. 전부를 좋아하긴 어렵지만 좋은 부분이 싫은 부분을 상쇄할 만큼 크다면 충분히 맞는 일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오히려 이 책을 읽고 나니 일이 나에게 무언가를 주고 뿌듯함을 줘서가 아니라 그냥 맹목적으로 좋다는 느낌이 더 중요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좋다고 생각했던 게 사실 진심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좋은데 그만 둔다거나 대체할만한걸 찾는다는 건 이상하니까.. 어느정도는 직업으로 대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투자공부 시작하고 처음으로 느낀 슬럼프

작년에 투자공부를 시작하면서 한 10년 뒤면 은퇴하겠구나 생각했다. 그래서 투자를 해놓고 은퇴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월부에 들어왔다. 그런데 일년쯤 하다보니 처음에 그래, 10년 할수 있지. 10년 뒤 은퇴하고 투자하면 되겠구만 했던 가벼웠던 마음이 점점 무게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무엇이든 성공하려면 그만큼의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 하는데 과연 내가 투자에 그만한 시간을 들일 수 있는지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내 일을 더 열심히 하는 게 효율이 더 나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면서 투자 공부에 대한 확신이 흔들리게 됐다. 그러다 보니 저번달에는 거의 임보를 놓는 수준에 이르렀다. 다행히 동료의 조언을 듣고 이번달에 마음을 다잡고 다시 매일을 진행중이다.


사실 상황은 동일하다 저번달이나 이번달이나 시간에 쫓기는 것은 같고 임보를 쓰는 실력도 고만고만하다. 그런데 무엇이 달라졌는지 생각했다. 나의 슬럼프는 고통스럽지 않았다. 그저 아무것도 하기 싫었을뿐.. 무엇이 힘든 건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냥 귀찮은 생각만 들었다. 지금과 달라진 것은 나의 의지 뿐이다.


힘이 든다거나 나이를 먹어서 이제는 못 하겠다는 의식은 전혀 없다. 사실 그런 의식이 끼어들기 시작하는 순간 몸이 늙는다. 아까까지는 잘 되던 것이, ‘힘들다’ 생각하기 시작하면 갑자기 힘들게 느껴진다. 한계란 그런 것이다.

힘이 든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한구석에서는 이 길을 떠나겠다는 마음을 품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시작부터 목적지에 곧바로 도달할 수는 없지 않은가. 목적지를 향해 가는 길에는 걷기 쉬운 평야가 있는가 하면 산도 있고 바다도 있다. 목표가 높으면 높을수록 오르기 어렵고 그만한 고통이 있다. 시간도 걸린다. 힘든 게 당연하다. 그래서 살아가면서 제일 베스트는, 힘이 들어도 힘이 든다고 의식하지 않는 사람이다. 힘들 때도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


여기서 저번 달의 슬럼프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사실은 힘드니까 어떤 핑계를 대서라도 그만 두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지난 달 투자 공부를 놓고 했던 게 무엇이었는지 돌아봤을 때 유투브를 본 게 다였다.  


돈의 속성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이 있다.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주도하는 삶’ 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내가 자의적으로 하고 가치를 느끼면 그것이 워라밸이고 소확행이다. 그들이 말하는 일과 삶의 균형 속에서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삶’이란 부분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 그 남은 시간에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의미 있는 인생을 보내는가? 혹시 그 삶이라는 부분이 친구랑 어울려 다니고 커피숍에서 노트북을 열어 놓는 것이라면 무언가 크게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동료의 따끔한 충고를 듣고 그때 든 생각은 부끄러움 이었다. 나는 성인이고 그만두려면 그만 두면 되고 하고 싶으면 할 자유가 있었는데 가운데 어정쩡하게 서서 징징대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뀌지 않는 상황 속에서 내 마음가짐만 달라졌을 뿐인데 힘듦을 견디는 능력도 훨씬 좋아졌다. 해야되니까 해야지도 아니고 할수밖에 없으니 하는것도 아니고 하고 싶고 좋아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다고 재미가 없어지면 언제든 그만 두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모든것이 바뀌었다.


10년도 무수한 하루가 모여서 이루어진다.

무심코 보낸 하루가 나중에 엄청나게 큰 시련이 된다. 어떤 핑계도 대지 않고, 포기하지도 않고 오늘 하루에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살아야 한다. 그러면 언젠가는 이긴다. 그것이 야구가 내게 가르쳐 준 인생이다.

…거북이같이 우직하게 걸어가는 사람들은 당장은 어렵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프로세스를 배우고, 엉금엉금 기어 끝내 제 갈 길을 간다. 무슨 일이 닥치든 포기하지 않고, 순간 순간 재치로 대충 모면하려 하지 않고 그 속에서 온몸으로 부딪히며 괴로움을 느낀다. 인생은 그렇게 살아야 한다.

…어떤 핑계도 대지 않고, 포기하지도 않고 오늘 하루에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살아야 한다. 그러면 언젠가는 이긴다.

처음에는 10년도 가능할 거라 생각했는데 아마도 그냥 흘러가는 10년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나의 20~30대를 생각하면 <그때 힘들었지만 할 만했어> 로 기억한다. 그런데 어제를 기억하면 아.. 어제 잠도 못자고 임보 썼지.. 어제 몇만보를 걸어서 다리가 묵직하다. 등등 구체적인 고통만 생각난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했던가.. 어쩌면 10년 뒤 나도 지금을 생각하면 세세한 고통 보다는 힘들었지만 할만했다고 기억할 수 있을거다. 지난 달과 이번 달의 차이를 생각하면 지난달엔 몸은 편했지만 마음은 너무 불편했지만 이번 달은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편하다. 죄책감 free~


하루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는 생각으로 오늘 하루도 보내야겠다.


BM 포인트

소소한 즐거움을 찾고 지속하는 것, 힘듦을 힘들다고 인식하지 않는 것..

어렵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프로세스를 배우고 엉금엉금 기어 끝내 제 갈 길을 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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