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회사 일로 너무 바쁜 주간이었다.
오늘 하루 단 10분도 마음 편히 지내질 못했다.
점심시간엔 밥 먹는 거 포기하고 끙끙거리고 잤다.
자고 일어나 허겁지겁 점심을 먹고 체했다.
오늘까지 월부 과제 제출 해야 하는데 종종거리는 마음으로 퇴근을 했다.
지친 나를 보고 남편 왈
“회사 일 좀 한가해지면, 아니면 내년에 육아휴직 쓸거니까 그때 강의 듣고 공부하는 건 어때?”
“그렇지. 근데 다른 사람들 다 일하면서 해.”
무심하게 대답했지만 남편의 말에 아주 잠깐 동공이 흔들렸다.
‘투자 공부하기 좋은 때는 절대 오지 않는다.’ 너바나님의 말씀에 밑줄을 다시 긋고 다짐한다.
육아휴직을 하기로 한 1년만 투자 공부를 할 것도 아니고 어차피 내 일과 같이 가야한다.
지친 나와 같이 가는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는 것.
2.
스무살, 서른살이 되었을 때 뜻하지 않는 인생의 변환점을 맞았다.
그래서 마흔을 오매불망 기다렸다.
친구가 우리나라에서 마흔을 이리도 기다리는 서른 아홉 살은 나밖에 없을 거라 했다.
힘든 일이 사방에서 몰아치던 서른 아홉을 버틸 수 있었던 건
스물, 서른이 그랬던 것처럼 마흔이 되면 다른 문이 갑자기, 말도 안 되게 열릴거라는 나의 확신때문이었다.
그런데, 정말 말도 안되게, 역시나 마흔이 되니 나를 힘들게 했던 주변 환경들이 정리가 되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역시 내가 마흔까지 버티길 잘했어.
마흔의 문을 열고 들어와 두리번 두리번 거렸다. 어디 새로운 거 없나? 있을텐데, 어디 있지?
마흔을 이렇게 보낼 수 없다고 열심히 책을 읽고 두리번 거리다가 들어온게 월부다.
찾았다.
오매불망 기다린 마흔의 새로운 문은 월부다.
월부를 내 인생의 의미로 만들거다.
될 수 밖에 없다.
3.
월부공부에 긍정적인 남편과 오늘 벌써 싸웠다.
큰소리가 몇 마디 오갔고, 일곱 살 딸이 “지금 엄마아빠 싸우는 거야?”라고 물었다.
평소 같으면 “아니야~ 대화 한거야.”라고 할텐데, 오늘은 “응. 싸운거 맞아.”라고 대답하니 딸이 당황한다.
회사일도 너무 바쁘고, 체력도 안되고, 과제는 올려햐 하고, 그 바쁘고 지친 마음의 날섬이 남편에게 향했다.
남편이 욱 했다.
너무 지쳐 같이 욱 할 힘도 없었다.
멘탈 나갈 때, 감사일기가 즉방이라는 너바나님의 말씀.
남편, 감사합니다....
아직 마음이 다 안 풀렸나보다. 자세히 뭘 감사해야할지 모르겠다.
오래동안 투자 공부는 지친 나와 같이 갈 거니까 가족이 알아주길, 남편이 더 이해해주길, 남편도 변해주길 바라고 서운해하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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