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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딸, 그동안 고마웠어♥ (Dear My Kitty)

24.06.19


2016 냥쿠



To 냥쿠



너를 처음 만났던게


대학교 4학년이 되던 때였으니


2007년 겨울인가부다


눈도 못뜨고, 아직 배변을 못하던 녀석을 분양받아 와서는


똥오줌 못가린다고 참 많이 혼냈었는데


..


2번의 자취방에서 나와 함께 해주었고


졸업후

본가로 들어올때는 도둑고양이는 버리고 들어오라는 엄마에게


'젖먹여 키운걸 어떻게 버리고 오냐며'


함께 들어왔고,


그렇게 넌 동생방에 자리를 잡았지


.. 그 때 너는 화장실을 가르켜주지 않아도,


처음온 우리집

욕실 배수구에 엉덩이를 조준하고 소변을 봤던,

본가에서는 배변으로 말썽을 한번도 피운 적이 없는 똑똑한 고양이었어


동생이 시집갈 때까진 그렇게 그 방이 니방이 되었고

그 뒤론 내가 장가가기 전까지, 아빠랑 같이 살았지


..


처음엔 찾아올때 위 사진처럼 드러누와서


'아빠 오늘은 자고 갈꺼지?' 하고 늘 같이 자던 침대에서 먼저 누워있는 너를 두고

엄마집 문을 닫고 나오는게 너무 미안했는데


..


그리고 어느덧


자주 찾아오지 않는 아빠를 점점 잊혀져 가는지


반겨주지 않는 니가 참 섭섭했는데


..


그리고는 진짜딸 금룡이가 태어났고

금룡이가 고양이를 진짜진짜 좋아할때가 되었을 때는


..


이제 잊어버린 아빠를 보러 너는 침대밑에서, 옷장위에서 내려와주질 않았어


..


금룡이가

'아빠~ 고양이 만지고 싶어'


할때


'오늘은 겁이 나는거같애. 다음에 나오면 쓰담쓰담 해보자~'


하고 갔던게..


너의 마지막 모습이었구나


..


언니랑 아빠가 무척 보고싶었을텐데


넌 아빠가 떠나간 그 방을 9년을 더 지키다가,


어제는 금룡이 3번째 생일이었고,

너를 잊지마라는 듯, 같은 날을 무지개 다리를 건너는 날로 정했구나


그래도 어젠 부산으로 갔었던 언니를 마지막으로 보아서 다행이었겠구나


고마웠어, 그리고 미안해 우리딸~




Dear My Kitty


2007.01~2024.06

"Nyang Koo"













이제 곧 부산임장 가게 되면, 자주 보길 기대하고 있었는데..

기다리게해서 미안해


댓글


초로
24.06.19 23:47

에구구 냥이 ㅠㅠ 저도 냥이를 키우면서 애기가 생겨 걱정했었는데 지금은 함께 질 지내고 있어요🥹 냥쿠도 잊지 않고 있을거에요😭😭

marria
24.06.20 00:07

너무도 예쁜 고양이었네요 금룡이님 글을 읽는데 냥쿠도 그렇고 냥쿠를 생각하는 금룡이님의 마음이 느껴져서 주책맞게 눈물이 그렁그렁,,, 🥺 그래도 냥쿠는 행복했던 기억을 가지고 무지개 다리 건넜을꺼에요 🥹

화채
24.08.29 22:27

저도 삼냥맘이라 글 읽는데 눈물이 왈칵 났습니다 ㅜㅜ 아직 저에겐 먼 일 같아 준비 못하고 있는데 ... 아무리 잘 갔어도 마음 많이 힘드실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