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 냥쿠


To 냥쿠
너를 처음 만났던게
대학교 4학년이 되던 때였으니
2007년 겨울인가부다
눈도 못뜨고, 아직 배변을 못하던 녀석을 분양받아 와서는
똥오줌 못가린다고 참 많이 혼냈었는데
..
2번의 자취방에서 나와 함께 해주었고
졸업후
본가로 들어올때는 도둑고양이는 버리고 들어오라는 엄마에게
'젖먹여 키운걸 어떻게 버리고 오냐며'
함께 들어왔고,
그렇게 넌 동생방에 자리를 잡았지
.. 그 때 너는 화장실을 가르켜주지 않아도,
처음온 우리집
욕실 배수구에 엉덩이를 조준하고 소변을 봤던,
본가에서는 배변으로 말썽을 한번도 피운 적이 없는 똑똑한 고양이었어
동생이 시집갈 때까진 그렇게 그 방이 니방이 되었고
그 뒤론 내가 장가가기 전까지, 아빠랑 같이 살았지
..
처음엔 찾아올때 위 사진처럼 드러누와서
'아빠 오늘은 자고 갈꺼지?' 하고 늘 같이 자던 침대에서 먼저 누워있는 너를 두고
엄마집 문을 닫고 나오는게 너무 미안했는데
..
그리고 어느덧
자주 찾아오지 않는 아빠를 점점 잊혀져 가는지
반겨주지 않는 니가 참 섭섭했는데
..
그리고는 진짜딸 금룡이가 태어났고
금룡이가 고양이를 진짜진짜 좋아할때가 되었을 때는
..
이제 잊어버린 아빠를 보러 너는 침대밑에서, 옷장위에서 내려와주질 않았어
..
금룡이가
'아빠~ 고양이 만지고 싶어'
할때
'오늘은 겁이 나는거같애. 다음에 나오면 쓰담쓰담 해보자~'
하고 갔던게..
너의 마지막 모습이었구나
..
언니랑 아빠가 무척 보고싶었을텐데
넌 아빠가 떠나간 그 방을 9년을 더 지키다가,
어제는 금룡이 3번째 생일이었고,
너를 잊지마라는 듯, 같은 날을 무지개 다리를 건너는 날로 정했구나
그래도 어젠 부산으로 갔었던 언니를 마지막으로 보아서 다행이었겠구나
고마웠어, 그리고 미안해 우리딸~

Dear My Kitty
2007.01~2024.06
"Nyang Koo"
이제 곧 부산임장 가게 되면, 자주 보길 기대하고 있었는데..
기다리게해서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