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후기

나의 직장은 집에서 도보로 5분이다.  10년 전 직장이 있는 곳으로 거주지를 옮겨왔다. 

내마 기초반 강의를 들으면서 가슴이~ 가슴이~ 답답해 오고 현기증이 왔다. 

나의 직장과 거주지는 5급지. 5급지에서도 강사님이 좋다는 말 한마디도 안하는 ㄱㅂ이다. 

나는 7년 전 이 말도 안되는 5급지에 역세권이고 직장과 걸어서 5분이라는 장점만 보고, 아이랑 많은 시간을 보내겠다는 일념 하나에 나홀로 아파트를 덜컥 샀다. 남들 다 오르는 시간에 내 집만 제자리.. 

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이 되자 중학교 학군도 생각해야 해서 갑자기 집을 팔고 이사를 가야겠다고 맘을 먹었다. 

6월 말에 집을 내놓고 8월에 매도를 하여 10월에 또 5급지 아파트에 전세로 들어갔다. 

왜 또 5급지냐고? 

첫째, 가장 중요한 요소가 중학교였다. 서울시 중학교 학업성취도를 조사해 보니, 5급지의 작은 중학교이지만, 서울시 382개 학교 중 29위, 학업성취도 92%를 자랑하는 곳이 있었다. 그 학교를 가는 아파트 단지를 선택했다. 

둘째, 역세권에 직장과 2정거장이라서 가깝다. (집 현관문을 열고 출발해서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데에 20분)

근데 왜 전세로 들어갔냐고? 

나의 부동산 전력이 완전 멍청하기 짝이 없었다는 걸 알았고, 아무 공부도 없이 다시 선택하기엔 부담이 되었다. 

전세 살면서 아이를 좋은 중학교에 넣어 놓고, 부동산 공부를 제대로 해서 다음에는 제대로 된 선택을 하자는 결심이었다. 

 

자모님이 내집 마련의 기준을 알려주셨다. 

일단 얼죽서! 

강남과의 가깝고 높은 땅의 가치가 높은 곳을 선택하라. 

강남으로 접근할 수 있는 교통이 좋은 곳을 선택하라. 

편의시설과 학군을 보아라. 

그리고 잊으면 안되는 말씀! “내가 좋아하는 것 말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라.” 

이 기준으로 실제로 아파트를 필터링하고 선택하는 방법들도 다양하게 보여주셨다. 

진짜 내가 너무나 궁금했던 내용이었고, 너무나 잘 가르쳐 주셨다. 

그럼 머릿속이 명쾌해져야 하고, 가슴도 시원해야 한다. 

근데 편두통이 생기고, 가슴이 답답하다. 

 

아~~ 직장이 왜 아무도 살고 싶지 않은 5급지 중의 5급에 있는 걸까. 

직장도 5급지, 아이 학교도 5급지. 

강남 근접한 곳으로 가려면, 나는 직장과 많이 멀어져야 하고, 아이는 중학교 때 전학을 시켜야 하는건가? 

 

더 무겁게 내 마음을 누르는 것이 있다.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남편. 

나보다 16살이나 많고, 뭐 하나 내세울 것 없었지만 어떤 것과도 바꾸고 싶지 않았던, 나한테는 너무나 멋지고 귀한 사람. 이 사람과 결혼하고 긴긴 시간 쉽지 않은 시간들을 보냈지만, 결국은 사랑 하나로 버텨냈고 이겨냈다. 시댁과 친정 모두 바람 잘 날 없었기에 우리 수입의 대부분은 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썼고, 아이가 5살 쯤 되었을 때에 큰 일들이 마무리 되었다. 그 때부터 미친듯이 돈을 모았다. 아침에 신발과 가방은 뭐 할까 고민할 필요도 없이 동절기 하절기 한 개씩. 반찬 양념도 버리지 않고 알뜰살뜰 모았다. 

아이 초등학교 1학년 들어갈 때 남편은 정년퇴직하고 연금을 받기 시작했다. 즉 수입이 반으로 줄었다. 

그즈음 시어머님은 치매증상이 심해지셔서 요양원으로 모시게 되었고, 한 달에 100만원 가까이 비용이 고정적으로 나가고, 친정어머니 용돈도 30만원 드리고 있어서 현금 불리는 속도가 꽤 느려졌다. 

그래도 허리띠 졸라매고 종잣돈 마련에 전력을 다했기 때문에 내 수준에서는 꽤 큰 씨를 마련했다. 

이 종잣돈과 전세금을 합하고 약간의 대출을 일으키면, 2~3급지는 갈 수 있을 것 같다. 

근데, 그 다음이 문제다. 

집은 살 수 있겠으나, 또 허리띠를 졸라매야한다. 

그래도 나는 50은 안됐으니 짠순이처럼 더 살아도 되지만, 벌써 60대 중반인 우리 남편에게 또 그렇게 살라고 말하기엔 마음이 너무 쓰리다. 그동안 부모님과 동생들 뒷바라지 하느라 한번도 자기 하고 싶은 거 제대로 하지도 못하면서 살아왔고, 또 원래도 소박한 사람이라 해외여행 한번 다녀보지 못했다. 나는 그의 손을 잡고 여기저기 좋은 곳에 데리고 가고 싶고, 좋은 경험을 시켜주고 싶다. 

화려하게는 아니더라도 이제 느긋하게 노후를 즐기면서 살아도 된다는 편안함, 그동안 당신 잘 살아서 이제는 아무 걱정 없이 있어도 된다는 아늑함을 주고 싶다. 

 

그럼 모든 재산 다 털어서 2급지 가는 건 하지 말아야겠지? 그럼 어쩌지? 

전세를 살고, 작고 싼 거를 투자하는 방법으로 사둘까? 

강의는 내집마련에 포커스를 두고 있어서 투자용은 좀 다를 것 같은데… 

내집마련 기초반 얼렁 듣고, 서울투자용 강의를 들어야겠다는 생각에 또 마음은 엄청 급해진다. 

들어야 할 강의는 많고, 자모님이 말씀하신 “눌려있는 시기”를 놓치면 안되겠고!!!!

아!!!! 자모님~~~ 너나위님~~~~ 

저 어쩌면 좋아요~~~!!!!!!

 

들리지 않겠지…ㅠㅠ 

그래서 답답한 상황들을 수첩에 적어봤다.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뭔지도 적어봤다.

아이 중학교까지는 전세로 살고, 남편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부동산에 몰빵하지 않는 선에서 투자용 아파트를 사는데, 전세를 끼고 사는 거다. 그리고 나 혼자 짠순이처럼 살믄 된다. ㅋㅋㅋ 

이것이 1,2주차 강의를 듣고 내가 내린 결정이다. 

근데, 이 결정이 맞는건지 자신이 없다. 그동한 하~~~도 뻘짓을 해서.. 

이 결정 맞나요???? 너나위님~~~~ 자모님~~~~ 엉엉엉

들리지 않겠지… ㅠㅠ 

 

암튼 이게 내 강의 후기이다. 

머리 깨지도록 고민하고, 공부하면, 답 나오겠지. 조만간. 

기운 내서 과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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