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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꾸는 ‘본깨적 책읽기’ : 저자의 핵심을 제대로 보고 (본 것), 그것을 나의 언어로 확대 재생산하여 깨닫고 (깨달은 것), 내 삶에 적용하는 (적용할 것) 책읽기
◾️핵심 키워드 3가지
#성공과 성장마인드셋
#지금 이순간
#무슨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는 집념과 근성
◾️원씽문장
실패는 빨리 떨쳐버리는 게 좋다. 후회할 시간이 없다. 내일 또 싸워야 하니, 후회하고 있을 시간에 기보를 하나라도 더 보는 게 낫다. 시험을 못 봤다고 실망할 것도 없고, 면접에서 떨어졌다고 좌절할 것도 없다. 상사에게 꾸중을 들었다고 해서 하늘이 무너지지 않는다. 곧바로 다음 기회가 주어지므로 그에 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복기는 후회가 아니다. 복기는 새로운 전략의 수립이다. 실수를 반성한 후 더욱 창의적인 새로운 아이디어로 무장하는 것이다. 실패를 훌훌 털어버리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내어 빠르게 자신감을 되찾아야 한다.
어디에 있든 스스로 돌을 던지지 않는 한, 혹은 판을 모두 채우지 않는 한, 인생이라는 바둑은 끝나지 않는다. 현재 어떤 위기에 있더라도 아직 살아날 희망이 있다.바둑이 내게 가르쳐준 바에 따르면, 세상에 해결하지 못할 문제는 없다. 집중하여 생각하면 반드시 답이 보인다. 심지어 내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조차도 나중에 돌이켜보면 의외의 답이 있었다는 걸 깨닫는다. 문제는 문제가 아니다. 해결하려고 하는 의지, 생각하는 힘이 부족한 것이 문제다. 바둑에서 “어쩔 수 없었다”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실수도 기회도 모두 내가 만든다. 그만큼 승리는 짜릿하고 패배는 아프다. 하지만 그만큼 더 성장한다.
삶은 그 자체로 시련이다. 오로지 생각하는 힘만이 그 시련을 의미 있게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나는 그 과정이야말로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행복을 찾아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현실에 불만을 갖고 어딘가 다른 곳으로 가면 더 좋을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깨달은 바로는 지금 여기, 바로 이 순간이 최고의 환경이다. 불만을 갖고 환경 탓을 하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여기가 최선의 자리라고 생각하고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면 달라지기 시작한다. 바둑은 지금 여기, 현재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바둑을 둘 때는 모든 잡념을 버리고 오로지 바둑판 위에 마음을 집중해야 한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지금 있는 자리가 최선의 자리다. 지금 이 순간이 다시없는 소중한 시간이다. 모든 꿈의 출발은 ‘지금, 여기’다.
◾️본 것
◾️깨달은 것
새롭게 알게 되었거나, 잘못 알고 있었던 것 / 동기부여 받은 것 / 이 책에서 찾은 롤모델의 노하우 / 가치관 배울 점 등등
원하는 인생을 만들기위해
현재 해야할 일
한 분야에 대체불가한 1등이 되기위해서는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향해 정신을 한 데 모아 현재 일상 속 루틴을 모두 맞추는 것 뿐만 아니라, 이미 그 목표를 이룰 사람인 것처럼 일상을 살고있어야지만 실제로 목표를 이루게 되는 것 같다. 꿈꾸는 목표를 달성하신 분들은 과거에 어떻게 시간을 보내며 어떤 행동으로 시간을 채웠는지 보고, 그 과정과 행동, 루틴까지 그대로 밟아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태어나고 자라면서부터 무의식적으로 만들어진 자신만의 유리천장이 마음 속에 있다고 한다. ‘나도 저 사람처럼 되고싶지만, 나는 유능해보이는 저 사람과 다르니 못할거야.’, ‘저 사람은 무언가 특출난 재능이 있겠지’ 등 수십가지의 이유들을 대면서 이정도면 괜찮다며 현재에 안주하고는 한다. 내게는 스승이자 멘토님이 많으신데, 공통적으로 하시는 말씀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당신의 생각이 맞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당신의 생각 또한 맞다.’, ‘주변 5명의 평균이 나의 미래’ 라는 것이었다. 가장 문제로 삼아야 할 태도는 목표를 설정하고 나아감에 있어, 벌써부터 ‘안될거야’ 라며 겁먹고 피하려는 태도가 아닐까. 현재 이루고 싶은 목표를 위해 그 목표를 이미 이루신 선배님들, 혹은 같은 꿈을 향해 지금도 치열하게 살아가는 분들과 함께하는 환경 속에 머무르며, 더 비집고 들어가는 동시에, 그분들의 지난 과거나 현재의 행동을 고스란히 밟아나가야겠다는 마음.
회사에 계신 상사님의 모습이
곧 나의 미래
회사 내 직급이 높으신 분들께 신입사원 시절부터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기에 감사하고 존경하는 마음이 들지만, 한편 회사는 나의 노후와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음을 알기에 다른 파이프라인을 만들어내야겠다는 생각을 초년생 시절부터 해왔던 것 같다. 저자는 젊을 때 젊음이 영원하지 않음을 알고 겸손한 마음으로 목표를 향해 야망을 갖고 노력하라는 메시지를 전했고, 이 책에서 그 말씀이 마음 속에 울렸다. 한번의 승리나 실패보다 중요한 건, 과거 결과에 머물지 않는 현재 일상과 루틴을 보내는 것임을 알고 시간을 빼곡하게 채워나가야겠다.
◾️적용할 점
내 삶에서 변화시켜야 할 부분 / 변화시키기 위한 아이디어 / 아이디어를 적용할 구체적인 계획
[적용하고 싶은 부분]
존경하는 롤모델이 어떻게 성공했는지, 성과를 얻을 수 있었을지 과거의 과정을 보고 그대로 벤치마킹하기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문제해결을 위한 질문을 던지며 분석하기 ‘어떻게 하면 해낼 수 있을까?’, ‘어떤 방법이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일까?’
성공하든 실패하든 연연하지 않고, 하루의 일상루틴 지속하기, 당일날 치열한 KPT 복기를 통해 이기는 습관 만들기
대중이 하는 생각에 휩쓸리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 고독을 즐기기
당장의 이익에 일희일비하지말고, 멀리 보는 태도 갖기
인상깊은 문장
생각을 바꾸는 건 그저 마음만 고쳐먹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놀랍게도 생각을 바꾸면 행동이 바뀌고, 심지어 결과까지 달라진다. 개인의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이 바로 생각인 것이다. 비록 바둑판에서 얻은 깨달음이지만 나는 어느 인생이나 근본은 같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살얼음 같은 바둑판 위를 한 발 한 발 걷고 있다. 생각의 위대한 힘으로 최선을 다해 자기만의 바둑을 두자. 자신의 영토를 최대로 넓히자. 신중하게 포석(布石)하고 거침없이 공격하되 치열하게 방어하자. 죽을힘을 다해 싸웠다면, 그것으로 우리는 이긴 것이다.
모든 프로 기사들은 늘 구사일생의 삶을 살아가는 문제 해결의 고수들이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어떤 문제든 해결할 수 있다는 자세로 세상을 바라본다. 아주 어릴 때부터 수많은 난제들에 부딪치며 살아왔고, 결국에는 그들이 해결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스스로 풀지 못하는 것도 있었지만, 꼭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반드시 그 문제를 풀고야 만다. 그러니 세상사를 바둑판이라고 생각한다면 풀지 못할 문제는 없다. 문제는 반드시 해결된다. 해결될 때까지 붙들고 늘어지는 근성만 있으면 된다. 그 근성이란, 바로 생각이다. 해결할 수 있다는 긍정성. 반드시 해결해야겠다는 의지. 그리고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데에 필요한 모든 지식과 상식, 체계적인 사고, 창의적인 아이디어. 이 모든 것을 포괄하는 개념을 나는 ‘생각’이라고 부르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문제가 생기면 그것에 적극적으로 맞서지 않고 회피하고 외면한다. 해결하려고 노력하기 이전에 먼저 지쳐버려서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행동한다. 바둑으로 치자면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아무 생각 없이 아무 데나 돌을 놓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바둑 기사들은 절대로 이렇게 행동하지 않는다. 초읽기에 몰리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집요하게 다음 수를 고민한다. 설사 끝이 보이는 바둑이라 하더라도 돌을 던지기 전까지는 한 수 한 수 최선을 다 한다. 호수(好手)가 아니라면 묘수(妙手)라도, 그것도 아니라면 악수(惡手)나 과수(過手)라도, 치열하게 고민하여 스스로 선택한다. 바둑에는 뜻하는 목표가 있고, 논리가 있고, 게임의 법칙이 있다. 바둑 기사의 마인드는 일종의 지략가다. 전략과 전술을 세워 포석을 하고 끊임없이 판세를 읽으며 한 수 한 수 신중하게 돌을 놓는다.
어디에 있든 스스로 돌을 던지지 않는 한, 혹은 판을 모두 채우지 않는 한, 인생이라는 바둑은 끝나지 않는다. 현재 어떤 위기에 있더라도 아직 살아날 희망이 있다.바둑이 내게 가르쳐준 바에 따르면, 세상에 해결하지 못할 문제는 없다. 집중하여 생각하면 반드시 답이 보인다. 심지어 내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조차도 나중에 돌이켜보면 의외의 답이 있었다는 걸 깨닫는다. 문제는 문제가 아니다. 해결하려고 하는 의지, 생각하는 힘이 부족한 것이 문제다. 바둑에서 “어쩔 수 없었다”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실수도 기회도 모두 내가 만든다. 그만큼 승리는 짜릿하고 패배는 아프다. 하지만 그만큼 더 성장한다. 삶은 그 자체로 시련이다. 오로지 생각하는 힘만이 그 시련을 의미 있게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나는 그 과정이야말로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행복을 찾아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발견은 질문에서 시작한다. ‘왜 이런 거지?’, ‘다른 방법은 없을까?’, ‘이게 정말 최선일까?’ 이런 질문들을 하지 않는다면 생각은 시작되지 않는다. 바둑 기사들은 상대방의 한 수 한 수를 절대로 그냥 받아들이지 않는다. 우리는 그것을 매우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인다. ‘왜 거기에 두었을까?’, ‘이 수에 무슨 의도가 있는 걸까?’ 비록 주어진 시간은 짧지만 우리는 무섭도록 집중하여 생각을 한다. 그리고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이유를 찾아내어 다음 수를 결정한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도 바둑처럼 이렇게 한 수 한 수 깊게 생각하여 놓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막연한 느낌으로 결정하거나, 혹은 보이지 않는 압력이나 강요에 의해서, 혹은 시간에 쫓겨서 아무렇게나 결정한 일들은 반드시 후회를 낳는다. 따라서 순간순간 떠오르는 질문이 있다면 절대로 무시해서는 안 된다. 당장 답을 찾기 힘들다고 회피해서도 안 된다. ‘이 문제는 왜 이런 걸까?’, ‘어떤 방법으로 해결해야 할까?’, ‘무엇이 옳은가?’, ‘어떤 방법이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가?’ 이런 질문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답을 구해야 한다. 나는 이러한 질문과 대답의 사유체계가 바둑판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공부, 일, 인간관계, 자기관리 등에 두루 적용될 수 있다고 믿는다. 암기하는 지식은 오래가지 않지만 질문과 대답을 통해 이해한 지식은 내 것이 된다. 단지 질문하고 답을 구하는 것만으로 실력과 능률이 향상되며 인격적으로 더 완성된 사람이 되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고민하여 얻은 답이 늘 최선의 결과를 내지는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스스로 선택한 것이기에 후회도 적고 책임질 마음의 자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왜?”라는 질문이 떠오르는 순간이야말로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때다. 이 기회를 그냥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 집중하여 생각해야 한다. 모든 것에는 반드시 근본적인 이유가 있으며 반드시 더 나은 방법이 존재한다.
생각은 행동이자 선택이다. 어떤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지는 그 사람의 선택을 보면 알 수 있다. 백 마디 멋진 말이 무슨 소용인가. 단 하나의 잘못된 선택을 하면 그것으로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지 다 드러나게 된다.
생각은 나무처럼 가지를 뻗으며 자란다. 한번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를 뻗으면 계속 그 방향으로 자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간단한 일일지라도 원칙과 도덕을 지켜야 한다. 원칙과 도덕이 쌓이고 쌓여 습관처럼 몸에 배여야 언젠가 큰 선택을 할 때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매일 같은 시간에 기상하여 정갈하게 단장한 후 신문부터 읽으셨다.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하신 후 그 다음부터는 내리 몇 시간 바둑 연구를 하셨다. 중간중간 마당을 느릿하게 걸으며 산책을 하는 것 외에는 하루 종일 바둑을 두거나 책을 읽는 일상을 반복하셨다. 가끔 손님이 찾아와도 선생님은 지나치게 좋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셨다. 정치인이나 장관이 찾아와도 무덤덤하게 대했다. 한번은 동냥하는 거지가 찾아온 적이 있었는데, 거지를 대하는 태도나 높은 사람을 대하는 태도나 다를 바가 없었다.
인품과 인격을 어떻게 가르치겠는가. 매너는 가르칠 수 있어도 인품은 못 가르친다. 가르치려고 덤벼드는 것 자체가 어쩌면 그 사람을 망가뜨리는 것일 수도 있다. 인성, 인품, 인격은 그냥 보여주는 것이다.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제자가 보고 배우게 하는 것이다. 제자가 내 기준에 어긋나는 듯해도 야단칠 필요가 없다. 스승이 중심을 잡고 있으면 제자가 알아서 잘못한 걸 깨닫고 고친다. 또 고치지 않더라도 괜찮다. 그건 시대가 달라서 그런 것이지 생각이 달라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스승의 시대에 지켜야 했던 원칙이 제자의 시대에는 바뀔 수 있다. 하지만 그 정신만큼은 그대로다. 스승과 제자의 관계와 똑같은 것이 부모와 아이의 관계다. 인성 교육을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냥 보여주면 된다. 아이가 바르게 크지 않으면 그건 부모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가 정신이 산만하고 비상식적인 생각을 한다면 그건 부모가 그런 사람이기 때문이다. 가장 가난한 부모는 돈이 없는 부모가 아니라 물려줄 정신세계가 없는 부모다. 어린 시절에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정신세계야말로 자라서 사회에 나가 사람을 사귀고 직업을 갖고 가족을 꾸리고 삶의 목적을 찾는 등 일상의 모든 선택에 영향을 주는 기준이 된다. 바로 이 기준이 나쁜 유혹에 흔들릴 때 머릿속에서 “안 돼!” 하고 막아주는 것이다.
세상은 그런 것이다. 불공평하게 굴러가는 것 같지만 상대적으로 보면 다 똑같다. 누구나 다 자신에게 부족한 것을 아쉬워하고 누군가를 부러워하며 살고 있다. 이러한 부러움이 단순한 질투를 넘어 야심과 성취로 이어지는 사람은 많지 않다.대부분의 사람들은 불평만 한다. 하지만 소수의 용기 있는 사람들은 그 벽을 뛰어넘어 높이 올라간다. 더 이상 누구도 부러워할 필요가 없는 당당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나는 모든 사람이 돈을 벌기 위해 살아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돈이 인생의 전부가 된다면 그것만큼 허무한 인생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꿈을 갖고 있다면 더 높이 올라가려고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더 좋은 대우, 더 높은 연봉을 받는다는 건 그만큼 내 능력을 인정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내 능력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더 좋은 옷을 입고 더 좋은 집에서 사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것으로 가족을 먹여 살리고 아이들을 공부시키고 국가에 세금까지 낸다면 이 또한 자랑스러운 일이다. 모든 노동은 신성하다. 내가 바둑으로 노동하듯이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직업으로 노동을 하며 생계를 꾸려나간다. 만약 나처럼 내 직업에 애착과 자부심을 갖고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애착과 자부심은 굳이 없어도 된다. 직업 자체가 평생의 꿈일 수도 있고 자아실현의 방법일 수도 있지만, 직업의 가장 기본적인 의미는 다름 아닌 생계다. 먹고살기 위해 누구나 가져야 하는 것이 직업이다. 어떤 직업을 가졌건 그것만으로 충분히 신성하다. 많은 사람들은 하고 있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이 달라서 힘들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들에게 그럼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하면 당장 어떻게 먹고 살지 막막해서 못하겠다고 한다.이처럼 꿈과 현실 사이에서 마음을 잡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더 중요한 건 먹고사는 것이다. 먼저 먹고사는 길부터 뚫어야 한다. 50만 원이든 100만 원이든 먹고살 수 있는 일부터 만든 후, 그 다음에 꿈을 꿔야 한다. 생계가 막히면 꿈이고 뭐고 없다. 치사하고 초라하게 느껴질지 몰라도 그게 현실이다. 우리 어머니 아버지들도 다 그렇게 생계를 위해 초라하고 치사하게 살면서 우리를 키워내셨다.
인성이 평가를 받는 순간은 생각보다 빨리 온다. 평판이 만들어지는 건 순식간이다. 매일 매일의 행동, 말투, 표정 등에서 인성이 드러날 수밖에 없고 그것이 평판이 되어 나에게로 돌아온다. 특히 큰 위기가 닥쳤을 때, 혹은 큰 기회가 주어졌을 때야말로 그 사람의 인성이 확연이 드러난다.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할 것인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에게 책임을 전가할 것인가? 힘을 가졌을 때 그 힘을 무엇을 위해, 어떻게 쓸 것인가? 이런 선택의 순간에 어떤 행동을 하느냐가 그 사람의 인성 자체다. 인성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사람은 아무리 머리가 좋고 재능이 뛰어나도 그것을 옳게 쓰지 못한다. 바르게 생각할 줄 모르면 바르게 행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강한 자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긴 자가 강한 것이다. 나는 휠체어를 타면서까지 대국에 임한 조치훈도, 그 대국을 받아들인 고바야시도 모두 멋지다고 생각한다. 두 사람의 대국 장면은 겉으로 보기에는 한쪽에 불리한 것처럼 보였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두 사람은 팽팽히 싸웠고 그중 한 명이 이겼을 뿐이다. 스스로 강한 자는 절대로 변명하지 않는다. 열심히 노력하는 자는 지더라도 당당하다. 내가 승부에 졌다면 그건 내가 덜 강하기 때문이다. 그걸 인정하고 더욱 노력하면 된다. 나는 고수가 갖춰야 할 싸움에 대한 가장 중요한 예의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미리 체념하거나, 상대가 약하다고 해서 설렁설렁하는 건 승부사의 자세가 아니다. 설렁설렁 싸우는 건 얕잡아본다는 뜻이다. 상대방은 설사 이긴다 해도 기쁘지 않을 것이다. 정말로 나를 강력한 경쟁자로 인정한다면 최선을 다해 나를 격파해주는 것이 오히려 고맙다.
내가 일본을 떠날 때 나를 매우 아껴주었던 후지사와 슈코 선생은 “쿤켄이 진흙 속에서 썩게 되었다”라며 무척 안타까워하셨다. 최고의 바둑 환경을 갖고 있는 일본을 떠나 불모지와 다름없는 한국으로 가야 하니 측은했던 것이다. 하지만 사냥개들이 득실거리는 그 험한 들판이야말로 나를 단련시킨 최고의 환경이 되었다. 후지사와 선생도 한참이 지나 내가 잉창치배에서 우승했을 때 누구보다도 기뻐해주었고 그 이후로 한국 바둑의 열렬한 팬이 되었다. 사람들은 현실에 불만을 갖고 어딘가 다른 곳으로 가면 더 좋을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깨달은 바로는 지금 여기, 바로 이 순간이 최고의 환경이다. 불만을 갖고 환경 탓을 하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여기가 최선의 자리라고 생각하고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면 달라지기 시작한다. 바둑은 지금 여기, 현재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바둑을 둘 때는 모든 잡념을 버리고 오로지 바둑판 위에 마음을 집중해야 한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지금 있는 자리가 최선의 자리다. 지금 이 순간이 다시없는 소중한 시간이다. 모든 꿈의 출발은 ‘지금, 여기’다.
나는 차민수에게 그렇게 힘들었던 시기를 어떻게 딛고 일어설 수 있었느냐고 물었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잘 생각해 보니까 최악은 아니더라구. 모든 걸 잃긴 했지만 그래도 신체도 건강하고 도박판에서 굴러먹을 재주도 있고, 여전히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도 있고, 얼마든지 다시 일어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실패만 바라보면 죽고 싶은 심정뿐이지만 멀찍이 떨어져서 내가 처한 상황을 바라보니 아직 승산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더 악착같이 덤볐지.” 나는 그 즉시 이해했다. 그건 당시 나의 마음 상태와도 똑같았기 때문이다. 타이틀을 잃긴 했지만 손가락이 부러진 것도 아니고 심각한 뇌손상을 입은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지킬 게 없으니 더 편안한 마음으로 바둑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인생은 원래 그런 것이다. 다 가졌다가 다 잃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 한탄하고 절망한다면 승부는 거기에서 끝난다. 그러나 계속 게임을 할 의지만 있다면 승부는 계속된다. 차민수도 나도, 우리는 거기서 그만둘 수 없었다. 나는 바둑판이었고 그는 도박판이었지만, 우리는 그 판을 떠나지 않았다. 만신창이가 된 몸일지라도 계속 싸우기로 결심했고 조금씩 헤쳐 나갔다. 그만큼 우리는 각자가 속한 세상을 사랑했던 것이다. 우리는 모두 세상이라는 거대한 바둑판 위에 서 있다. 돌을 던지고 나가는 순간 게임은 끝난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에겐 보여주지 못한 수많은 가능성이 남아 있다. 자신은 아무것도 없다며 괴로워할지 몰라도 판 밖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의 생각은 다르다. 우리는 여전히 8집을 더 갖고 있다. 그러니 아직은 게임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썩은 사과로 주스를 만들면 그 주스는 ‘썩은 사과 주스’다. 아무리 설탕과 향을 첨가한다 해도 바꿀 수 없다. 전문가라면 이것이 위험한 금융상품이라는 걸 수읽기에 반영했어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아무도 위험하다고 경고하지 않은 것은 당장의 욕심에 눈이 멀어 수읽기를 제대로 하지 않은 탓이다. 수읽기를 방해하는 건 욕심이다. 이들은 단시간에 고수익을 내고 싶은 욕심에 위험에 대해서는 무시해버린 것이다. ‘설마 무슨 문제가 생기겠어?’, ‘은행이 관리하니까 다 잘 되겠지!’ 이런 안일한 마음으로 열심히 판매에만 몰두한 것이다. 바둑에서도 그렇다. 꼭 이겨야한다는 욕심이 꿈틀거리면 수를 제대로 보지 못한다.당장의 이익에 눈이 멀면 서너 수 앞이 안 보인다. 그래서 수읽기를 제대로 한다는 건 마음속에서 솟아오르는 욕심을 버리는 것이다. 고수라면 좋은 수가 보이는 순간조차도 흥분해서는 안 된다. 그게 내 눈에 보였다면 상대의 눈에도 보였을 것이고, 그 역시 그에 대해 준비를 할 것이 분명하다. 좋아 보이는 길일수록 더 위험할 수 있다. 그래서 최대한 마음을 버린 상태에서 검토하고 또 검토하여 최선의 수를 선택해야 한다. 위기십결에서 ‘부득탐승(不得貪勝)’은 ‘승리를 탐하면 얻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 말은 말이 안 되는 것 같으면서도 진리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바둑이 이기기 위한 게임이라는 건 누구나 다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기려 하지 말라는 건 이기려는 욕심이 눈을 흐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욕심을 부리는 순간 자신에게 유리한 것이 크게 들어온다. 그걸 버려야 하는데 욕심 때문에 버리지도 못한다. 결국 잘못된 선택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프로 기사들은 자신에게 유리해 보이는 순간이 가장 위험하고, 바로 그 순간이야말로 욕심을 내려놓아야 할 순간이라는 걸 늘 되새긴다. 얕은 수읽기의 결과는 반드시 스스로 치르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매사에 욕심을 버리고 더 멀리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직장인은 늘 내일까지 써야 하는 보고서, 다음 주까지 완성해야 하는 기획서를 끌어안고 산다. 마감에 쫓길 때는 시간이 좀 더 많았으면 하고 애타게 바라겠지만, 어쨌든 기한 안에 자신의 일을 완성해야 하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다. 또한 프로라면 그 짧은 시간 안에서도 놀라운 능력을 발휘한다. 따라서 자신의 분야에서 프로가 되고 싶다면 어린 시절부터 시간제한이라는 압박 속에서 많은 일을 성취하는 경험을 쌓아야 한다. 공부와 시험은 주어진 시간 안에서 공정하게 싸우는 가장 대표적인 경쟁일 것이다. 날마다 해야 하는 숙제, 비교적 긴 시간이 걸리는 보고서 작성, 발표 준비 등도 좋은 훈련이다. 이렇게 긴 호흡과 짧은 호흡의 과제들을 수없이 치르다 보면 시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써야 하는지, 데드라인을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 자신만의 방식을 터득하게 될 것이다. 바둑은 결정을 못하고 초읽기 시간을 넘기는 것보다는 차선의 수라도 놓는 것이 낫다고 가르친다. 마찬가지다. 업무의 완성도도 좋지만 때로는 시간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할 때가 있다. 최고의 성과를 내지는 못하더라도 데드라인 안에 일정 수준 이상의 결과물을 늘 내놓는 것 역시 확실한 능력이다. 물론 최고의 성과를 데드라인 안에 내놓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모든 바둑의 고수들은 시간제한과 초읽기의 압박 속에서 성장하여 역사에 길이 남을 화려한 기보를 남겼다. 프로는 그런 것이다. 프로에게 시간과의 싸움은 숙명이다. 또한 프로라면 그 싸움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내가 왜 그랬을까 후회도 하고 반성도 할 것이다. 이때 중요한 건 피하지 않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너무 창피한 일, 너무 후회되는 일은 떨쳐버리려고 애쓴다. 자신이 잘못한 것을 자꾸 남의 탓으로 돌리거나 정당화하는 사람도 있다. 실패를 빨리 극복하는 것이 좋긴 하지만 그렇다고 남의 탓으로 돌리거나 아예 부인해서는 안 된다. 극복하되 무엇을 잘못했는지, 그 진단만큼은 반드시 해야 한다. 그래야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 아파도 뚫어지게 바라봐야 한다. 아니 아플수록 더욱 예민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실수는 우연이 아니다. 실수를 한다는 건 내 안에 그런 어설픔과 미숙함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수를 인정하고 고치지 않는다면 그것은 영원히 미숙한 어린아이 상태로 살아가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인정하고 바라보자. 날마다 뼈아프게 그날의 바둑을 복기하자. 그것이 나를 일에서 프로로 만들어주며, 내면적으로도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시켜줄 것이다.
2004년 창호가 올라간 춘란배 결승 때에도 복기와 관련하여 훈훈한 뒷얘기가 있다. 우승을 하고 저녁 8시쯤 호텔에서 쉬고 있는데 결승 상대였던 후야오위(胡耀宇) 7단(현 8단)이 젊은 기사들을 수 명 거느리고 이창호를 찾아왔다고 한다. 그들은 다시 한 번 복기를 해달라고 졸라댔다. 불시의 방문이었지만 이창호는 기꺼이 응했다. 그날 창호는 졸린 눈을 비비며 중국 기사들의 질문에 답하며 새벽까지 복기를 했다고 한다.
실패는 빨리 떨쳐버리는 게 좋다. 후회할 시간이 없다. 내일 또 싸워야 하니, 후회하고 있을 시간에 기보를 하나라도 더 보는 게 낫다. 시험을 못 봤다고 실망할 것도 없고, 면접에서 떨어졌다고 좌절할 것도 없다. 상사에게 꾸중을 들었다고 해서 하늘이 무너지지 않는다. 곧바로 다음 기회가 주어지므로 그에 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복기는 후회가 아니다. 복기는 새로운 전략의 수립이다. 실수를 반성한 후 더욱 창의적인 새로운 아이디어로 무장하는 것이다. 실패를 훌훌 털어버리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내어 빠르게 자신감을 되찾아야 한다.
일본이 있었기에 한국과 중국의 바둑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처럼, 또 한국이 있었기에 중국의 바둑이 지금처럼 강해질 수 있었던 것처럼, 각자의 성장을 위해서는 서로가 필요하다.바둑뿐 아니라 모든 분야가 그러할 것이다. 혼자서는 절대로 성장할 수 없다. 서로 나누면서 함께 성장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세월이 야속하다고 말한다. 나도 좀 슬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건 그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바뀌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이다. 겨울이 봄에게 자리를 내주듯이 지는 태양은 떠오르는 뜨거운 태양에게 하늘을 내주어야 한다. 억울할 것도 없다. 누구나 그 불타는 젊음을 가져본 적이 있지 않은가. 이미 실컷 가져보고 누려보았으니 부러워할 이유가 없다. 지금 젊음이 최고조에 이른 사람들도 언젠가는 자랑스러운 그 젊음을 잃어버리게 된다.
나도 이제 내 나이에 맞게 산다. 여느 60대 노인처럼 동네 한 바퀴 어슬렁 산책도 하고 정원에 물도 주고 아내와 골프도 치러 다닌다. 촘촘했던 대국 일정이 헐렁해진 대신에 그동안 놓치고 살았던 바둑판 밖의 일상들을 불러들일 수 있었다. 이제 아이들이 결혼을 해서 손주들을 안겨준다면 영락없는 할아버지가 될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승부사로서의 인생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아마도 살아있는 한 그것만큼은 영원히 포기 못할 것이다.승부의 세계에서 나이와 체력은 핑계가 될 수 없다. 나이 때문에 체력 때문에 질 수밖에 없다고 인정해버리는 순간 승부사로서의 인생은 끝난다. 더 열심히 건강을 관리하고 더 지독하게 집중하는 훈련을 한다면 이기는 건 언제나 가능하다. 큰 차이가 아니라 그저 반집 차이로 이기고 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슈코 선생님은 1981년 56세의 나이로 기성전 5연패를 이룬 후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하셨다. “나의 두뇌는 50이 넘어 더 명민해졌다. 판을 짜는 안목은 바다처럼 넓어졌고, 수를 읽는 능력은 계산기처럼 정교해졌다. 두고 봐라. 내 지적 능력은 앞으로도 황야를 달리는 들소처럼 거침없이 발전할 것이다.” 실제로 슈코 선생님은 82년까지 기성전 6연패를 달성했고, 89년에는 나와 함께 잉창치배 4강에 올랐는가 하면 1992년에는 67세의 나이에 왕좌전을 획득했다. 1993년 왕좌 타이틀 이후로 바둑계에서 잊혔던 가토 마사오도 2002년 55세의 나이에 본인방 타이틀을 따면서 화려하게 돌아왔다. 그가 제친 기사들은 당시 25세였던 야마시타 게이고, 27세의 하네 나오키, 37세의 요다 노리모토, 23세의 장쉬 등 모두 그보다 훨씬 젊은 기사들이었다. 젊음이 가장 무서운 상대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이기지 못하리란 법은 없다는 걸 증명한 것이다. 따라서 젊은이는 젊음이라는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되 그것을 과신하지 말며 겸손해야 한다.젊음은 축복이다. 그것만으로도 젊은이들은 대단한 존재다. 그러나 그 축복은 결코 영원하지 않다. 그래서 덧없기도 하다. 큰 야심을 품고 의지를 불태우고 꿈의 꼭대기에 오르기 위해 죽도록 노력하되, 좋은 음식을 먹고 꾸준히 운동을 하고 몸과 마음이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는 데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하여 젊음이 다 지나간 후에도 건강하고 유쾌하게 늙어갈 수 있어야 한다. 더욱 노력해서 가끔 젊음을 이길 수 있다면 그 역시 삶의 큰 기쁨이 될 것이다. 물론 이기지 못한다고 해도 노력하는 그 자체를 즐겨야 한다.
자연 속에서 무작정 걸으면서 혼자 있는 시간은 질적으로 다르다. 완전한 고요가 찾아오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풀리지 않는 바둑 수, 치러야 하는 대국 스케줄, 이긴 바둑과 패한 바둑 등 많은 생각에 사로잡혀 머릿속이 어지러울 때도 있었다. 하지만 험한 길을 헉헉거리며 계속 오르다보면 어느 순간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는 때가 찾아온다. 머릿속에서 바둑이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승부에 대한 초조함도, 일상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도, 모든 잡념도 사라진다. 마침내 조훈현이라는 내 자아까지도 사라진다. 그저 두 발로 산을 오르고 있는 몸뚱아리가 있을 뿐이다. 이렇게 완전히 나를 잊어버리고 오직 산을 오르는 데에만 집중하다 보면 이상하다 싶을 만치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몸에서는 땀이 나고 숨이 가쁘지만 전혀 힘들지 않다. 오히려 가뿐하고 에너지가 샘솟는다. 내가 40~50대에도 한해 100국 이상의 대국을 치르고 간혹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도 어쩌면 날마다의 등산이 선물해준 체력과 지구력 덕분이었는지도 모른다. 모든 것은 체력이다. 바둑을 가만히 앉아서 머리만 굴리는 지능 스포츠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마지막 한 수를 둘 때까지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버텨내려면 체력이 있어야 한다. 실력 다음은 체력이고 체력 다음은 정신력인데, 정신력조차도 결국은 체력에서 나온다. 등산을 통해 날마다 나 자신을 잊어버리고 모든 잡념을 비우는 습관이 바둑에도 일상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하루에 단 한 시간이라도 해야 할 일들과 목표, 의무, 중압감 등에서 벗어나는 훈련은 정신의 폭을 넓혀주는 효과가 있다. 도인처럼 모든 것을 초월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실패와 충격, 시련 등을 견디는 데에 훨씬 의연해진다.
뭔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고독 속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모든 성공한 사람들은 고독 속에 자신을 떨어뜨린다. 이들은 일부러 세상과의 접촉을 차단하고 오랜 시간 홀로 자신과의 싸움을 벌인다. 모든 위대한 작품, 뛰어난 실력은 고독을 통해 탄생한다. 혼자서 고민하고 사색하고 연습하는 시간 없이 어떻게 실력이 쌓일 수 있을까. 사람들은 성공의 화려함만 본다. 사람들에 둘러 싸여 능력을 발휘하고 박수를 받는 멋진 의사, 멋진 변호사, 멋진 CEO의 모습만 동경한다. 그 위치에 오르기 위해 그들이 얼마나 많은 밤을 지독한 고독에 갇혀 보냈는지에 대해서는 주목하지 않는다. 바둑 기사들은 고독을 등에 지고 사는 사람들이다. 바둑을 공부하는 과정도 고독이고 승부를 펼치는 과정도 고독이며 그 결과를 받아들이고 극복하는 과정도 고독이다. 하소연할 수도 누군가와 나눌 수도 없다. 혼자 감당해야 하고 오히려 그 안에서 위안을 찾아야 한다.더 강해지기 위해서, 패배의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기꺼이 고독이라는 컴컴한 동굴 속으로 들어간다. 어느 철학자는 “강자란 보다 훌륭하게 고독을 견디어 낸 사람”이라고 말했다. 또 “고독할수록 자유롭고 고독할수록 강하다”라고 말한 사람도 있다. 나는 우리가 인생을 보다 지혜롭게 헤쳐 나가고 꿈에 더 높이 다가가기 위해서는 실력과 더불어 내면의 성숙함이 반드시 따라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더 많이 혼자 있고 더 많이 외로워야 한다. 더 많이 생각할 시간을 가져야 한다.
알라딘 eBook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 (조훈현 지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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