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서 결론을 먼저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24년 '서울'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이렇게 예측하고 있습니다.
매매 : 보합
전세 : 상승
제가 이렇게 생각하는 근거를 1편에서 [유동성 / 금리 / 가격]에 초점을 맞춰 말씀을 드렸다면, 2편에서는 [수요]에 초점을 맞춰 말씀드려보도록 하겠습니다.
1편에서 잠깐 언급을 드렸지만 서울&수도권 시장은 수급보다는 유동성과 가격에 의해 움직이는 시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1편에서 유동성에 대해 자세히 살펴봤고, 수급 중에서도 공급보다는 수요가 가격을 결정하는데 훨씬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오늘은 수요에 대해서 자세히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수요의 구분
수요는 크게 [실수요]와 [투자수요]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나눠서 [무주택자] / [다주택자] / [1주택자]로 구분해서 설명드려보겠습니다.
# 무주택자
기본적으로 거주의 형태는 [매매 vs 전/월세]로 구분됩니다. 노숙자가 아니라면 무조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죠. 전/월세는 같은 상품이 아니기에 시기에 따라 매매 수요의 전환이 전세를 선호할 때가 있고 월세를 선호할 때도 있지만 글이 길어지기에 오늘은 이에 대한 설명은 패스하겠습니다.
물론 수요만이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이기에 단편적으로 수요가 증가하면 무조건 가격은 상승한다는 논리로 생각하시면 절대 안 됩니다만, [수요 증가 = 가격 상승 요인]이라는 전제로 수요의 이동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무주택자가 만약 매매를 선택한다면 매매 매물의 수는 줄어들고 전세 매물의 수는 증가하기에 자연스럽게 [매매 ↑ / 전세 ↓]의 공식이 성립됩니다.
반대로 무주택자가 전세를 선택한다면 자연스럽게 [매매 = / 전세 =] 공식이 성립됩니다. 수요의 이동이 없는 것이죠.
그런데 중요한 건 이 상황에도 전세가는 오르는 게 정상이라는 겁니다. 왜냐하면 1편에 설명드렸던 대로 [전세 = 물가] 이기에 매년 2~3%씩 상승하는 게 정상적인 현상입니다.
정리하면,
무주택자가 매매를 선택하면 매매가는 상방 압력을 받고 전세가는 하방 압력을 받는다.
반대로 무주택자가 전/월세를 다시 선택하면 매매가와 전세가는 물가 상승만큼만 움직이는 게 정상이다.
그렇다면 24년에 무주택자는 어떤 선택을 할 확률이 높을까요? 지금이 무주택자가 집을 사기 좋은 시기임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서울 부동산 가격이 싼 가?
대출이 잘 나오는가?
사람들이 부동산에 관심이 많고 상승을 점치는가?
23년 초와 24년이 다른 것은 [대출]과 [가격의 반등]입니다. 특례보금자리 대출이 신생아 특례 대출로 형태가 바뀌긴 했지만 혜택을 받을 수는 숫자가 확연히 줄었습니다. 그리고 23년 초에 비해 반등을 많이 한 편입니다. 당연하게도 상급지 반등의 폭이 컸고 하급지는 적었는데 하급지의 가격이 여전히 매력 있는 가격인가?라고 생각해 봤을 때 저는 여전히 싼 가격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하급지의 가격이 올라가며 상급지와 갭을 줄이고 이것이 다시 상급지의 상승 동력을 제공할 수는 있겠지만 그 확률은 낮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시장에서 관심이 떨어지는 것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런 상황에서 상급지가 또다시 상승을 시작하고 갭을 벌리면 그제야 다시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하급지가 갭을 메우는 형태의 그림이 그려질 확률이 더 높다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상급지의 가격은 이미 반등폭이 컸고 여전히 가격은 비싸기 때문에 24년 서울의 상급지들은 상승보다는 보합에 가깝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3개의 물음 모두 무주택자가 매수할 확률보다는 전/월세에 머무를 확률이 높다고 이야기하고 있네요.
중요한 것은 무주택자의 움직임보다는 다주택자의 움직임입니다. 이들의 움직임을 예측해야 더 정확한 분석이 가능하니까요.
(서울 부동산 가격이 싸지 않다는 근거가 뭐냐!라고 물으신다면 1편에 언급해 드린 전세가 대비 저평가 / 소득 대비 저평가 / 주택 구매력 지수 / 전세가율 등을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뇌피셜이 아니라 객관적인 자료입니다)
# 다주택자
다주택자는 전/월세의 공급자이면서 시장의 선도자입니다. 다주택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매매 매물의 수는 줄어들면서 전/월세 수는 늘어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연히 매매가는 상방 압력을 받고 전세가는 하방 압력을 받습니다. 반대로 다주택자가 줄어든다는 것은 시장을 선도하는 이들이 물건을 앞다퉈 던지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기에 매매와 전/월세 수가 둘 다 증가하면서 매매가와 전세가 모두 하방 압력이 강해집니다.
앞서 시장은 크게 [실수요]와 [투자수요]로 구분된다고 했는데 가격의 선행은 보통 실수요가 아니라 투자수요에 의해 이뤄집니다. 그래서 다주택자들의 움직임이 중요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이 투자를 늘리며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는 시기는 언제일까요?
-. 가격이 저렴해야 합니다
-. 전세가율이 높아야 합니다
-. 규제(취득세, 양도세, 보유세 등)가 적어야 합니다
-. 금리가 낮아야 합니다
-. 공급이 적어야 합니다
이런 조건들이 최대한 많이 충족되면 충족될수록 투자 수요는 늘어납니다. 24년은 어떨까요?
24년은 다주택자가 매수보다는 매도하기 좋은 환경에 가깝고 다주택자의 매물이 늘어날 경우 매매와 전/월세 둘 다 하방 압력을 받을 확률이 높다
# 1주택자
1주택자는 사실 가격이 떨어지든 올라가든 1주택을 유지할 확률이 가장 높습니다. 갈아타기를 하는 수요는 꾸준히 있지만 갈아타기를 하더라도 1주택임에는 변함이 없기에 수요는 똑같습니다. 반면 시장 분위기가 좋으면 1주택은 주택을 추가 매수하여 다주택자가 될 수 있고, 시장이 좋지 않으면 무주택자가 되어 기회를 엿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1주택자가 무주택을 선택할 확률은 높지 않습니다.
1주택자는 기본적으로 변화가 크지 않기에 매매 수요와 전세 수요를 계산할 때 고정 값으로 두는 게 편하긴 합니다 (물론 수학 공식이 아니기에 이것이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요)
1주택자가 매수를 선택하면 다주택자가 되는 것이고 다주택자가 늘어나면 매매는 상방 압력을 받고 전세는 하방 압력을 받습니다.
1주택자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수요의 변화는 없습니다(사실 이 경우가 제일 많습니다)
1주택자가 매도를 선택하면 무주택자가 되는 것이고 무주택자가 되면 매매는 하방 압력을 받고 전세는 상방 압력을 받습니다.
2. 정리
현재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어떨까요?
제가 요즘 느끼는 것은 [역사는 반복된다]입니다.
SNS의 발달로 정보의 공유 속도는 빨라졌지만 여전히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점점 부동산에서 관심을 끊고 있습니다. 제가 임장을 나가보고, 강의 시장을 보고, 출판 시장을 보고, 제 단톡방에 계신 분들의 참여도를 늘 보기 때문에 확신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예전처럼 부동산에 관심이 없고 그나마 있는 사람들도 점점 본인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각각의 수요자들은 어떤 선택을 할 확률이 높을까요?
무주택자는 전/월세를 선택할 확률이 높다
전세 가격이 올라가는 것을 체감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아직 많은 사람이 체감하기는 어려운 수준입니다. 얼마가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전세가가 더 올라서 '와.. 전세가 왜 이렇게 많이 올랐어? 이 정도면 매매하는 게 낫겠는데?'라는 생각이 들 때가 되어서야 무주택자들은 매수를 선택할 확률이 높습니다.
다주택자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수요의 향방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다주택자는 늘어날 가능성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5가지 원인 중 3개 이상이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1주택자는 유지하거나 매도할 확률이 높다
적극적인 1주택자는 이런 장에서 갈아타기를 합니다. 저는 지금부터 향후 몇 년이 갈아타기 하는데 가장 좋은 시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중이 움직이기까지 시간은 오래 걸릴 것 같습니다. 내 물건이 잘 팔리지 않기 때문에 그냥 눌러 앉는 수요가 많을 것이고, 조금 적극적인 사람이라면 추가 매수보다는 매도를 통해 전/월세로 이동하여 향후의 기회를 엿볼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3. 결론
변수가 없다면 매매가와 전세가는 조금씩 상승을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1편과 2편에서 본 것처럼 시장에 변수가 없을 수 없는 게 문제죠.
1. 수요
무주택자 : 매매 보합 / 전세 상승
다주택자 : 매매 하락 / 전세 하락
1주택자 : 매매 보합 or 하락 / 전세 보합 or 상승
수요를 생각했을 때 매매는 보합 or 하락이고 전세는 보합 or 상승의 확률이 높은데, 기본적으로 매매와 전세가 물가 상승만큼 상승한다고 가정했을 때 결론이
[매매 : 보합 / 전세 : 상승]으로 나오는 것입니다
2. 가격
물가 상승을 대입해 봤을 때 서울의 매매 지수와 전세지수는 비싼 수준은 아니라고 보입니다. 다만 매매 지수는 전세와의 상관관계 그리고 소득과 대출과의 상관관계까지 따져봐야 합니다.
1편에서 보여드린 것처럼 유동성 대비 집값이 과한 수준은 아닐 수 있으나 전세 / 소득 / 대출 수준과 비교했을 때 서울의 집값은 여전히 비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서울의 집값은 보합 수준에서 왔다 갔다 할 확률이 높다고 봅니다. 다만 전세가는 임대차 2법으로 인해 왜곡되었던 가격이 많이 하락하면서 물가와 비교해서 저렴한 수준으로 보이기 때문에 향후 공급 부족 현상과 더해져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결론 내리겠습니다.
매매 : 보합
전세 : 상승
물론 어디까지나 저의 예측일 뿐이고 틀릴 가능성이 다분하지만, 제가 주장한 근거들을 하나하나 잘 생각해 보시면서 본인만의 논리와 생각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