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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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에 물려있는 저희 아버지의 이야기 (feat. 시크릿브라더)


안녕하세요.

대한민국 1호 초이스 헬퍼 & 부동산 가치평가사

'시크릿브라더'입니다.


오늘은 저의 가족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아버지는 재개발 물건을 가지고 계십니다. 거기에서 실거주를 하고 계시죠. 제가 태어날 때 지은 집이니 벌써 40년 가까이 되었네요. 물론 중간에 다른 곳에서 살다가 다시 들어가시기는 했지만 아버지는 여전히 재개발이 되지 않은 재개발 유망 지역에서 살고 계십니다.


어제 '모의투자 크루' 단톡방에서 재재에 대한 질문이 있었는데 그 질문에 답변을 드리며 아버지가 떠올라서 급 포스팅을 해봅니다.



아버지는 괜찮은 재개발 물건 2개를 가지고 계'셨'습니다. 제가 과거형으로 표현한 이유는 안타깝게도 그중 하나를 매도했기 때문인데요.


그 물건은 대한민국 최대 재개발 중 하나로 평가받는 [성수전략정비구역]이었습니다.


응? 성수전략정비구역을 왜 팔아?

제정신이야?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 사연을 간단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아버지가 성수 재개발을 매도하신 시점은 대략 17년 정도로 기억을 합니다. 아버지는 성수전략정비구역에 나대지를 가지고 계셨어요. 나대지이긴 하지만 조합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었고 감평은 거의 안 나왔기 때문에 P만 받고 매도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17년은 서울이 상승장이긴 했지만 부동산 시장이 그렇게 뜨겁지 않았고 아버지가 매도를 하신 이후에 성수는 점점 핫해져서 아버지는 땅을 치고 후회를 하셨죠. 물론 그 후회는 지금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사실 여기를 매도한 건 순전히 저 때문이었습니다. 그때는 제가 부동산에 관심을 갖기 전이기 때문에 성수 재개발이 얼마나 좋은 지역인지.. 나대지가 뭔지.. 감정평가금액은 무엇이고 추가 분담금은 뭔지 전혀 알지 못하던 때였습니다.


뒤에서 말씀드리겠지만 아버지 어머니는 여전히 성동구 재개발 지역에 있는 다가구주택에 거주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지어진 지 30년이 넘다 보니 살기가 너무 불편했어요. 그때 첫째 손주인 저희 첫째가 태어난 시점이었는데 손녀딸이 걸어 다닐 공간이 없을 정도로 좁은 집이었죠.


그래서 제가 아버지에게 엄포를 놓았습니다. '이렇게 불편하게 사시는 것도 보기 좋지 않고 나중에 애를 데리고 와도 불편할 것 같다. 성수 재개발을 팔고 이 집을 리모델링 하시는 건 어떠냐'라고 말이죠.


아버지는 깊은 고민 끝에 성수를 매도하는 결정을 하십니다. 그 결정으로 인해 저는 지금도 아버지의 원망을 듣고 있죠.


아버지 어머니는 반대급부로 새집(성동구 집의 리모델링)과 월세를 얻으셨습니다. 제가 드린 돈과 성수동을 판 돈으로 옆집까지 터서 넓게 리모델링을 했고 2층과 3층까지 리모델링해서 월세를 받고 계시거든요.


저 또한 성수를 매도한 것이 지금 생각해 보면 매우 아쉽긴 합니다. 지금의 저였다면 가족 간 거래로 제가 매수를 했겠죠. 그런데 그때 당시에는 그게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돈만 생각했을 때 월세 비용 해봤자 성수 재개발이 오른 것에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은 금액이지만.. 안정적으로 월세를 받으시면서 깨끗한 집에서 생활하실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성수 재개발을 매도하신 시점이 17년인데 지금 바뀐 거는 가격 말고는 없습니다. 진행 상황은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합니다. 물론 돈만 생각한다면 큰 변화이지만 어머니처럼 '나는 언제 한 번 새 아파트 살아보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라면 아직도 최소 10년(저는 20년도 더 걸릴 수 있다고 봅니다)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어머니 아버지는 추가 분담금이 얼마나 나올지 아마 상상조차 못하고 계실 겁니다. 나대지는 감평도 거의 안 나오는데 .. 여기가 진짜 된다고 했을 때 가장 작은 평형 조합원 분양가가 얼마가 나올까요? 평당 6~7천 잡아도 최소 15억 이상은 나올 겁니다. 감정평가금액이 낮기 때문에 거의 다 추가 분담금으로 내야 하는데.. 이 돈이 없다는 게 문제죠.


P 받고 팔면 되지 않나요?


네 맞습니다. 저도 이 부분이 제일 아쉽죠.

가격이 제대로 오르기 전인 17년에 매도를 했으니까요. 최소 몇 억은 손해를 본 것이니까요. 지금의 저라면 제가 들고 갔겠지만 그때는 저 또한 무지했으니까요.


하지만 이 물건을 지켰다면 여전히 아버지 어머니는 그 낡은 집에서 거주하셨을 거고.. 그걸 보는 자식 마음은 찢어졌을 겁니다. 제가 목표한 자산을 벌써 이뤘다면 온전한 케어가 가능했겠지만 아직 저 또한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미생이니까요.


아버지는 성수전량정비구역 말고 하나의 재개발을 더 가지고 계십니다. 지금 살고 계신 성동구에 있는 주택이죠. 이 지역은 이번에 신통기획으로 지정이 되면서 더 기대감이 높아졌죠.


근데 재밌는 게 뭔지 아세요?


이 집은 제가 초등학교 때부터 재개발 이야기가 나왔던 곳이라는 거예요. 제가 하도 얘기해서 제 친구들도 다 알고 있죠. 그런데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조합설립도 안되었습니다. 입지가 좋기 때문에 그냥 놔둘 수 없는 땅이라고 다들 이야기하지만 정작 조합설립도 안 되어있다는 게 팩트죠.


아시겠지만 입지가 좋다고 사업성이 좋다고 사업이 빨리 진행되지는 않습니다. 압구정 현대가 입지가 안 좋아서 아직도 안되고 있을까요? 대치동 은마는요? 한남 재개발은요?


재재에서 입지와 사업성은 물론 중요합니다.

서울에서 개발이 될만한 땅은 점점 더 없어지고 그중에 입지가 좋은 곳은 더더욱 희소성이 높아집니다. 이를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재재에서 더 중요한 건 [속도]라는 겁니다. 특히나 저희 부모님처럼 재재 지역에 실거주를 하고 있거나 향후 신축에 실거주를 목적으로 그 물건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입지도 좋고 사업성도 좋은데 속도까지 빠르다면?

물론 베스트입니다.


그런데 세상 일이 내 맘처럼 그렇게 쉽게 되지가 않습니다. 입지가 좋은 곳일수록 잡음이 많습니다. 노량진이 그렇고 북아현이 그렇고 한남이 그렇습니다. 압현이나 은마도 마찬가지고요.


단순한 기대감으로 투자하기에 재재는 리스크가 너무 큽니다. 물론 큰 리스크만큼 돌아오는 보상도 크지만 그 기회비용 또한 결코 작지 않습니다. 그런데 너무나 많은 분들이 '단순한 기대감'과 '잭팟'에 모험을 하고 계신 거죠.


모의투자 크루 중 한 분이 이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처음 강동구를 임장할때는 재재는 그들만의 리그라고 생각하고 빼고 봤습니다. 명일역 근처에 재건축 단지를 보면서 가격이 이해도 안 되지만 투자의 효율성 측면에서 그 금액을 묻어두고 오랜 시간 기다린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서 그냥 제치고 봤었고


성동구를 돌면서 재재가 이렇게 많은데 제끼는게 맞나? 하는 의문을 가지면서 이걸 어떻게 봐야 할지 혼란이 오더라고요. 호재니까 당연히 거품이 끼는 걸 인정하고 봐야 되는데 이 단지가 과연 싼지 비싼지에 대한 비교가 애매하더라고요. 계속 돌다가 부동산에 들어가 보면 준구축인데도 용적률이 여기는 저 단지보다 15프로 차이가 나서 1억~5천 비싼 게 당연한 거라고 얘기를 하니 이걸 어떻게 봐야 하나 혼란이 오더라고요


그러다 오늘 송파구 손품팔고 있는데 여기도 재재가 많으니 이걸 무시할 수 없겠다는 생각에 어제부터 질문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렇게 답변을 드렸죠


개인적으로 기축 시장을 볼지 재재시장을 볼지 구분해서 공부하는 게 낫다고 봅니다


그냥 공부 목적이면 다 보는 게 맞고 기축 시장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서 그 지역 시세를 잘 알고 있다면 재재도 응용이 가능한데 너무 한꺼번에 다 하려다 보면 오히려 혼선이 있을 것 같아요


OO 씨가 말씀하시는 재재 초기 단계는 엄밀히 말하면 아파트 시장이 아니라 단독주택, 빌라 시장입니다. 시장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고 서울 아파트 단지만 4,500개 단지가 되는데 단독, 빌라까지 보면 얼마나 많은 걸 봐야 할까요?


볼 필요가 없다는 게 아니라 시장을 구분해서 공부해야 한다고 말씀드리는 거고, 재재가 유망하다고 생각된다면 무게중심을 아예 재재 쪽에 놓고 공부하시는 게 좋다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단순히 입지가 좋다고 재재가 된다? 이 논리로 접근하면 20년 물릴 수도 있습니다. 저희 아버지가 실제로 그랬습니다.


중략...


재개발 3대장으로 불리는 북아현 P가 5억 수준입니다. 20년 묵혀서 5억 번다? 효율성이 있을지 생각해 봐야죠. 안 오르진 않지만 기축보다 효율성이 좋아야 하는데 이걸 위해 많은 걸 포기해야 합니다.


이 또한 운의 영역이죠..


이처럼 재재시장은 고려할게 정말 많습니다.

단순히 기축 아파트를 공부하는 것과는 또 다른 영역이고 이걸 다 보려면 정말 많은 시간이 들고 훨씬 많은 공부를 해야 합니다.


재재 투자를 하시는 분들은 기축은 잘 안 보고 재재만 하십니다. 그리고 기축을 투자하시는 분들은 기축만 하시죠. 전문 영역이 나눠져 있는 겁니다.


물론 재재 투자를 하더라도 주변 시세도 알아야 하고 입지를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다 똑같은 거 아닌가요?라고 질문할 수도 있지만 이는 부동산의 성격을 잘 모르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호흡도 다르고

올라가는 타이밍도 다르고

중요하게 봐야 할 것도 다릅니다


여기서 이걸 하나씩 다 설명하기에는 글이 너무 길어지니..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이 부분에 대해 자세히 포스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임장을 하고 지역 분석을 하다 보면 재재가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습니다. '재재가 이렇게 많아?'라고 하면서 이걸 안 보고 넘어가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죠.


그런데 기축에 대한 공부와 입지 분석이 안 되어 있는 상황에서 재재까지 다 보려고 한다면 오히려 혼선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재재 가격의 대부분은 미래가치에 의해 결정이 되는데 그 미래가치를 예측하는 게 정말 어렵기 때문입니다. 미래가치가 좋다는 건 알겠는데 이게 현재 얼마나 반영이 되어 있는 건지.. 주변 시세 대비 비싼 건지 적정한 건지를 판단하는 게 정말 어렵습니다.


단순히 이게 신축이 된다고 가정하고 가치를 매기기에는 제가 앞에 길게 설명한 것처럼 20년이 넘게 걸릴 수도 있는 문제죠. 운이 좋게 빠르게 신축이 된다면 내가 생각하는 가치와 가격이 적정한 수준일 수 있지만.. 만약 그게 생각보다 진행이 더디다면? 지금과 같은 시장을 만나 공사비는 오르고 추가 분담금도 계속 올라가는 시장이라 사업이 멈춘다면? 이야기는 달라지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선택과 집중을 권유 드립니다.

재재가 유망하다고 판단된다면 재재 쪽에 조금 더 무게중심을 두고 그쪽을 공부하고 그런 지역을 많이 임장 다녀보는 겁니다. 그게 아니라면 기축 아파트를 임장 다니며 현재 가치를 중심으로 가격을 비교해 보는 것이죠.


기축 아파트는 현재가치를 중심으로 가격을 비교하기 때문에 비교적 비교평가가 쉬운 반면, 재재는 미래가치를 중심으로 가격을 비교해야 하기 때문에 비교평가가 더 어렵습니다.


부동산 공부를 하다 보면 다 공부해야 할 것 같고 겉만 핥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 순간들이 오는데 그럴 때마다 오늘 글을 떠올리시며 [선택과 집중]을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쓰다 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오늘 글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선택하는 하루!

Make a good choi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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