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학에서 익다 못해 타들어가고 있는 익다입니다 :)
은은하게 천천히 익어가려 했던 저에게
‘월부학교’라는 공간은, 평생 가스레인지만 쓰다 처음 인덕션을 켜본 사람처럼
너무 큰 화력에 깜짝 놀라고 마는 그런 곳이었어요.
월급쟁이부자들에 들어와
모든 강의를 여러 번 수강하고
실전, 지투도 벌써 5차례 수강했지만
솔직히 말하면, 저는 늘 ‘하고 싶은 것만’ 했었어요.
실전이나 지투 때는 동료들의 으쌰으쌰 분위기에 휘감겨
자연스레 더 열심히 하게 되었고,
기초반 조장을 맡았을 땐
조 분위기를 띄우려고 밤낮으로 전화를 돌리기도 했죠.
그런데, 지금 돌아보면 그 모든 행동의 동력은 ‘내가 하고 싶어서’였어요.
이번 한 달 동안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명했고,
그 중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었기에
힘들어도 지치면서도 굴러갔던 것 같아요.
그런데… 월부학교는 좀 달랐어요.
시작부터 ‘하고 싶지 않은 것들’이 너무 많았거든요.
계획글은 쓰고 싶지만, 복기글은 쓰기 싫었어요.
한 달이 지나고나면 몸은 지쳐 있었고, 계획대로 된 것도 잘없는데
무슨 복기냐 싶었거든요.
부끄러워 도망치기 바빴는데, 복기까지 하라니…
너무 숨고 싶었어요.
그리고 한 달에 두 번, 모임 후에 써야 하는 후기도요.
‘배운 점 세 가지’, ‘내가 반영할 부분’…
쓰고는 싶은데, 왜 그리도 손이 무겁던지요.
분명 얻은 건 많았는데, 그걸 글로 풀어내는 게 너무 어렵더라고요.
머릿속엔 그저 “아~ 너무 좋았다! 튜터님 짱! 반장님 최고!”
초등학생 일기 같은 감정만 떠오르고,
맨날 비슷한 마음만 맴도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오프모임.
연차가 자유롭지 않은 직업이라
평일에, 그것도 지방에서 서울까지 가는 건
진입장벽이 정말 높았어요.
기초반 때는 못 오시는 분들 위해 줌도 켜주고(?) 했는데
학교는 왜 이렇게 불친절한지…
하고 싶지 않은 것들로 가득한 월부학교에서
과연 나는 진짜 ‘오고 싶어 죽겠는 간절한 사람’이 맞는 걸까?
모임 때마다 왜 그렇게 눈물은 나는 건지…
심지어 강의 중 제바님께 사인 받다가
갑자기 펑펑 울어버리는 나 자신을 보며
“야, 너도 좀 적당히 울어…;;;” 싶기도 했어요.
대체 뭐가 그리 힘든 걸까, 나도 잘 모르겠는… 그런 시간들이었죠.
그렇다고 “힘들면 그만하세요”란 말은 죽어도 듣기 싫고,
그렇다고 죽어라 열심히 하기엔 또 너무 싫고…
저 스스로 봐도 어쩌라는 건가 싶은
애매하고 찝찝한 3개월이었어요.
그런데 그 와중에도,
내가 조금씩 바뀌고 있었단 걸
이제 와서야 느끼고 있어요.
이 글은,
진심으로 그 과정을 돌아보며 쓰는
익다의 복기입니다.
4월, 시작할 때 남들이 쓰는 양식을 따라서 저도 목표를 한 차례 써보았어요.
양식이 정해져 있고, 다들 그렇게 쓰니까 저도 그 흐름대로 썼던 것 같아요.
5월에는 4월에 받은 피드백을 반영해서 목표를 다시 수정했어요.
그땐 ‘이제 좀 내 목표 같다’고 느꼈는데… 지나고 보니, 수정한 목표조차 아직은 완전히 제 것이 아니었더라고요.
목표를 ‘설정하는 것’ 자체에 적응하고,
그걸 ‘진짜 내 것’으로 익혀가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익어가는 중입니다 :)
한 달에 2권의 책을 읽고 후기를 쓰며
그 중 1권으로는 반독모를 진행했어요.
하지만 책은 늘 반쯤만 읽거나, 2시간 만에 후다닥 속독해서
기억에 남는 부분이 흐릿해졌고, 재독 없이 읽고만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어요.
제 기준에서 책을 ‘읽었다!’고 느끼려면
읽는 데 2~3시간 + 후기를 꾹꾹 눌러쓰는 데 5~10시간 정도는 들어야 해요.
그래야 마음에 오래 남거든요.
그런데 3개월 내내 마음이 너무 바빠서…
결국 5권의 책은 ‘읽기’만 했고, 후기는 대충 훑듯 써냈어요.
다만 [그릿]은 회사에서 직접 독서모임을 진행하면서
유일하게 깊이 있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강의는 2주마다 올라오는 시스템인데,
미루면 절대 못 듣는 구조 덕분에(?) 제시간에 들을 수 있었어요.
5강(선배 강의)은 단 1회밖에 듣지 못해 아쉬웠지만,
1~4강은 두 번씩 듣되, 한 번은 편하게, 한 번은 진지하게 듣는 방식으로 반복했어요.
강의는 밀리지 않고 편하게 들으면서
강사님들의 인사이트를 즐겁게 흡수하는 방향으로 꾸준히 하려고요!
4월에는 지방 앞마당 전수조사를 통해 TOP3를 뽑았고,
가애님의 임보를 받아 순서대로 수행할 수 있었어요.
머리를 열심히 긁어대야하지만 순서대로하면 뽑을 수는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임장도 충실히 갔고
매임으로 많은 단지들을 봤지만
투자자들을 꺼려하는 그곳~은 결국 물건을 못봤어요
5월엔… TOP3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고,
결국 반모임 발표도 못 하게 되는 상황에 이르렀어요.
기존 앞마당이라 마음이 느슨해졌던 것도 있고,
매임을 2일 풀데이로 진행하면서 기존 앞마당이었지만
“내가 여길 알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구나…”를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체력적으로도 지치고, 더제대로 해볼거라는 의욕때문에 오히려 지쳐서 나가떨어진 5월이었어요.
6월엔 다시 열심히 마무리 중입니다!
분임 1일, 단임 1일, 매임 1일
초스피드로 진행해서 매임은 선호하는 생활권 위주로 다녀왔어요.
지금은 마무리 -ing 단계!
투자금 설정이 가장 어려웠어요.
확정짓지 못한 채 계속 갈팡질팡했고,
여러 케이스로 나눠서 접근할 수 있다는 걸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마음으로’ 수용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결국 TOP3를 뽑아도
진심이 실리지 않았고,
‘가짜 돈’으로 하는 연습 같아서
제 마음에도, 손끝에도 힘이 안 들어갔던 것 같아요.
학교에서 튜터님께, 반장님께 들은 말이 있어요.
“익다님, 하고 싶지 않으면 안 해도 돼요.”
근데요, 그게 진짜 ‘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거든요.
잘 안 되는 게 속상하고,
그 속상함이 또 오래가서 지치는 거예요.
저는 뭔가 하나를 좋아하면 깊게 빠지긴 하는데
그걸 오래 유지하는 걸 어려워하는 편이에요.
예전엔 좋아하는 아이돌을 쫓아 외국까지 다녀왔지만 고작 1년이었고,
펭수를 엄청 좋아해서 일산까지 보러 가고
펭수 티셔츠도 한 트럭 사모았지만, 그것도 1년.
스타벅스에 푹 빠져 한 해 몇천만 원을 쓴 적도 있었는데
그때도 결국 1년이더라고요.
그런 제가, 월부는 벌써 3년째입니다.
어느 정도 고지에 올라섰다 싶은 순간이 오면
저는 그보다 더 높은 ‘진짜 정상’으로 향하는 길을
피하고 싶어져요.
그 길은 너무 가파르고,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봉오리 같거든요.
이번에도, 그 문턱 앞에서 한참을 머뭇거렸던 것 같아요.
아이러니하게도, 월부학교에 오면서
오히려 가족, 친구들과 연락이 더 많아졌어요.
아마 마음이 힘들어서
자꾸 익숙한 관계에 기대게 된 걸지도요.
가족들, 친구들이 그래요.
“너 부동산은 진짜 오래 한다?”
그러게요. 저도 신기해요.
월학에서 하라고 한 걸 100% 해냈던 건 전혀 아니고
기준치에도 미달된 부분이 많았지만,
이번에 가장 크게 배운 건 단 하나.
하기 싫은 것도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하고 나면, 얻는 게 생각보다 빨리 돌아온다는 것.
돌이켜보면, 이번 3개월은
'잘하려는 시간'이라기보다
'도망치고 싶은 마음과 자꾸 마주하면서도,
다시 돌아오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것만 고르고, 익숙한 방식 안에서 안전하게 움직이던 제게
월부학교는 어색하고 낯선 ‘불편한 진짜 성장의 공간’이었고,
그 안에서 저는 많이 망설이고, 울고, 지치고, 그럼에도 다시 해보았어요.
목표를 수립하는 것부터,
책 한 권을 매달 읽어야하는 이유,
뻔한것 같아도 임장을 가고 임보를 쓰는 이유,
부정적인 말을 듣게되는 전임과 매임을해야 정리가 된다는것
하기 싫은 것도 해야 한다는 작은 진리
저는 오늘도
3년동안 버텨온 나를 믿고
4년차를 향해 꾸준히 익어가겠습니다 :)
내마기-내마중-내마실 테크를 타면서
천천히 결혼준비를 해보려 합니다
언제나 실전, 지투, 학교는 걸리면 땡큐~
다음달? 내가 어떻게 될지몰라!
제가 늘 우선순위였지만
이번만큼은 가족이 될 사람을 위해
가족을 위한 단순한 시간뿐아니라 몰입을 할 예정입니다.
투자금 들고 다시 곧 학교로 돌아올게요 :)
댓글
에고 우리 익다님 3개월동안 너무 고생하셨고 솔직한 복기글 보면서 익다님의 마음을 더 헤아리지못해 미안한 마음도 들어요. 저두 익다님 솔직함을 보면서 많은걸 느끼고 제 자신도 돌아보고 갑니다. 감사해요💗 익다님 다 잘 될거고 잘해낼거예요 고생많았어요 화이팅!!!!
익다님 글에 진심이 드러나는 거 같아 잘 읽었습니다! 원씽에 나오는 얘기처럼 열정과 의지도 결국 타이밍 같아요. 지금 익다님의 상황이 그런 타이밍이었을 뿐이라고 생각하심 어떨까 생각해요 ^^ 고생많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