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도서후기

나는 세게일주로 돈을 보았다_스릴러보다더무서운_[열중 4는 건 책, 5르는 건 실력, 3키는 건 두려움, 9하는 건 우리의 자산이조_나도언젠가]

  • 11시간 전

나는 세게일주로 돈을 보았다.

원서 : Sharks: Investigating the Criminal Heart of the Global City

코너 우드먼 저/홍선영 역

갤리온 출판

2018년 12월 13일 발행

 

 

 

나는 세계일주로 돈을 보았다 – 무섭지만, 강렬하고, 찐하게.

 

개인적인 일로 마음이 몹시 시끄러웠던 날이었습니다. 

한 가지 생각에만 사로잡힌 채, 자꾸 같은 고민을 되풀이하다 보니

 도저히 빠져나올 방법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음을 다잡기 위해 책을 펼쳐보았지만, 웬만한 책에는 집중이 되지 않더라구요..

그러던 중 눈에 띈 한 권의 책. 제목도 강렬했지만, 부제는 더 자극적이었습니다. 

"회사를 박차고 나온 억대 연봉 애널리스트의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지하경제 추적기"라는 말에 이끌려

 바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든 첫 느낌은 솔직히 혼란이었습니다. 

'이 책이 왜 추천도서지?', '100권 리스트에 왜 들어가 있었던 걸까?' 하는 의문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세상 곳곳의 어두운 이면을 날 것 그대로 들여다보게 만드는 이 책은, 

마치 다큐멘터리와 추리소설 사이 어딘가에 있는 듯한 긴장감과 흡입력으로 가득했습니다.

 

처음엔 이 책이 세계 경제의 큰 그림을 설명하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마약, 매춘, 사기, 소매치기, 위조, 납치, 심지어 살인까지…

가 감당하기 벅찬 이야기가 넘쳐났습니다. 

그럼에도 이상하게도, 오히려 그 극단적인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강렬한 서사가 나를 괴롭히던 현실의 고민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최적의 몰입 도구였던 것 같습니다. 선택 성공^^

 

이 책을 읽으며 특히 인상 깊었던 몇몇 나라들의 이야기를 간략하게 요약, 정리해봅니다.

 

미국 – 뉴올리언스의 위험한 게임

뉴올리언스는 재즈의 고향으로 유명한 도시지만, 이 책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전혀 달랐습니다. 

음악과 예술이 흐를 것 같은 분위기와는 다르게, 

작가가 마주한 건 갱단이 장악한 거리, 마약 거래가 일상처럼 오가는 클럽, 

도박판으로 뒤덮인 어두운 도시의 민낯이었습니다. 

특히 10대 청소년들이 갱단에 들어가 돈을 벌고, 삶을 이어가는 모습이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들에게 ‘합법’이란 말은 사치처럼 느껴졌어요. 

이런 현실을 보며 '돈이 만들어낸 거리의 규칙'이란 말이 절로 떠오릅니다. 

저도 책을 읽다 말고 “여긴 진짜 절대 가지 말자...”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하하...무서워요..

 

아르헨티나 – 위조지폐 산업

아르헨티나는 경제가 여러 번 무너지며, 사람들의 삶도 함께 휘청인 나라입니다. 

코너 우드먼은 이곳에서 진짜와 거의 구분이 안 되는 고급 위조지폐를 만들어 파는 조직을 추적합니다.

 사람들이 위조지폐를 사용하면서도 "이게 뭔 문제야? 다들 이렇게 살아"라는 

태도를 보이는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돈이 법보다 먼저 존재하는 것 같았고, 불법이라는 단어가 무의미해 보일 정도였어요. 

생존을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고, 또 무섭기도 했습니다.

 

인도 – 발리우드 사기

인도 하면 떠오르는 화려한 색감과 발리우드의 화사한 춤과 음악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믿기 힘든 사기들이 숨어 있었습니다. 

발리우드 영화에 엑스트라로 출연시켜 준다며 돈을 받고 사라지는 사기단, 

가짜 투자로 사람들의 꿈을 이용하는 방식 등, 

한마디로 ‘꿈을 미끼로 한 장사’였습니다. 

작가가 직접 엑스트라 모집 현장에 가서 눈으로 확인하고, 

사기범과 대면까지 하는 장면은 현실이지만 마치 영화처럼 느껴졌습니다.

 인도의 혼잡한 거리, 거기에 얽힌 수많은 사람들의 욕망이 복잡하게 뒤섞인 분위기가 생생하게 전달됐어요.

마지막에 술 소지 면허가 있어야 한다면서 돈을 요구하는 부분에서는

그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를 쓴 사기꾼들이 똑똑하단 생각이 들면서도 

별 아이디어가 다 있다는 생각에 너무 웃겼어요 ㅎㅎㅎ 

 

스페인 – 바르셀로나의 소매치기

아름다운 건축과 예술의 도시 바르셀로나. 

하지만 관광객들이 방심하는 틈을 노리는 조직적인 소매치기 집단이 활개를 칩니다.

 책을 읽으며 예전 바르셀로나에서 집시에게 침을 맞고 당황했던 제 경험이 떠올랐습니다. 

코너 우드먼은 이곳에서 단순한 소매치기가 아니라, 

그것이 일종의 산업처럼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파고듭니다. 

누군가는 타인의 지갑을 털어 생계를 유지하고,

 누군가는 그걸 관리하는 보스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어요. 

관광이 경제의 중요한 축인 도시에서, 소매치기조차 하나의 생계 방식이라는 현실이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영국 – 대마초 사업

자신의 고향인 영국에서도 작가는 불법과 합법 사이를 오가는 대마초 산업을 추적합니다. 

특히 일반적인 주택가의 지하실에서 대마초를 재배하고, 

유통하는 현장을 방문하는 장면은 정말 소름끼쳤어요. 

옆집에서 저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만으로도 무서웠습니다. 

법이 단속을 해도, 수요는 사라지지 않고, 결국 지하경제는 계속해서 살아남는 구조.

 '가장 가까운 곳에 가장 큰 어둠이 숨어 있다'는 말이 딱 맞아떨어졌어요.

 

멕시코 – 택시 납치

멕시코시티에서는 ‘택시’가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닙니다. 때로는 범죄의 시작점이 됩니다. 

일반인처럼 보이는 택시 기사에게 탔다가, 강도나 납치를 당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작가는 실제 납치 피해자를 인터뷰하고, 그 위험을 직접 체험하며 취재를 이어갑니다. 

저는 읽으면서 “제발 타지마! 제발 그 택시는 아니야!”를 계속 외치고 있더라고요.

 이렇게까지 위험을 무릅쓰고 현장에 뛰어드는 작가의 대담함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과 동시에, 

제발 무사하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스라엘 – 골동품 사기

이스라엘에서는 역사적, 종교적으로 가치 있는 유물들이 돈이 되자, 위조 시장이 커졌습니다. 

작가는 이곳에서 ‘진짜보다 더 정교한 가짜’ 유물을 파는 사람들을 만납니다. 

그리고 이런 유물을 진짜라고 믿고 비싼 돈을 주고 사는 사람들. 

신념과 믿음, 역사까지도 돈으로 거래되는 모습이 참 씁쓸했습니다. 

특히 종교라는 민감한 주제가 돈벌이 수단이 되는 장면에서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보여줬습니다.

 

콜롬비아 – 보고타의 약물 범죄

콜롬비아의 보고타에서는 술잔에 마약을 몰래 타는 방식으로 사람을 납치하고, 

재산을 갈취하는 일이 일상적으로 벌어집니다. 

한순간의 방심이 평생의 트라우마로 이어질 수 있는 이곳에서, 

작가는 위험을 무릅쓰고 직접 그 범죄 구조를 파헤칩니다. 

‘지금 이건 기사라기보단 생존게임이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어요.

 책을 읽으면서도 “제발 다음엔 이런 취재는 하지 말았으면…”

 “혹시 나중에 코너 우드먼 사망 기사를 보는 건 아니겠지...” 하는 걱정까지 들었습니다.

 

 

책장을 덮으며 생각한 건 단순한 충격 그 이상이었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코너 우드먼의 모험기나 범죄 탐사 보고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돈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각자의 삶에서 그 의미를 되짚게 하는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나도 모르게 이런 질문을 하게 됩니다.

 

나는 내 목표를 위해 얼마나 간절한가?

나는 돈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그리고, 내가 추구하는 부는 어떤 방식으로 쌓아가고 있는가?

 

무엇보다 이 책을 통해 깨달은 가장 큰 메시지는 이것이었습니다.

 

“돈은 사람을 유혹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돈이든 그 돈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결국 인간의 선택이다.”

 

내가 이 책에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은 바로 이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돈은 수단일 뿐이며, 그것을 도구로 사용할지, 무기로 사용할지는 전적으로 나의 몫이라는 것. 

부를 추구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그 방향성이 늘 중심을 잃지 않도록 경계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나와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되,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하거나 피해를 줄 수 있는 부의 추구는 절대 하지 말아야겠다 생각해봅니다. 

(왜 100권 도서에 들어가는지 의미를 어렴풋이 알 듯합니다..)

 

그리고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땅 비교적 안전한 한국에서,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도 꿈꿀 수 있고, 

노력하면 결과를 바꿀 수 있는 이 환경 그 자체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이 책의 후속작(혹은 전작?)이 있다는 사실에 무척 설레었습니다. 코

너 우드먼의 또 다른 세계일주를 꼭 따라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독서였고, 한동안 잊지 못할 책이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미드 한 편 본 듯한 기분의 흥미가득 독서 타임이었습니다~~~ ^^


댓글


인생집중user-level-chip
25. 06. 26. 23:13

오늘도 꾸준한 독서와 독서 후기 최고십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