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후기

강의를 듣고 인생을 돌아보게 된 내집마련기초반 1강 수강 후기

25.07.07

너나위의 내집마련 기초반 - 내집마련 하기 전 꼭! 알아야할 A to Z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나는 감이 있다고 자부하며 모든 일을 계획 없이 근거 없이 살아왔던 거 같다.

 

보통의 30대 중반 또래들처럼 주어진 커리큘럼에 맞춰 인생을 살아왔고 대학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후에는

 

뭔가 주도적으로 의지를 갖고 내가 계획해서 무언가를 달성한 경험이 거의 없었던 거 같다.

 

그러다 좋은 배우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나름 인생의 엘리트 코스를 밟아 온 거 같아 

 

‘이 정도면 인생 성공한 거 아닌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살았다.

 

사실 유년 시절을 부족함 없이 자라 뭔가 절실함이 없었기에 넓게는 재테크 좁게는 부동산에 대해 관심이 

 

없었던 것도 맞다. 30이 넘은 나이에도 나도 모르게 보험처럼 ‘나에게는 부모님이 있으니까’ 하는 생각이

 

재채기처럼 튀어나왔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남편을 만나고 이런 생각을 가진 내 자신이 조금 부끄러워졌다.

 

또한 사회생활을 하면서 나보다 사회경험이 부족하고 나이가 어린데도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후배 및 직장 동료들을 보면서 ‘ 아 난 뭘했지?’ 하는 생각만 할 뿐 하루살이처럼 또 그날그날을 살았던 거 같다.

 

결혼할 때 신혼집은 개포동에 신축 빌라 전세로 시작했다.

 

단순하게 남편과 내 직장의 위치만 고려하고 아시는 공인중개사 분이 제공하는 몇 개의 집을 보고 그 중 괜찮은 곳으로

 

선택했다. 동네가 좋다 보니 반사이익을 누려 만족하고 살았던 거 같다.

 

그런데 중간중간 집주인의 간섭과 깐깐한 거래 방식에 마음이 상하고 공인중개사비, 이사비용, 대출 이자 등 인생 처음

으로 부동산 부대비용 및 지출을 경험해 보니 ‘ 이럴 바엔 집을 사는 게 낫겠다’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다 회사에 20대 초반의 어린 친구를 알게 되었고 이미 부동산 관련 유투브와 서적 등을 많이 공부하고 산본에 갭투자로 자기 집을 마련한 친구였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 때 큰 자극을 받고 무작정 서점에 가서 부동산 분야 베스트셀러를 사서 읽고 ‘아하 무조건 집 사야겠다’라고 마음에 새겼다.

 

성남에서 나고 자란 남편 덕에 익숙한 지역을 보다보니 성남시 분당구가 눈에 들어왔다. 지방에서 고등학교까지

지내다 서울로 대학을 온 나조차도 분당은 알고 있었다. 분당 부심이 있는 사람들을 많이 보기도 했고, ‘천당 밑에 분당’이라는 말들도 많이 들어봤으니까.

 

어머니 지인이 분당구에서 공인중개사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일단 전화번호를 받아냈다.

 

그 시기는 22.5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던 시기였다.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던 때라 재경부사이트를 들락날락 하면서

 

금융, 부동산 관련 정책을 항상 눈여겨 보던 때였다.

 

그런데 대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이었다. 9억 미만 아파트 들에게 혜택을 준다는 내용이 골자였고 나는 문득 그럼 9억 미만 아파트 수요가 높아지겠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자 마자 바로 공인중개사 아저씨에게 전화를 해서 상황을 말하고 볼 수 있는 집이 있냐고 여쭤봤다.

 

마침 볼 집이 있는데 매수 대기자가 있어서 빨리 보는 게 좋을 거 같다고 하셨다. 남편에게 조기퇴근을 강요하며 나는 그날 신분당선을 타고 정자역에서 내렸다.

 

커다란 주상복합 아파트가 즐비하고 탄천이 흐르고 사람들이 여유 있어보이고 제반시설도 훌륭했다. 

 

‘와우 나 여기 살아도 되는거야? 장난 아니네’

 

평일 오후 남편의 손을 잡고 부동산 사장님을 졸졸 따라다니며 방1개짜리 작은 집을 본 후 방2개짜리 복도식 아파트를 갔다. 

 

기대치가 확 낮아진 상태에서 방 2개짜리에 나름 관리가 잘 된 집을 보니 눈이 돌았던 거 같다.

 

그리고 어정쩡한 배경지식으로 분당을 높게 평가했던 나는 이 정도 가격에 분당 정자동에 아파트? 오 개꿀이네

 

하는 생각으로 이 집을 안 사면 너무 후회할 거 같았다.

 

게다가 부동산 사장님은 집값을 1500만원이나 깎았다고 하셨다. 그 당시에는 안 살 이유가 없었다.

 

남편은 인생에서 이렇게 중요한 결정을 하루 만에 하는 게 맞냐고 되물었지만 나는 이미 눈이 돌아있었고 우리 예산에 이보다 좋은 집 살 수 있어? 하며 몰아 세웠고 안 사면 너무 후회할 거 같다고 다그쳤다.

(신혼이라 이게 먹혔던 거 같다 하하)

 

우리는 그렇게 첫 집을 무슨 시장판에 과일 사듯이 하루 보고 그 다음날 계약하기로 결정했다.

 

악몽은 시작되었다.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대출 금리가 올라가기 시작했고 호갱노노의 우리의 계약이 찍힌 이후로 거래 없었다.

 

뉴스에선 연일 부동산 시장 하락을 논했고 1억, 2억, 심하게는 4억까지 빠졌다는 말이 나왔다.

 

남편을 볼 낯이 없었다. 다행히 동네는 너무 좋고 아가도 태어나고 좋은 사람들도 만나고 실거주라 버틸 수 있었지만

 

몇 달은 부동산을 보며 마음이 쓰리고 쓰렸다.

 

23년 3월 이왕 떨어진 거 취득세라도 아끼자 하며 조금 넓은 곳으로 갈아타자며 남편을 달랬지만 이미 떨어진 신뢰는

 

회복할 수가 없었다.

 

역지사지로 나에게 반문해도 지금의 남편은 참 성인군자였던 거 같다.

 

역시 겪어봐야 안다고 인생 전체로 봤을 때는 나에겐 뼈아픈 경험이자 부동산도 공부하고 공부해야 하는 분야임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둘째가 찾아오면서 더 큰 집으로 가야하는 필수부가결한 상황에 처하면서 25년 4월부터 이번에는 엑셀에 정리도 해가고 부동산 사장님도 3곳은 컨택하면서 임장을 다녔다.

 

근데 이번에는 아는 게 많이 없으니 부동산 사장님들에게 휘둘렸고 내가 돈을 내고 구매하는 상황에서도 을을 자처하게 되었다. 

 

그러다 좋은 집을 발견해서 절대 하지 말라는 선매수를 할 뻔하기도 했다. 다행히 나의 사랑스러운 남편이 한번 제동을 걸어줘서 전재산을 날릴 뻔한 위기를 이겨냈고 만약 구매했으면 대출 규제에 걸려 잔금도 못 치렀을 것이다.

 

정말 좋은 시기에 기회에 월부의 내집마련기초반을 들은 거 같다.

 

하늘도 내가 정말 안쓰럽고 불쌍했는지 유난히 유투브 알고리즘에 너나위님이 많이 나왔던 거 같다.

 

1강을 듣고 쇼킹했던 것은

 

  1. 모든 것을 데이터로 보여주고 증명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한다는 것
  2. 머릿속에 산재되어 있던 지식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확신을 준다는 것
  3. 이렇게만 하면 가능하겠구나 하는 로드맵을 제시해준다는 것
  4. 수학 공식처럼 기준점을 제시해서 흔들리지 않게 만들어 준다는 것

 

물론 밥상은 차려줄 수 있지만 떠먹는 건 나의 몫이다. 미래의 나의 결정은 어찌될 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몇 년 뒤 남편과 후회없는 선택이었어! 하며 호방하게 웃는 우리를 그리며 1강 후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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