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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메라] 『쉼과 나아감에 대하여』 독서 후기 - 징검다리의 시간

25.08.12

 

평소 나는 소음 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자주 느낀다.

 

해야 할 일로부터의 소음.

각종 미디어로부터의 소음.

여러 감정으로부터의 소음.

 

이러한 소음이 머릿속에서 난무할 때

모든 소음을 꺼버리는 행동을 가끔씩 한다.

 

할 일을 멈추거나,

메시지, 카톡에서 신경을 끄거나,

아무 생각을 하지 않거나.

 

이 책 ‘쉼과 나아감에 대하여’를 읽으면서

의지가 필요한 이 행동이 ‘오아시스 타임’을 갖는 행위임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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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말하는 ‘오아시스 타임’은 평일 내내 ‘할 일’(to-do list) 목록에 완료 표시를 하느라 지친 마음과 정신을 쉬게 할, 그러면서 다음의 ‘할 일’을 하기 위한 마음과 정서를 유지하고 확보하기 위한 하나의 징검다리 시간이다.

 

월부에 있다 보면 괜히 주말에 임장 나가지 않으면 불안하고 임보 쓰지 않으면 괜히 죄책감을 느낄 때가 많다. 그런 감정에 휩싸여 ‘현재의 내 몸과 마음, 내게 필요한 정서’를 찾거나 돌보지 않으면 어느 순간 ‘다 내려놓고 싶은 때’가 찾아온다.

 

그런 순간이 찾아오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는 시간이 바로 ‘오아시스 타임’이다.

 

일주일에 하루는 쉬거나, 그게 힘들면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저녁이나 아침 시간을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순간으로 삼으라고 아래처럼 조언한다.

 

내면의 목소리나 영혼의 나직한 중얼거림을 들을 수 있는 시간, 정적과 감사 그리고 축복의 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시간.

 

 

핵심은 이를 위한 시작 시간과 종료 시간을 정하고,

무슨 일이 있더라도 미루지 말고,

이 시간을 자신의 내면을 풍요롭게 하는 시간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평소 TV를 보면 힐링이 된다면 그러해도 되지만,

가급적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사람과 어울리며, 속도를 늦추고 삶을 음미하며, 성과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휴식하고 성찰하고 노는 시간(161페이지)으로 활용하라고 저자는 말한다.

 

단순히 도파민이 나오게 하는 자극적이고 즉흥적인 행동보다는,

정적 속에서 내 몸과 정서를 살피고 그다음 시간을 도모하기 위한 에너지를 채우는 시간으로 쓰기를 권하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이러한 시간은 나에게 ‘모든 소음으로부터 멀리 떨어지는 시간’이다.

그렇게 소음을 없애고 가만히 있다 보면 정말 놀랍게도 온갖 흙탕물이 넘실대던 마음이 고요해지고 머리속이 단순화되면서 몸이 차분해진다.

 

이 기분을 느끼면 ‘아, 이게 휴식이구나’ 싶다.

이 시간을 조금이라도 보내고 나면 저자가 말한 것처럼, 앞으로 할 일을 해 나갈 마음과 힘이 조용히 생긴다.

 

아직까지는 저자가 말한 것처럼 하루 온종일을 이를 위한 시간으로 활용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일주일에 반나절은 똑 떼어내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또 잠시 일을 멈추고 쉬고자 하는 찰나의 순간도 오아시스 타임으로 활용할 수 있을 듯하다. 나는 그때 쓸데없이 인터넷 뉴스를 보거나 카톡을 확인하거나 하는데 그 잠깐의 시간에 심호흡을 가다듬고 현재를 인식하며 자신을 돌볼 수도 있다.

 

이러한 오아시스 타임을 부러 가지려면 평소 시간을 잘 관리하고 오아시스 타임을 가로 막는 생각과 행동을 바꾸어야 한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시간 관리를 위한 효과적인 방법도 책에서 소개(목실감 느낌^^)하고,

오아시스 타임을 가로막는 잘못된 믿음 중 하나가 ‘내 가치를 내가 이루는 성과로 판단’하려는 개인적/사회적 편향이라고 저자는 짚는다.

 

시간을 관리할 때, 나 자신의 가치를 판단할 때 외부의 시선을 염려하지 말고 나를 돌보고 나를 위한 방향으로 관리하고 가치 판단하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생각을 바꾸는 한 가지 방법은, 자신을 일하는 존재가 아니라 영혼을 가진 존재로 바라보는 것이다.

 

우리의 존재는 존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안타깝게도 성과가 우리에게 가치를 부여한다는 잘못된 믿음을 지닌 사람이 너무 많다.

 - 쉼과 나아감에 대하여, 181페이지

 

저자가 오아시스 타임에서 가장 권하는 것은 바로 ‘교류’이다.

 

sns를 통한 접촉은 타인과의 비교를 통한 ‘절망’을 더해 줄 수 있으니,

사람과 직접 ‘교류’하며 감사와 충만함을 느껴보라고 말한다.

 

세상에서 그 무엇보다도 ‘사랑’이 으뜸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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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중력이 나에게만 쏠린 듯한 요즘,

제주바다 멘토님이 선물해 주신 이 책이 나에게 ‘오아시스 타임’이었다.

 

당장 눈앞에 있는 일과 목표도 물론 중요하지만,

더 넓게, 더 길게 보고

현재의 나에게서 물리적으로 덜어내야 할 것과 추가해야 할 것,

그리고 정서적으로 뺄 것과 더해야 할 것을 짚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모두가 진정한 ‘오아시스 타임’을 갖기 위한 한걸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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