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미s 입니다.
1호기 임차인 만기 한 달 전 아랫집으로부터 연락을 받게 되었습니다.
거실 천장에서 누수가 발생했다는 연락이었습니다.
매수 직전에 윗집/아랫집 누수 이력을 확인했을 때,
3년 전 쯤에 아랫집으로 누수가 발생했었고
수리까지 마친 상태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또다시 누수가 발생했다는 말씀에 가슴이 콩닥콩닥 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1호기 매수 후 누수 보험(화재보험 임대인배상책임 특약)에 가입해둔 덕분에
임차인/아랫집 집주인 협조만 잘 된다면 금방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정작 누수 원인을 찾는 과정은 어려웠지만,
누수 발생 시점부터 보험금 청구까지의 과정을 경험담으로 남겨보고자 합니다.
1. 대응과 협조는 빠르게
누수가 발생했다는 연락을 받고 가장 먼저 한 것은
아랫집 집주인분의 당황스러운 심경에 적극적으로 공감해 드리고,
누수 발생 상황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듣고 사진/영상도 요구한 뒤
지금 당장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랫집에서는 최대한 빨리 관리소에서 저희 집을 방문하여
저희 집에서 발생 한 누수인지, 아파트에서 발생 한 누수인지
원인을 확인할 수 있도록 임차인의 협조를 구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매수 할 때와 전세를 뺄 때에도 집 보기 협조가 잘 안되던 임차인이라
역시나 누수 원인 확인을 위한 방문도 쉽게 허락하시지 않았습니다.
임차인께서는 과거 누수가 발생했을 때 여러번 사람들이 드나들며
원인을 확인하고 수리까지 진행하는 과정에서 피로감을 느끼신 듯 했습니다.
임차인분의 상황을 최대한 고려하여
한 번의 방문으로 누수업체에서 직접 탐지를 진행하는 것으로 협의했습니다.
아랫집에서 누수 발생 위치가 감전의 위험도 있다보니
일정만큼은 최대한 빠른 일정으로 협조를 요청드렸습니다.
2. 누수 업체 선정
임차인과의 연락을 마치자마자 누수 탐지업체를 찾아봤습니다.
네이버에서 검색도 해보고 숨고 어플도 활용 하였는데,
검색하던 중 해당 단지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누수 탐지부터 수리까지도 진행할 수 있는 업체이면서 &
원인을 찾지 못하면 출장비가 발생하지 않는 업체인지 확인하였고
보험금 청구와 관련된 절차 대응이 가능한 업체인지도 최종적으로 확인한 뒤
임차인과 방문 일정을 조율했습니다.
3. 보험사 문의
누수 업체까지 선정한 뒤 보험회사에 연락하여
사고 접수와 보험금 청구를 위한 필요 서류들을 확인 하였습니다.
생각보다 필요한 서류들이 많았습니다.
보험회사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제가 가입했던 곳에서는 아래와 같은 서류들이 필요했습니다.
1) 보험금청구서
2) 개인정보동의서
3) 주민등록등본
4) 사고경위서 (피보험자 작성 or 아파트 민원일지)
5) 누수 기술 소견서 (우리집 수리업체에서 작성)
6) 견적서 (우리집, 피해주택 모두)
7) 수리비 결제내역 (카드 영수증, 계좌 송금 시 이체 내역 & 현금영수증 필수)
8) 현장사진 (우리집+피해주택 공사 전, 중, 후 사진)
단, 피해주택 수리하지 않더라도 피해 사진 필수
9) 확인서
10) 임대차 계약서
피해주택/누수 수리업체에 미리 잘 요청해둬야 하는 것은
사고경위서 작성을 위한 사고 당일 구체적인 상황과 피해 사진,
공사를 하게 된다면 전, 중, 후 사진 이었습니다.
사고 접수도 해두었으니 이제 원인을 찾고 수리만 잘 하면 될거라 생각했습니다!
4. 누수 탐지 & 원인 찾기
누수 탐지업체에서 방문 후 탐지를 하였는데
의심되는 위치(과거 누수가 발생했던 곳 근처)가 있었지만 바로 원인 확인이 안되었고
현재 물이 계속 새고있는 상황이 아니다보니
정확한 위치를 찾으려면 싱크대 하부장을 전부 뜯은 후 바닥을 까보거나
물이 샐 때 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탐지를 해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전문 탐지업체가 원인을 찾을 수 없다는게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
누수 탐지 방법들을 조금 더 찾아보니
물이 계속 새고 있다면 청음기/열화상카메라 등으로 위치 특정이 가능하지만,
물이 안 새는 상태라면 수압 시험과 같은 방법을 활용 하더라도 정확한 위치는 알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아랫집에서는 계속 불안해하시니 물이 다시 샐 때 까지 기다릴수도 없고,
그렇다고 3주 뒤면 임대차 계약 만기로 이사를 가시는데
당장 싱크대 하부장을 뜯어서 원인을 찾기에도 난감하고
원인을 찾더라도 수리를 하자고 하기에도 난감한 상황이었습니다.
5. 피해주택에 선물공세
사실, 임차인 퇴거 후에는 싱크대를 포함하여 올수리 예정이었기 때문에
철거 후 제대로 원인을 찾고 수리를 하는게 저도, 임차인도 편할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바로 과일 한 박스를 사들고 아랫집에 방문을 했습니다.
사정을 말씀드리고 3주 동안만 기다려주시면
최대한 빨리 원인 찾고 수리도 하겠다고 양해를 구했습니다.
다행히도 아랫집 주인분께서 너그러이 양해를 해주셔서
다시 물이 새지 않기를 바라면서 3주를 보냈습니다.
인테리어 동의서를 받을 때 아랫집에 한 번 더 선물을 들고 방문하여
그 동안 추가로 물이 샌 곳은 없었는지, 불편하신 부분은 없으셨는지 한 번 더 여쭤보고
다시 한 번 양해를 구하고 감사의 인사도 전했습니다.
6. 누수 수리업체 선정
지난번 누수 탐지를 맡겼던 업체는 원인을 찾지 못하고 돌아가셨지만,
임차인이 퇴거한 뒤에는 바로 철거와 인테리어가 진행 될 예정이었습니다.
인테리어 사장님께 연락드려 공사 일정을 일주일 정도 미뤄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사정을 말씀드렸더니 다행히도 사장님께서 누수 탐지, 배관 공사 등의 경험도 많으시다보니
철거 후 일주일 동안 직접 원인도 찾고 수리까지 해주시기로 하셨습니다.
예상 수리 견적 또한 누수 업체보다 더 싸게 해주실 수 있어서 믿고 맡기기로 하였습니다.
7. 드디어 찾은 원인 & 공사 진행
철거 후 누수가 발생한 곳을 드디어 찾게 되었는데,
예상했던대로 3년 전 누수로 인해 온수배관을 교체했던 곳이 원인이 되었습니다.
당시 누수가 발생한 일부 배관을 새로운 배관으로 교체 시
기존 배관과 새로운 배관의 직경도 달랐고, 연결 부속도 제대로 쓰지 않아서
두 배관의 수압차로 인해 추가 누수가 발생했던 것입니다.
처음에 인테리어 사장님께서 에어컨 배관과 연결되면서 누수가 발생한다고 하셔서
’온수배관이 왜 에어컨 배관과 연결된다는거지..?!‘ 너무나 혼란스러웠는데
알고보니 배관 종류 중 하나인 ’에이콘‘ 배관(pb관) 이었습니다ㅎㅎ
온수배관에는 동관/스테인리스강/PB(에이콘)관/엑셀(X-L)관 정도가 있는데,
기존 배관은 PP관으로 현재는 잘 사용하지 않는 배관이다보니
3년 전 수리를 할 때 PB(에이콘)관을 연결했던 것이었습니다.
이제 수리를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정해야하는데
1) 누수가 발생한 부분만 새로운 배관으로 교체하고 연결 부속품도 바꾸는 방법
2) 온수 배관 전체를 교체하는 방법
이렇게 2가지 방법이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어차피 인테리어를 위해 전체 철거를 한 상태이니,
추가 누수 발생을 막기 위해서라도 온냉수배관을 전체 교체하기로 하였습니다.
일부만 교체한다면 또다시 누수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었고,
누수 탐지업체와 인테리어 업체를 통해서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해당 단지의 온수배관에 누수 이슈가 많아서 최근 인테리어 하는 집들은
대부분 배관 교체공사를 진행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장의 수리 비용이 조금 부담되기는 했지만
향후 누수가 발생했을 때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비용보다 적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배관 교체공사까지 마무리하니 한결 마음이 편했습니다.
8. 추가 누수 체크
그렇게 온냉수배관을 전체적으로 교체하였고
주말 포함하여 일주일 정도 추가 누수가 발생하진 않는지 체크하였습니다.
배관에 계속 물을 흘려보내면서도 지켜봤지만
특별하게 물이 새는 곳도 없었고
아랫집에서도 누수가 추가로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해주셔서
미장으로 마감을하고 다음 인테리어 공정으로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 수리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기존 보일러 난방배관은 건드리지 않기위해
최대한 벽쪽으로 붙여서 시공을 하여 난방배관 손상으로 인한 추가 누수 또한 예방할 수 있었습니다.
9. 보험금 청구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되는동안 보험금 청구를 위해 서류들을 준비했습니다.
아랫집에서도 도배를 할 것인지 여러번 여쭤보았으나,
현재 이사를 갈지 전체 인테리어를 하고 계속 거주할지 고민 중이셔서
무리를해서 수리를 진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셨습니다.
그래서 배관교체 공사비에 대한 금액만 청구를 진행했습니다.
사실 보험금의 경우에는 누수로 인한 손해방지비용만 청구가 가능하기 때문에
배관교체 공사비 전체를 청구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인테리어 사장님께 공사비 일부만 따로 결제하여
수리비 견적서와 영수증을 부탁드렸습니다.
필요 서류들을 보험 담당자분께 전달드렸고,
바로 다음날 청구 금액 전액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10. 배운점, 느낀점
보험금까지 받고나니 보험을 미리 들어두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누수를 처리하는 동안에는 임차인/아랫집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과
누수 원인을 찾고 수리하기까지의 과정은 처음이라 생각보다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임차인 퇴거와 인테리어 수리 일정이 얼마 남지않은 시점에 누수가 발생해서
전체 철거 후 원인도 제대로 찾을 수 있었고 배관 교체까지 맘편히 진행할 수 있었는데
만약 임차인이 계속 거주중인 상황이었다면 해결하기가 더 어려웠겠다는 생각도 문득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누수 대응 경험이 또 하나의 경험치로 쌓여서
다음 번에는 조금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누수 이슈는 더 이상 만나고 싶지 않습니다ㅎㅎ)
이번에 배관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샤워기 온냉수 위치가 바뀌어버린 이슈도 발생했지만
해당 내용은 인테리어 후기에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
잘한점
1) 매수 전 누수 이력을 확인하고 누수 보험을 미리 들어둔 것
2) 아랫집에 선물을 아낌없이 드리고 연락도 자주 드리고 얼굴도 최대한 자주 뵈려고 했던 것
3) 당장 비용이 조금 더 발생하더라도 제대로 수리를 진행한 것
아쉬운점
1) 해당 단지 온수배관 이슈를 들었음에도 제대로 찾아보지 않고 인테리어 수리범위로 고려하지 않은 것
2) 배관교체 진행하면서 온냉수 배관 잘 연결 되었는지 디테일하게 체크하지 못한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