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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함의 습격
마이클 이스터

결국 나는 지독한 변화 속에서 하루하루 깊숙이 다가오는 모든 생경한 불편함들을 받아들였고, 곧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살아 있다는 것의 아름다움을 자각하게 되었고, 세상 속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금주를 하기 전에는 내가 우주의 완벽한 중심인 것 같았다. 그런데 술을 끊고 나니 광대한 세계 안에서 나는 그리 중요한 존재가 아니라는 깨달음이 찾아왔다. 처음에는 허탈했다. 하지만 이내 받아들였다.
‘나는 나약한 사람이며, 내가 아는 것이 전부가 아니며, 오히려 내가 아는 것은 매우 적고, 나는 타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인정하고 나니 마음이 가라앉으면서 주변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새롭게, 더 깊이 연결되었다.
지금까지의 생활은 어떠했나. 아침이면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 집 안의 푹신한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다. 럭셔리 세단과 똑같은 편의 장치를 갖춘 고사양 픽업 트럭을 타고 출근한다. 어떤 따분함이든 스마트폰으로 즉각 날려버린다. 인체 공학적으로 설계된 의자에 앉아 온종일 스크린을 들여다보며 육체가 아니라 머리로 일한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나의 저녁거리가 되어줄 정체를 알 수 없는 고칼로리 음식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만면에 띤다. 그런 다음 푹신한 소파에 몸을 맡기고 우주 어딘가에서 송출된 티브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배를 채운다.
불편함이 느껴질 일은 거의 없다. 당시 가장 육체적으로 불편한 일이라고 하면 운동 정도였는데 이마저도 냉방 시스템이 돌아가는 건물 안에서, 나의 허접한 세계관을 뒤흔드는 것이 아니라 점점 강화해주는 케이블 방송들을 보면서 행해졌다. 모든 조건이 편안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아예 야외로 나가 뛸 생각을 하지 않는다. 너무 덥지도, 너무 춥지도, 너무 습하지도 않다면 말이다. 만약 이런 편안함들을 송두리째 포기하고 나면 나는 어떻게 될까?
우리는 사실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단 6퍼센트만이 세상이 나아지고 있다고 믿는다. 실제로 일부 인류학자는 인류 탄생 이후 기원전 1만 3천 년에 이르는 기간에 살았던 모든 인간이 지금의 인간보다 더 행복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욕구가 단순한 만큼 충족하기 쉬웠고, 따라서 현재에 더 충실할 수 있었다.
물론 편안함과 편리함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지표인 ‘행복하고 건강한 삶’이라는 측면에서 우리를 늘 진보시키지만은 않았다. 점점 과도하게 편안하고 풍족함이 넘치는 환경에만 머물렀던 우리의 지난날은 아무도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았다. 이제 인류는 심오하고 깊이 있는 경험을 할 기회가 극히 제한되었다. 마땅히 겪어야 할 경험들은 더 이상 우리의 삶과 아무 관련이 없어졌다. 이는 의심할 여지없이 인간을 변화시켰고, 그 방향이 늘 최선은 아니었다.
“자극, 행동, 보상입니다. 그런데 이런 뇌내 과정이 오늘날에는 엉뚱한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음식’이 자극 요인이었다면, 요즘은 ‘따분함’이 그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그에 따른 ‘행동’은 유튜브로 들어가거나 자신의 뉴스 피드나 인스타그램을 확인하는 겁니다. 그렇게 따분함을 벗어나죠. 이렇게 들뜬 상태가 되면 도파민이 분비됩니다. 이게 ‘보상’입니다.
역설적인 사실은 인류의 생존에 도움을 주었던 이런 메커니즘이 오늘날에는 인간의 건강에 해가 되고 있다는 겁니다. 이제 사람들은 힘든 것을 잘 참지 못합니다. 즐겁지 않은 기분, 예를 들어 따분함 같은 게 느껴지면 예전에는 그냥 그 상태에 머무르면서 뭔가 생산적인 배출구를 찾아냈습니다 그런데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요.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정신을 딴 데로 돌리면 되니까요.”
체중 감량에 성공한 사람들 중 1년 이상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는 3퍼센트에 불과하다. 이들의 비밀은 남들이 먹지 않는 특별한 음식이나 아무도 하지 않는 특별한 운동에 있지 않다. 그 비밀은 바로 불편함을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에 있다.
책의 느낌표
'그 비밀은 바로 불편함을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에 있다.'
풍족함이 주는 편안함에 익숙해지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나태함이 피어오르게 된다. 어느 책에선가 읽었던 구절이 오버랩되는 책이다. 왜 불편함을 받아 들여야 하는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고, 지금 당장 힘들고 어려운 것들을 조금은 편안하게 받아들 일 수 있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북리뷰 #편안함의습격 #마이클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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