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 새로운 돈의 출현
p. 199
아직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가상화폐Crypto 시대가 현실화됐다는 걸 얼떨떨하게 여기고 있다. 그러면서도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는 것 자체는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중략)
이 책에서는 가상화폐를 둘러싼 개념과 기술을 논하려는 게 아니다. 그보다는 새로운 화폐의 출현이라는 의미에서 인간 사회에 어떤 파장을 던지고 있는지, 그리고 왜 점점 국가 권력이 가상화폐를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에 포커스를 맞춘다. 가상화폐가 무엇이냐는 건 이미 흘러간 이슈이며, 이제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이해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p. 200
우리는 ‘특이하고 새롭고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는’ 가상화폐를 둘러싸고 어떤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지, 특히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정부가 가상화폐를 각자 유리하게 이용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동원하고 있는지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그래야 투자자로서 그리고 자본주의 국가의 국민으로서 미래 사회를 내다볼 혜안을 키울 수 있다.
가상화폐는 인류가 문명을 만들어 생활해 온 수천 년 역사에 비춰볼 때 ‘돌연변이 발명품’이 분명하다. 가상화폐의 특성은 ‘기존 질서 무너뜨림’에 있다. 화폐는 눈에 보이는 실물로 존재해야 한다는 관념을 깼다. 더 충격적인 건 정부와 중앙은행 밖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아주 먼 옛날에는 큰 돌덩어리를 화폐로 사용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돌덩어리를 서로 주고받거나 한 것은 아니다. 사람들의 약속으로 ‘소유권’만 주고받았다. 실체가 필요 없었던 것이다. 가상화폐-비트코인-이 바로 그렇다. 이제는 실물화폐가 필요하지 않은 세상으로 이동하고 있다.
p. 200~
탈중앙화. 초기에 비트코인을 기술적 차원에서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가 바로 탈 중앙화였다. 이건 특정 국가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뜻도 된다. 가상화폐의 가치가 어떤 한 나라의 위기로부터 자유롭다는 걸 말한다. 원화는 당연히 한국이란 나라가 위험에 빠지면 가치가 낮아진다. 하지만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그런 함정에 빠지지 않는다. 게다가 가상화폐는 거래가 가명으로 이뤄질 수 있다. 특정 국가에 종속되지 않으면서 자신을 안전하게 숨길 수 있으니 환영받을 수밖에 없다.
또한 비트코인은 공급량이 2100만 개로 한정돼 있다는 점 역시 기존 화폐와 크게 다른 포인트다. 법정화폐가 총량이 늘어나고 줄어드는 게 가능한 것과 다르다. 그래서 가상화폐는 자체의 가치 등락 폭이 커서 수익과 손실을 안겨다 줄 가능성이 있으면서도, 기존 화폐에 비해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는 영향은 상당히 제한적이다.
p. 201
가상화폐는 집권에 성공한 정치 권력이 주무르던 ‘지배 금융의 시대’에서 ‘금융의 자유 시대’로 넘어가는 이정표가 됐다.
p. 202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5년간 미국에서는 은행이 무려 465개가 문을 닫았다. 미국인들은 믿고 돈을 맡길만한 구세주를 열망하게 됐다. 새로운 금융 자산에 대한 갈망으로 목마른 가운데 가상화폐는 화려하게 등장했다. 비트코인의 모든 거래는 블록체인이라 불리는 공개 분산 장부에 기록된다. 누구도 위조하거나 되돌릴 수 없도록 설계됐다. 갈수록 신뢰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중략)
여기서 통화량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비트코인은 2010년대 이후의 현상이다. 커다란 시대적 변혁이 이뤄지려면 여러 가지 요인이 함께 상승 효과를 일으켜야 한다. 비트코인이 시대적 조류가 된 건 거대한 사회적 무대 전환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희소성, 익명성, 신기술의 매력이 어우러진 시기와 거대한 양적완화로 시중에 유동성이 크게 널어난 시기가 딱 맞아 떨어졌다.
p. 204
가상 화폐가 시장에서 덩치를 키운 건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중략) 이제 누구도 가상화폐의 존재와 가치를 쉽게 부정하지 못한다. 경제학자 중에서 비트코인의 가치가 2030년대에는 0원이 될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놓는 이들이 있다. 기존의 경제학 원리만 근거로 삼으면 그렇게 보일지도 모르곘다. 그러나 가상화폐는 이미 다양한 층위로 제도화됐다. 그리고 우리 생활에 거대한 물결로 깊숙이 스며들었다.
과연 ‘금융의 자유 시대’로 넘어간 걸까. 아니면 ‘새로운 형식의 지배 금융의 시대’가 도래한 것일까.
비트코인이 가진 익명성을 이용한 새로운 형식의 범죄가 탄생하진 않을까.
금융실명제가 괜히 나온게 아니니까.
나는 아직 가상화폐에 대해서 잘 이해를 하지 못했다.
가상화폐를 마술 같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마술사가 관객을 속이는 것처럼,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마치 있는 것처럼 속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과거에도 ‘신뢰’, ‘약속’과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형태의 화폐는 존재했다.
대신하는 형태로서 ‘돌’이 존재했던 것이고,
지금은 '가상화폐거래소'의 차트가 있는 것이다.
p. 205
비트코인 업계는 꾸준히 합법화를 시도하며 제도권에 진입하려 애를 써왔다. 그 과정을 들여다보면 가상화폐라는 새로운 문물이 기존 경제 체제를 흔들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제는 비트코인이 법과 사회의 제도적 뒷받침을 받고 있다. 비非정부적인 화폐 체계가 정부 권력의 도움을 받는 아이러니가 눈앞에 나타나고 있다. 그 과정을 보는 것도 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p. 207
상품이든 서비스든 인기를 끄는 재화가 대중과 가까이 다가가고 그 가치가 불어난다면 공적인 영역에서 관할하려는 의지가 생기게 마련이다. 또 그런 재화에 대해서는 민간에서는 정부 기관이 나서 룰을 정하고 이해관계를 교통정리 해주기를 원한다. 비트코인이 혜썽처럼 나타나서 인기를 끌고, 비트코인을 연동시킨 ETF가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고, 이것이 비트코인의 가치를 더욱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미국의 입법부,행정부,사법부가 서로 관할하려는 열의를 보였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p. 208
미국 정부 스스로 비트코인 투자에 뛰어들었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미 미국 정부는 ‘비트코인 부자’다. 비트코인 소유자를 추적하는 단체인 ‘비트코인 트레저리스’의 집계에 따르면, 2025년 초 기준 미국 정부는 전 세계 정부 가운데 가장 많은 19만 8000개(전체 2100만 개 중)의 비트코인을 소유하고 있다. 대부분 범죄자들로부터 압수한 것들이다. 세계 최강국이 국가의 미래 차원에서 비트코인을 모은다는데 가격이 안 뒤꼬 배길 수 있나.
p. 209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유진 파마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2035년이 되기 전에 비트코인의 가치가 ‘0원’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나 이미 거대한 산업을 이뤄냈고 실물 화폐나 다양한 방면의 기업들과 직접 연결됐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가치가 사라지기 어렵다.(중략)
어떤 사람들은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과 비슷하다며 갑자기 가치가 시들어버릴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기도 한다. 워낙 가치 등락폭이 크고, 내재적 가치를 갖고 있는지 의문이 들 수 있다는 근거를 든다. ‘자본주의의 광기’라는 관점에서 서로 비교할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비트코인=튤립’의 관점은 단편적인 관찰에 불과하다. 튤립과 가상화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이미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가상화폐는 법적,제도적 기반을 탄탄히 그리고 다층적으로 닦았다. 반면 튤립은 호사가들의 관상용 가치의 대상이었고, 생물체라서 자연 증식이 가능하거나 죽고 시들어버린다. 이런 튤립과 세계 최강국에서 제도적 지반을 갖춘 가상화폐를 동일시하면서 비트코인을 깎아내리는 건 투자의 관점에서는 현명하다고 볼 수 없다.
비트코인의 가치가 0원이 되는 날이 곧 올까? 오지 않을 것 같다.
뜨내기 마술사의 반짝하고 끝나는 길거리 마술인 줄 알았는데.. 국가가 후원해주는 마술쇼가 됐다고?
미국 정부가 합법적으로 판을 깔아줬으니, 이제 금융이네.
여기서 갑자기 떠오른.. 에버랜드 아마존 익스프레스 소울리스좌 노래..

투자자라면, 월급쟁이라면, 종잣돈 있다면, 부자가 되고 싶다면,
한 개에 두 개, 두 개, 두 개까지 매수하면 버는 여기는 여기는 가화소(가상화폐거래소)의 비! 트! 코코로코코인!
엄마, 아빠, 아들, 따님 다다 샀습니다. 기관형님, 외국인도 다다 사는 겁니다.
형부 처제 처형 처남까지 다 사는 안 살 수가 없는 비트~코인
아 돈이 나를 부르고 내가 돈을 부르네 아 떡상 아 떡상 아 떡상 아 떡상 아아아 아 돈 아 돈 아 돈이 들어옵니다. 쭉쭉루쭉쭉 쭉쭈루쭉쭉~
언제까지? 백 년 동안~ 천 년 동안~ 계속해서 오르고 오르는 비트코인의 비, 트, 코, 인의 비 트 비 트 코코로코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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