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평가를 할 때의 순서와 기준에 대해 훨씬 명확하게 정리가 됐다. 강의를 듣고 나서 드는 첫 번째 감정은 솔직히 말하면 반성이었다. 몇 년을 공부하면서도 이걸 왜 이렇게 정리하지 못했나 싶은 자책감이 먼저 왔다. 그만큼 이번 강의는 그동안 내가 얼마나 기초가 흔들린 채로 분석을 해왔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 주는 시간이었다.
사실 그동안 입지요소는 달달 외웠다. 직장, 교통, 학군, 환경, 공급. 수업 때마다 들어온 말이고, 나도 남에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한 단어들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게 실제 투자 현장에서 어떤 의미로 작동하는지, 어떤 순서로 적용해야 하는지는 늘 흐릿했다는 것이다. 단어는 알았지만 그걸 어떻게 쓰는지를 몰랐던 셈이다. 그러다 보니 매물 털기를 할 때도, 1등 단지를 뽑을 때도, 시세를 트래킹할 때도 기준이 늘 흔들렸다. 분명히 뭔가를 보고 있는데, 결론을 내릴 때마다 자신이 없었다. 그 불안감이 어디서 오는지 이번 강의를 통해 비로소 알게 됐다. 기준 자체가 없었던 것이다.
- 배운 점 1. 비교평가의 핵심은 '변수 통제'다
내가 판단하려는 요소 하나만 남기고, 나머지는 최대한 같게 맞춰 놓는다. 마지막 비교 요소가 다르면 결과인 가격은 같아야 하고, 비교 요소가 같으면 결과는 달라야 한다. 결국 너나위님이 늘 말씀하신 "이게 저것보다 더 좋은데 값은 싸네"가 바로 이 원리였다. 아파트라는 자산이 익숙하지 않다 보니 그 안에 여러 변수들이 뒤섞여 있었고, 그 안에서 내가 뭘 비교하고 있는지조차 헷갈렸던 것이다. 비교평가의 기본은 사실 다른 물건을 고를 때와 크게 다를 게 없었다. 다만 변수가 많아지니 머릿속에서 정리가 안 됐던 것이고, 그걸 명확하게 정리하는 방법을 이번 강의에서 배울 수 있었다.
솔직히 이번 강의를 들으면서 크게 반성한 지점이 하나 있었다. "입지 좋은 구축 vs 입지 덜 좋은 신축 중 어느 게 나아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도 늘 "매물 대 매물로 봐야죠"라고 답해왔다. 월부 생활 수년간 한 번도 빠지지 않던 단골 질문이었고, 나도 그 답변이 당연한 것처럼 반복해왔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그건 질문자가 원하는 답이 전혀 아니었다. 저 질문을 하는 사람들은 단지 대 단지로 비교평가를 하려는데, 매물을 보기 전 단계에서부터 이미 막히는 상황인 것이다. 그런 높은 범주에서의 질문에 "매물 대 매물로 보면 됩니다"라고 답하는 건 완전히 헛다리를 짚은 셈이었다. 나 역시 같은 실수를 반복해왔다는 걸 이번 기회에 제대로 인식했다. 앞으로는 저런 질문을 받았을 때 제대로 된 답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 배운 점 2. 단지 가치는 '입지'와 '상품'으로 분리해서 본다
두 가지를 아예 쪼개어 분석하면, 전부 다른 단지끼리도 비교가 가능해진다. 교통, 학군, 환경 같은 입지 요소와 연식, 세대수 같은 상품 요소를 구분해서 각각 따져보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어떤 요소가 더 중요한 비중을 갖는지, 어떤 기준으로 우열을 가릴 수 있는지까지 정리가 됐다. 그동안 나는 지역마다 다르다는 말만 방패 삼아 두루뭉실하게 분석해왔다. 임장을 가도 뭔가 명확하게 뽑아내는 것보다 느낌으로 정리하는 경우가 많았고, 특히 지방 분석으로 갈수록 그런 경향이 더 심했다. 입지와 상품을 구조적으로 쪼개어 분석하는 방식이 자리를 잡으면, 어떤 지역을 보더라도 일관된 기준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된다는 걸 이번에 다시 한번 확인했다.
- 배운 점 3. 사고 프로세스 자체를 배웠다
이번 강의에서 가장 크게 얻어간 것은 단순히 "이 단지가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어떤 순서로 생각을 전개해 나가는지 그 프로세스 자체다. 요소들을 어떻게 배치하고, 어떻게 하나씩 고정시켜 가면서 비교 대상을 좁혀 나가는지, 그 사고의 흐름을 배웠다. 어렴풋이 알고 있던 것들이 하나의 체계로 연결되는 느낌이었다. 이 프로세스를 반복적으로 훈련해서 내 것으로 만든다면, 앞으로 어떤 단지를 만나도 흔들리지 않고 분석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조금씩 생겼다. 아직 완전히 내 것이 됐다고 말하기는 이르지만, 최소한 내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는 이제 보이기 시작했다.
앞으로 분석을 할 때마다 이번 강의에서 배운 프로세스를 의식적으로 꺼내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기준이 흔들릴 때마다 다시 꺼내볼 수 있는 단단한 틀이 생긴 것 같아서, 이번 강의는 정말 값진 시간이었다. 진담님께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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