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눈이 먼저 떠졌다.
알람 없이. 습관처럼.
옆을 보니, 아내와 둘째아이가 나란히 자고 있다.
이불 밖으로 삐져나온 작은 발. 살짝 벌어진 입술.
아무것도 모른 채, 평화롭게.
나는 그 모습을 한참 바라봤다.
8년 전 시간이 문득 떠올랐다.
5살이었던 그 때, 이 아이가 대학생이 되면 나는 몇 살이지?
15년 뒤.
그때 나는, 이 아이에게 무엇을 건네줄 수 있을까?
솔직히, 무섭다.
내가 지금처럼만 살면, 15년 뒤의 나는 뭐가 달라져 있을까.
월급은 조금 오르겠지. 직급도 어쩌면.
그런데 그게 전부라면, 나는 그때도 여전히 불안하겠지.
아이가 대학에 갈 때, "아빠 걱정 마, 알아서 할게"라고 말하게 하고 싶지 않다.
나는 그 아이에게 말해주고 싶다.
"네가 하고 싶은 거 해. 돈은 아빠가 준비해뒀어."
거창한 부자가 되고 싶은 게 아니다.
그냥, 그 말 한마디를 할 수 있는 아빠가 되고 싶다.
토요일 아침.
가족이 자고 있는 이 조용한 시간.
나는 노트북을 열고, 시장을 살피고, 공부한다.
처음엔 나도 의심했다.
이게 뭐가 되겠어.
주말 아침 한두 시간 공부한다고 뭐가 달라지는데.
그런데 1년이 지나니, 보이는 게 달라졌다.
뉴스 헤드라인에 흔들리지 않게 됐다.
전문가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각자 다른 이야기를 하여도, 내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됐다.
매주 토요일 아침 2시간. 1년이면 100시간.
15년이면 1,500시간이다.
그 시간이 쌓이면, 돈을 보는 눈이 완전히 달라진다.
이 아이는 아직 모른다.
아빠가 토요일 아침마다 왜 먼저 일어나 있는지.
왜 조용히 뭔가를 들여다보고 있는지.
그래도 괜찮다.
나중에 알면 된다.
아니, 몰라도 된다.
그냥 이 아이가 대학생이 됐을 때,
선택지가 하나라도 더 많은 삶을 살 수 있으면 된다.
그게 내가 오늘 아침, 자고 있는 너희를 보며 이 시간을 쓰는 이유다.
나는 수익률을 보며 투자하지 않는다.
저 작은 발을 보며 투자한다.
시장이 떨어지는 날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건
내 옆에 이유가 자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나는 조용히 이 시간을 채운다
아무도 모르게.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하지만 나는 안다.
이 조용한 토요일 아침의 습관이,
15년 뒤 대학생이 된 아이 앞에서
떳떳한 아빠가 될 수 있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인생은 한 방에 바뀌지 않는다.
다만, 어느 날 뒤돌아봤을 때
이미 바뀌어 있다.
오늘도, 자고 있는 너희 곁에서
나는 조용히 미래를 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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