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사장님을 대하는 자세
“초보 투자자가 실수로 배운 것들”
안녕하세요.
기세로 달려가는 럭키데이입니다.
이제 막 월부에 입성하신 분들, 그리고 아직 부동산 방문이 낯설고 어려우신 분들이 먼저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 제 첫 투자 계약 과정에서 겪었던 시행착오를 복기 삼아 남겨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매물을 보는 눈만큼이나 사장님을 대하는 자세도 투자자에게는 꼭 필요한 역량이더라고요.
조급함이 부른 실수의 시작
저는 왕초보 시절 아직 선호도조차 선명하게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임장을 다니던 중, 투자금 안에 들어올 만한 매물을 하나 만났습니다. "이 가격이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졌습니다. 제일 싼 그 매물을 놓칠까 봐 조바심이 났고, 직장과 가까운 지역이라는 이유로 바로 전임 후 매임을 하러 갔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이때부터 이미 판단이 흐려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실수 1. 부동산 관례를 모르고 매물을 두 번 본 것
첫 번째로 방문한 부동산에서는 협상이 쉽지 않았습니다. 지역조합원 매도인이라 일반분양가와 차이가 없다며, 사장님께서 계산기를 두드려보시더니 "이 가격이 최선이고 여기서 더는 못 깎는다"고 선을 그으셨습니다. 전세가 오르는 시장인데 이 단지만 유독 전세가 안 받쳐준다는 생각이 들면서, '왜 이렇게 사장님들이 빨리 빼기에만 급급하실까' 하고 답답해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이건 시장을 더 봐야 판단할 문제였는데, 그때는 그냥 "사장님이 내려치기 하신다"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혹시 다른 매물이 더 있는지 다른 부동산에도 연락을 돌렸고, 비슷한 가격의 매물을 발견해 바로 매임을 갔습니다. 그런데 가서 보니 같은 동, 같은 층. 며칠 전 봤던 바로 그 매물이었습니다. 동일 매물을 다른 사장님이 다른 매물처럼 올려놓으셨던 거죠.
이 두 번째 사장님은 투자 경험도 있으시고 주변 단지 이야기도 많이 해주셔서, 이 생활권 선호도를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이 사장님과 계약해야겠다' 싶어 매코에서 매물을 통과받고 협상도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한 채 가계약금부터 넣었습니다.
그러고 다음날 처음 매물을 보여주신 사장님께 연락이 왔습니다. 인테리어까지 알아봐 주시겠다며 계속 챙겨주시던 분이었는데, 제가 다른 부동산과 계약한 걸 아시고는 크게 화를 내셨습니다. 죄송하다고 말씀드렸지만 한동안 문자로 시달렸습니다.
실전반 튜터님, 동료분들께 여쭤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부동산 업계에는 '먼저 매물을 보여준 사장님과 계약한다'는 암묵적인 관례가 있다는 것을요. 저는 전혀 몰랐던 내용이었습니다.
이때 이렇게 했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동일 매물로 의심되는 상황을 마주하면, 두 번째 부동산에 방문하기 전에 사장님께 먼저 "혹시 이 매물, 다른 부동산에도 같이 나와 있는 매물인가요?"라고 물어보는 게 좋습니다. 동, 층, 향, 가격이 비슷하면 십중팔구 동일 매물일 가능성이 높으니 미리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면 이런 갈등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먼저 본 매물과 조건이 비슷하다면, 굳이 새 부동산에서 진행하기보다는 처음 매물을 보여주신 사장님과 협상을 이어가는 편이 관례상으로도, 관계상으로도 안전합니다.
실수 2. 매도 사장님과 직접 소통해버린 것
두 번째 사장님은 다른 부동산과 공동중개를 하고 계셨는데, 그 공동중개 상대방이 바로 매도 측 사장님이었습니다. 이분은 이전에 다른 투자자를 겪으며 진저리가 나셨는지 "투자자는 안 받는다"고 못 박듯 손절하셨던 분이었고, 하필 이분이 제 매물의 매도 사장님이었던거죠.
문제는 계약을 앞두고 매수 사장님이 여행을 가시면서 시작됐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저는 매수 사장님하고만 소통했어야 하는데, 얼떨결에 매도 사장님과 직접 협상 아닌 협상을 하게 됐습니다.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매도 사장님은 제 상황이나 요청을 매도인께 제대로 전달했을지도 의문이고, 오히려 제 재정 상황까지 캐물으며 저를 압박하셨습니다. 그 통화들 속에서 저는 완전히 을, 아니 정쯤 되는 위치에서 끌려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정신을 차리고 "매수 사장님과 이야기하겠습니다. 계약일은 미뤄주세요. 제가 매도 사장님과 이야기할 내용이 아닙니다"라고 딱 자르고 나서야 상황이 정리됐습니다. 이날도 선배님들의 조언이 아니었다면 계속 끌려다녔을 겁니다.
이때 이렇게 했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공동중개 매물이라면 계약을 진행하기 전에 "이 매물, 공동중개인가요? 매도 측 사장님은 어느 부동산이신가요?"를 먼저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원칙을 분명히 세워두세요. 매수자는 매수 중개 사장님과만 소통하고, 매도 사장님과는 직접 협상하거나 요청사항을 전달하지 않습니다. 매도 사장님은 매도인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대리하는 분이라 제 상황을 이해해 줄 의무도, 이유도 없습니다. 만약 매수 사장님이 자리를 비운다면 "언제 돌아오시나요? 그때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라고 하고 기다리거나, 정 급하면 매수 부동산의 다른 직원분과 소통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재정 상황처럼 사적인 질문에도 굳이 다 답할 필요 없이 "그 부분은 매수 사장님과 이야기하겠습니다"로 선을 그으면 됩니다.
깨달은 것: 소통에도 선이 필요하다
이 일을 겪으며 확실히 알게 된 게 있습니다. 사장님들 중에는 종종 필요 이상으로 깊이 파고드시는 분들이 계신데, 거래를 성사시켜야 하니 확실히 해두려는 마음일 뿐, 그걸 제가 일일이 다 받아드릴 이유는 없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때 이걸 다 대응하고 있었더라고요.
친절하지 않은 사장님과 굳이 오래 통화하며 감정을 낭비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번에 저희 반원분께 꿀팁을 얻었는데요. 부자되라 님께서는 투자자에게 냉대하거나 핀잔을 주시는 사장님을 만나면 "아, 투자자는 안 받으세요? 그럼 다른 부동산에 전화해볼게요~" 라고 가볍게 말씀하신다고 합니다. 그러면 오히려 사장님이 "아니~ 내가 집 보여줄게요~"라며 태도가 바뀌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괜히 마음상하지 않고 밀당의 고수이십니다 !! ㅋ 혹시 전임하시다가 대화가 안 통할 분위기라면 굳이 붙잡고 설득하려 하지 마시고, 빠르게 손절하고 다음 부동산으로 넘어가세요. 저희 마음도 소중하니까요.
결국 관계가 투자의 무기가 됩니다
시행착오를 겪고 나서 든 생각인데, 사장님과의 관계는 그냥 '예의'의 문제가 아니라 투자 실력의 일부더라고요. 매물을 가장 먼저 접하는 분도, 급매가 나왔을 때 제일 먼저 전화 주시는 분도, 전세를 놓을 때 발 벗고 뛰어주시는 분도 결국 사장님입니다. 관계가 좋으면 저 대신 시장 분위기를 미리 귀띔해주시고, 다른 사장님을 소개해주시기도 하고, 다음 투자 때 먼저 연락을 주시기도 합니다. 매물 보는 눈을 키우는 것 못지않게, 사장님과 신뢰를 쌓는 것도 꾸준히 연습해야 할 역량이라는 걸 이번에 크게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이런 것들을 신경 쓰려고 합니다.
방문할 때마다 먼저 밝게 인사드리고, 사장님 말씀을 경청하며 배우려는 자세를 보입니다. 사장님들은 그 지역을 가장 오래,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분들이라 배울 게 정말 많더라고요. 매물을 본 날은 계약 여부와 상관없이 "오늘 여러 매물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짧게라도 문자를 남깁니다. 계약을 하지 않았더라도 이런 인사 한 통이 다음에 좋은 매물을 먼저 연락받는 관계로 이어지더군요. 계약이 끝난 뒤에도 인연을 끊지 않고, 명절이나 시즌마다 간단한 안부 인사를 드리기도 합니다. 진심으로 대하면 사장님들도 진심으로 대해주신다는 걸 여러 번 느꼈어요.
무엇보다, 사장님도 결국 사람과 사람으로 만나는 관계입니다. 우리가 좋은 물건을 보는 눈을 기르듯, 좋은 관계를 맺는 태도도 시간이 지나면 실력이 될 거에요. 조급한 마음에 매물에만 집중하다 보면 이 부분을 놓치기 쉬운데, 매임을 앞두고 계신 분들이라면 매물 스펙만큼이나 '이 사장님과 어떻게 좋은 관계를 맺을까'도 함께 고민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사장님을 대하는 자세, 이렇게 정리해봅니다
- 동일 매물이 의심될 땐 먼저 물어보고, 먼저 보여준 사장님과의 관계를 우선하기. 공동중개 여부를 계약 전에 확인하고, 매도 사장님과는 직접 소통하지 않기.
- 소통이 어려운 사장님과는 감정 낭비하지 말고 빠르게 다음으로 넘어가기. 그리고 진행하지 않기로 한 매물은 반드시 사후 연락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하기.
조급한 마음에 매물에만 집중하다 보면 이런 관계와 관례를 놓치기 쉽습니다. 저처럼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시길 바라며, 이 글이 이제 막 임장과 매임을 시작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돌아보면 그때는 참 서툴고 힘든 시간이었지만, 그 덕분에 사장님을 대하는 자세를 제대로 배울 수 있었습니다. 매물 보는 눈은 임장을 다닐수록, 사장님과의 관계는 진심을 다할수록 늘어난다고 믿습니다. 처음이라 서툴고 실수하는 게 당연하니 너무 자책하지 마시고, 오늘의 시행착오도 다음 투자를 위한 좋은 자산이 될 거라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지금 매임을 준비하고 계신 모든 분들, 그리고 저처럼 이제 막 실전에 뛰어드신 분들 모두 응원합니다. 좋은 사장님, 좋은 매물, 좋은 인연 모두 만나시길 바라며 저도 계속 정진하겠습니다. 화이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