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상세페이지 상단 배너

[네비게이터] 우샤오보, <마오타이>

16시간 전 (수정됨)



마오타이? 마오타이!

 

카페에서 마오타이 책을 읽고 있는데 중국관광객이 내가 읽는 책을 보며 관심을 가져했다. 아마 한국에서도 '마오타이'에 관한 책을 읽고 있는 게 신기해서 그랬던것 같다.

 

"이 술 한 병이면 지구상의 어떤 갈등도 풀 수 있을 것 같군요." 1972년 베이징, 헨리 키신저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마오타이(茅台)를 마시며 던진 농담이다. 우샤오보(吳曉波)의 신간 《마오타이》는 이 한마디처럼, 술 한 병에 응축된 중국 근현대사를 파헤친 기업사·문화사 논픽션이다. 저자는 3년에 걸쳐 구이저우성 마오타이진을 20여 차례 답사하고 100명 이상을 인터뷰해, 수수·밀·물 세 가지 재료로 만든 지역 소주가 어떻게 국주(國酒)이자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술이 됐는지를 편년체로 기록한 책이다.

 

이 책은 약 500페이지가 넘도록 두꺼운데, 마오타이의 탄생은 중국의 역사와 함께한다.

 


《마오타이》는 어떤 책인가?

 



《마오타이》는 중국 재경 작가 우샤오보가 쓴 《茅台傳》(모태전)의 한국어판으로, 국내에는 2026년 4월 출판사 싱긋을 통해 소개됐다. 단순한 술 예찬서가 아니라 청나라 소금 상인의 증류 기술 전래부터 1951년 국영화, 1972년 닉슨 방중 만찬, 오늘날 세계 최고가 주류 브랜드에 이르기까지를 시간순으로 짚는 편년체 전기 형식을 취한다. 저자는 이 술을 "중국 역사상 가장 논쟁적인 액체"라고 부르며, 그 신화와 실체를 동시에 들여다본다.

 

 


책정보




 

저자 우샤오보는 누구인가?

 

우샤오보는 중국을 대표하는 재정경제 논픽션 작가이자 칼럼니스트로, 경제경영서 브랜드 '란스쯔(藍狮子, 블루라이언)'의 공동 창립자이기도 하다. 중국 기업사를 장기간 취재해온 것으로 유명하며, 《격탕 30년》 《격탕 10년: 큰 바다, 큰 물고기》 《텐센트》 등의 대표작을 냈다. 아시아위크가 선정한 '올해의 책 10선'에 두 차례 이름을 올렸을 만큼 검증된 논픽션 작가다.

이번 책 《마오타이》는 저자가 3년에 걸쳐 구이저우성 런화이시 마오타이진을 직접 취재하고, 관계자들의 증언을 모아 완성한 결과물이다. 중국 최대 서점 당당왕에서 출간 즉시 22만 개가 넘는 리뷰를 기록하며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저자는 한국 독자들을 위해 특별 서문을 직접 썼다.


 

수수, 밀, 물 — 세 가지 재료가 만든 신화

 

책의 첫 페이지를 넘기면 마오타이의 원료는 수수와 밀, 물 단 세 가지뿐이라는 것이다. 화려한 첨가물도, 복잡한 블렌딩 비법도 아닌 이 단순한 재료들이 어떻게 "10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주류 브랜드"라는 타이틀을 지킬 수 있었을까. 저자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마오타이의 역사를 세 시대로 나눠 서술한다.

 

  • 소주방(燒酒房) 시대 — 1704년 청나라 시절, 구이저우성 마오타이진의 작은 개인 양조장에서 사천 상인들의 증류 기술이 전해지며 시작된 시기.

 

  • 양조장 시대 —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흩어져 있던 소규모 양조장들이 국유화되어 단일 공장으로 통합되고, 정부가 생산과 품질 관리에 직접 개입한 시기.

 

  • 격동의 시대 —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이라는 국가적 혼란 속에서도 전통 제조 공정을 지켜내며 오늘날의 국주(國酒) 지위에 오른 시기.

 

저자는 마오타이를 두고 "중국 역사상 가장 논쟁적인 액체"라고 부른다. 혁명의 동반자에서 국가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다시 세계적 럭셔리 브랜드로 변모해온 궤적이 그만큼 복잡하고 극적이기 때문이다.


 

굶주림 속에서도 지켜낸 품질지상 원칙

 

중국의 대약진운동 이후 대기근(1959~1961년)과 문화대혁명(1966~1976년) 시기는 중국에서는 사람이 굶어 죽어가던 가난한 시절이었다. 마오타이 공장은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아홉 번 찌고 여덟 번 발효시키고 일곱 번 증류하는 전통 공정을 단 한 단계도 줄이지 않았다. 원가를 절감하면 훨씬 쉽게 위기를 넘길 수 있었을 텐데도, 공장 임직원들은 "품질지상" 원칙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인데,

"적자를 보면서도 수수를 아홉 번 찌고, 누룩을 여덟 번 발효시킨 뒤, 일곱 번 증류해 만든다는 마오타이주의 전통을 지켜냈다."

— 우샤오보, 《마오타이》

 

 

 

이 대목을 읽으며 왜 마오타이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철학'으로 불리는지 이해가 됐다. 결과가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순간에도 기준을 지키는 태도, 그것이 훗날 브랜드의 신뢰를 만드는 근본이 된다는 사실을 술 이야기를 통해 다시 확인한 셈이다.

 

 


향(香)의 발견 — 맛의 기준을 바꾼 술

 

책에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마오타이가 술 평가의 기준 자체를 '맛'에서 '향'으로 전환시켰다는 것인데, 마오타이 특유의 복합적인 향 가운데 꽃향기 성분은 특정 지역의 누룩에서만 발생하는 '의청매(依靑霉)'라는 곰팡이로부터 생성된다고 한다. 

 

발효와 기후, 미생물, 그리고 장인의 고집이 결합돼야만 나오는 향인 셈이다.

 

더 놀라운 것은 블렌딩 방식이다. 마오타이는 물을 섞지 않고 오직 술과 술만을 섞어 맛을 완성하는 유일한 방식을 쓴다고 하는데, 이 배합 기술은 문서가 아니라 양조사들 사이의 구전과 훈련을 통해서만 전수된다. 

 

 

현재 중국 백주 업계가 술을 분류할 때 쓰는 12가지 향형(香型) 기준 역시, 마오타이가 처음 정립한 3가지 향에서 출발했다는 설명을 읽으며 이 술이 단순히 유명한 브랜드가 아니라 업계의 표준 자체를 만든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됐다.

 

 


대장정의 상처를 치유한 술, 국제 외교의 무대에 오르다

 

마오타이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은 1935년 중국 공산당 홍군의 대장정이다. 구이저우성 마오타이진을 지나던 홍군 병사들이 현지 주민들이 건넨 마오타이주로 상처를 소독하고 지친 몸을 달랬다는 일화는 마오타이가 '혁명의 술'이라는 상징성을 갖게 된 출발점으로 꼽힌다.

 

이 술이 세계적으로 알려진 결정적 계기는 외교 무대였다. 

 

1972년 2월,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중국을 공식 방문했을 때, 마오쩌둥과 저우언라이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의 국빈 만찬에서 마오타이로 건배를 나눴다.

 

 이 장면은 전 세계로 위성 생중계되며 마오타이라는 이름을 국제 무대에 각인시켰다. 책은 닉슨이 이후에도 저우언라이에게서 받은 마오타이를 오랫동안 소중히 보관했다는 후일담도 함께 소개한다.

 




국가 자본의 손을 거쳐 세계 최고가 브랜드로

 

책 후반부는 마오타이가 어떻게 하나의 지역 명주에서 시가총액 기준 중국 상장기업 최상위권에 오르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는지를 추적한다. 

 

정부가 흩어져 있던 소규모 소주방들을 국유화해 단일 공장으로 통합한 뒤, 생산 공정 표준화와 연구개발에 직접 나서면서 마오타이는 개인의 손기술에서 국가 산업의 표준으로 격상됐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화려한 성공 스토리보다 그 과정에서의 시행착오와 선택들을 복원하는 데 공을 들인다. 가짜 술 유통을 막기 위한 인증 시스템, 투자 자산으로서 마오타이가 갖는 특수한 지위, 그리고 정품을 감별하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다루면서 이 술이 단순한 기호품을 넘어 하나의 경제 현상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마오타이는 왜 국주(國酒)가 됐나?

 

마오타이가 '국주(國酒)'로 불리게 된 것은 1951년 국영화로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산업으로 편입되고, 이후 외교 만찬과 국빈 선물에 쓰이며 공식적인 국가 대표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그 뿌리는 청나라 초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문 위키백과에 따르면 베이징 조정이 소금 유통을 관리하기 위해 파견한 관리들과 함께 북방의 증류 기술자들이 구이저우성 마오타이진에 들어오면서, 현지의 발효 기법과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바이주(白酒)가 탄생했다. 

 

1704년 지역 기록은 이미 마오타이를 "전국 최고"라 평가했고, 1840년경에는 "구이저우 술의 으뜸"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마오타이진은 츠수이강(赤水河) 유역, 해발 453m 지점에 자리하며, 이 지역 특유의 미생물과 기후가 마오타이 고유의 향을 만든다는 것이 책의 설명이다.

 

1951년 중화인민공화국은 마오타이진의 세 개 소규모 증류소를 합병해 국영 구이저우마오타이주창을 설립했고, 이때부터 마오타이는 개인 상품이 아니라 국가가 관리하는 산업으로 편입됐다. 이 국영화 과정이야말로 책이 가장 공들여 추적하는 대목이다.




마오타이는 정말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술 브랜드인가?

 

그렇다. 다만 이는 병당 소매가가 아니라 '브랜드 가치' 기준이다. 브랜드 가치 평가기관 브랜드파이낸스(Brand Finance)의 2025년 'Alcoholic Drinks' 보고서에 따르면 마오타이는 브랜드 가치 584억 달러로 10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주류 브랜드 1위를 지켰다. 

 

더드링크스비즈니스 보도에 따르면 2위 우량예(278억 달러), 3위 루저우라오자오(63억 달러)까지 세계 상위 10개 주류 브랜드 중 6곳이 중국 바이주 브랜드일 정도로 중국 주류 산업의 쏠림 현상이 뚜렷하다.

 

 


느낀점



솔직히 처음에는 '술 한 병에 대한 책이 528쪽이나 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다. 다큐와 사회 그리고 경제책을 거부감없이 읽는 나로서는 이 책의 두께에 압도되었다. 읽어보니, 이 책은 마오타이라는 렌즈를 통해 청나라 말기부터 대약진운동, 문화대혁명, 개혁개방, 그리고 오늘날의 소비 자본주의까지 중국 현대사 전체를 관통하고 있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위기의 순간마다 반복해서 등장하는 '품질을 지킨다'는 선택이었다. 손쉬운 방법이 있는데도 굳이 어려운 길을 택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업종을 떠나 지금 내가 하는 일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질문을 던졌다. 나는 지금 눈앞의 편의를 위해 어떤 기준을 몰래 줄이고 있지는 않은가.

 

또 하나 흥미로웠던 것은 이 책이 성공을 미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마오타이의 화려한 현재보다, 그 자리에 이르기까지의 논쟁과 갈등, 정치적 부침을 가감 없이 기록했다. 그래서 이 책은 '중국의 자랑스러운 브랜드 스토리'가 아니라, 술 한 병을 통해 국가와 시장, 전통과 자본이 어떻게 얽혀왔는지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에 가까웠다.

 

또한 맛이 아니라 향으로 술을 평가하게 만들었다는 저자의 설명을 읽으면서, 하나의 상품이 시장의 평가 기준 자체를 바꿔놓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기준을 만든 것은 결국 특정 지역의 재현 불가능한 환경이라는 사실이 흥미로웠는데, 대체 불가능한 것이 결국 가장 강력한 브랜드 자산이 된다는 통찰은 술 이야기를 넘어 브랜드 전략을 고민하는 지점에서도 동기부여가 되었던 것 같다.




논의할 점 

 

  1. 마오타이는 성장주라고 생각하는가? 가치주라고 생각하는가?워렌버핏이 좋아하는 코카콜라회사와 비교해보면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2. 마오타이를 워렌버핏의 투자와 연결시킨다면 어떻게 투자판단을 할 수 있을까? 가치판단부터 시작한다면 각자가 생각하는 투자 프레임워크에 대해 이야기나눠봅시다.

 

3. 만약 버핏의 관점에서 마오타이를 분석할 때, 가장 크게 우려해야 할 리스크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4.당신이 만약 실제 아파트 투자나 주식투자를 한다면, 마오타이의 '압도적인 현금 창출력'과 '예측 불가능한 정책 리스크' 중 어느 쪽에 더 큰 비중을 두고 투자판단하고 싶으신가요,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댓글 1

변화의시간
9시간 전N

책에서 마오타이가 코카콜라와 애플 사이에 있다고 한 대목에서 저도 버핏이 떠올랐어요 40년이 넘게 한 주도 팔지 않은 버핏이라면 마오타이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할까 매우 궁금합니다^^ 좋은 후기 넘 감사드립니다 생각할거리가 많네요♡ 수고 많으셨어요💕

커뮤니티 상세페이지 하단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