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다들 잠실 살고 싶어하는 거야?








오랜만에 친구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얘, 집 좀 물어보자"





전문직 친구의

내 집 마련 숙제



친구는 전문직으로 10년을 일했습니다.

현재 연봉은 1억 후반대로 추측됩니다.



싱글 여성인 이 친구는

명품/사치/여행에 딱히 관심이 없고

피부과 다니는 정도에 돈을 씁니다.



나머지는 아무 생각 없이 저축하고

전에 살던 집 상승분을 합쳐

이제 10억 가까이 들고 있는 것 같아요.



물려받은 건 없지만

나름 열심히 살다 보니

돈이 모인 타입입니다.



거주로 서울 신축 20평대를 찾아

첫 집으로는 왕십리 센트라스 전세 살다가

녹번역 이편한세상 최소 평형에

분양을 받고 이사를 갔는데



둘다 장점이 없다고 불만이었죠.



센트라스는 낡았고 녹번도 구리대요.(응?)



그나마 왕십리는 교통깡패이기라도 했는데

녹번은 직장이 있는 을지로까지

너무 멀다는 겁니다.

전철 3개 역 이상이면 먼 느낌이에요.





멀다고?



경기도민이라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배부른 소리겠지만

그는 그렇게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업무 강도가 상당히 높기 때문입니다.



야근과 일요일 출근은 디폴트.

가끔을 밤을 새고 일합니다.



자정을 넘겨 녹초가 되어 집으로 돌아갈 때

전철 20분, 택시 10분컷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서울 2군

특히 업무지구에 가까운

성동, 마포에는

이런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요즘 성동구 전세가 상승 폼이 장난 아닌데요,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이해됩니다.



특히 고소득 맞벌이 신혼부부들은

강남 살 수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서야

무조건 성동이나 마포를

먼저 보게 될 것 같습니다.



(다른 2군지 양천, 광진은

학군지라는 특성이 있습니다.

자녀가 있다면 그쪽을 유심히 볼 것 같아요.)






녹번 탈출!

경희궁자이 입성!

ㅊㅋㅊㅋ




친구는 3호선 타고 깊숙히 들어가야하는

녹번역 이편한세상캐슬을

빨리 팔고 나오고 싶다고

2년간 노래를 부르다가

정말 딱 2년 살고 팔아치웁니다.



꽤 잘 팔았던 기억이 나요.

입주가 20년이니

운 좋게도 매도때는 22년.



매도자에게는 시장이 딱 괜찮았습니다.






녹번을 탈출한 친구는

드디어 경희궁자이에

전세로 들어갑니다.



직장까지 훨씬 가깝고 신축이어서,

충분히 만족하고 사는 것 같아요.






이제 매수할까?




벌써 2년이 지나

여름에 전세 만기가 돌아온대요.



친구가 전화로

경희궁자이를 브리핑(?)해주는데



2, 3단지의 차이점,

개별 동의 특성과 일조권

현재 시세, 거래상황도 매우 잘 알고있고



나와있는 매물까지

완전히 디테일하게 파악하고 있어서

부사님이랑 통화하는 줄 알았습니다.



지금 나온 매물들을 따져보고 있는데

매도인 제시 호가에 사도 되나

쎄하다고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들으면서 생각했습니다.



가격 감을 완전 잡고 있구나

누구든지 이렇게만 하면

실거주 하나 잘 살 수 있겠다!






친구의 진짜 고민



현재 경희궁자이 시세는

24평 15억 중반, 31평형은 17억 초반

34평은 20억 정도입니다.



작년 한창 떨어져 있을 때보다

1~2억 정도 오른 가격이에요.

요즘은 계속 그 가격에

거래가 되고 있고요.



"야, 일본 따라가니 다 망해야 하는거 아니냐?

왜 이렇게 오르는 거야?


뭐, 시장은 별로 안 좋다고?

난 상승장인 줄 알았다!!"



상급지 현장을 가면

사장님들 정말 바쁘십니다.

좋은 단지들

불황을 모르고 거래되고 있습니다.





친구는 집을 산다면

잠실로 가야할지도 고민이 된대요.



원래 트리지움 26평을 타겟해서 보면서

작년 저점때 16억인 거 알고도 안 샀는데

지금 18억을 넘어가

사기 어렵게 되었다고 하는 거에요.



지금 경희궁자이에서

매수를 고민하는 물건 역시



매도인이 이거 팔리면

잠실 엘리트 잡아보려고

내놓은 물건이랍니다.





돈이 있는 사람들의 마음



경자 25평 15억 후반을 주고 사려니 아쉽다.

좀더 큰 평형을 살까?


경자 34평형은 이미 20억이 돼서 살 수가 없다.

31평형 17억을 주고 사는 건

어쩐지 꺼려지는데 옳은 결정일까?


잠실 엘리트도 고민되는데

26평은 18억을 넘어가 빠듯하다.




친구의 심리를

따라가보면서 느낍니다.




01_누구나 후진은 싫어하는구나.


1. 성동구로 가는 것은 back하는 것,

절대 가기 싫다.

(센트라스 살아봤기 때문)


2. 가진 돈으로 가장 좋은 것을 하고 싶다.

작은 평형 사서 돈을 애매하게 남길 게 아니라

종잣돈 풀로 써서 넓은 평형을 사겠다.


3. 기왕 돈을 더 얹는다면 잠실로 가겠다.

기왕이면 상급지 이동을 해야한다.

더 나은 곳으로 가고 싶다.




02_상급지 좋은 단지의 시간은
다르게 흘러가는구나.


1. 여력 있는 사람들이

상급지 단지 좋은 평형부터 산다.


2. 상위 레벨 단지를 따라가는

차상위 레벨 단지 사람들은

상위 단지를 놓칠까봐 조급해진다.


3. 차상위레벨 단지 1주택자들은

지금 본인 집 내놓고 팔리길

기다려 보기도 하며,


무주택자들 역시

상위레벨 단지 잡고 싶은 마음이

드릉드릉하다.


4. 시세 정도 가격에 괜찮은 동호수라면

집이 팔리는 분위기이니,

상급지를 잡을 돈이 마련될 수 있다.




03_생활권은
완전 점프할 수도 있구나.


1. 경희궁자이에서 잠실로 가는 게

이상하지 않다.


2. 왜?

서울에서 좋다고 하는 지역과 단지는

생각보다 상당히 희소하다.


3. 신축을 택하면 입지를 포기하고

(경희궁자이를 택하면 '경자 살아'는 되지만

'잠실' 살아에는 못 미칠 수 있음),


입지를 택하면 초신축의 메리트를 포기해야함

(잠실 트리지움을 택하면

'비좁은 옛날 07년식 구조'를 감수해야 함

- 친구 표현입니다)


4. "나 여기 살아" 할 수 있는 생활권

+ 신축 + 교통

이 모든 것을 갖춘 서울 단지는

은근 많지 않다.

그런 단지들은 그래서

59 기준 15억을 가뿐히 넘는다.






현장과 더욱 가까워지자



친구와의 대화를 통해


왜 지금 좋은 단지를

그 가격에

속속 사는 사람이 있는지를,



실제 거래 움직임은

지역 간, 지역 내에서,

또 어떤 수준의 단지냐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음을 배웠습니다.


아래와 같은 기사를

더욱이 일반화해서 보지 말아야겠습니다.







서울 시장의 진짜 흐름

알고 싶으신가요?


현장으로 나가

귀를 열고 이야기를 듣고


시장 참여자의 마음

곰곰이 생각해보기로 합시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글을 남겨주신 멤버에게 댓글은 큰 힘이 됩니다. 응원 댓글로 감사함을 나눠주세요. 😀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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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구이무user-level-chip
24. 03. 12. 00:02

이와님 좋은 사례와 인사이트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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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다노user-level-chip
24. 03. 12. 02:19

성동구가 송파구에 입지는 … 안되지만 압구정까지 자차로는 아주 금방인데 .. 저는 현재는 강남구 거주 중이지만 본가가 은평구라 경희궁 자이 지나다닐때마다 아 부럽다 …. 했던 적이 있었네요 ㅠ 지금은 가격이 넘사라 쳐다도 못보지만요. 잘 읽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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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유user-level-chip
24. 03. 13. 20:07

양극화에 대해서 배워갑니다.... 역시 될놈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