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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물 참고 버텼는데, 이번에는 소송장이 왔습니다 | 2026.08.14 [집을's 시장 관찰일지]

26.08.15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119/0003121226

 


기사 요약

 

배경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과 재건축 추진 과정에서 세입자 보호 대신 강제 퇴거 소송과 실거주 요건 강화로 인해 세입자들이 주거 불안정에 직면하는 역설적 현상 심화

 

핵심 내용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의 세입자 대상 초강수 소송 대응

  • 내년 상반기 이주를 앞두고 이주 지연에 따른 조합원 피해 방지를 위해 세입자 전원 대상 소송 예고 공문 발송
  • 명도소송, 점유이전금지가처분, 손해배상 청구, 부당이득 반환청구 등 총 4종의 소송 제기 방침
  • 세입자 이주 시 소송을 취하하는 조건부 압박 전략으로 타 재건축 단지 확산 가능성 상존

 

부동산 세제 개편에 따른 임대차 시장의 부작용 및 세입자 피해

  •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 따른 세 부담 우려로 집주인들이 실입주를 선택하며 세입자 퇴거 유도
  • 전월세 매물 희소성으로 인해 퇴거 세입자들의 대체 주거지 탐색 곤란 및 주거 불안 가중
  • 시장 안정 목적의 정부 정책이 오히려 세입자에게 피해를 전가하는 정책적 부작용 노출

 

서울시의 청년 주거 안정을 위한 대규모 주택 공급 계획

  • 청년층의 서울 이탈 방지를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청년안심주택 등 총 7만 4,000가구 공급 계획
  • 단순 주거 공급 외에 금융 및 월세 지원 등 실질적 체감형 정책 병행 추진

 


집을's 생각

 

은마아파트 조합이 세입자에게 소송 예고 공문을 보냈다고 합니다. 명도소송에 점유이전금지가처분, 손해배상, 부당이득 반환청구까지 네 가지를 한꺼번에 걸겠다는 내용입니다. 이주하면 취하해 주겠다는 조건이 붙어 있는데, 이것은 협상이라기보다 사실상 나가 달라는 통보에 가깝습니다. 

 

이주가 늦어질수록 조합원들의 손실이 커지니 그 답답함은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현재 규제상 어쩔 수 없는 방법이고 그로 인해 임대인과 임차인 관계를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방식이 통한다는 것이 확인되면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다른 단지들도 같은 카드를 꺼내게 될 것입니다.

 

은마가 어떤 곳이었는지를 먼저 짚어보고 싶습니다. 인근 단지에 들어가려면 10~15억은 있어야 했지만, 은마는 7억 전후로도 거주가 가능합니다. 녹물이 나오고 쥐와 바퀴벌레와 사투를 해야 하지만 자녀 교육을 위해 버텼습니다. 낡은 아파트였지만 동시에 자산이 아주 많지 않아도 그 학군에 발을 들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문이었습니다. 지금 그 문이 닫히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재건축만 문제인 것이 아닙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장기보유특별공제 폐지, 비거주 1주택자 규제가 줄줄이 나오면서 집주인 입장에서 전세를 놓는 일이 부담스러워졌습니다. 세금을 피하는 가장 깔끔한 방법이 본인이 들어가 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실입주를 이유로 세입자를 내보내는 집이 늘어나고, 전월세 매물은 더 줄어들었습니다. 시장을 안정시키겠다고 만든 정책인데 정작 밀려나는 쪽은 세입자입니다.

 

그렇다면 전세 대신 매수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물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은마를 사려면 지금 40억이 필요합니다. 7억으로 살던 자리가 40억이 된 것입니다. 조금 더 모으면 메울 수 있는 차이가 아닙니다. 빌릴 수도 없고 살 수도 없다면 남는 선택은 포기뿐입니다.

 

서울시가 2030년까지 청년안심주택 등 7만 4,000가구를 공급하고 금융과 월세 지원도 함께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방향은 맞지만 지금 이 문제에는 맞지 않습니다. 아파트 한 채를 올리는 데만 3년이 걸리는데, 학창 시절의 3년은 그저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 아닙니다. 

 

이사를 가면 학교도 옮겨야 합니다. 왜냐하면 주소지 기준에 맞는 학군의 학교에 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교육은 학원만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느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녔는지가 고등학교로 이어지고, 그것이 대학까지 이어집니다. 그 정도 급이 되면 동문이라는 배경까지 따라붙습니다. 

 

그래서 지금 그나마 남은 방법이라는 것이 11월 원서 접수가 끝난 뒤나 졸업 직전에 이사해서 중학교 배정만 받아놓고 주소지를 옮기는 정도입니다. 이마저도 6학년이나 3학년 졸업생만 쓸 수 있는 방법이고, 저학년 자녀를 둔 집에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이제 교육은 학원비를 낼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아파트를 살 수 있느냐의 문제가 되었습니다. 서울에는 빈 땅이 없으니 앞으로도 재건축과 재개발, 리모델링으로 낡은 아파트를 손보는 일은 계속될 것이고, 은마와 같은 상황에 놓이는 단지도 계속 나올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은마 이주는 한 단지의 분쟁으로 볼 일이 아니라 앞으로 이런 갈등이 어떻게 처리될지를 미리 보여주는 바로미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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