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독모] 카지노/김진명

갬블러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선량함이다. 흔히들 승부근성이니 뭐니 하는데, 그건 작은 승부에나 해당되는 말이고 카지노를 상대로 하는 진짜 도박에서는 무엇보다도 착한 심성이 중요하다.


“크게 이기기 위해서는 때가 왔을 때 위험을 감수하고 베팅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에 더해 얼마간의 운이 따를 때 크게 이기는 거 아닙니까?”
“그것은 필패의 길이다. 열 번 중 아홉 번을 이기더라도 한 번 지면 모든 걸 잃을 수 있는 게 카지노 게임이다. 카지노 게임은 그날 얼마를 땄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땄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래서 카지노 게임은 공부처럼 해야 하는 것이다.”

다음날은 2,600으로 400을 이기는 게임이었지만 처음부터 어려웠다. 같은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 모두가 순식간에 가진 돈을 다 잃는 사태가 벌어졌다. 아무도 못 맞히는 그런 그림이 연속으로 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이형천은 100도 채 잃지 않았다.


“대단하군요. 모두가 다 오링됐는데 어째 혼자서만 그렇게 잘하쇼?”
이형천은 자신의 게임법을 얘기하려다 입을 꽉 다물었다. 아무와도 얘기하지 말라던 서후의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니 이해가 될 것도 같았다. 언젠가 자기만 잘됐던 날 자랑하기에 바쁘다가 순식간에 가진 것 모두를 잃어버렸던 기억이 떠올랐다.


게임을 100 단위로 쪼개 100만 이기려 하다 보니 못 맞힐 때라 하더라도 그렇게 크게 잃지는 않았다. 이형천은 몇 번 못 맞히면 그대로 오링으로 이어지곤 하던 예전의 게임 방식이 얼마나 위험한 것이었던가를 새삼 떠올렸다.
욕심으로만 잔뜩 어우러졌던 과거의 게임은 그야말로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였다. 이형천은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이상하게도 과거와는 달리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었다.
 

 

더벌진 못해도 덜 위험한것에 투자하여 목표를 이룰때까지 투자시장에 살아남기 위한 선택을 하는 투자자 됩시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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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월부user-level-chip
24. 09. 01. 20:58

와~ 이 책 정말 옛날에 읽어본 책인데 신기하네요 ㅎㅎㅎㅎ 카지노라는 제목 전에 도박사라는 제목으로 읽어본 책인데😊 김진명작가 소설들이 재밌어서 좋아했었던 기억이 있네요~ 서바인님 독모 수고하셨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