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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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진짜 망해요?", "삼전 많이 떨어졌는데 사볼까요?" 라는 질문을 답하려면

삼성전자의 중요성

 

주식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나, 관심이 없으신 분들이나 삼성전자는 다 알고 계십니다.


궁금증을 자아내기 위한 제목을 작성했지만, 우리가 삼성전자를 어떻게 볼지를 판단할 때 알아야 할 것은


지금 "삼성전자가 겪고 있는 어려움과 주가 하락이 사이클 하락인가? 주도권 상실인가?" 입니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350조원 정도입니다. 우선주까지 합하면 390조원 수준이고요. 참고로 시가총액이란 '주가 X 총 주식 수'로 회사의 전체 가치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의미합니다.

 

 

코스피의 시가총액이 2,100조원이 조금 넘고, 코스닥이 400조원이 안 되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양대 시장 시가총액은 2,500조원 정도입니다.

 

 

삼성전자가 전체 시가총액의 16% 정도를 차지하는 겁니다. 이는 지수의 핵심인 삼성전자가 부진하면 지수도 오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죠.

 


코스피 일봉 (출처: 네이버 금융)

 


네이버 일봉 (출처: 네이버 금융)

 

실제로 삼성전자가 24년 7월 11일 88,800으로 고점을 찍었을 때가 코스피도 2,896.43으로 고점을 찍었던 날입니다. 이후 삼성전자 주가가 무너졌고 코스피도 힘을 못 쓰고 있죠.

 

 

삼성전자가 어렵다는 것은 삼성전자 하나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직접적으로는 삼성전자 소재, 부품, 장비를 납품하는 회사들의 실적도 부진할 수가 있고요. 간접적으로는 국가의 GDP를 낮추어 소비를 둔화시키고, 수출이 줄어 원화 약세를 유도하게 되죠.

 

 

이렇게 중요한 삼성전자인데 그렇다면 왜 좋지 않은 것인지? 앞으로는 좋아질 수 있을 것인지를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는 왜 좋지 않은가?

 

삼성전자의 사업을 보면 크게 DX, DS, SDC 그리고 스피커 회사를 인수한 하만으로 나뉩니다. 2024년 반기 매출 기준 DX 부문이 89조 3,636억원(61.2%), DS 부문이 51조 6,938억원(35.4%)이며, SDC가 13조 326억원(8.9%), Harman은 6조 8,193억원(4.7%)입니다.

 



세트 사업이라고도 부르는 DX사업부는 Device eXperience의 약자로 크게 스마트폰 사업과 가전 사업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두 사업 모두 성숙기에 접어들었기에 경기의 영향을 받고 있죠.

 

 

중국의 거센 충격을 받고 있어 향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사업이기도 합니다. DX 부문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6.8조원 수준으로 영업이익률이 8% 수준에 불과합니다. 매출액 대비해서 이익 기여도가 높은 산업은 아니라는 거죠.

 

삼성전자 사업 부문별 연간 매출액 추이 (출처: 버틀러)

 

 

DS 사업부는 Device Solutions의 약자로 반도체 사업을 의미합니다. 반도체는 다시 DRAM, NAND와 같은 메모리와 파운드리 그리고 반도체를 설계하는 시스템LSI로 나뉘게 됩니다.

 

 

삼성전자 사업부문별 분기 매출액 비중 추이 (출처: 버틀러)

 

매출액 비중은 DX가 더 크지만 실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좌우하는 것은 DS 사업부라는 것을 아래 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녹색이 DS의 영업이익인데 DS 사업의 실적에 따라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이 좌우되는 모습이죠.

 

삼성전자 사업 부문별 분기 영업이익 추이 (출처: 버틀러)

 

 

SDC와 하만은 크게 신경 쓸 것은 아니죠. 결국 삼성전자의 DS 사업부가 힘을 내줄 수 있을 것인가와 DX 사업부의 경쟁력은 유지될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이 되는 분위기인데요.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DX 사업의 경쟁력은 의구심이 가는 상황이죠.

 

 

결국 DS 사업이 잘 해줘야만 삼성전자의 실적도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그 사업을 하나씩 발라서 판단해 봐야겠습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상황

 

 

[NAND]

 

낸드 플래시는 데이터 센터, 스마트폰, 노트북 (SSD) 등에 사용되는 메모리 반도체입니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용도로 사용이 되죠. 스마트폰 저장용량이 128GB라고 한다면 낸드 용량이 128GB가 들어가 있는 겁니다.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모바일기기와 PC, 노트북 같은 IT 판매 비중이 높고, SK하이닉스는 데이터센터와 엔터프라이즈 SSD 비중이 높습니다.

 

그런데 최근 상황을 보면 경기 둔화로 IT 디바이스 판매는 주춤하죠. 반면 데이터센터 증설은 여전히 좋습니다. 특히 AI 쪽 서버 증설이 적극적이고요.

 

결국 삼성전자의 NAND가 좋아지려면 경기가 개선되거나 온디바이스AI 열풍으로 디바이스 판매가 늘어나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그런 상황은 아니다 보니 낸드 가격도 빠지고 업황도 좋지 않은 것이죠.

 

 

[DRAM]

 

DRAM은 휘발성 메모리입니다. CPU나 GPU가 가동될 때 빠른 연산을 위해서 제공하는 메모리를 의미하죠. NAND가 저장 용량이라면 DRAM은 기기의 성능에 영향을 주는 메모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DRAM은 IT기기와 서버용으로 사용되는데요. 특히 엔비디아 등이 만드는 GPU에 붙어서 AI 가속기용으로 사용되는 HBM이 최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사용되던 DRAM은 레거시 DRAM이라고 불러서 구분을 짓고 있죠.

 

IT기기에 사용되는 DRAM은 낸드와 마찬가지로 수요 부진의 늪에 빠져 있습니다. 서버용도 일반 서버 쪽은 현재 크게 증설이 없고 AI 관련 데이터센터 증설로만 관심이 쏠려있죠.

 

그런데 삼성전자는 HBM에서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겨 버렸습니다. 삼성전자는 아직도 HBM을 제대로 생산하지 못하고 있죠. 엔비디아에 공급한다는 얘기만 몇 번째 흘러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여기에 경쟁력이 있다고 얘기했던 레거시 D램인 DDR5에서도 SK하이닉스에 뒤진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당연히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은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고요.

 

 

[파운드리]

 

파운드리는 의류의 OEM/ODM이나 바이오의 CDMO와 비슷합니다. 비메모리를 만들고 싶은 업체들이 설계도면을 가지고 외주를 맡기는 것이죠. 첨단 기술이 필요하기에 의류처럼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산업은 아니고요.

 

현재 글로벌 시장은 TSMC가 60%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주도하고 있습니다. 넘버2인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3~14% 수준이라 격차가 크고요.

 

특히 3나노 이하 공정으로 가면서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급격하게 떨어졌습니다. 퀄컴을 비롯해 많은 고객들이 삼성전자를 떠나 TSMC로 향하고 있는 상황이죠. 삼성전자는 GAA라는 신규 공정을 TSMC보다 먼저 도입하여 경쟁력을 확보하려 했으나 역부족인 모습입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 생산하는 모바일AP 엑시노스마저도 삼성전자의 3나노 공정을 이용하지 않았던 것만 보더라도 수율이 제대로 나오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 같고요.

 


사이클 문제인가? 경쟁력 상실인가?

 

이 상황에서 우리가 판단해야 할 것은 과연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이 단순한 사이클의 문제인지 아니면 심각한 경쟁 상실로 인한 것인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흔히 경기 사이클의 영향을 받는다고 하는 사업들은 보통 장치산업들입니다. 이는 수요에 따라 공급량을 원활하게 조정할 수 없다는 거죠. 수요가 좋아지면 빠르게 공급이 늘어날 수 없으니 가격이 상승하고 판매량도 늘면서 호황이 됩니다. 그러다 공급을 늘렸는데 수요가 줄어버리면 극심한 불황을 맞게 되고요.

 

 

만약 반도체 이런 사이클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라면 삼성전자의 실적은 앞으로 개선될 수 있고, 주가도 크게 반등할 수 있다고 기대할 수 있습니다.

 

 

1980년 후반에서 90년 초반은 일본의 반도체 기업이 시장을 주도했었죠. 전체 반도체 기업 1~3위인 NEC, 도시바, 히타치가 모두 일본 기업이었죠. 10위 안에 기업도 6개나 되었습니다. DRAM만 따지면 1987년 일본의 시장 점유율은 80% 수준에 달했습니다.

 

 

그런데 일본 반도체의 영광은 1993년부터 빛을 잃기 시작합니다. 애플과 IBM의 개인용 컴퓨터 PC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질은 떨어져도 값이 싼 반도체가 필요했는데요. 일본은 이 시장에 대응하지 않고 기존의 대형 컴퓨터용 고사양 반도체에 집착했죠. 삼성전자는 값싼 반도체로 승부를 보면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렸고요.

 

 

만약 일본의 사례처럼 삼성전자가 반도체에서 경쟁력을 상실한 것이라면 문제는 커집니다. 시장의 사이클이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삼성전자의 주가는 오르지 못할 수 있죠.

 

 

일단 DX와 레거시 낸드 반도체는 사이클의 영향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DRAM 특히 HBM과 파운드리 사업을 보면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삼성전자 무엇이 문제인가?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어 경쟁력을 잃고 있는 것 같다는 얘기가 계속 흘러나옵니다. 저는 문제의 발단이 2020년 이재용 회장이 4세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에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이들이 성인군자를 추앙합니다. 대부분 그렇게 살 수 없기 때문이죠. 일반인들에게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개인 재산의 증가입니다. 이것은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대결에서 자본주의가 승리한 것으로 이미 증명이 되었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기업인들에게 성인군자가 되기를 바라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회적 책무를 강조하고, 회사를 지켜내기 위한 승계를 불법이라며 죄를 물었죠. 전 정부에게 삥을 뜯겼는데 다음 정부는 정권유착이라며 벌을 줍니다.

 

 

그 과정에서 이재용 회장은 회사 경영에 대한 의욕을 많이 상실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여기에 자녀에 승계를 않겠다고 한다면 무엇을 위해 회사를 키워야 할까요? 이미 먹고 살 것은 충분한데, 괜히 무리하면 감옥에 또 갈 수 있는 상황이잖아요.

 

 

오너가 무사안일주의 빠지면 그 밑에 경영진들도 그를 따라갈 수밖에 없겠죠. 재무통인 HH 부회장이 들어오면서 기술보다는 단기 경영 성과에 집착하게 되었고요. 공무원 조직처럼 보고가 중요해지고 혁신은 사라져 버렸습니다.

 

 

두산처럼 오너가의 욕심으로 뻥튀기 된 두산로보틱스를 활용해서 알짜 회사인 두산 밥캣을 꿀꺽 삼키려는 모습은 물론 문제죠. 하지만 오너가 성장에 대한 욕심이 없는 것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삼성전자도 현재 문제를 인식하고 엔지니어 출신의 전영현 부회장을 임명하고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데요. 이미 TSMC나 SK하이닉스 대비 기술력이 뒤처진 상황에서 얼마나 빠르게 갭을 메울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결론

 

삼성전자의 기본 사업들이 경기에 영향을 받기에 경기가 반등하면 주가 반등도 가능합니다. 특히 이번 반도체 하락 사이클은 공급 증가는 없던 상황에서 수요가 예상보다 못 해서 벌어졌기에 그 주기가 짧을 것 같고요.

 

 

하지만 전고점을 넘어 10만전자로 가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HBM3E를 넘어 HBM4에서 수율이 나오고, 2나노 파운드리도 정말 제대로 성공시킨다면 그땐 10만전자를 기대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결국 단기에 반등을 주면 땡큐하고 나오는 게 지금으로서는 좋아 보입니다. 반도체 반등 사이클을 누리더라도 SK하이닉스가 조금 더 낫지 않나 싶고요.

 

 

다만 삼성전자가 경쟁력 회복을 위해 설비투자를 단행한다면 과거 SK하이닉스의 HBM과 함께 성장했던 한미반도체처럼 관련 장비주들이 부각 받을 가능성은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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