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를 쓴 지 한 달이 지났고, 잔금을 2주 남기고서야 투자복기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지난 6개월 간 ‘놓았던’ 가정을 돌아보고, 제 자신을 돌아보느라 어느새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TMI: 계약금을 넣은 직후, ‘엄마밥은 맛없어’ 라고 한 다섯살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가정에만 집중한 한달이었습니다 ㅎㅎ)
더 이상 늦어지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용기내어 후기글을 올려봅니다.
📌 투자 시작: 월부와의 첫 만남 그리고 우리집 보물인 아이를 만나다
신혼 시절 처음 월부를 알게 되었고, 남편이 너나위님의 특강을 듣고 온 것을 계기로 열반스쿨 기초반 27기를 수강했었습니다. 광클 실력이 좋지 못했던 저는 3개월에 한 번 꼴로 정규 강의를 들으며 앞마당을 넓혀 나갔고, 아주 느리게 천천히 1년 동안 6개 정도의 앞마당을 만들어 나갔습니다.
이듬해 겨울 첫 실전반을 가게 되었습니다. 부평구 임장을 하던 중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해 임장을 마지막으로 투자 활동을 쉬면서 점차 투자에서 멀어졌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임신 6개월까지는 충분히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었겠지만, 임장도 임보도 어설펐던 데다 영하 20도의 날씨 속에서 임장을 다녀서 혹시 뱃속의 아이에게 잘못을 한 건 아닐까, 초보 엄마의 걱정과 미안함이 컸던 것 같습니다.
🍼 육아와 해외 출국으로 중단된 투자 활동
이후 하락장이 시작되었고, 아이가 태어난 후 정신없이 6개월이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그 무렵, 남편의 이직으로 해외로 출국하게 되었고, 주변 도움없이 오로지 육아에만 집중하며 남편이 퇴근하는 시간만을 기다리는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미친 물가와 계속 나가는 비용들을 보며 남편의 커리어도 중요하지만, 이렇게는 노후 대비조차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우리의 계획과는 너무 멀어지고 있었고, 비용과 편익을 따져 보았을 때 손해가 훨씬 크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6개월 간의 해외 생활을 마치고 다시 귀국하게 되었습니다. 그 사이 동료분들은 꾸준히 투자를 이어나가거나 혹은 역전세를 맞아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고, 동료 중 한 분은 튜터님이 되기도 하셨습니다..
귀국을 하고 1년 동안 육아를 하며 부동산을 잊고 지내던 23년 초, 시장 상황이 차갑게 얼어붙은 것을 뒤늦게 알아차렸고, 임장을 다니다 보니 가격이 너무 싸다고 느껴 매수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전세자금을 깔고 있었던 상황이었고, 이사를 한 지 6개월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집주인은 전세금 반환이 어렵다고 했습니다. 매물 코칭에서도 "더 넓게 보세요"라는 튜터님의 말씀을 듣고 결국 해당 투자를 포기했습니다. 그렇게 첫 번째 기회를 보내고 육아, 재취업, 남편의 사업 시작 등으로 인해 투자 활동은 계속 우선순위에서 밀려났고, 서울 수도권 시장의 골든타임을 그대로 흘려보내고 말았습니다. 3개월에 한 번, 6개월에 한 번 월부 카페에 들어가거나 유튜브를 보면서 '투자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허투루 돈을 쓰지 않고 차곡차곡 모은 덕분에 적지 않은 23년 초보다는 훨씬 큰 종잣돈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 본격적인 투자 재개: 투자 코칭, 그리고 200번의 매물 임장
2024년 3월, 더 이상 투자를 늦출 수 없다는 생각에 다시 강의를 수강하고 본격적으로 서울 앞마당을 넓혀가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전세 만기와 함께 월세집으로 이사를 감행했습니다. 4년 전 초보 시절 만들어 놓은 앞마당이었던 평촌을 시작으로 성동구, 광진구, 강동구, 동대문구, 동작구, 하남시, 부산광역시 등 2급지, 3급지, 4급지, 1급지, 지방 광역시 등 모든 시장을 둘러보았습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2020년 ~ 2021년, 대세 상승장을 경험 했었기에 아직은 대세 상승장이 아니라는 확신이 있었고 조급한 마음을 부여잡으며 앞마당을 넓혀 나갈 수 있었습니다.
8월 말, 남편과 함께 첫 투자 코칭을 받으며 자산 상황에 맞고 당시 투자가 가능한 4급지를 임장지로 추천받았습니다. 바로 해당 지역으로 임장을 다녀왔고, 저평가 기준(-20%)에 부합하는 4급지에 투자하려 했습니다. 가계약금까지 보냈지만, 막상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와중 갑작스러운 대출 규제가 시작되었고, 시장이 차가워질 수 있다는 판단에 계약서 작성 하루 전, 계약금을 포기했습니다.
다시 마음을 다잡기 위해 열반스쿨 기초반을 수강하면서 시장이 조금씩 식어가는 모습을 보며 이 상급지에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상급지를 앞마당으로 신청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시 한번 투자의 이유와 기준을 점검하고, 4년 만에 비전보드를 새롭게 작성했습니다.
🎯 열기반 재수강, 두번째 투자 코칭을 통한 투자 방향 확립, 그리고 첫 계약
앞마당을 꾸준히 넓혀가며 oo구에서 저평가된 구축 물건을 발견했지만, 고민하는 사이 좋은 물건들이 하나둘 사라졌습니다. 다시 3급지로 내려와 투자금을 고려하며 구축 선호 단지와 투자금을 1~2억 초과하는 신축 아파트까지 두루 살펴보았습니다. 어느덧 다시 투자활동을 시작한 7개월이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24년 초 목표였던 24년 12월 서울 1호기 등기치기를 이번엔 꼭 해낸다는 마음으로 더욱 투자에 몰입습니다.
서투기 수업을 들으면서도 방향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아 매 수업 끝마다 강사님들께 같은 질문을 던졌지만 강사님의 성향과 경험에 따라 답변이 달랐고, 이를 통해 결국 내 상황과 성향에 맞는 투자를 해야겠구나 답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시장의 변화와 함께 다시 코칭이 열리면서 운 좋게도 아너스 코칭을 받을 기회가 생겼습니다.
멘토님께서는 우리 부부가 가진 자산과 투자 가능 범위를 고려해 코칭을 해주셨고, 그 과정에서 기존에 보던 판을 뒤엎고 새로운 투자 전략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정신없이 강의를 듣던 중 운명처럼 매물 후보지가 포함된 지역을 자모님께서 분석해주셨고, 그 어느 때보다도 몰입하며 강의를 수강할 수 있었습니다.
강의를 수강하며 투자금 범위에 들어오는 모든 단지를 다시 리스트업하고, 위에서부터 매물을 보고 내려오는 과정에서 어렵지 않게 1등 매물을 선정할 수 있었고, 마침내 서울 1급지 신축 투자 1호기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긴 여정을 돌아보며, 투자란 결국 포기하지 않는 자의 몫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1호기 복기글을 너무도 쓰고 싶었는데 만 4년을 꽉 채우고 쓰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이 '이렇게 방황하고 느리게 해도 투자를 해낼 수 있구나,
혹은 환경 안에 있으면서 꾸준히 앞마당을 넓혀나가는 것이 전부구나.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 최악의 선택이구나' 를 느끼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써 내려갔습니다.
투자 진행 전 잘한 점
1. 다시 심기일전해서 환경 속에 나를 밀어넣은 점
2. 열반기초반을 재수강한 점
3. 앞마당을 위아래로 넓혀나간 점.
4. 거인의 어깨에서 시장의 흐름을 살펴본 점
5. 오프라인 강의를 통해 꾸준히 질문하고 나의 투자생각을 점검하고 멘토님의 의견을 구한 점
6. 투자금을 더 러프하게, 가격천정을 높여서 본 점
월부환경 속에서, 강의를 들으면서 얻을 수 있었던 확신
수도권 시장은 절대적 저평가를 지났지만 ‘여전히’ 저렴한 시장이다
두 번의 시도가 고꾸라지면서 어쩌면 내 인생에서 이번 기회가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절대적 저평가 시장은 지나갔지만 아직 시장은 충분히 저렴하고 지금 내가 잡는 가격은 다음 시장의 바닥이라는 확신으로 열심히 임장 임보를 해나갔던 것 같습니다.
특히, 너바나멘토님의 열반기초반 수강을 계기로 다시 투자기준을 점검하고, 투자에 대한 필요성, 당위성을 되새길 수 있었고, 6월 이후 꾸준히 강의를 수강하면서 거인의 어깨에서 시장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시장 흐름을 살펴볼 수 있었고, 어떻게 바라보고 대응해야 할 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가격 천장을 뚫고, 감당가능하고 내 투자금으로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을 매수하고 동시에 다음 투자에 대한 전략을 세우는 데 확신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기존에 관악구, 노원구, 평촌, 광명, 부천, 그리고 인천 부평구, 광주 광산구, 천안 서북구 등 7개의 앞마당이 있었고,
올해 9개의 서울 앞마당을 추가로 만들면서 점점 비교평가가 익숙해졌고 (여전히 어렵지만) 위아래로 급지를 넓혀나간 노력 덕분에 저평가 물건에 대한 확신들이 생겼습니다.
📌 투자 진행과정에서 잘한 점
1) 미리 매수 진행상황을 숙지한 점,
2) 대안을 만들고, 시간을 두고 협상을 한 점
3) 사장님을 통해 매물 조건, 매도자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 한 점.
두 번의 매수 유보를 통해 카페에 글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복기글을 정리해두었고,
매매전세 계약을 앞두고 필요한 내용들을 정리하고, 협상에 대한 글들도 꾸준히 읽어오는 등의 노력을 해왔기에,
이번 투자에서는 투자를 앞두고 당황하지 않고 차례차례 조건을 조율하고 가격 협상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네고를 하는 과정에서 매도인에게 우리가 줄 수 있는 것을 먼저 생각해두고, 매도인이 매수한 시점과 가격, 매도인이 매도하는 사유 (매수계획)를 파악했습니다. 그리고 이전 앞마당에서 보았던 매물(해당 생활권 선호도 좋은 신축)에 남편이 꽂혀 있고 거기 가격이 더 싸다는 이유, 실거래가 많지 않았고 최근 실거래가가 지금 호가보단 낮게 찍힌 점 등을 언급하며 네고를 시도하고 날아가면 어쩔 수 없다는 마음으로 12월 31일, n억을 시원하게 낮춘 가격을 불렀습니다.
📌 투자 진행과정에서 아쉬웠던 점: 끈질기지는 못했던 가격 협상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가격 네고를 강하게 말씀 드리지 못한 점
사실 n억은 제가 생각해도 과했지만 실거래가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되면 좋지만 안되더라도 앵커링 효과가 있을 거란 생각으로 던진 가격이었습니다. 사장님은 해당 매물은 이전 중층 매물에 전세 높게 낀 좋은 물건이니 1억 정도 저렴한 가격에 매수하는 것이 어떠냐고 역제안을 하셨고, '생각해보겠다'고 말씀 드린 뒤, 하루 정도의 시간이 흘렀고, 처음 네고 요청 드렸던 금액보다 5천만원 높은 가격으로 다시 네고를 요청드렸습니다.
*닻내림 효과(Anchoring Effect)
닻내림 효과는 의식 또는 무의식적으로 처음 입력된 정보가 이후의 의사결정과 판단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는 효과를 뜻한다. 닻(Anchor)이란 배가 항구 또는 항해 중 일정한 위치에 정박하고자 할 때 바닥에 박힐 수 있도록 고안된 갈고리 모양의 기구로, 처음 입력된 정보가 이후의 행동에 닻처럼 작용한다 하여 닻내림효과라는 이름이 붙었다.
하지만, 사장님께서 지난 실거래가는 4층 미만 저층이기에 매도인이 생각하는 금액보다 더 낮다고 말씀하시며, 기존에 제안하신 금액이 마지노선이라고 딱 잘라 말씀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네고 전에 한 번 더 2천만원 깎은 가격으로 여쭤봐달라고 말씀드렸지만 사장님 선에서 커트가 되었고,
서투기 1강에서 주우이 멘토님께서,
맘에 들었던 매물을 1~2천만원 낮게 사는 것보다 중요한 건 저평가된 물건을 사는 것 그 자체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던 것을 떠올리며, 이미 호가보단 1억 낮은 가격으로 네고했으니 이 쯤에서 매수를 진행하자는 생각이 들었고,
최초 목표금액보단 5천만원 높지만, 매수 상한선이었던 금액으로 매수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계약금을 보내고 나서 처음부터 매도자와 부사님이 정하신 적정 매수가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갔지만 후보로 가지고 있던 다른 급지의 아파트 하위급지의 신축 혹은 비슷한 단지보다도 비교적 저평가된 가격으로 매수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욕심을 비우고 결정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고마운 분들에게 감사인사 드립니다
먼저 월부라는 환경을 만들어주신 너바나 멘토님,
저희를 월부 세계로 이끌어주신 너나위 멘토님,
임보의 틀을 만들어주신 방랑미쉘 멘토님,
먼저 닦이질 않는 길을 걸어가며, 저희에게 길을 안내해주신 주우이 멘토님, 양파링 멘토님,
저희의 투자에 진심이셔서 뼈 때리는 말도 아끼지 않고 나눠주신 자음과모임 멘토님,
매물을 보는 기준을 만들어주시고 가이드를 주신, 10만보 선배님 제주바다 멘토님,
함께 시작했지만 강한 몰입의 시간을 통해 누구보다 멋지게 성장하신 권유디 튜터님,
꼼꼼하고 진심어린 튜터링으로 저희 가족의 방향성을 잡아주신 잔쟈니 튜터님, 마스터 멘토님,
신투기, 지투기, 서투기, 열기, 실준반 동료분들,
돈목모에서 만나 경험을 나눠주신 월부 유니버스에 계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인사 드립니다
그리고 지난 해 소홀했던 집안일에도 흐린 눈 해준 남편과 정성 부족한 밥을 먹어준 아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입니다.
📌 배운 점 요약.
✅ 투자 기회를 놓치더라도 그 과정을 복기하고 다시 시장에 집중하면 기회는 반드시 온다.
✅ 본인의 상황과 성향에 맞는 투자가 중요하다.
✅ 조급함을 내려놓고 시장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자.
한 달만 쉬어야지 했는데 여러가지 고민들이 터져나오면서 조금은 휴식이 길어졌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 휴식을 마치고, 다시 재기하기 전 마음을 다 잡고자, 글을 써 내려가다보니 글이 조금 길어졌습니다.
추운 날씨에 여전히 임장과 임보를 이어가는 모든 동료분들, 건강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다시 2호기를 위해 달려나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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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웨이님 정말 고생 많이 하셨어요 마무리도 잘하시고요^^ 한달동안 엄마 밥은 맛있는거라는 인식으로 바꿔 주셨을까요?? ^^ 복기글 감사합니다
정말 수고 많이 하셨고, 글 말미에 있는 배운점이 저에게 시사하는 점이 크네요. 잘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뮬라님! 너무 고생하셨습니다^^ 세세한 복기를 통해서, 더욱 성장하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