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코칭 받으면 돈 벌 수 있나요? (feat. 역전세) [맹맹]

올 초여름, 유튜브 알고리즘에 의해

한 개의 영상을 접했습니다.


"코칭 받고 샀는데 물렸습니다"


전화로 부동산 상담을 받는 컨셉이었고

여러가지 단어들이 월부를 칭하는 것 같았습니다.


질문의 요지는

코칭에서 OK가 나서 지방 아파트를 샀는데

지금은 매매전세 모두 떨어졌다는 것이었습니다.



균질한 택지이긴 하지만

수요가 애매한 외곽 지역이라

작년 말 하락장이 오면서

매매와 전세가 모두 많이 떨어졌고,

그것이 불안한 매수인께서

상담을 요청한 것이었습니다.


11월 현재, 그 단지는 아직 손해 구간이지만

그 지역의 핵심입지들은

호가가 많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상담을 해온 단지 자체는

택지지구 내에서도 선호도가 비교적 낮아서

상승흐름이 늦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택지 내에서의 선호 단지들은

그나마 조금씩 가격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유튜브에서는 "코칭"으로 인해 손해를 봤다는

내용의 영상이 담겼지만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확신 없이 투자하면 저렇게

계속 남의 의견에 의존하고

단기적인 결과에 대해 일희일비 하면서

의사결정을 하게 되는구나


요즘 전세가 오른다 어쩐다

뉴스에 자주 나오고 있지만


제가 투자한 물건 지역은

추석이 지나면서

갑자기 전세 물량이 많아졌고,


세입자 만기는 다가오는데

전세가 맞춰지지 않아

맘고생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지역을 들러

사장님들 사무실을 하나씩 방문했습니다.


"그러게 왜 그런걸 샀어"

"여기 사람들 그 쪽으론 안 가"

"아무래도 여기서는 거기를 좀 안 좋아하죠"

"차라리 이 단지를 사지 그랬어요"

"투자자들 그런거 안 사던데 초보에요?"


제가 매수한 단지의 단점들은 그 때도 감안했었고

그럼에도 저평가라고 생각했는데


전세가 나가지 않아 이미 마음이 힘든 상태에서

내 물건에 대한 단점만 계속해서 듣다보니

온갖 생각이 다 듭니다.


괜히 샀나.

투자하지 말걸.


그러다 점점 시간이 지나니

슬슬 남탓을 하기 시작합니다.


왜 코칭에서 OK가 난거지?

투자는 본인이 하는 결정입니다.


다 아는 사실이

남의 일이었을 때는

"확신을 갖도록 공부를 했어야지!" 라며

너무 쉽게 얘기 했지만


그것이 정작 내 이야기가 되니

내가 혀를 끌끌 차던 "남"과 나는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주변 동료들의 역전세 간접경험이 있었고

그런 상황에서 어떤 생각을 하게되는지

그럴 때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고 대응해야 하는지

많은 강의와 컬럼에서 접하며

머리로 이해했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내 경험이 되니

마치 모든 것을 새롭게 접하는 것 같습니다 😇

최상의 시나리오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내가 잘못한 판단한 것들을

온전히 쳐다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자꾸

잘못된 원인을

내가 아닌 다른 외적 요인으로

찾으려 합니다.

그래야 내 에고를 보호할 수 있으니까요.


이럴 때 내가 당시에 가졌던

생각의 과정을 제대로 되돌아보고

당시에 놓친 것은 무엇인지,

지금과 비슷한 상황이 생긴다면

다음은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

더 깊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야

비로소 그것이 내 실력이 되나봅니다.


언제까지나 남 탓을 하며

내 구미에 맞는 말을 해줄 사람들만 찾아다닌다면

스스로의 발전은 없을 것 같습니다.


당장의 결과에만 집중하지 말고 과정을 들여다보자.

프로세스가 완벽했다는 가정 아래, 여러 번 시도한다면

분명 반복해서 성과를 낼 수 있다.


<슈퍼노멀> 중에서

한여름에 매물을 털러 다닐 때는

그렇게 많던 부동산들이

왜 전세 내놓으려 돌아다니니

이렇게 부족해보이는지


역시 사람 마음에 따라

같은 상황도 받아들여지는 것에 차이가 큽니다.


이 시기 역시 절대 쉽지 않은 경험이겠지만,

투자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필연적으로 겪을 일이라 생각합니다.


소중한 성장의 기회로 여기고

과정에 최선을 다하는 시간을 보내야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삼삼아방user-level-chip
23. 11. 27. 11:10

과정을 기억하자 감사합니다! 반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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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율율user-level-chip
23. 11. 28. 10:51

맹맹반장님 너무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와 진짜!!!! 투자는 내 책임. 내가 결정 당시에 어떤 근거로 투자했는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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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개미짱user-level-chip
23. 11. 28. 23:10

맹맹님 슈퍼노멀 문구 너무 좋네요 ㅠㅠ 우리는 과정에 최선을 다했고 그 때 최선의 투자를 한 거니까 또 시간이 지나면 다른 결과가 나올 거라 생각해요! 우리는 여전히 과정 중에 있으니까요^^ 같이 화이팅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