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기원]
사실 이 책을 2번이나 읽었고, 읽은지도 꽤 됐으며 특히 읽고 난 초반에는 저자의 영상까지도 찾아볼 정도로 이 책의 매력에 완전 빠져들었다. 그간 애매모호한 행복이라는 존재/개념에 대해서 저자는 꽤나 과학적으로 설명한 방식이 신선했기 때문이었다. 다만, 저자의 결론(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음식을 먹는 것 그것이 바로 행복이다)는 나름 마음에 들지만, 그 결과에 도착하는 과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해야할까? 그리고 정말 행복이 저게 다인가? 라는 의문에서 답이 나오지 않았고, 저자가 시종일관 사람을 강아지(동물)로 단순화하여 분석하시는 방법이 싫었다. 왜?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적어도 내 선택은 단순한 동물적인 선택만 있다고 생각하기 싫었고 부정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니 더 정확히 표현하면 이책만 보면, 실제 그런거 같았다(반박이 어려웠음). 결국 나의 모든 과거 선택들을 이 관점에서만 보다보니 너무 허무했고, 이렇게 단순한거였나? 왜 살지? 라는 실존적이면서도 근원적인 질문(물론 처음 책을 읽었을 때는 실존이라는 단어를 인식조차 못했음)에 답을 할 수 없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저자의 행복에 대한 설명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다. 행복의 한 부분에 대해서는 기가막히게 설명되는데, 전체를 설명할 순 없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그 이유는 쌓고 넘친다, 예전의 내가 몰랐을 뿐.
게다가 저자의 말처럼 진화론적인 측면만으로 행복을 수단화하는 관점만 강조하게 되는 경우, 얼마든지 행복도 조작할 수 있다는 결론으로 가는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저자가 진통제가 행복에 효과가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그래서 내가 그때 진통제를 먹고 싶지 않았나보다) 쉽게 말해 어차피 수단인 행복을 위해 인간의 욕망과 감정을 데이터처럼 환원하여 조작한다면, 결국 궁극의 목적인 번식과 생존을 위한 것이니 괜찮은건가? 난 아니라 생각한다(사실 이 부분은 내 서평의 마이너한 부분임)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
더 중요한 부분은 사실 남녀관계에서의 진화론적으로 행복을 바라보는 방법이 얼마나 남녀관계에 적용될까가 내 고민의 포인트이긴 했다. 이 책의 관점만 존재한다면, 남녀관계는 사랑을 하니 마니 함께 하니 행복하니 등 복잡해 보이지만, 그냥 단순히 번식과 생존을 위한 짝짓기에 가장 적합한 상대를 고르는 과정에 행복이라는 부분이 마치 목적인 마냥 들어가 있어, 강아지가 맛난 간식을 먹고 싶어 결국 서핑을 할 수 있게 되는 것과 매한가지다. 물론 그 부분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앞서 적은 것처럼 이 것만이 다가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자마자 서평을 쓰기에는 아직 적절한 준비가 안됐었고, 다행히 지금은 생각 정리가 잘 되어 서평을 적는다.
내가 나름 다양한 책을 읽고 쓰고 고민해서 내린 결론은, 남녀관계는 단순하게 볼려면 단순하게 볼 수도 있지만, 사실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극초반에는 대부분(역시 모두가 그렇진 않다) 진화론적인 측면이 더 강하다는 것은 인정. 호감이 간다거나 첫눈에 반한다거나 몇번 봤는데 신경이 쓰이거나 관심이 가는 것은 진화론적인 측면에서 번식과 생존을 목적으로 한, 호감/관심 등의 변화가 생기는 것까지는 인정. 하지만 왜 남녀가 호감을 바탕으로 만나, 처음부터 끝까지 진화론에만 의존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난 그랬다. 그렇게 호감을 가진 상대와 한두번 만나보고 얘기해보고 같이 밥을 먹고 시간을 보내다보면 상대가 나와 "말이 통하는지"를 파악하려 노력하게 됐었다. 물론 이마져도 진화론적인 측면이 아니냐 반박을 하고 싶은 분도 계시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의 생각과 상대의 생각을 교환하면서 성격부터 시작하여 가치관 및 심지어 꿈에 대해 알아가면서 그것이 과연 호감으로 만난 상대와 호감을 넘어 내가 상대와 인생을 함께할 수 있을 정도로 맞는지 즉 실존적이면서 주관적인 측면들을 알아보게 된다. 즉 상대의 내면을 더 많이 알아보려고 하게 되고, 결국은 진화론적으로 일부 단점이 있더라도 "상대의 내면을 보고 너라서 좋아"가 나와야 상대와 진지한 관계로 넘어갈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다 그렇게 산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암튼 그런 면을 중점적으로 보면, 저자가 말하는 진화론적인 측면과 거리가 있다. 또한 알다시피 진지한 관계에서 만족은 저자가 주장하는 번식과 생존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생을 파트너로서 함께 한다"에서 오는 경향이 높다고 생각한다. 남녀 관계의 시작부터 끝이 있다면 진화론적인 부분이 강하게 작용하는 시점도 있고, 아닌 시점도 있다는 말이다. 즉 저자가 말하는 진화론적인 면, 그게 다가 아니다. 관계 자체가 목적이지 관계를 통해 번식과 생존이 목적이 아닌 경우가 시점에 따라 또는 기본적으로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속이 다 시원하군)
조금 더 욕심을 부려, 번외로 더 적자면, 오히려 남녀가 초반에 진화론적인 측면에서 가까워진다기보다 실존적/주관적인 측면에서 먼저 가까워지는 경우가 없다고 말할 수 없다. 오래 친구로 알고 지내다가 연인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100% 맞지 않으나 비슷한 사례이기도 하다. 즉, 진화론적인 끌림에 앞서 실존적이고 주관적인 측면에서 상대와 먼저 교감하고 그런 교감이 강하게 발생한 이후 진화론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특히 최근 온라인 소통과 공통 관심사 기반의 만남은 외모나 본능적 매력보다 상호 공통점이 먼저 드러날 기회를 줄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것을 우리는 주시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그랬던 것이다.
행복의 기원을 읽고, 처음에는 너무 신기해서 정말 단숨에 책을 읽을 정도로 강한 흡인력을 느꼈었고, 친한 분께 추천도 해줄 정도였다. 하지만 처음에 서평을 적다보니 뭔가 이상했고, 위에 적은 것처럼 나의 선택이 부정당하는 느낌을 받았다. 아니 무시당한다고 해야할까? 하지만 그외 다양한 책을 읽고 생각을 깊게 하고 적으면서 내린 결론은 정말 이 책은 행복이라는 타이틀에서 시작하여 우연이지만 결국 인간이 삶을 살아가는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욕구를 자극시켜주는 책이라는 면에서 굉장히 매력적이다. 그리고 나의 선택은 그리 단순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 받은 느낌이다(다행이다)
투자꾼으로서 나를 정확히 이해해야 흔들림 없이 투자생활을 오랫동안 할 수 있다느 측면에서 나는 내 행복에 대해서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었다. 이 책과 다른 책들을 읽고 난 드디어 나의 삶의 의미를 행복의 정의를 정확하게 내릴 수 있게 되었다. 감사한 책이다.
추천해주신 쩡봉위 튜터님께 감사드립니다.
끝!
댓글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행복감을 느끼도록 설계된 것이 인간이다" 투자공부를 하면서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었는데 덕분에 좋은 책 알게 됐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