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나위님의 전직과 동일한 직업을 가진, 금융인이지만 금융 문맹이었던(ㅠㅠ) 저의 1호기 투자 후기입니다. 복기 차원에서 최대한 상세하게 쓰느라 스크롤 압박이 아주 큽니다^_^;
[투자 계기]
30대 초반의 나 : 집은 아무나 사는게 아니잖아요?
15년에 첫 전세집을 얻어 실거주와 에어비엔비를 하다가, 2년만에 전세금이 1억이 올라가는 쇼킹한 순간을 마주했습니다. 공인중개사이신 예비 시어머니께서 그 집을 그냥 사라는 말씀에도 집을 사는건 돈이 아주 많은 사람이나 하는 무시무시한 일인 줄 알고 계속 전세로 거주했죠. (2급지 쿼드러플 역세권 아파트를 5억에 살 수 있었는데 말이죠..ㅎㅎ 지나간 것은 잊자…!!)
30대 중반의 나 : 집이 6년만에 12억이 오르네? 나도 하나 하긴 해야겠는데, 뭘 해야하는지 모르겠어ㅠㅠ
19년에 지금의 집으로 이사를 했는데, 재건축 연한도 안된 멀쩡한 아파트지만 재개발 구역에 함께 묶인 아파트이다보니 당시 14억이었던 집이 (그때도 말도 안되게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6년만에 26억이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부동산에 눈을 뜨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씨드가 부족하다는 생각에 19년부터 6년간 계속 청약만 넣으며, (자녀도 없어서 가점도 안되면서..) 매주 1권씩 책을 읽고 유투브를 보며 부동산 공부를 시작했는데, 그동안 어머님이 매물 추천도 많이 해주시고 같이 임장도 다녔지만, 머리는 커지긴 하는데 제대로 강의를 듣고 공부한게 아니다보니 확신도 없고, 잃어버린 몇년을 보상받을 만한 1호기를 해야한다는 생각에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직업과 성격상 모험가의 대범한 성향은 절대 못되고, 제대로 계산기를 두드려보고 각이 나와야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이었는데, (이것도 늦게 깨달았지만…) 돌아보면 강의를 그때 듣지 못한 것이 많이 아쉬운 부분이예요. ㅠㅠ
30대 후반의 나 : 아기도 생겼으니, 이젠 제대로 배워서 반드시 하나 하자!!!!
그렇게 어언 9년이 흘러 24년 가을에 아기를 출산하니 25년에는 안정적인 거처를 꼭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유투브를 통해 1천원짜리 너나위님 강의를 듣고 월부에 입성해서(그전부터 월부 팬이었어요♡) 올해 9월 전세 만기때 꼭 내 집 마련해서 이사를 하기로 결단했습니다!
[투자 과정]
시작과 결단 : 나는 25년 6월 안에 반드시 매매계약서를 쓰고 말 것이다!!!!
6월 전에 계약서를 쓰기 위해 위와 같이 계획을 잡고 추진했습니다. 앞마당을 차근차근 만들고 싶었지만 갓난 아기를 육아하며 시간이 부족했기에, 분임은 짬날때마다 아기를 차에 태우고 남편과 차로 돌고, 월부의 지역강의를 들으며 부족한 부분을 채웠어요.
육아휴직중인데, 회사 다닐때보다 야근을 더 많이 하네….?ㅠㅠ
가장 좋은 집을 매수하고 싶은 마음에, 내마기에서 배운대로 예산 바운더리에 들어오는 단지를 몽땅 다 리스트업했더니 엑셀 2천 행이 나왔지만 ㅠㅠ 일하며 쓰던 엑셀 실력(?)을 살짝 레버리지해서 매일 50~100개씩 실거래가 트레킹 및 시세표와 입지분석표 작성만 꼬박 2~3주 내내 했습니다. 낮에는 아기 재워놓고 틈틈이 조사하고, 밤에는 남은 집안일 끝내고 또 노트북 앞에 앉아 새벽까지 죽어라고 했던 것 같아요 ㅠㅠ 정석대로 가르쳐주신게 감사하다가도, 솔직히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기도 하고 힘든 시간이었지만(남편도 고개를 절레절레 했다구요..ㅠㅠ) 최종 100개 이내로 추려지고 그 단지들이 좀 익숙해질때쯤 되니 저….아파트 공부하는거 좋아했더라구요….?ㅎㅎ 서울 안에 제가 알게된 단지가 여기저기 박히는 재미가 있었어요!!!!
임장 다녀야하는데 발가락 골절과 깁스가 왠말인가 ㅠㅠ
최종 리스트 중 제가 매수할 단지 1개를 추리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실거주든 거주보유분리든 따지지 않고 가장 많이 깎인 가치있는 단지를 하겠다는 생각이었는데, 강의를 처음 듣기 시작한 1월부터 매물 임장다니던 5월까지 집값이 꽤나 올라서 좌절도 좀 했구요. 한창 임장다녀야하는 5월 초에 발가락이 부러져서….ㅠㅠ 깁스를 한 채로 이제 갓 6개월이 된 아기를 남편에게 맡겨두고 부사님이신 시부모님이 저를 모시고(ㅎㅎ) 임장을 다니느라 고생 꽤나 했습니다. 허허….
매물코칭은 2호기때도 꼬오오옥 할거예요 !!! :))
아무튼 3월에 토허제 난리통이 있었기에 기존에는 아니었지만 갑자기 토허제로 묶인 1급지를 노렸는데, 용산구는 오히려 호가가 계속 올라가는 상황이었고, 강남구는 자곡동 외에는 예산에 들어오는 곳이 없었고, 서초구는 가격이 비싸졌고 영끌도 해야했지만 회사와 교회가 도보권인 단지여서 일단 마음속에 두고, 송파구는 괜찮은 가격의 두 단지가 추려져서 매물 코칭을 진행했습니다. 1급지 외에도 동작구, 성동구, 영등포구, 양천구 일부 단지 임장을 했었어서 매물코칭 중에 나머지 단지에 대해서도 여쭤봤는데, 자유를향하여님이 명쾌하게 제 1순위였던 송파구 매물이 가격이 좋고 잘 찾았다고 해주셨고, 나머지는 다 제외, 송파구 매물이 날아갈 경우 동작구 B단지는 차선으로 괜찮다고 말씀해주셔서 정말 몇 주 내내 고민했던 부분이 속시원히 해결되었어요..!!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
최종 결정은 결국 크리스찬의 정체성으로 ♡
자향님과 매물코칭 후에 송파구 후보 매물은 두차례 가격 네고를 진행했지만 애초에 너무 싸게 나온 매물이라 1천만원까지만 네고가 되었어요. 하지만 송파구는 토허제로 실거주를 해야하는데, 저희 가족은 서초동에 있는 교회로 새벽예배를 다니고 있는데 송파로 이사가면 잘 못나가게 될 것 같은 부분이 계속 마음에 걸렸고, 결국 기도 끝에 아래 성경 말씀을 토대로, 재산을 많이 쌓아서 얻는 안정보다, 매일 하나님께 기도하는 삶이 더욱 평안하고 값진 것과, 제가 아무리 짱구를 굴리고 계산기를 두드려도 하나님이 지지하지 않으시면 다 헛될 뿐이라는 것을 다시 깨닫고, 이렇게 선택한 집이라면 이 또한 절대 실패하게 하지 않으실 것이라는 믿음으로, 가장 큰 수익이 예상됐던 송파구 매물을 포기하고, 교회와 가까운 서초구와 동작구로 다시 턴하게 되었습니다.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있음이 헛되도다
(시편 127편 1절)
귓가를 울리는 너나위님의 외침 : “여러분 제발 배운대로 하세요!!!”
이 과정에서 대통령 선거가 임박해서 매물이 다 거둬지고 호가가 올라가서 멘붕을 겪다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 비교하니 서초구 A단지의 작은 평수 매물과 동작구 B단지의 국민 평수 매물은 늘 비슷한 가치였는데 같은 층수 임에도 호가는 서초가 +1.3억인 상태여서 동작의 B단지로 6월 초에 계약을 했습니다. 시부모님이 공인중개사이시니 공동중개로 복비라도 아껴보고 싶었는데, 동작구쪽은 공동중개로 연락드리니 부사님들이 거의 다 너무 소극적이고 진행을 안하려 하셨고, 공동중개를 포기하니 그때서야 적극적으로 매물을 보여주시더라구요..ㅎㅎ
사실 후기를 쓰고 싶지 않았던 이유가 있었는데….제가 계약한 집이 2층이고, 단지내 다른 매물은 봤지만 정작 계약한 매물은 보지 않고 계약했거든요….^^;(혼내지 말아주세요ㅠㅠ) 너나위님이 “여러분 제발 배운대로 하세요!” 라고 외치셨던 말씀이 수백번 제 귓가를 스쳐지나갔음에도(ㅠㅠ) 이 매물을 계약한 이유는 이랬습니다.
아무튼 가계약후 집을 확인하니 설명들은대로 수리 안된 집이었고, 저희는 추후 인테리어를 하고 실거주를 하다 매도할 예정이었기에 수리비용을 감안하고도 비싸지 않은 가격에 샀다고 판단을 했습니다.
결론 : 더 높은 급지에 실거주하면서도, 거주보유분리로 더 좋은 투자가 되었다!
집을 매수한 후, 세입자를 내보내고 실거주를 할지, 회사와 교회에 더 가까운 서초구에 실거주를 할지 고민을 했었는데, 아기도 직장어린이집에 데리고 다니고, 새벽예배도 가기 편하게 거주보유분리로 서초구에 월세를 살아야겠다고 결정을 했습니다. 실거주할 집을 찾다보니 서초구임에도 재건축이 임박한 아파트라 전세가가 제가 매수한 집 전세가보다 훨씬 싸게 나온 매물이 있어 전세 계약을 했고, 결론적으로는 매수한 집이 규제지역이 아니기에 1주택자 전세대출도 받을 수 있고(2.7~3억 한도), 회사 연계 은행에서 최저금리/최대한도로 신용대출도 받을 수 있어서 매월 지출액을 300만원대로 예상 했었는데 100만원대로 줄일 수 있게 됐어요!*_* 재건축 상황에 따라 오래 살지 못할 수도 있지만 아기가 가장 어린 지금만 도보로 어린이집을 가면 되고, 이후에는 이사해서 차량으로 이동해도 되기에 여러모로 좋은 거주보유분리 투자가 된 것 같습니다! :))
[잘한점/아쉬운점]
잘한점
아쉬운점
[Thanks to]
부족한 저의 첫 내집마련 후기,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댓글
2급지 쿼드러플 역세권 아파트 5억 ㅠㅠ 을 지난 일이라 쿨하기 잊고 제대로 실행하신 고운코님 너무 대단하세요~!! (월부지기라면 아직도 그때를 바라보며 눈물지을듯...) 시부모님께서 부사님이셔서 목발 상태이실 때 그래도 임장이 즐거우셨을 것 같습니다. ㅎㅎ 끝으로.. 시편 공유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월부지기에게도 큰 힘이되는 구절이네요. :) 고운코님의 투자 너무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