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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기 부기 성부기와 사랑에 빠졌어요. ]

  • 25.07.01

[  부기 부기 성부기와 사랑에 빠졌어요 ]

 

첫 미팅

손의 떨림으로 찻잔이 흔들렸고 그 떨림을 들키지 않기 위해 쓴 블랙커피를 마셨던 첫 미팅의 미소년

나의 첫사랑이다.

매일 매일 꿈 속이었다.

그가 사는 서쪽하늘을 보고 설레었고

그가 있는 곳으로 가는 버스만 봐도 가슴이 설레었고

모든 것이 설레임의 연속이었다.

 

사십년도 더 지난 25년 유월에

난, 사랑에 빠졌다.

그 미소년과의 첫사랑과 너무나도 닮아 있는 사랑을 한다.

부기 부기 성부기와의 사랑이다.

 

눈을 뜨면 그를 만나고

꿈속에서도 그를 만난다.

 

그곳으로 향하는 지하철만 봐도 반갑다. 

아니 하늘색, 밤색만 봐도 반갑다.

 

떨리는 첫미팅순간처럼 그를 만난다.

분임이라는 이름으로

그 언덕에 병풍처럼 드리워진 부기가 얼굴을 내밀며 내게 인사를 한다.

 

미아리고개.

친정아버지의 노랫가락속으로 잠시 맘이 가라앉는다.

내 사랑 부기가 이런 곳이구나.

 

철길너머 동네

옛 동료의 전설 같은 연탄공장 인근 근무지가 부기너머로 스쳐 지나간다.

 

해오라기가 쉬어 가는 정릉천

발을 담근 아이와 그 건너 엄마를 보면서 단발머리 열살짜리 소녀와 그 엄마를 떠올려본다.

 

이렇게

부기를 만나면서

나의 지나간 시간과 그 시절의 나를 다시 뒤돌아본다.

 

그를 알아 나간다.

그 시절

그가 좋아하던 음악

그가 좋아하는 음식

그가 나온 학교

그를 둘러싼 모든 것을 알아내려고 온통 안테나를 세우던 시절이 있었다.

 

나는 이렇게 부기를 알아내려고 애를 쓴다.

그것을 단임이라고

그것을 매임이라고

 

그 첫사랑 미소년의 모든 것을 알아내고 행복해했던 그때처럼

부기를 차츰 알아가는 행복으로 설렌다.

 

우연을 가장하여 행여 만날 수 있을까하고 그의 강의실 주변을 맴돌고

그가 다니는 도서관을 맴돌았다.

80년대 서슬퍼런 사복경찰의 눈을 피해 도망 다니는 데모주동자처럼.

이렇게

성부기를 만나러 다닌다.

쌀쌀하기만 한 부사님도.

단지 경비원도

그를 만날 수 있다면 아무런 두려움이 안된다.

25년 유월

이렇게 나는 부기 성부기와 사랑을 하고 있다.

가슴 떨리는 사랑을

40년도 훌쩍 더 지난 25년 유월에

내 첫사랑과 너무나 닮은 사랑을 부기와 하고 있다.

 

 

이렇게 나는 부기와 시한부 사랑에 빠졌다.

이렇게 한달간만 사랑을 하기로 했다.

 

나를 기다리는 사랑이 너무 많다.

멋진 여자를 만나러 떠나는 카사노바처럼

나는 또 멋진 사랑을 찾으러 떠난다.

 

나는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부기를 알아간다,

 

 

그렇게

그는 이제 내 사랑이 되었다.

 

매달 하는 사랑이 첫사랑이다.

이 첫사랑을 마지막 사랑을 하듯 온전히 사랑을 한다.

 

 

그와 헤어질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이렇게 미칠 듯 시한부 사랑을 하고

또 다른 사랑을 찾아 떠나는 나에게 부기는 큰 박수를 보낸다.

먼 옛날 첫사랑과의 이별처럼.

 

 

6월 찌야유나맘과 함께 해준

 '부기부기 성북이들의  6월 자실조" 

조원분들에게 감사를 보냅니다.

 

지꿀님

파스타님

미래의나를님

김동복님

나르샤부숑님

맛소금님

부로드님

빛경님

화려한별님

 


댓글


김동복user-level-chip
25. 07. 01. 14:59

세상에 쮸님! 저 이렇게 아름다운 문장으로 가득찬 후기는 처음이예요!!!세상에!! 후기 써주셔서 넘 감사해요😍

지꿀user-level-chip
25. 07. 01. 15:03

와아... 작품을 읽었는데 임장지가 눈에 보이는 듯한 느낌... 쮸님은 예술가셨군요🤍 임장작가 쮸님 감사합니다 🤍🤍🤍

부로드user-level-chip
25. 07. 01. 15:05

쮸님 언제나처럼 감동이네요~^^ 정말 첫사랑을 떠나보내는것처럼 아련해지고~ 함께 할수있어서 너무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