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스터
요즘 온라인에서 ‘오징어 게임’ 이야기가 뜨겁습니다.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서바이벌에 참가한 이들이
승자가 되기 위해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 속 세상은
정도가 다를 뿐, 피를 흘리지 않을 뿐이지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의 축소판이 아닐까 합니다.
지난해 봄부터 남편이 다니던 직장은
대대적으로 정리해고를 시작했습니다.
코로나 여파로 회사가 이전 같지 않다는 말을 많이 해왔고
사장 교체 이후 본격적인 인원 감축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15년 가까운 장기 근속으로
남편은 이 회사를 다니면서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고
이쪽 계통에서 지속적으로 경력을 착실히 쌓아왔기에
나름 자신감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리해고가 시작되고부터는
이전보다 회사를 나가는 일이 즐겁지 않아 보였습니다.
공식적으로 퇴사를 종용하지는 않으면서
강도 높은 프로젝트가 계속 진행되었습니다.
주말에도 출근해서 일해야 하는 상황들이 이전보다 늘어나더군요.
‘오징어 게임’ 작품에서처럼
회사는 이미 게임의 판을 다 구상해 두었고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들만이 남는 프로젝트를 단행하였습니다.
다시 신입사원으로 돌아간 듯한 모습으로
회사의 미션들을 하나씩 수행하면서
그렇게 살얼음판을 걷듯이 1년을 넘게 보내었습니다.
그 사이 많은 동료들이 회사를 떠났고
동종 업계로 이직을 한 경우들이 많았습니다.
오랜 세월을 함께 했던 회사 선배, 동료, 후배를 떠나보내며
한 동안 얼굴에 웃음이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최종적으로 이번 정리해고에서 살아남았지만
이것 또한 남편은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압니다.
우리는 가장 잘 나가고 바쁜 시절에는
걱정하지 않습니다.
정말 위기의 순간이 닥치고 나면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절하게 느끼게 됩니다.
태어날 때 우리가 어떤 직장을 다닐지는
결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직장에 들어간 이후로
마치 그곳이 절대적인 안전지대처럼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곳을 나오기 전에
영원한 안전지대가 아님을 자각했다면
최소한 3년에서 5년 정도 미리 그 이후를 대비해 두시길 바랍니다.
타인에 의해 내 삶이 결정되어지기 전에
우리 스스로 삶을 결정할 수 있는 힘을 키우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우리는 자본주의 게임에 참여했습니다.
오징어 게임 속에서 주인공이 입은 티셔츠의 번호는 456입니다.
4,번, 5번, 6번은 다이얼 전화의 중간 번호들 입니다.
대다수의 무리에 속하는 중간수를 대변합니다.
다본주의 세계를 살아가는 평범한 인간들의 모습이 투영된 것은 아닐까요
끝까지 인간성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였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던 주인공의 무기처럼
지금 발을 딛고 있는 삶의 터전에서
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본인만의 무기를 미리 만들어 놓으시길 바랍니다.
위기를 느꼈다면 3년, 5년 뒤를 미리 준비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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