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도서후기

2025년 독서후기 #11 - “나 사용법”을 제대로 알게 해준 “행복의 기원” 독서후기 [하루쌓기]

  • 25.07.17

책 제목: 행복의기원

저자 및 출판사: 서은국, 21세기북스

읽은날짜: 2025.07

핵심키워드3가지: #행복 #동물 #환경

도서를 읽고 내 점수는: 10점

 

책소개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게 아니라, 살기 위해 행복을 느낀다

진화생물학으로 추적하는 인간 행복의 기원

행복이라는 개념에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온 문제적 베스트셀러 『행복의 기원』이 출간 10주년을 기념해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행복의 기원』은 2014년 출간된 이래 11만여 독자의 사랑을 받고 유수 매체에서 조명받은 명실상부 행복 분야 필독서다.

세계적 심리학자 서은국 교수는 『행복의 기원』에서 “행복은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이라는 행복에 관한 통념을 낱낱이 해부한다. 다윈의 진화론이라는 면도날을 든 그의 논증은 거침없고 결론은 명료하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개나 공작과 다르지 않은 동물이며, 행복은 삶의 목적이 아니라 ‘생존’과 ‘번식’을 위한 수단이자 진화의 산물일 뿐이라는 것. 그리고 동물이 ‘왜’ 행복을 경험하는지 알아야 ‘어떻게’ 행복할 수 있을지 알 수 있다는 것.

『행복의 기원』 개정판에는 저자가 10년간 글과 강의를 통해 독자들에게 받은 질문을 토대로 작성한 발문과 QnA 장이 추가되었다. 행복은 정말 마음먹기에 달렸을까? 생존과 번식이 인간의 궁극적 목적이라면 출생률은 왜 자꾸만 떨어지고 있을까? 일상에서 행복을 많이 느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행복의 본질을 파헤치며 기존의 통념을 산산조각 내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우리 뇌 속에 설계된 행복의 ‘차가운’ 진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저자소개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세계적 행복 심리학자이다.

연세대학교 졸업 후 일리노이대학교(UIUC)에서 행복 심리학의 창시자 에드 디너(Ed Diener) 교수의 지도 아래 심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UC, Irvine) 심리학과에서 종신 교수직을 받은 뒤, 현재 연세대학교에서 연구와 강의에 힘쓰고 있다.

서 교수가 출판한 행복 논문 100여 편은 학계에서 9만 회 이상 인용되고 있으며(Google Scholar) OECD 행복 보고서에 참고 자료로도 사용되고 있다. 2011년에는 벨기에 교육잡지 《클라세》의 편집장인 레오 보르만스(Leo Bormans)가 집대성한 글로벌 프로젝트에서 ‘세계 100인의 행복 학자’에 선정되어 『세상 모든 행복(World Book of Happiness)』에 기고했고, 2023년에는 한국심리학회 올해의 학술상을 수상했다.

학문적 연구와 더불어 UN 산하 국제행복기구, 한국통계청, 국회미래연구소 등에 행복 자문을 하였고, 동료 학자들과 UN에 ‘행복 지수’ 측정 제안서를 제출함으로써 갤럽의 연례 국가별 행복 지수 조사가 정착되는 데에 기여하기도 했다. 조선일보 칼럼과 KBS, EBS, JTBC 등의 인터뷰와 강의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행복의 ‘차가운’ 진실을 전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행복의 기원』을 비롯해 에드 디너 교수와 함께 편저한 『Culture and Subjective Well-Being(문화와 주관적 안녕감)』, 공저서 『초저출산은 왜 생겼을까?』 등이 있으며, 『긍정 심리학 입문』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공역)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목차

추천의 글

개정판 서문

서문

 

1장. 행복은 생각인가

2장. 인간은 100퍼센트 동물이다

3장. 다윈과 아리스토텔레스, 그리고 행복

4장. 동전 탐지기로 찾는 행복

5장. 결국은 사람이다

6장. 행복은 아이스크림이다

7장. ‘사람쟁이’ 성격

8장. 한국인의 행복

9장. 오컴의 날로 행복을 베다

 

개정판 발문. 행복은 ‘유령’의 작품이 아니다

QnA

참고 문헌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느낀점

제주바다 멘토님은 과정에서 행복한 투자자가 되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 마지막 반모임에서 내게 전해 주신 마지막 말씀에도 더 행복해질 나와 함께한 시간이 소중했다고 내용이 있었다. 최근 게리롱 튜터님의 마지막 글에서 목표는 목적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과정에 있었다는 내용이 마음에 많이 남았었다. 너바나님께서는 열반기초 강의에서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고 말씀하신다. 행복감과 불행감은 결국 적응되기 마련이므로 일상으로부터 행복을 자주 느끼는 것이 행복한 인생을 사는 법이라고 말씀하신다.

 

그동안 내게 위와 같은 이야기는 배움은 있었으나 익힘과 적용이 없는 이론에 가까운 것들이었다. 실제로 실천하고 있는 것이 거의 없었다. 가끔씩 먹고 싶은 것을 먹고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며 사랑하는 가족이 있긴 했지만 하루, 일주일, 한달이라는 절대적인 시간동안 상대적으로 느끼는 기쁨의 시간이 매우 적었다. 그리고 그것의 필요성을 알지 못했다. 

 

“나중에 하면 되지. 돈부터 벌자. 지금이 너무 괴롭다. 행복하지 않다. 아직도 나는 너무도 부족하다.”

 

월부학교를 하며 많이 흐느꼈었다. 울지도 않았다. 그냥 흐느꼈다. 한 1분정도. 그런 시간이 1-2주마다 한 번씩 찾아왔던 것 같다. 감정이 오는 때가 정해져 있었다. 아침에 헬스장에 가서 환복을 하고 나왔을 때. 피곤함과 졸음속에서 오늘도 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고통. 이 악물고 버텼다. 운이 좋게도 그 시간이 버텨졌다. 그 감정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이 책을 읽고 내 자신을 정말 많이 돌아봤다. 나라는 사람의 근원을 보다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나는 예전부터 사람들은 동물에 가깝다고 생각한 적이 많았다. 회사에서 자주 보는 사람들의 경우 그 사람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어떤 동물의 이미지가 머릿속에 형상화될 때가 많았다. 

 

그런데 내 자신이 그런 동물일 거라는 생각은 미쳐 해보지 못했다. 어떠한 근거 없이 나는 이미 깨달은 사람이고 그들과 다르다는 자만과 독단에 빠져 있었다. 

 

이 책을 읽고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나도 크게 다를 게 없는 동물이라는 사실이다. 내가 추구하는 모든 가치와 행동은 결국 생존과 번식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제라도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되서 너무 기쁘다. 내 감정의 근원을 알게 됐고 사실과 감정을 보다 구분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 것 같다. 위선과 자의식에 빠지는 횟수가 더 적어질 것 같다. 나 또한 다를 것 없는 똑 같은 사람일 뿐이다. 

 

이 책을 읽고 아들 생각이 가장 많이 났다. 첫째라는 의미가 나에게 감정적으로 다가오는 의미가 큰 듯하다. 행복이 빈도이고 현재의 과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니 목표를 위해 미뤄 두었던 것들에 후회가 밀려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본능에 충실하는 것이 더 옳은 방향이 아닐까 생각도 해보게 됐다. 

 

그런데 그러한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얼마 가지 않아 깨닫게 됐다. 밤 11시 즈음 귀가하여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내가 좋아하는 시리얼을 요거트와 함께 먹으니 바로 졸음이 쏟아졌다. 행복감을 5분 느꼈지만 졸음 때문에 내가 추구하는 목표로 가기 위한 과정을 행할 수 없었다. 

 

행복감을 느끼는 대상에 종류가 다르고 어떤 행복감을 느낄지 선택하는 것은 비교평가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깨닫게 됐다. 인생은 선택이고 더 가치 있는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 그래서 본능에 충실한 삶을 사는 것이 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결국 내가 행복감을 느끼는 대상들을 명확히 알고 그것들의 우선순위를 잘 정하여 내가 목표로 하는 삶으로 가는 과정에서 그러한 행복버튼들을 도구로써 잘 활용해야 겠다. 수행하는 과정에서 고통이 따르더라도 적절한 쾌감으로 보상하며 목표로 가는 여정을 지혜롭게 완주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나에게 쾌감을 주는 것들

 

가족

아이들과 살 닿으며 웃고 보내는 즐거운 시간. 아이들에게 무엇이 가치있는 삶인지 이야기 해 주는 시간. 아들과 함께 팩토 푸는 시간. 딸이 부르는 노래를 듣는 시간. 딸이 종알종알 대는 것을 듣는 시간. 아내가 해주는 맛있는 음식을 먹는 시간. 아내가 나를 신뢰하고 존중해 주는 것이 느껴지는 시간. 

 

투자

독서하면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 그리고 글쓰는 시간, 아는 지역을 늘려가는 시간,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시간, 좋은 사람들과 함께 미친듯이 몰입하는 시간, 미친듯이 몰입해서 결과를 내는 시간,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고 느껴질 때, 월부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다고 느껴질 때.

 

회사

시간을 오롯이 나만을 위해 쓰고 있다고 느껴질 때. 후배들이 나를 따른다고 느껴질 때. 고객들이 나의 가치를 알아줄 때. 시간을 조율하며 짬짬이 지금과 같이 투자시간을 넣을 수 있을 때.

 

그외

돈 걱정 안하며 내가 먹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먹을 때. 아침에 운동 및 샤워 완료 후 거울 보며 젖은 몸 말릴 때. 자산이 증가되는 것이 느껴질 때. 앞으로의 나의 모습이 긍정적으로 그려질 때.

 

1장 행복은 생각인가

P21 삶은 갈등의 연속이다. 이 갈등은 인간의 양면적 모습 사이의 끝없는 줄다리기다. 무의식적이고 동물적인 우리의 ‘본능’이 의식적이고 합리적이고자 하는 문명인의 ‘이성’과 하루에도 몇 번씩, 평생 동안 충돌한다. 

 

P23 행복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용돈을 받고 즐거워할 때 느끼는 행복 역시 돈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다. 사과의 빨간색처럼 행복감도 뇌에서 합성된 경험이다. 돈이라는 자극이 뇌의 특정 부위들을 흥분시켜 ‘좋다’라는 일시적 경험을 합성해 내는 것이다. 돈은 무조건 누구에게나 행복감을 일으키지 않는다. 색깔을 지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미묘한 경험이 행복이다. 어쨌든 행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경험이 왜, 언제 뇌에서 발생하는가를 알아야 한다. 그래서 이 뇌의 주인에 대한 깊은 이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의 유전자에 박힌 가장 큰 욕망은 무엇인지, 그의 뇌는 무엇을 하기 위해 설계된 생물학적 연장인지.

 

P34 행복에 대한 책에서 왜 이성이나 본능 같은 주제를 굳이 다루느냐고? 이런 비유가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행복을 소리라고 한다면, 이 소리를 만드는 악기는 인간의 뇌다. 이 악기가 언제, 왜, 무슨 목적으로 소리를 만들어 내는지를 알아야 행복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다. 그래서 우선 이 악기의 주인, 즉 인간에 대한 심층적 파악이 필요하다. 생각은 그의 모습 중 아주 작은 일부다. 그는 보면 볼수록 동물스럽다. 

 

2장 인간은 100퍼센트 동물이다

P39 우리 조상의 남녀 비율은 1대1이 아니라 1대2로 여자 비율이 높다. 인간의 경우 그나마 일부일처제라는 제도 덕분에 남녀 간 불균형이 최근 줄어든 것이다. 다른 포유류들의 경우 이 비율이 3대7정도까지 기운다. 거의 모든 암컷은 자식을 갖지만 수컷은 소수만이 유전자를 남겼다는 말이다. 이 치열한 생존경쟁에 뛰어드느냐 마느냐는 개인의 의사와 무관하다. 풀 한 포기에서 국가 수상에 이르기까지, 지구의 모든 생명체는 예외 없이 지금 이 순간에도 생존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살아가고 있다. 의식하지 못할 뿐이다. 

 

P41 뇌는 살벌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은 조상들이 우리에게 물려준 일종의 생존 지침서다. 사자는 피하고 믿을 만한 녀석과는 고기를 나눠 먹고 등의 깨알 같은 생존 팁들이 담겨 있다. USB로 주지 않고, 유전적 정보로 저장해 우리 뇌에 심어 놓았다. DNA 코드로 작성돼 있기 때문에 우리의 의식적인 머리로는 완전히 해독되지도 않는다. 

 

P46 한 가지 연구를 더 살펴보자. 이 실험에서는 남자들에게 도시의 행인 사진들을 보여 주었다. 우리로 치자면 명동을 걷고 있는 여러 남녀의 사진을. 그런데 여자 대비 남자의 숫자가 많은 사진을 보면, 남자 참가자들은 갑자기 원시인으로 변한다. 여자가 희소하다는 무의식적인 생각이 성적인 경쟁심을 발동시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많은 돈을 데이트 예산으로 잡는다. 이런 사소한 자극만으로도 남자는 수컷으로 돌변하는 것이다. 

 

3장 다윈과 아리스토텔레스, 그리고 행복

P61 공작새 꼬리가 이 책의 관심사는 아니다. 하지만 공작새 꼬리는 진화론의 핵심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것은 생명체가 가진 모든 생김새와 습성은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 생존과 짝짓기를 위한 도구’라는 점이다. 너무 중요해서 다시 한번 쓴다. 동물의 모든 특성은 생존과 번식이라는 뚜렷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다. 특히 ‘모든’이란 단어에 주목하자. 

 

P62 밀러에 의하면 인간의 마음 또한 진화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긴 ‘도구’일 뿐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과제를? 피캇는 캔버스에 바흐는 악보에 생을 바쳤지만 이런 행위는 동물이 생존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악보가 사자와 추위를 막아 주지는 못한다. 그렇다면 창의적인 노력에 담긴 본질적 의미나 목적은 무엇일까? 피카소의 개인사를 보면 답이 나온다. 그는 한결 같은 꾸준함을 가진 사람이 아니었다. 붓을 한참 내려놓고 있다가 갑자기 예술적인 창의력이 폭발하곤 했다. 이 광적인 시기는 그의 삶에 새로운 여인이 등장하는 시점들과 일치한다. 창의성과 로맨스의 궁합. 피카소만의 얘기가 아니다. 살바도르 달리, 단테, 그스타프 클림트, 일반 대학생들… 모두 마찬가지다. 

 

P66 드디어 결정적인 질문을 던질 때가 왔다. 행복감 또한 마음의 산물이다. 창의력과 마찬가지로 행복도 생존을 위한 중요한 쓰임새가 있는 것은 아닐까? 행복은 삶의 최종목적이라는 것이 철학자들의 의견이었지만, 사실은 행복 또한 생존에 필요한 도구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마치 피카소의 창의성 같은?

 

4장 동전 탐지기로 찾는 행복

P70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간은 행복해지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만들어진 동물이다. 조금 더 냉정하게 표현하자면 인간은 생존 확률을 최대화하도록 설계된 ‘생물학적 기계’고 행복은 이 청사진 안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P73 그러면 개는 왜 그토록 새우깡을 먹으려고 했을까? 새우깡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먹을 때 개의 뇌에서 유발되는 쾌감 혹은 즐거움 때문이다. (나는 배고파서 고기를 먹는 것이 아니라 고기를 씹을 때 느껴지는 육즙 식감 맛있음 그리고 거기서 느껴지는 포만감 만족감을 좋아하는 것이었다. 나는 살기 위해 밥을 먹고 있고 행복은 그 과정에서 내게 쾌감을 주는 중요한 감정적 결과물이다.) 개는 이 쾌감을 다시 느끼기 위해 새우깡을 계속 원하게 된 것이고, 그 과정의 누적이 서핑으로 결실을 맺은 것이다. 

 

P74 차이점은 인간의 궁극적 목표가 서핑이 아니라 생존이라는 점이다. 서핑과 생존, 차원이 다른 목표지만 이것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단이 필요하다. 개주인이 사용한 수단은 새우깡이었다. 그렇다면 인간이 생존에 필요한 행동을 하도록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자연은 기막힌 설계를 했다. 내 생각에, 개에게 사용된 새우깡 같은 유인책이 인간의 경우 행복감(쾌감)이다. 개가 새우깡을 얻기 위해 서핑을 배우듯, 인간도 쾌감을 얻기 위해 생존에 필요한 행위를 하는 것이다. 

 

P75 호모사피엔스 중 일부만이 우리의 조상이 되었는데, 그들은 목숨 걸고 사냥을 하고 기회가 생길 때마다 짝짓기에 힘쓴 자들이다. 무엇을 위해? 삶의 의미를 찾아서? 자아 성취? 아니다. 고기를 씹을 때, 이성과 살이 닿을 때, 한 마디로 느낌이 완전 ‘굿’이었기 때문이다. 

 

P84 무엇인가 손에 쥐기 위해서는 그것을 찾으려는 의욕이 필요하고, 또 그 목표물에 얼마나 접근했는지를 알려 주는 신호가 필요하다. 우리 뇌가 발생시키는 쾌감이 바로 그 두 가지 기능을 한다. 행복한 사람은 쉽게 말해 이 쾌감 신호가 자주 울리는 뇌를 가진 자다. 동전 탐지기의 신호가 아무 때나 울리지 않듯 행복 전구도 선별적으로 켜진다.

 

5장 결국은 사람이다

P93 호모사피엔스라는 동물의 진화 여정에서 집단으로부터의 소외나 고립은 죽음을 뜻했다. 뒤집어 말하면, 우리의 조상이 된 사람들은 연인들과 친구들을 항상 곁에 두고 살았던 매우 사회적인 사람들이었다. 우리는 사회적 인간의 유전자를 받았고, 그것을 통해 ‘사회적 생존 비법’을 전수받았다. 이 ‘생존 비법 패키지’를 뜯어 보면 두 가지 중요한 내용물이 나온다. 하나는 ‘고통’이라는 경험이다. 고통을 경험하지 못하는 동물은 오래 살 수 없다. 상처 난 다리가 아픈 이유는 TV제발 그만 보고 다리 좀 치료해!라고 뇌가 고함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통의 정확한 진원지는 다리가 아니라 뇌다. 못이 박힌 순간, 뇌의 전방대상피질이라는 부위가 활성화되고, 이것이 고통이라는 신호로 바뀌어 우리에게 전달된다. 진통제가 효력 있는 이유는 그 속에 함유된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전방대상피질을 비활성화시키기 때문이다. 

 

다리가 잘려 나가는 것만큼 인간의 생존을 위협한 것이 집단으로부터 잘려 나가는 것이었다. 이때 뇌는 ‘사회적 고통’이라는 기제를 사용해 그 위협을 우리에게 알렸다. 외로움, 배신감, 이별의 아픔, 인간관계에 금이 가는 신호가 보일 때 뇌는 이런 마음의 아픔을 느끼도록 했고, 그 덕분에 더 치명적인 고립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 

 

P98 왜 우리는 매일 꼬박꼬박 밥을 챙겨 먹을까? 한마디로 먹는 즐거움 때문이다. 그 어떤 음식을 입에 넣어도 종이 맛밖에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이런 자들은 남에게 고기와 과일을 양보할 것이다. 고매한 인격 때문이 아니라 먹는 쾌감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젠틀맨들은 진화 과정에서 영양실조로 사라졌다.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은 동물들은 탐욕스러울 정도로 먹는 즐거움을 추구했다. 보기에는 썩 좋지 않아도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모습이었다. 우리가 생존에 필요한 경험을 하도록 유인하기 위해 신호를 방출하는데 이 신호는 바로 다양한 모습의 쾌감으로 나타난다.

 

P99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 확보해야 했던 또 한 가지 절대적 자원이 있다. 앞에서 언급한 ‘사람’이다. 먹는 쾌감을 느껴야 음식을 찾듯 사람이라는 절대적 생존 필수품을 확보하기 위해서 우선 인간을 아주 좋아해야 한다. 타인을 소 닭 보듯 바라보는 사람에게 친구나 연인이 생길 리 없다. 

6장 행복은 아이스크림이다. 

P117 외모 상위권과 하위권 사람들의 행복값을 비교해 보면, 외모와 행복은 유의미한 관계를 보이지 않는다. 즉, 내가 다른 사람 눈에 얼마나 아름답게 보이느냐(객관적 미모)는 자신이 느끼는 행복감과 관련이 없었다. 하지만 흥미로운 결과가 하나 나타났다. 자기 스스로 생각하는 아름다움의 정도(주관적 미모)는 행복과 관련이 있었다. 외모뿐 아니라 다른 삶의 조건(건강, 돈 등)과 행복의 관계에서도 유사한 패턴이 나타났다. 객관적으로 얼마나 많이 가졌느냐보다 이미 가진 것을 얼마나 좋아하느냐가 행복과 더 깊은 관련이 있다. 

 

P120 영어로 표현한다면 becoming~과 being의 차이는 상당히 크다. 재벌가 며느리가 되는 것과 그 집안 며느리가 되어 하루하루를 사는 것은 아주 다른 얘기다. 하지만 우리는 화려한 변신의 순간에만 주목하지, 이 삶을 구성하는 그 뒤의 많은 시간의 대해서는 미처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성공하면 당연히 행복해지리라는 기대를 하지만, 실상 행복에 큰 변화가 없다는 사실을 살면서 깨닫게 된다. (행복은 객관적은 양과 지표가 아니라 내가 그것을 어떻게 바라 보느냐에 따라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만족을 모르면 행복해 질 수 없다. 이만하면 됐지. 세상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도 행복해 질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비교를 하지 않기는 어려운 일이므로.) 그제야 당황한다. 축하 잔치의 짧은 여흥만을 생각했지. 잔치 뒤의 긴 시간에 대해서는 제대로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P127 쾌락은 생존을 위해 설계된 경험이고, 그것이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본래 값으로 되돌아가는 초기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것이 적응이라는 현상이 일어나는 생물학적 이유다. 그리고 수십 년의 연구에서 좋은 조건을 많이 가진 사람들이 장기적으로 훨씬 행복하다는 증거를 찾지 못한 원인이기도 하다. 아무리 대단한 조건을 갖게 되어도, 여기에 딸려 왔던 행복감은 생존을 위해 곧 초기화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나는 이것이 행복 연구에서 아직까지도 품고 있는 질문에 대한 간명한 설명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쾌락은 곧 소멸되기 때문에, 커다란 기쁨 한 번보다 작은 기쁨을 여러 번 느끼는 것이 절대적이다. 

 

7장 사람쟁이 성격

P151 돈을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해 쓸 때 더 행복해진다는 연구들도 나오고 있다. 한 실험해서는 대학생들에게 5달러 혹은 20달러를 오전에 나누어 주고 마음대로 쓰라고 했다. 단, 한조건에서는 이 돈을 스스로를 위해 쓰라고 했고, 다른 조건에서는 남을 위해 쓰도록 했다. 그날 저녁 행복감을 비교해 보면, 금액에 상관없이 남을 위해 돈을 쓴 그룹이 높다. 이 현상은 가난한 아프리카 국가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난다. 

 

P156 가장 빈곤한 인생은 곁에 사람이 없는 인생이다. (반대는 곁에 사람이 많은 사람의 인생이 가장 부자인 인생이지 않을까? 그래서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나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갖고 있을 때 나는 행복감을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외향적인 사람이 행복감을 느끼는데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하는 것 같다.) 그의 겨울은 유난히 춥고, 베인 상처도 잘 아물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행복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레바논에 이런 속담이 있다. 사람이 없다면 천국조차 갈 곳이 못 된다. 이 말을 거꾸로 생각해 보자. 무엇을 하며 어떤 모양의 인생을 살든, 사람으로 가득한 인생은 이미 반쯤 천구이라는 뜻이리라. 

 

8장 한국인의 행복

P167 중요하다는 것이 무조건 좋다는 뜻이 아니다. 무엇이 중요하다는 것은 그에 대한 반응이 민감하고 강렬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좋은 것은 더 좋고, 나쁜 것은 더 나쁜 방향으로, 엄마가 마트에서 사 온 양말 색깔이 싫다고 거품을 물고 쓰러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복숭아를 먹고 쓰러지는 경우가 있다. 생존을 좌우하는 정도에서 안전한 음식 섭취는 양말 색깔에 비해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 양말에 비해 스테이크가 주는 쾌감도 크지만, 썩은 고기가 주는 역겨움 또한 더 강렬하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영향력이 매우 크다.) 

 

P170 이렇게 우리는 평생 정답을 찾는 사회에서 살아왔다. 그러다 보니 하나로 수렴되는 생각을 하는 데 익숙해지고, 정답에서 벗어난 가치와 행동에 대해서는 불안감을 느낀다. 이런 획일적인 사고는 행복에 큰 타격을 준다. 마치 행복에도 정답이 있고, 이는 몇 가지 잣대로 압축된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좋은 대학 간판, 대기업 명함, 높은 연봉. 이런 조건들을 갖추지 못한 인생은 왠지 ‘행복 시험’에서 낙제한 것 같은. 그래서 불행한 삶이라는 좌절감을 느끼게 한다. 

 

P171 물론 사회의 일원으로 살며 타인의 평가와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하는 자세는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내 인생의 유일한 나침반이 되면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내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는 것보다 그에 대한 타인의 반응이 더 중요해진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삶을 경험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살게 된다.

 

P173 우선 타인의 평가를 의식하는 것 자체가 인간에게는 대단한 스트레스다. 인간의 뇌는 철저히 사회적인 뇌라고 했다. 생존과 직결된 타인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파악하는 것은 뇌의 최우선적 임무 중 하나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과 주의가 자동적으로 집중되고, 집중하는 만큼 피로와 불안도 쉽게 온다.

 

P175 예상했던 문화 차가 나타났다. 미국 참가자들은 다른 사람의 평가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남들이 뭐라 하든 여행에 대한 원래의 자기 느낌을 고수했다. “내가 즐거웠다는데, 무슨 상관.” 반면 한국 참가자들은 흔들렸다. 자기 경험이 남들이 볼 때는 별 것 아니라는 피드백을 받은 참가자들은 여행이 처음 생각했던 것만큼 즐겁지 않다고 느꼈다. “나만 좋다고” 왠지 뭔가 착각한 것 같아 뻘쭘해진다. 과도한 타인의식에서 나오는 혼란이다.

 

행복은 나를 세상에 증명하는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잣대를 가지고 옳고 그름을 판단할 필요도 없고, 누구와 우위를 매길 수도 없는 지극히 사적인 경험이 행복이다. 내가 에스프레소가 좋은 이유를 남에게 장황하게 설명할 필요도 없고, 그들의 허락이나 인정을 받을 필요도 없다. (내가 좋으면 좋은 것이다. 그것이 행복이다.)

 

9장 오컴의 날로 행복을 베다

행복의 핵심을 사진 한 장에 담는다면 어떤 모습일까? 이 책의 내용과 지금까지의 다양한 연구 결과들을 총체적으로 생각했을 때, 그것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음식을 먹는 장면이다. 문명에 묻혀 살지만, 우리의 원시적인 뇌가 여전히 가장 흥분하며 즐거워하는 것은 바로 이 두 가지다. 음식, 그리고 사람. “The Rest are details” 나머지 것들은 주석일 뿐이다. 

 

행복은 ‘유령’의 작품이 아니다

P205 신체 반응과 마찬가지로 감정과 같은 경험을 유발하는 원인이 본질적으로 동일하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외부 환경의 다양한 자연적, 물리적 자극이다. 번쩍이는 번개는 여행객을 불안하게 하고, 눈 위의 찍힌 선명한 토끼 발자국은 사냥꾼을 기쁘게 한다. 여기서 생긴 불안과 흥분은 행동을 유발한다. 여행객은 피신처를 찾아 감기를 피하고, 사냥꾼은 추격에 더욱 매진하여 고기를 맛보게 되는 것이다. 감정의 시작은 외부 자극과 상황, 결말은 행동이다. 

 

다시 강조, 이 반복적 순환 (상황 – 감정 – 행동)의 시발점은 외부 환경이지 내면의 신비한 존재가 아니다. 멋진 노을이 로맨틱한 기분을 만드는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니다. 분노는 싸움을, 불안은 도피를, 기쁨은 접근을, 즉, 감정은 세상 돌아가는 상황에 대한 ‘반응’이다. 

 

행복은 본질적으로 이 감정 시스템의 작품이다. 따라서, 방금 언급한 감정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P208 행복이나 감정은 신비한 정신적 힘으로 다스리는 것이 아니다. 보다 과학적인 시각은 감정의 출발지인 외부 변화에 두는 것이다. 즉, 생각을 바꾸는 것보다 환경을 바꾸는 것이 핵심 포인트다. 행복을 유발하는 구체적 상황들을 적극적으로 찾고, 만들고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친구, 평양냉면, 커피, 메시의 패스, 바흐, 좋은 책, 새로운 경험, 운전을 위한 여행, 나의 행복 압정은 이런 것들이다. 


댓글


하루쌓기님에게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