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수 관련] 이 '한 문장'이 저를 살렸습니다.

'띵동'

안녕하세요. 

꾸준한 루틴을 통해 성공하고 싶은 하람입니다.

저는 아파트가 아닌 빌라 투자 경험을 나눠보려 합니다.

부동산 투자에는 여러 방식이 있지만
돌이켜보면 월부가 추구하는 

아파트 투자야말로 가장 안전한 길임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제가 뭣도 모르고 시작했던 빌라 투자는
예상치 못한 문제와 위험으로 가득 차 있었고
그 경험을 통해 

‘안정적인 투자 방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큰 수업료를 지불하고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각설하고 위 사진은 

생전 처음 받아보는 ‘분쟁조정위원회’ 명의의 통지서였습니다.

봉투를 뜯어보기도 전에 심장이 쿵 내려앉고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손해는 보지 않았다고

이정도면 성공적으로 매도했다고 자만했던 인천의 작은 빌라가

제 인생 최악의 골칫덩이가 되어 돌아온 순간이었습니다.

꿈의 시작, 그리고 예상치 못한 악몽

월부를 알기 몇 년 전, 

저는 인천 지역의 재개발 가능성을 보고

빌라 하나를 매입했습니다.

분석은 전혀 없었고, 단지 누님의 권유에 따라

투자금만 집어넣은 '묻지마' 투자 였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재개발 가능성은 보이지 않았고

여러 차례 법적인 싸움만 지리하게 진행하고 있기에

결국 매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다행히 일주일만에 매도가 성사되었고

이득도 없었지만 손해는 보지 않았기에

순조롭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문자 한 통을 받기 전까지는요.

매도 후 4개월이 지난 어느 날

저는 월부 동료들과 열심히 광명시 임장을 하던 중이였습니다.

그 때 매도했던 빌라에 살던 세입자에게 다급한 연락이 왔습니다.

"집에 누수가 발생했어요."

분명 매도시에는 전체적으로 이상없음을 

매수인과 세입자 함께 확인하였고

이미 소유권은 넘어간 상태였지만

도의적인 책임감과 원만한 해결을 바라는 마음에

일단 사람을 보내 수리를 진행해 드렸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악몽의 시작이었습니다.

끝없는 누수와 갈등

수리 후에도 누수는 잡히지 않았고

긴 장마 때문에 원인 파악 조차 어려워 

시간만 지체되는 상황이였습니다.

장마가 잦아든 뒤 확인해 보니

문제는 건물 ‘외벽’이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빌라의 외벽은 공용부분이라

책임소재가 불분명합니다.

설상가상으로 위층 세대는

문제 해결에 전혀 협조하지 않았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새로운 집주인인 매수인에게도

여러 차례 연락해 상황을 공유하고 도움을 요청했지만

돌아온 것은

“계약서 특약대로 매도인이 책임지셔야 합니다” 라는

차가운 답변뿐이었습니다.

(그때는 이 대답에 해결책이 있었다는 것을

꿈에도 알지 못했습니다.)

사방이 꽉 막힌 벽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때부터 세입자의 압박이 시작되었습니다.

매일같이 걸려오는 전화와 문자,

바빠서 답장이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쏟아지는 욕설에 저와 누님의 일상은 피폐해져 갔습니다.

모든게 제 잘못인것 같아 매일 죄책감에 시달리고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습니다.

(재개발을 기대하고 있는 건물이였기에

거주민들은 굳이 고칠 생각조차 안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결국 세입자는 저를 분쟁조정위원회에 신고했고

저는 생전 처음 겪는 상황 속이지만

이렇게 손놓고 있어서는 안되겠다 생각이 들어

차근차근 대응책을 찾아 나서야 했습니다.

"어떤 것이든 간에 예상하지 못하는 일들은

여러분들이 잘못해서 여러분들이 못해서

초보라서라기보다는 정말 많은 투자를 했던

저도 계속해서 생기는 영역이에요.

이럴 땐 그냥 대응해 나가면 되는 거에요."

- 몽부내 튜터님

절망 속에서 찾아낸 한 줄기 빛

정말 통지서를 손에 쥐었을 때는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직장 동료의 도움으로

전문 변호사님과 연결될 수 있었고 

변호사님의 자문을 받으며 해결책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먼지 쌓인 서류 봉투 속 매매계약서가 떠올랐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다시 펼쳐본 계약서.

그리고 그 안에서 저를 살린 한 문장을 발견했습니다.

보통은 민법 규정대로 

‘중대하자를 안 날로부터 6개월’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제 계약서도 그랬다면 

매도 후 4개월에 누수를 알게 된 순간부터 다시 6개월,

즉 매도 후 10개월까지? 

아니면 그 이상까지도 책임을 져야 했을지 모릅니다.

(그리고 특히 빌라는 이 부분으로 인해

아직도 민사재판이 끝나지 않은 케이스가 수만건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다행히도 제 계약서에는 ‘중대하자를 안 날’이 아닌

명확하게 ‘잔금일’로 못 박아두었습니다.

이 한 문장이 법적으로 저를 보호해 줄 

가장 강력한 방패가 되어준 것입니다.

결국 이 특약 조항을 근거로 6개월이 지난 뒤

법적 책임 기간이 끝났음을 모두에게 명확히 하자

그제야 매수인 또한 6개월 이후부터는 

본인이 책임을 지겠다고 인정하며

기나긴 분쟁이 일단락되었습니다.

값비싼 수업료

 

지옥 같던 시간이 끝나고 해방되었지만

기쁨보다 더 크게 밀려오는 감정은 

바로 매수인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이였습니다.

저는 법적인 방패막이 있었지만 매수인은 제가 겪었던 

모든 스트레스와 복잡한 상황을 이제 홀로 감당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이 누수는 건물의 외벽 문제였고 제 개인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재개발 빌라 투자의 구조적 한계에서 기인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수인에게 큰 어려움을 넘겨준 것 같아 계속 마음이 쓰입니다.

이번 경험은 부동산 투자가 단순한 거래가 아니라 사람과 법,

그리고 책임의 무게가 얽힌 일임을 깨닫게 한 값비싼 수업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시한번

아파트 투자야 말로 가장 안전하고 명확한 길임을 

뼈저리게 느낀 계기가 되었습니다.

‘ 한 문장’이 저를 살렸지만

누군가에겐 악몽이었습니다.

✅ 잘한 점

• 계약 당시 큰 의미 없이 넣었던 하자담보책임 특약을 ‘안 날로부터’가 아닌 ‘잔금일로부터’

  로 명확히 기재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뒤늦게 알게 되었지만 이는 불필요한 분쟁을 줄이는 가장 중요한 안전장치였다.

• 문제가 터졌을 때 회피하지 않고 직장 동료나 변호사 등 주변 전문가에게 적극적으로 자문을 구하며 해결책을 찾았다.
• 첫 누수 연락에 차일피일 미루지 않고 도의적 책임을 갖고 수리를 진행해 주었다.

✅ 아쉬운 점

• 빌라 투자 시 개별 호수 뿐 아니라 외벽, 옥상 등 공용부분의 노후도나 문제 발생 가능성을 깊이 파악하지 못했다. 공용부분 하자의 책임소재가 얼마나 복잡한지 간과했다. 

  (빌라 투자는 위험하다. 다신 하지 말자!!)

• 세입자의 과도한 괴롭힘에 감정적으로 대응하며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처음부터 법적 기준과 계약서 내용을 근거로 차분하고 단호하게 대응했더라면 더 나았을 것같다.

• 매수인과의 소통을 법적 조항에만 치중해서 진행하였다. 조금 더 인간적이고 협조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면 분쟁 과정이 덜 힘들었을 것 같다. 부동산 거래는 결국 사람과 사람의 일임을 다시금 느꼈다.

   

✅ 개선할 점

• 특약작성은 허투루 해서는 안됨을 다시한번 깨달았다. 책임의 범위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꼼꼼히 작성해야 겠다.

• 매도가 필요하다면 매도 전 누수, 결로, 보일러 상태, 공용부분 등을 철저히 점검해서  

  잠재적 하자를 미리 파악하고 매수인에게 투명하게 고지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