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작년7월에 서울 영등포 당산에 집을 매수했습니다. 이미 와이프가 오랫동안 월부를 수강하며 부동산에 대한 지식을 충분히 쌓고 있었고 유료수업 뿐 아니라 스터디 활동에 임장을 다니던 중 결정의 순간이 왔습니다. 작년 3월에 이미 서울 부동산이 거의 바닥이라고 생각하며 움직일 결정을 하였으나 당시 일산의 집이 너무 안팔렸고 결국 6월이 되어서야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이미 와이프는 저희 예산에 맞는 것들 중 월부에서 추천한 A,B,C 아파트를 선택해왔고 3군데 모두 임장 후 A아파트를 매수하러 갔습니다. 당산역 도보 10분거리, 여의도뷰 아파트였으나 일부동은 주복건물 이어서 안 오를 것 같았습니다. 당시 매매가는 9억 초반이었고 계약을 결심하였으나 계약직전 갑자기 당산역 바로 앞에 25평 아파트가 보였는데 고층이라 한강에 남산뷰까지 보이는 집이고 풀인테리어가 되었음에도 A아파트와 같은 가격이었습니다.
저는 부동산에서 계약직전 A아파트 대신 이 집으로 급 변경했고 와이프는 6개월 넘게 월부에서 공부한 지식과는 맞지 않는다며 반대했지만 저는 밀어붙였습니다. 왜냐면 이 아파트는 지난 10년간 거래가 거의 없는 아파트였습니다. 하지만 당산역 초역세권과 한강뷰에 끌려 덜컥 샀는데, 아뿔싸! 계약금 입금 후 이 집이 용적율419%, 건폐율40%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게다가 흥분상태로 계약금을 많이 넣은 상태라 포기도 할 수도 없고 그 선택의 결과는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월부가 추천한 A(영등포구),B(성동구),C(서대문구) 모든 아파트가 1년동안 수많은 거래와 함께 평균 2억씩 상승하는 와중에 저희집은 제가 산 신고가를 1년내내 넘지 못하고 거래는 1년동안 거의 없으며 겨우 거래된 가격마저도 8억5천 내외로 내렸습니다.
이후 지난 1년은 악몽이었습니다. 와이프에게 평생 먹을 욕과 핀잔을 매일 들으며, 정말 저는 밤마다 울었습니다. 서울의 모든집이 다 오르고 특히 계약하러 갔던 A아파트가 2억5천 오르며 이달에 11억5천을 찍었습니다. 하지만 저희집은 아직도 저의 신고가 9억3천은 깨지기 커녕 가장 최근까지 8억9천으로 마지막 거래가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남의 집들만 다 오르니 본전이라도 찾고 싶은 소망이 목표가 되었습니다. 저는 하루하루 집에서 죄인으로 살아가던 중, 2주전 거짓말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건설사 시공감독 출신인 저는 동대표님들의 재건축 가능성이 없는지 확인해 봐달라는 요청에 당연히 없는걸 알면서도 정말 재건축이 1:1로도 완전 불가능한가 스스로 알아보았는데, 419% 용적율은 재건축 시 역세권고도개발 특례로 받더라도 400%로 돌려놔야 해서 현205세대는 재건축시 197세대로 줄여야 하는 말도 안되는 일이 생기고 리모델링을 한다해도 기준 초과된 용적율로 인해 수직증축, 수평증축 리모델링조차 모두 불가능한 말그대로 폭망한 아파트였습니다.
겉만보고 선택한 결과는 데이터로 증명되었고 모두가 안사는 이유가 있었는데 그때 뭐가 씌었었는지ㅠㅠ
이 사실을 와이프에게 숨긴채 동대표님들에게는 이 사실을 정확히 설명하기 위해 PPT자료를 만들던 중 이상한 점을 찾았습니다. 제가 아무리 계산해봐도 저희 아파트의 대지면적에 건폐율을 넣고 연면적을 계산해봐도 419%의 용적율은 안나왔습니다. 이미 모든 부동산 사이트뿐 아니라 서울시 건축물대장에도 용적율419%, 건폐율40%가 나와있어서 의심의 여지도 없었고 부동산도 영등포구청에서도 이상이 없다고 했는데, 아무리봐도 이상해서 29년전 준공도면을 힘들게 찾아보니 준공서류엔 278%용적율, 건폐율20%였습니다. 근데 현재 건축물대장과 서울시 전산에도 419%와 40%였으나 세부사항에 2011년에 직권변경 이라 써있어서 혹시나 하는 맘에 관리소장님과 영등포구청에 민원을 신청했는데, 몇일 뒤 구청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2011년 전산화 작업 중 공무원이 오류기입 한것 같다며 본인들도 다시 확인해보니 용적율278%, 건폐율 20%가 맞다고 심의를 거쳐 정정해 준다고 했고, 그제 최종적으로 서울시 전산과 건축물대장, 등기부 등 모든 서류에 용적율과 건폐율을 정정 받았습니다. 이 사실을 입주자대표회측에 알렸고 갑자기 저는 아파트에서 스타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유일한 와이프에게 인정받게 된 것이 가장 기뻤습니다.(그동안의 설움이 대폭발ㅠ)
내친김에 재건축사업성 평가를 해보니 옆에 67세대 나홀로 아파트와 합치면 사업성은 더 좋았으며, 심지어 서울시 특혜(공공기여)시 500% 종상향도 가능했습니다. 이 사실을 입주자대표회에 보고했더니 동대표 회장님께서 작년에 옆 아파트가 재건축을 같이하자며 먼저 제안이 왔던것을 거절했으므로 언제든 옆단지 통합은 전혀 문제 없다고 하셨습니다.(다만 옆단지는 26년차) 작년에 못산 A아파트는 당산역에서 도보 10분거리에 용적율 370%, 건폐율30%, 한강은 안보이는데도 11억5천이 실거래가인데, 저희 아파트는 당산역 1분 거리, 한강뷰와 여의도뷰에 용적율 278%, 건폐율20%임에도 아직 9억도 안하는데,, 저희집이 앞으로 잘 될수도 있겠다는 희망에 지금도 설레고 너무 기쁩니다.
저 역시 힘들게 살아온 월급쟁이로 겨우 매매 했는데, 지난 1년의 고통의 시간이 하루아침에 거짓말같이 해소되어 이 사연을 월부에 저와 같은 분들 힘내시라고 공유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