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그릿 임장일기] 첫 번째 평촌 임장, 생각


[평촌 임장기_첫 번째]


#내 생각_임장을 가기 전_ #백지전술

이번 임장의 목표는 평촌의 첫 번째 임장이니 단지 단지를 세세히 보는 것보다 안양 평촌의 평촌동의 분위기를 확실히 느끼고 오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파트의 가격, 전세가율, 평형 수, 계단식 복도식인지 따지지 않고 분위기를 보자고 생각했다. 내가 머리가 나쁜 것도 있고 성향 상 멀티태스킹은 굉장히 못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평촌을 임장하기 전에 네이버 지도를 계속 보면서 움직이는 것보다 내 눈을 아파트와 사람들 시설물들에 두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했기에 평촌의 아파트 마을을 내 머릿속에 입력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임장을 가기 전 하얀 A4용지 사이즈에 지도를 보면서 범계역.. 평촌역.. 귀인마을 꿈마을 초원마을의 위치를 그리면서 아파트 마을+단지가 어떤 것이 있는지 외우기 시작했다. 그리다가 까먹으면 다시 지도를 보고 새로 그리고 A4용지를 다시 꺼내서 지도를 보지 않고 또 그렸다. 웃기지만 평촌 백지전술을 계속 그렸다.


생각하기엔 이게 지형을 외우기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군 장교로 GOP에서 복무하고 있을 때 작전지역과 적GP 아GP 침투예상로 등등 작전수행에 필수적인 지형지물을 외우기 위해서 새 하얀 백지에 지도를 참고하지 않고 그린 다음 실제 작전지도와 비교해서 내가 모르는 것을 찾고 다시 백지에 지도를 반복적으로 그리는 과정을 겪었다.. 이걸 군대에서는 백지전술이라고 불렀다.



그리다 보니 느껴진 것이

"아아.. 1기신도시 택지개발구역이다 보니 계획도시의 느낌이 매우 강하다. 평촌은 마을과 마을로 이루어져있고 마을 사이에 도로로 구분되어 있으며 마을 안에는 신호등 횡단 없이 도보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되어있구나. "


"평촌동 안에 마을이 있고 마을 안에 단지가 있고 단지 안에 아파트가 있구나." 깨달았다.


이렇게 머리에 주입한 상태로 퇴근 후 바로 안양 평촌으로 향했다.


#임장 중

1. 학원가

안산에서 빠져나와 안양으로 가려면 수도권순환고속도로를 타고 IC에서 빠져나오고 바로 자유공원 주차장으로 차를 주차했다. 미세먼지가 많아서 운이 좋게 조끼패딩에 있었던 Kf94 마스크를 착용하고 임장을 출발했다.


자유공원에서 대로변 신호등을 한번 건너면 바로 평촌 학원가가 있다.




수원 정자동에서 오랫동안 살았는데, 수원 정자동이 가장 큰 학원가라고 생각을 했으나 여기에 오면 생각이 달라진다.


미술학원, 음악학원은 뭐 기본이고 국영수 학원이 세로로 2열 종대로 즐비해 있었다. 초등학생이건 중학생이건 고등학생이건 모두 여기 학원을 이용하는 듯 하다.


굉장히 인상이 깊었던 것이 아이들이(나는 보통 초등학생이건 고등학생이건 아이들이라 이야기한다) 다크써클이 쾡한 상태로 무거운 가방 들고 돌아댕기는데 한 명도 아니고 대부분 그런 상태로 돌아다녔다. 되게 신기했다. 뭐 과장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안양이 아닌 어느 지역에 돌아다니면 아이들이 대놓고 담배를 뻑뻑피고 술집을 돌아다니는 상황을 종종 보았으나 이렇게 퍼펙트하게 건전한 환경은 처음 보았다!


2. 귀인마을, 꿈마을

귀인마을 현대 홈타운으로 들어가는 길, 가는 길마다 경사도 없고 들어가는 길에 눈에 띄일 만한 유흥가도 없다. 대부분 식사하는 외식장소들이었다.


현대홈타운에 차단기 경비초소가 있어 잘 관리되어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1기 신도시라 차량 주차대수가 보통 부족하다는 것은 알고 있으나 생각보다 주차상태가 양호했다. 아파트 단지도 저녁에 가보니 불이 켜져있는데 불 조명도 가지각색이고 비싼 조명도 설치한 곳이 생각보다 많았다. 외제차 비율도 많았고 단지 내 도보 상태도 깔끔했었다.


#전면주차를 통한 아파트 질서상태

귀인마을과 꿈마을을 돌아다니다 보니 느껴졌던 것이 아파트 질서상태가 양호했다(주민들의 성향도 알 수 있는 듯하다). 보통 아파트 건물 앞에 주차할 경우에 전면주차를 하라고 팻말이 설치되어 있다. 후면주차를 하면 차량 배기연기때문에 경비나 아파트 관리소에서 보통 전면주차하라고 많이 공지를 한다. 심지어 어떤 단지에서는("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서는") 경고문을 차량에 붙이는 단지들도 있다. 단지 앞에 주차를 하다보면 전면주차가 후면주차보다 훨씬 불편하고 비교적 어려워서 후면주차를 그래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그럴 것 같다고 나름 생각해왔다.


그런데 이 마을에서는 경고팻말은 저녁이라 그런지 잘 보이지 않아서 찾아볼 수는 없었는데 하나같이 모든 아파트 마당 앞에 주차한 차들이 전면주차를 해놨다. 되게 신기했다. 다들 알아서 지키는구나. 단지 내 주민들이 시민의식이 있는건가. 아니면 후면주차를 하면 저층 세대 주민들에게 뚜들겨 맞는 건가?


귀인마을 꿈마을을 돌아다니다 보면 마을 내 단지 사이사이에 공원들이 있다. 공원에 바닥 타일을 보면 꿈과 관련된, 도전과 관련된 명언과 문구들이 깔려있다. 내가 부모 입장에서 아이를 여기서 키우면 어떤 생각이 들까? 환경이란 교육에서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각했다.


" 2~3억 정도 저렴하더라도 앞서 말한 담배 뻑뻑피는 오토바이를 잘 타는 친구들이 많이 있는, 쓰레기들이 여기저기 즐비한 환경에서 아이를 키울 것인가?


돈을 더 주더라도 이렇게 조용하고 바로 앞에 학원가들이 있고 다크써클이 쾡하지만 학업에 열의가 넘치는 아이들 옆에서 심지어 공원 타일마저도 꿈과 열정을 불러일으키게 만드는 그런 환경에서 살 것인가?"


부모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답이 나올 듯 하다. = 수요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 여기가 비싼 동네겠구나..


3. 초원마을

학원가와는 조금 멀어지지만 평촌역과 가깝고 한림대병원 오뚜기 공장 열병합발전소와 가까운 마을이다. 어디서 들은 괴담으로 "평촌은 오뚜기 공장이 있어 케첩냄새 카레냄새가 난다"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오뚜기 공장 근처에 가서 마스크를 벗고 냄새를 음미했더니 케케한 미세먼지 냄새 밖에 안났다 = 별 거 없었다(그 날 미세먼지가 심했다)


초원마을에서 느낀 것은 백지전술을 통해서 깨달았듯이 마을 내 단지마다 도로로 단절되어 있는 느낌이 아니라 단지와 산책로+보도로 쭉 연결되어 있고 단지 내에서 어떤 방향으로 가든 출입구가 있어 사통팔달하다는 점이다.


물론 귀인마을 꿈마을을 보다가 이 마을을 와보니 복도식 아파트의 비율이 많다고 느껴졌으나, 상기 마을과 못지 않게 단지 내 도보나 주차 시설이 생각보다 준수하고 깔끔했다. 적어도 튀어나온 보도때문에 발에 채여서 넘어지는 경우는 없을 정도였다. 다만 아파트 단지 내 이중주차는 많아서 어느 단지에서는 "이중주차는 오전 7시까지 됩니다"라는 표지판이 있을 정도였다.


4. 평촌역

초원마을을 벗어나서 평촌역 인근에 오니 화려한 네온사인과 LED 등이 나를 반겼다.



아이들이 탕후루 먹고 놀 곳은 아니다 딱 느껴졌다. 평촌역 북쪽으로 기업체가 있고 한림대병원, 공장, 산업센터들이 있는 곳 근처라 그런지 술집들이 많고 마사지를 하는 곳도 생각보다 많았다. 평촌역의 분위기는 대충 뭐 이렇구나 생각했다.


5. 향촌마을

호갱노노로 아파트를 찾아보면 항상 지리적 위치 상 가장 좋은 곳이 향촌 롯데라 생각하여 평촌중앙공원을 거쳐 향촌 롯데 단지 내로 들어갔다. 역시나 정비가 잘되어있고 초원마을과 비슷하게 단지 내에서 사통팔달하다. 저녁 8시 반정도에 지나가긴 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이들보다는 장성한 자녀들이 많았고 직장인들이 많이 보였다. 향촌마을 바로 앞에 평촌중앙공원도 있어서 러닝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이 보였다


----이 정도 걸었을 때 평촌중앙공원에서 잠깐 쉬었더니 체력이 회복돼서 호계동 일부까지 한번 걸어보자 결심했었다


6. 목련마을

디즈니 플러스에서 방영했었던 무빙 드라마를 본 적이 있었다. 장주원(류승룡)이 곽선영(희수엄마,배역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과 공무원아파트에서 신혼생활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 보면서 되게 애틋하고 따뜻하다고 느껴졌다. 그 공무원 아파트를 생각나게 하는 마을이었다.


아파트 층수는 그렇게 높지 않은 마을인데 범계역 쪽으로 모여있는 마을단지는 단지마다 신호등을 건너지 않아도 되었고 차도가 있는 곳은 보도다리가 설치되어 있어 기다림 없이 쭉 걸어갈 수 있으며, 마을 안에서 걷다보면 고양이 발걸음 소리가 들릴 정도로 매우 조용했고 차량 소리마저 거의 들리지 않았다.


아파트 단지마다 너무 따뜻해 보였으며 단지 펜스도 1990년대식으로 낡아보였지만 거부감이 들지는 않을 정도였다. 단지 내 상가에는 작은 치킨집도 보였는데, 내가 신혼생활을 하는 입장이라고 하면 직장 이동도 가깝고(범계역을 신호등 건너는 것 없이 바로 걸어갈 수 있다) 아파트도 정겹고(나만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다) 가끔 저녁에 작은 치킨집에서 배우자랑 치맥하고 집에 돌아오는 상상을 하니 그런 삶을 살고싶다고 저절로 떠올렸다. 고층 건물에 으리으리한 상가들이 즐비해있는 신축보다 신혼생활은 오히려 여기에서 사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일부 목련마을 단지는 대형평수만 있는 단지도 있어서 그쪽에서는 신혼라이프를 즐기긴 어렵겠더라.


7. 무궁화마을

목련마을을 지나서 무궁화마을을 가보니 마을 안에 단지마다 횡(가로)으로 지나가려면 신호를 기다려야 하지만 종(세로)로 지나가는 것은 문제 없이 쭉 걸어갈 수 있다. 다만 무궁화마을에서 살면 학원가 쪽으로 많이 걸어다닐 것 같기에신호를 계속 기다려야 하는 불편감은 있다.


단지 내 튀어나온 보도들이 있고 생각보다 관리가 잘 되지 않은 단지도 있었다(북쪽에 출입구가 없고 동쪽에만 출입구가 두 곳이 있는 경우가 있어서 헤멘 단지도 있었다) 차량도 전면 후면 차량 뒤섞여 있었고(귀인마을에서 꽂혔는지 이 생각이 먼저 나더라) 차량의 종류도 다양했다.


그래도 무궁화 경남의 경우 신호를 건너지 않고 바로 학원상가를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 결론

10키로를 걸으면서 평촌의 평남 평촌동+호계동 일부 단지를 보았다. 이렇구나 저렇구나 하면서 걸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힘들지 않았고 내가 아는 평촌이 전부는 아니었구나 깨닫기도 했다.


사실 임장시간을 줄이려고 전동킥보드를 구입해서 차 트렁크에 싣고 돌아다닐까 객기를 부리고 싶었으나, 이번 임장을 하면서 킥보드 마저도 갈 수 없는 곳이 많았고(사람들이 많은 곳은 걸어다녀야 한다) 무엇보다 비싸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클 것 같고 걸어다니면서 아파트를 보면서 천천히 생각할 수 있고 깨달을 수도 있다. 내 머리가 빨리빨리 깨달을 정도로 좋지는 않아서 튼튼한 백만불짜리 다리로 임장을 해야겠다 생각했다.


다음엔 평북지역을 분위기 임장하고 그 다음에는 호계동 외곽 신축단지 분위기 임장을 해봐야겠다.


임장일기 끝 -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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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무필user-level-chip
24. 01. 06. 13:47

오~ 용그릿님,,,,임장 아직 제대로 배우지 않았는데도 생각을 넣는 방법, 백지전술(백지지도) 구사.... 넘 훌륭하네요. 성장속도가 엄청 빠르실 것 같아요.ㅎㅎ 응원할게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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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콩suser-level-chip
24. 01. 06. 14:55

첫번째 맞으신가요 용그릿님 너무 멋있습니다!!!! 이렇게만 한다면 멋진 투자자가 되실 것 같아요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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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익교환권user-level-chip
24. 01. 06. 14:58

우오아아아아아아 엄청납니다 ! 생생한 분위기까지 캐치하는 임장!,